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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9/02/27 13:18:31 |
Name |
부평의K |
Subject |
스타크래프트계의 태양, 임요환. |
1. 이 동갑내기 선수를 처음 본것은 한빛소프트배 온게임넷 스타리그.
그당시에 공방에서도 승률 20%를 넘어본적 없고, 현재도 그건 변한거 없이 그저그런 동네 아저씨 수준의
스타크래프트 게이머, 그중에서도 왠지 저그나 프로토스로는 승률이 더 나오지만 테란이 그저 좋아서
플레이 하던 나에게 있어서, 그의 등장은 그야말로 충격, 그 이상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았었다.
사실 Game-Q니 Kigl이니 하는 리그들의 존재를 모르는건 아니었지만... 특별히 VOD를 찾아보면서까지
스타크래프트를 즐기기에는 당시에 모 게임회사 제작실에서 일하던 나에게는 좀 벅찬일이었고...
가끔 계속되던 야근의 나날중에 어쩌다 집에 오게되면 틀었던 온게임넷에서 그 선수를 보게되었고, 결국
그 선수에게 홀리고야 말았다.
2. 별의 일생을 보면... 보통 가장 안정되어있는 상태의 별을 주계열성이라 부른다. 그리고 별의 온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질량이 크면 클수록 그 별의 수명은 아이러니하게도 짧다.
3. 우리 태양계의 모성인 태양은 황색 주계열성, 청색 주계열성과 적색 주계열성의 중간에 위치한, 그런 별이다.
4. 임요환은 2001년부터 2002년 SKY까지 정말 강렬한 모습을 보였다. 물론, 2002년의 시작에 이윤열이라고 하는
천재가 나타났지만, 그래도 당시에만 해도 임요환이라면... 이라는 생각은 언제나 가질 수 있었다.
5. 2002년 SKY를 끝으로, 임요환은 그야말로 적색거성의 상태에 돌입했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수소
원자를 전부 태운후, 이제는 헬륨원자를 태우기 시작하는 적색거성. 중심핵은 더욱 뜨거워지고, 그 부풀기는
더욱 커진다. 임요환이라는 네임밸류는 더욱 커져만갔지만, 그는 앞으로 다가올 시기를 느끼고 있었을것이다.
6. 황색주계열성중 태양과 같은 별들은 적색거성이 된 후 행성상성운을 남기며 백색왜성으로 변하게 된다.
태양보다 3-4배 무거운 별들은 초신성 폭발을 일으키지만...
7. 임요환의 마지막 불꽃이 타오른시기는 04 Ever와 05 So1 이었을것이다. 하지만, 적색거성이었던 그가 부딫힌
상대는 이미 그보다 더욱 뜨겁고 무거운 별들이었던 최연성과 오영종. 이미 자신의 외부는 흩어져나가기 시작한
적색거성이 그보다, 더욱 파랗고 맹렬하게 타오르던 더욱 무거웠던 별들에게... 그는 결코 이길 수 없었다.
8. 그후, 임요환이라고 하는 태양은 현재 백색왜성의 상태로 변했다. 거대한 태양이었던 별은 현재 지구만한 크기의
백색왜성으로 변해있다. 더 이상 태울 무언가를 가지고 있지 못한듯 보인다.
9. 백색왜성은, 그런식으로 차게 식어가며 결국 인생을 마감하게 된다... 가 일반적인 천문학의 이야기겠지만.
사실, 백색왜성은 단 한번의 마지막 반전을 노릴 수 있다. 자기 옆에 뜨겁게 타오르는 큰 별이 있다면. 그 별의
에너지와 수소를 자기에게 흡수하고, 그 별에게 뛰어들어 강력한 초신성 폭발을 일으킬 수 있다.
10. 지금 임요환의 주변에는 사실 강력하게 빛나는 별들이 충분히 있다. 노쇠한 별들의 집이었던 공군ACE와는 다른
돌아온 SKT에는 현재에 불타는 별들이 충분히 있다. 임요환 본인의 힘으로는 넘어설 수 없는 벽을, 이제는 자신의
주변에 불타는 별들을 이용하여... 정말 후회없는 초신성 폭발을 일으켰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다.
30세의 나이... 사실 선수에게는 쇠퇴기일지 모르겠지만, 남자의 나이 30은 가장 활발하고 불타기 좋은 나이다.
선수로써가 아니라 남자로써, 임요환이라는 선수의 강력한 폭발을 보고 싶다.
백색왜성은... 작고 미약하게 빛날지는 모르지만, 그 질량은 그 크기의 몇배 이상을 가지고 있다.
임요환이라는 이름이 지금은 약한 빛을 낼지는 모르지만, 그 이름 석자에 걸린 무게는... 현존하는 선수 누구보다 무겁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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