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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3/14 18:14:36
Name 라울리스타
Subject 유럽 3대리그와 스타크래프트 3종족
1) EPL : 프로토스

과거 :

헤이젤 대참사 이후로 유럽클럽대항전 출전 금지 조치를 당하며, 한동한 쇠락기를 걸었다. 프리미어 리그 출범으로 분위기 반전을 꽤했으나, 이미 대세는 대륙쪽으로 넘어간 상태. 이후에 암울기 아닌 암울기 지속. 99년 맨유가 트레블을 했지만, 2005년 리버풀이 우승컵을 들어올리기 전까지 또다시 잠잠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2000년대 이전만 하더라도 기후, 음식 등의 낯선 환경탓에 남미와 라틴쪽의 유능한 선수들을 유입하지 못했기 때문에 잉글랜드, 북유럽 축구의 특징인 강한 피지컬을 바탕으로한 힘위주의 축구가 성행했다. EPL 강팀들이 대륙의 포제션 축구에 농락당하며 패하는 대표적인 시나리오.

2007년 택뱅시대가 열리기 전까지, 3개 종족 중 실질적인 꼬리였다. 가끔씩 영웅들이 나타나서(강민, 박정석, 박용욱, 오영종) 등 우승을 했지만, 항상 여러가지 조건(맵, 대진)등이 받쳐주어야만 우승이 가능하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암울했다. 유연하지 못한 체제전환과 특유의 외줄을 타는 듯한 까다로운 운영법 탓에 신진 선수들이 꽤나 오랫동안 유입되지 않아서 2006년 즈음엔 그 암울기가 극에 달했었다. 일부 상위권 유저를 제외하고는 많은 선수들이 대부분의 경기를 힘위주로 풀어나가는 경우가 많았고, SKT1 류의 수비형 테란, 마재윤류의 레어 삼지창 저그를 만나면 한방 병력은 강성하나 농락당하며 패하기 다반사였다.


현재 :

가장 최근의 챔피언스 리그 우승팀을 배출하였고, 우승팀 이외의 EPL클럽들의 활약은 정말 놀랄만하다. 2007, 2008년에는 4강에 무려 3팀을 배출하기도 했다. 물론 돈의 힘도 있겠지만, EPL은 그 어떤 리그의 팀들보다 끈끈한 축구를 구사한다. 이는 퍼거슨, 벵거, 베니테스 등의 명장들이 클럽의 신뢰를 바탕으로 당장의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오랫동안 팀을 조련해오며 팀의 완성도를 높인 결과다. 빅4라 불리는 맨유, 리버풀, 첼시, 아스날 등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팀들의 유럽 대항전 성적이 썩 좋치 않아, 'EPL의 시대'가 아니라 '빅4의 시대'라고 하기도 한다.

가장 최근의 양대리그 우승자를 배출한 종족이 프로토스다. 심지어 지난 시즌 양대리그 4강의 8자리 중 6자리가 프로토스로 채워넣기도 했다. 맵이 좋아진 탓도 있겠지만, 암울했던 와중에도 '입스타만 된다면 가장 쎈 종족'임을 선배 토스들이 보여주었고, 그 전략적 마인드를 이어받은 발전된 기량의 후배들이 완성도 높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만들어낸 결과다. 그러나 '육룡'이라 불리는 김택용, 송병구, 허영무, 윤용태, 김구현, 도재욱 등의 선수들을 제외하고는 다른 선수들은 아직도 타 종족을 상대로 승률을 깎아먹고 있어서 역시나 '토스의 시대'가 아니라 '육룡의 시대'라고 하기도 한다.


자금 vs 맵 :

