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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12/29 00:01:17
Name 朋友君
Subject 제2의 인생길에 서신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는 글자 이상의 무언가지요.

아버지는 경찰이십니다. 공문상 앞으로 사흘간은 더 경찰이십니다.

제가 자라온 지난 삼십일년간 아버지는 계속 경찰이셨습니다.
비가 올 때도 태풍이 몰아쳐 올때도
따가운 햇빛이 비출때도 아버지는 한결같이 꾸준한 길을 걸어오신 경찰이셨습니다.

제가 한창 말썽을 피던 고등학교때에는
아버지의 경찰로서 당연한 말씀과 생각들이 너무나 싫기도 했었지만,
그 어느순간부터 제겐 가장 존경스럽고 자랑스러운 분은 아버지입니다.

그 아버지가 오늘 정년퇴임식을 가지셨습니다.
정년퇴임.
생각보다 정년퇴임은 빨리 왔고, 정년퇴임식도 빠르게 지났습니다.
눈물이 많이 흐를줄 알았는데,
어머니도 우리들도 아버지도 담담했습니다.

사흘 전 아버지가 메일을 보내오셨습니다.
정년 때 읽으실 퇴임사 원고.

"한 번 읽어보고 손 볼 곳 있으면 얘기해줘라."

아버지가 손수쓰신 글을 읽으며 여러 가지 감정이 북받쳐올라 눈시울이 자꾸만 뜨거워졌습니다.

지난 30여년의 세월들이 아버지에겐 어떤 의미로 남을까?
지나온 시간보다는 앞으로의 길이 아버지에게 더욱 뜻깊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버지 그동안 정말 수고하셨어요.
경찰로서의 생활은 이제 마무리하시지만,
인생에서는 분명 새로운 출발이니까 더욱 힘차게 더욱 멋지게 제2의 인생을 사시리라 믿어요.
저희가 곁에서 열심히 도울께요.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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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y There
06/12/29 00:04
수정 아이콘
휴...그동안 열심히 일하신 아버님께 박수를!!!
저희 아버님도 지금 제2의 인생이시긴합니다.. 사업하시는데
저 어렸을 때 너무 번성해서 부자소리듣다가...10년전에 전 집도 없이 거리에 나앉아서... 절에서 살았던 적도 있답니다..^^ 지금은 다시 번성하셔서 제2의 생을 살고 계시지요.. 우리 아버님들 어깨에 뽕 잔뜩 들어가시게 자식들이 열심히 살아야겠죠^^ 건강하시길 빕니다!
테크닉파워존
06/12/29 00:12
수정 아이콘
Psy - 아버지
Daydreamer
06/12/29 00:47
수정 아이콘
제게도 같은 경험이 있어서 더욱 와닿는군요. (저희 아버님은 군인이셨습니다.) 아버님이 제 2의 인생을 즐기시도록 朋友君님께서 더욱 잘 해드리세요. ^^
구라미남
06/12/29 13:55
수정 아이콘
몸 건강히 무사히 마치셔서 축하드립니다.
얼마전 정년퇴임을 한달 앞두고 아파트 가스폭발현장에서 인명을 구조하다가 유명을 달리하고만 한 소방관님의 기사가 기억나네요.
sway with me
06/12/29 14:05
수정 아이콘
수고 많으셨습니다. 아버님.
박수를 보냅니다~
Honestly
06/12/29 19:14
수정 아이콘
저는 상근병으로 복무하고 있는데, 면대장님께서 오늘 종무식 겸 조촐한 퇴임행사를 가졌습니다. 내년 7월 1일 부로 정년퇴임이긴 하지만 6개월간 사회적응휴가가 주어지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오늘이 마지막 면대 근무였던게죠. 23년간 예비군 중대장으로 근무하시면서 항상 책상위에 자리를 지켰던 명패, 국방주장관 이름으로 하사 된 임용장을 불에 태우면서 저도 참 마음이 숙연해 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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