포모스 '꾸에에'님의 글입니다.
부제는 제가 임의로 붙여 봤습니다.
아직은 편집중이라서 최종판이 나오면 달라질 내용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http://sininus.egloos.com/429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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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스타크래프트의 3종족의 모티브에 대해서는 다들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테란, 프로토스, 저그는 각각 미국(현대전과 테란 사기), 유럽(소수정예와 프징징), 중국(인해전술과 저그공적론)을 모델로 해서 만들어졌다. 저그가 타 종족과 같은 자원을 먹는데 무슨 물량이냐고 할 수 있지만, 일단 스포닝풀 150미네랄의 초반압박을 넣고 시작하고 이에 대비하는 타 종족의 자원소모가 커서 저그는 충분히 물량을 확보할 수 있었다. 특히 해처리 하나에 3개씩 나오는 라바는 저그의 물량을 뒷받침해주는 기초였다. 그러나 병력생산기지로서 해처리는 게이트웨이나 배럭스와 비교하면 확실히 비싼 건물이었기 때문에 마음껏 짓는 것이 어려웠다. 그나마 해처리의 진가가 드러나는 것은 중후반 이후로 개스를 소모하는 로보틱스, 팩토리 등의 건물을 지어야 하는 다른 종족과 달리 저그는 미네랄만 소모하는 해처리를 지었기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는 중후반 이후로 게임을 몰고 나가면 저그가 할만해진다는 생각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극단적 공격성으로 대표되는 저그에게 다른 시도를 할 여지를 주었는데 결국 7드론부터 시작하는 초반저글링러시를 포기하고 전혀 다른 방식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특히 이때의 테란과 프로토스는 초반저글링러시에 내성을 갖춰가고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방식은 더욱 요구되는 것이었다.
무모하다는 평가를 받기는 했으나 초반저글링러시의 압박이 유효하다면 해처리를 먼저 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의견이 나온 가운데, 급기야 지금은 이름도 기억하지 못하는 칼리의 한 저그유저는 앞마당 멀티기지에 해처리를 펴는, 당시로서는 도박이라 평가받은 무모한 방식을 채택하게 된다. 저그가 가진 가장 강력한 카드를 일부러 희생시키는 자충수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와중에 이 방식은 엄청난 승률을 자랑하며 당시 저그유저들의 관심을 한 곳으로 모으게 된다. 해처리는 병력생산기지이나 그 이전에 자원수급기지이다. 그것도 다른 종족의 그것과 비교했을 때 아주 싸게 지을 수 있는 기지이다. 더 많은 자원은 더 많은 물량으로 환원되는 것, 특히 초반저글링러시가 초반필승전략인 시대는 이미 사라졌으며 그 가치는 이와 연계되는 물량으로만 남아있었기 때문에 저그의 물량확보를 위한 다른 방식에 고민하던 대부분의 저그유저들은 앞마당 해처리를 환영하며 자신의 경기에 풀어넣었다.
2.1
앞마당 멀티기지에 해처리를 먼저 짓는다는 발상은 자원수급기지로서 해처리를 재조명한 콜럼버스의 달걀과 같은 것이다. 동시에 병력생산기지로서 해처리를 덤으로 얻는 것이기에 자원=물량의 공식이 그대로 적용되었다. 나아가 자원=상위테크인데, 앞서 지적하였듯이 해처리의 가치는 개스를 본격적으로 소모하는 중후반 전에서 더욱 빛나는 것으로 경기의 중심을 저그로 돌리는 데 일조했다. 앞마당 해처리 이후의 오리지널 시절에는 히드라웨이브만으로도 대부분의 프로토스와 테란을 상대할 수 있었다. 소수의 일류급 테란을 제외하고는 저그만이 살아남은 시절이기도 했다. 프로토스는 2게이트 하드코어질럿러시를 통해 앞마당 해처리를 펴는 저그에게 카운터를 노렸으나 이 역시 사우론저그에 의해 강한 저항에 부딪혔으며, 장진남에 의해 본진트윈해처리가 정립된 이후에는 종식되었다.
앞마당 해처리는 바로 드러나지는 않았으나 저그에게 앞으로도 오랫동안 풀 숙제를 하나 던져주게 되는데, 그것은 드론펌프(일꾼생산) 타이밍 잡아내기였다. 해처리는 자원수급기지이자 병력생산기지이나 동시에 드론(일꾼)생산기지였기 때문에 한정된 해처리의 라바를 병력과 드론으로 조율하는 기술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 떠오르게 되었다. 이 기술의 차이는 저그를 운용하는 사람의 개성으로 드러났으나 이것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몇 년 이후의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대의 저그유저들은 자신의 공격타이밍에 맞춰진 드론펌프를 하고 있었는데, 간단하게 말해 변성철이나 봉준구와 같은 사람들의 경우는 확실히 적은 드론숫자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더 많은 병력을 추가했으며, 이후 후술할 강도경과 같은 이는 대규모의 병력을 형성하기 위해 드론숫자를 더 늘렸고, 그 타이밍의 병력은 앞선 둘보다 적었다.