EPL 팀들의 성공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자금이다. 아시아 중계권 확대와 이로인한 금융재벌들의 관심이 이어지면서 EPL에 지속적으로 돈이 유입되었고, 따라서 라 리가, 세리에A 클럽들보다 훨씬 많은 자본을 얻게 되었다. 과거엔 찾아보기 힘들었던 라틴계열 스타들도 상당히 많이 포진되어 있을 정도로 EPL의 '머니파워'는 어마어마하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했듯이, 단순이 '머니파워'로 EPL의 성공을 설명 할 수는 없다. 라 리가의 양대산맥과 세리에 A의 인테르 같은 팀만 보더라도 EPL에 버금가는 자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EPL 팀들은 '팀의 완성도'에서 훨씬 높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것은 명장들의 조련에 힘입어 지속적인 내실을 다져왔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프로토스의 성공을 논할 때 '맵'논란을 피해갈 수 없다. 기본적으로 프로토스가 자원을 가져가기 좋으면서, 지상 싸움을 펼치기에 유리하게 맵이 만들어지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러한 프로토스의 '최적화된' 운영을 완성시킨 것은 전적으로 선수들의 실력이 상승한 까닭이다. 프로토스의 상위권 선수들은 자원관리, 컨트롤, 빌드 조립 등에서 이미 타 종족 선수들에 비해 평균 이상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으며, 멀티태스킹과 반응속도라는 피지컬적인 면에서도 전체 프로게이머 중에서 상당히 높은 수준에 속해있다. 따라서 현재 맵에 맞는 운영법은 프로토스의 기량 발전이 선행되었기 때문에 만들어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2) 프리메라 리가 : 저그

과거 : 세리에A에 득세에 잠시 주춤했지만, 유럽 어느 국가보다 탄탄한 유소년 시스템을 구축함과 동시에 남미의 많은 재능들을 영입하여 내실을 다져온 후,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중반까지 전성기를 구가했다. 당시 최신 전술이었던 4-2-3-1을 바탕으로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데포르티보, 발렌시아 등이 유럽 무대를 호령하며 최고의 리그로 부상한다. 라 리가 클럽들의 선전은 챔피언스 리그 뿐만 아니라, UEFA컵에서도 계속 되었는데, 이는 그만큼 중위권 팀들의 전력이 탄탄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테란의 시대에 조연 역할을 해왔지만, 마재윤의 3해처리 운영법의 개발로 2006년 한 해동안 전성기를 맞는다. 롱기누스와 리버스 템플이 등장하면서 다시 주춤하기도 했지만, 아카디아 같은 맵에선 저그가 테란을 무려 10:0으로 제압한 적이 있을 정도로 저그의 시대가 찾아왔다. 특히 삼성준, 엠성준, 박태민, 변은종, 조용호, 장육, 김원기, 이제동, 심소명, 김준영 등 저그의 중상위권이 그 어느때보다 가장 탄탄했던 시기이기도 했다.


현재 : EPL의 급상승과 더불어, 양대산맥 클럽을 제외하고는 다른 팀들의 재정이 악화되어 많은 재능있는 선수들을 EPL에 뺏기며 탄탄했던 중위권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현재는 5년간 3번이나 챔스를 들어올린 '본좌' 레알 마드리드 마저 무너지며 바르셀로나 혼자 원톱으로 유럽무대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러나 '바르셀로나'가 워낙에 막강하여 현재 EPL 빅4를 제치고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다.

비수류를 바탕으로한 프로토스의 반격과 테란의 대처법 발달로 인하여 서서히 주춤하기 시작했으며, 2008년엔 최악의 암울기를 보낸다. 중위권에 포진되어있던 대부분의 선수가 은퇴를 하며 과거처럼 원탑체제로 회귀했다. '본좌'였던 마재윤이 무너지면서 현재는 이제동 홀로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현재 스타리그의 유력한 우승후보이기도 하다.



3) 세리에 A : 테란

과거 : '칠공주'란 시절이 있을 정도로 세리에 A의 위상은 당당했다. 우승권에 근접한 클럽이 무려 7개나 있을 정도였고, 실제로 당시 클럽들의 스쿼드를 보면 그야말로 '사기'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많은 투자자들이 세리에 A에 몰려 당시 상위권 이외에 중위권 팀들의 전력도 상당히 탄탄했다.

가장 선수층이 두터운 종족을 꼽자면 언제나 테란을 꼽는다. 임이최 본좌라인 이외에도 김정민, 서지훈, 전상욱, 이병민 등 꼽을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선수들이 훌륭한 기량을 뽐냈다. 가장 많이 '사기'소리를 들었던 종족이기도 하다.


현재 : 라 리가와 마찬가지로 '머니파워'에서 EPL에게 밀리며 중위권들의 몰락이 눈에 띈다. 해외 용병들이 다수 빠져나가서 그 어느때보다 자국선수의 비율이 높아져 있으며, 전반적으로 팀들의 수준이 많이 하락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또한 상위권 팀인 인테르, 유벤투스, 밀란, 로마 등도 시원찮은 모습으로 일관하며 리그 전체가 전반적으로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타 종족 선수들의 기량 상승에 비해 테란 선수들의 그 속도가 상당히 더딘 모습을 보여줬다. 이영호, 신상문, 정명훈, 박성균 등이 고군분투 하고 있지만, 이영호를 제외하고는 타종족 상위권 선수를 상대로 승리를 보장할만한 선수가 현실적으로 없다. '테란 최강 = 스타 최강'이었던 과거의 공식이 무색해지는 요즘이다.


전략과 전술 : 흔히 세리에 A를 '최신 전술의 트렌드'를 주도하는 리그라 부른다. 에레라, 사키, 카펠로 등의 명장들이 세리에 A에서 전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수많은 성공을 거둔 것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무링요 감독도 '강팀에게 피지컬로 대항하는 EPL 팀들과는 달리, 세리에 A 팀들은 전술로 대항하여 상당히 까다롭다' 라고 했을 정도로, 세리에 A 클럽들은 그 어떤 리그 클럽들보다 가장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

테란도 '최적화'된 빌드를 가장 빠르게 개발해 내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타 종족을 압살해온 과거가 있다. 아직도 SKT1의 테란들을 비롯해서 많은 선수들의 전략, 전술 개발이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수많은 전략과 전술의 변수로 인해 테란은 가장 '상대하기 까다로운' 종족임이 분명하다.


여러분들도 재미삼아 찾아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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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빡세!
09/03/14 19:05
수정 아이콘
오...그럴싸한데요?
09/03/14 19:08
수정 아이콘
재미있는 비교 글이네요
암흑객비수
09/03/14 19:30
수정 아이콘
신선한 비교네요^^
산들 바람
09/03/14 19:43
수정 아이콘
재밌네요!^^;
Nothing better than
09/03/14 19:51
수정 아이콘
재밌습니다.
09/03/14 19:53
수정 아이콘
신선한 비교 글이네요. 추천한방!
Z.Ibrahimovic
09/03/14 20:24
수정 아이콘
현재로서는 적절하네요.
09/03/14 20:26
수정 아이콘
이 글에 맞추어 본다면

EPL의 본좌 쿼드러플 도전하는 맨유 김택용
화려한 맛은 부족해도 이기는 법을 아는 강철과 같은 단단함의 첼시 허영무
예술적인 경기 운영의 21세기 초반에는 제일 잘 나갔으나 요새 맨유-첼시에 밀리는 아스날 송병구
가장 투박하고 빅4 탈락 1순위로 꼽히지만 불가사의한 힘으로 역전해내는 리버풀 도재욱

우울한 라리가의 한줄기 빛, EPL 독주를 막을 유일한 희망 우주방위대 바르샤 이제동
예전의 독보적이었던 영화는 어디로 가고...챔스 16강을 못 넘는 레알 마드리드 마재윤
중소도시 기반 중소클럽 출신이나 꾸준한 비야레알 박찬수
구단과 연고지,무엇보다 코칭스태프 문제로 몰락 직전까지 갔으나 부활한 강자 발렌시아 박성준

현 테란의 원톱이지만 부진한 인테르 이영호
무시무시한 기세로 리그를 정벅했던 적이 있으나 최강자라기엔 무리가 있는 로마 박지수
왕년엔 잘나갔으나 슬슬 늙어가는, 그러나 아직도 강한 밀란 이윤열
파란을 일으키며 챔스에 진출했으나 조기 탈락한 피오렌티나 신상문

억지가 많지만 그냥 재미로 써 봤습니다
스타급센스
09/03/14 20:31
수정 아이콘
거품님// 제생각이랑 비슷하군요.. 저도 비슷한 댓글을 달려고했는데 김택용,이영호,저그선수들 말고는 공통점 찾기 힘들어서 걍 포기했는데...
09/03/14 20:35
수정 아이콘
거품님// 빅4 탈락 1순위라니... 빅4 중 아스날과 첼시는 빅이어도 못 들어봤고 당장 아스톤빌라의 강세에 주춤하는 건 리버풀이 아닌 아스날입니다.
09/03/14 20:37
수정 아이콘
팟저님//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 출범 후 18년째 리그 우승을 못하고 있어서
그런 이미지가 크게 느껴집니다