2.2
기욤 패트리가 히드라웨이브로 세계최강에 자리매김한 이후 저그는 대규모 물량이라는 생각은 스타크래프트를 하는 이들에게 있어서 거의 상식처럼 받아들여졌다. (질리어스를 결승에서 격파한 것 때문에 이전부터 질리어스가 주장하던 무적빌드의 무의미함 등이 논의되기도 하였으나 이 글과는 큰 관련이 없으므로 다음 기회에 논의해볼까 한다.) 기욤 패트리에 대한 논의는 당연히 필요한 것이나, 기욤 패트리는 이후 랜덤에서 프로토스로 전향한 점에서 데이터가 적고(글쓴이가 제대로 적을 자신이 없고), 앞마당 해처리의 물량시대와 관련한 논의에 더욱 적절한 인물이 있다고 판단하기에 기욤 패트리에 대해서는 저 한 줄로 대신하려고 한다. 더욱 적절한 인물이란 바로 강도경으로, 그는 대규모 물량의 운용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뛰어난 저그였다. 소위 쌈싸먹기라는 대규모 병력의 포위섬멸 및 이전의 대규모 물량형성을 위한 압박과 견제에 있어 후발 저그들이 따라할만한 많은 모델을 정립한 저그로, 이후 저그의 공격형/운영형 구분에서 운영형의 시발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변성철/봉준구와 강도경의 구분은 여러 기준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보통은 드론(일꾼)의 숫자, 병력을 최대한도로 보유했을 때 병력규모, 이들과 정의 상관관계에 있는 경기 시간의 이 세 가지가 저들을 나누는 기준이 된다. 당연히 공격형은 가난하며, 소규모의 병력을 통해, 상대방을 초중반에 끝낸다. 이와 달리 운영형은 부유하며, 대규모의 병력을 운용하여, 상대방을 중후반에 박살낸다. 따라서 공격형/운영형의 분류는 가난형/부유형, 소규모형/대규모형, 또는 초중반형/중후반형이라는 식의 분류와도 겹치는 것이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공격의 반대말인 수비를 사용하지 않고 굳이 운영이라는 말을 사용한 점인데, 생각할 수 있는 가설은 강도경식의 경기운영은 분명히 초기에는 쉽게 따라하기 힘든 것이었으며 따라서 운영이 주목받았다는 점이다. 모든 종족이 그렇지만 초반 3~5분만을 놓고 봤을 때는 지금도 일류급 게이머와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별로 크지 않다. 그러나 일정 시점을 넘어가며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하는데 특히 드론펌프 타이밍에 주목해야 하는 저그의 경우 이 격차는 더욱 컸다. 칼리 시절부터 '무적전략이나 빌드가 어디 있어, 질리어스 즐'을 외쳤던 사람들 중의 대부분이 저그유저였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물론 저그가 당시에는 너무 좋다보니 저그가 주종족이었던 사람들이 많아서 그 숫자가 더 많아보였던 점도 감안해야 할 것이나, 앞마당 해처리 이후 드론펌프 타이밍에 대해 수십가지 의견이 등장했던 당시를 떠올려보면 저그유저는 생각보다 일찍 운영이라는 점에 눈을 떴다고 보는 게 맞다. 결국 앞마당 해처리 이후의 강도경식 경기는 분명히 운영형이라고 당시에는 평가받을 요소가 있었다는 것인데, 문제가 되는 것은 이에 대치되는 공격형이라는 이름의 어원은 어디에서 등장하는가이다. 저그는 물량이라는 생각은 저그 모두에게 공유되는 것이었으며 차이는 그 물량을 모으는 방식-이른바 운영방식에서 드러났을 뿐이다. 봉준구나 변성철과 같은 저그 역시 앞마당 해처리 이후 물량을 모으는 방식을 접목하였으며 이때에 와서는 모두가 운영형이라고 봐도 무방한 시절이었다. 아니, 애초에 공격형/운영형의 분류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
결국 앞마당 해처리 이후 소위 강도경식과 차별되는 또다른 방식이 등장하지 않고서는 공격형/운영형의 분류는 무의미하게 되는데, 한 선수 이후에 저 분류는 저그를 구분하는 좋은 것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바로 홍진호라고 하는 선수의 등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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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으로 저그를 처음 시작했을대는 12해처리라는 빌드의 개념조차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1.04즈음이었는데 미네랄 150의 스포닝풀을 이용해서 7드론으로 6저글링을 달리며 피해를 주고
그사이 드론을 생산하며 자그마치 본진에다 해처리를 지었습니다. 항상 초반 기세는 좋았지만 결국
쌓이고 쌓인 토스의 공1업 질럿 아콘러시를 두려워 하며 벌벌 떨던 저에게 12앞마당은 혁명이라
할만 했습니다. 진정한 물량의 저그가 시작되는 위대한 순간이었죠.
- 사실 사우론 이전에도 토스는 저그에게 열세인 종족이었습니다. 사우론은 거기에 내린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커세어와 다크의 활용, 하드코어의 발견등으로 프로토스가 연명하기까지도
무척이나 인고의 세월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프로토스 유저들의 그 근성이
대단합니다.
- 기욤패트리와 질리아스의 대결은 당대 최고의 관심사였습니다. 기욤의 도발과 질리어스의 반발.
뭐, 당대 최고수들이 좋은 마우스 놔두고 왜 키보드 배틀을 하겠습니까. 이 대결도 무척이나 유명했습니다.
저 둘의 대결에 대해 적은 글은 찾으려고 해도 잘 없더군요. 결과만 말하자면 '전략토스'질리어스가
'물량저그' 기욤에게 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