적어도 첼시, 맨유, 아스날은 2회 이상의 리그 우승을 경험한 팀들이니까요
아스날 무패 우승, 첼시 무간지의 2연패(특히 04-05의 포스), 지금 맨유의 3연패를 향한 독주는 더욱 그런 느낌을 받게 합니다

물론 말씀대로 올시즌 챔스 진출 못하는 빅4가 있다면 아스날이겠지만요
그냥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생마린
09/03/14 22:35
수정 아이콘
오오 이런글 정말 좋아합니다

사실 아스날/리버풀이 빅4중 포스가 없긴하죠 그래도 아스날은 big4에게 지지않기때문에 뭔가 있어보이는데 리버풀은 이길거같은 느낌이 아니라 항상 조마조마합니다;

우승을 위해서라면 양학은 필수적인데 아스날의 패스위주축구는 체계적인 포지셔닝까지 겸비한 피지컬위주의 뻥축에 조금 약한거같고, 리버풀

은 비교적 좀 수비적입니다. epl 수비적인 축구로 우승한 감독은 근10년간 무링요 밖에 없을겁니다. 그리고 선수한명한명에 의존도가 높고요
09/03/15 00:04
수정 아이콘
거품님....
유벤투스는 대체 왜 빼신겁니까..-_ㅠ
09/03/15 00:44
수정 아이콘
起秀님// 유벤투스는 박성균 선수가 어떨까요? 단단함..? 요즘 축구를 안봐서 설명을 잘못하겠군요..

윤용태 선수랑 김구현 선수도 색깔맞는 팀이 뭐가 있을까요?
김구현선수의 아슬아슬한 경기를 보면 옛 토튼햄이 생각나네요.. 먹은만큼 넣어주는..
윤용태선수는 딱히 떠오르지를 않네요 ㅜㅜ 명색이 뇌제빠인데 ..
마동왕
09/03/15 00:47
수정 아이콘
거품님// 과거 최강의 팀으로 꼽혔으나 2부리그 강등 후 최근 그 포스를 복귀해가는 유벤투스 최연성
...이건 좀 아닌가요?;;

그리고 아스날에 대해서 한마디 쓴다면, 오히려 아스날은 "강한 압박"에 굉장히 강한 팀입니다. 공돌리기식 아스날의 패스 축구가 "전방위 압박"에 굉장히 강하죠. 오히려 아스날의 약점은 10-0-0, 즉 십백(?)입니다. 패스가 들어갈 틈도 없이, 역습을 반포기하다시피 촘촘히 수비한다면 쉽게 공간을 열지 못합니다. 물론 현재 벵거 감독은 그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월콧, 아르샤빈 등의 한방이 있는 드리블러들을 육성, 영입하고 있습니다만 그런 역할에 있어서 맨유의 호날두만한 선수가 없지요.

리버풀은 아스날과는 정반대로, 선수비 후공격 형태를 많이 취하고 있죠. 수비에서 공격으로 바로 날아가는 롱패스도 잦은 편이구요. 리버풀 역시 미드필더진 위로부터 전방위 압박을 강하게 실시합니다.

맨유는 그 두가지를 섞은 형태, 라고 볼 수 있는데, 전략적으로 퍼거슨이 선택하는 경우가 많죠. 강팀과의 경기에서는 선수비 후역습, 중하위팀과의 경기에서는 경기점유율을 높이는 패스플레이를 하곤 한답니다.
09/03/15 00:51
수정 아이콘
起秀님// 마동왕님//
그러고 보니 유베가 왕년에는 세리에를 말 그대로 지배했었죠
불미스러운 승부조작 스캔들로 인한 강등과
이중계약 파문으로 인한 프로리그 출전금지...이것도 잘 맞아떨어지는군요
최코치의 은퇴 후 번복과 슬슬 예전의 포스에는 아직 한참 멀었지만 회복해가는 모습도 그렇구요

아울러 둘의 화려한 부활도 꿈꾸어 봅니다
리니시아
09/03/15 04:09
수정 아이콘
아 이글 진짜 괜찮네요. 재밌게봤습니다.
王非好信主
09/03/15 07:56
수정 아이콘
아 분데스리가는 랜덤 정도 되겠네요...

재밌게 봤습니다.
살찐개미
09/03/15 10:31
수정 아이콘
잘봤어요. 감사합니다 ~_~
09/03/15 22:57
수정 아이콘
흥미롭게 잘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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