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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6/12/13 01:06:23 |
Name |
왕초보로템매 |
Subject |
나의 스타 ^^ |
아시안 게임으로 볼거리가 더욱 많아진 요즘입니다. 아무래도 다른 지역에서 펼쳐지다보니 심판 판정 문제가 심한가봅니다. 여러모로 시끄럽네요.
전 그냥 개인적인 다른 이야기를 꺼낼까 합니다.
스타에 푹 빠져지낸지도 어느 덧 5년에 접어들은 공방 유저입니다.
게임에는 도통 관심이 없었는데 2001년 군대 제대하고 보니 친구들이 술 마시기 전에 모이는 장소가 당구장에서 피씨방으로 바뀌었더군요.
할 줄 아는 게임이 없어서 인터넷만 뒤적이던게 너무 따분했었답니다.
그러다가 TV를 보다보니 온게임넷이라는게 나오더군요. 코카콜라배 결승이었습니다. 물론 재방송이었지요. 근데 뭐가 뭔지 자세히는 모르지만 재밌더군요. 스타가 지금도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면에는 잘 몰라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뭔가가 있는거 같습니다. 아무튼 배워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다가 제 스승 (중고등학교 동창인 베스트 친구랍니다.)이 6개월뒤 제대하고 같이 스타를 시작했습니다. 그 친구는 이미 오리지널 시절부터 스타를 잘했습니다.
첨에 헌터에서 시작했습니다. 상당수가 그럴 꺼라 생각이 드는데 프로토스로 시작했습니다. 대체로 초반 기본 유닛이 강력하다보니 왕초보들과 팀플을 할 때에는 토스를 시켜서 질럿만 뽑으라고 하더군요.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다른 선배하고 같이 주로 3/3을 했었는데 기억 나시나요. 그 당시에는 센터 캐논이 대세였습니다. 상대도 우리도 센터 캐논을 하던 기억이 나네요.
제 친구는 저그 저하고 선배는 토스. 선배는 센터 캐논만 담당하고 전 질럿만 뽑아 센터 캐논 짓는데 방어해주고 템플러로 전환하는 역할이었죠.
센터 캐논의 최대 적은 테란이었습니다. 탱크가 너무도 강력했죠. 그래서 제 친구는 빠른 뮤탈이후 빠른 가디언이었습니다. 지금 보면 절대 통할 수 없는 전략이었으나 저 같은 초보를 데리고도 승률이 상당히 높았던 전략이었죠.
그러다가 제 친구랑 저랑 학교 때문에 같이 서울에서 동거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미 스타의 재미에 푹 빠져서 매일 10시간 이상씩 같이 피씨방에서 스타를 했죠.
2/2초보매너헌터!! 이게 우리 고유 방제였습니다. 우리는 2플토로 미친듯이 이겼습니다. 토스가 최강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죠 (헌터니까 그랬겠죠. 지금 생각하면 아주 좋은 조합은 아닌거 같네요 ^^)
20판 하면 한판 질까말까하던 때다 보니 식상해지더군요. 그래서 랜덤전으로 하기로 했죠. 그러니까 너무 많이 지더군요.
저그나 테란이나 너무 어려웠습니다. 그나마 단축키는 이미 다 외워서 빨리 적응하기는 했습니다. 1주일 쯤 지나니 저그나 테란으로도 많이 이기더군요.
그게 팀플의 매력이죠. 개인 기량은 딸려도 호흡만 잘 맞으면 이길 수 있다는거..
그 당시에는 헌터에서 메카하는 테란 거의 보기 힘들었습니다. 무조건 바이오닉 러쉬였죠. 우리 표현대로 3게이트 똥질럿 3배럭 토마린 (마린을 토할정도로 뽑는다고 해서 ^^) 이거면 거의 무적이었습니다.
지금도 강력하기는 하지만 무적은 아니죠
그러다가 그 친구랑 마음이 잘 맞아서 같이 과외방을 하기로 했죠. 아파트 한 채 빌려다가 과외방을 했는데 성능 좋은 컴퓨터 2대 놓고 스타깔고 맨날 같이 게임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1대1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1/1왕초보로템이요!!@@ 이거였습니다. 플토로 첨 시작했지만 헌터에서는 나름 랜덤 유저다보니 종족을 정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가장 손에 착착 달라붙는 토스로 시작을 했어요.
첫 경기가 기억이 나네요. 상대는 테란이었습니다. 방송 경기를 많이 챙겨봤지만 직접 해본적이 없으니 감이 전혀 없었고, 빠르게 멀티를 먹는다는건 상상도 못했습니다. 헌터에서 하던 식으로 했죠. 방송 경기를 본건 있어서 드라를 타야한다는건 알았습니다.
헌터식 사업드라로 밀어 붙일라고 했는데 언덕형 맵은 첨 해본지라 그냥 쉽게 막히더군요. 그래서 앞마당 좀 먹어볼라고 했더니 언덕에 탱 2대가 내리더군요. 도저히 막을 수가 없었습니다.
테란을 증오했어요. 드럽쉽만 보면 욕부터 나왔습니다. 양아치 자식이라고..
지금 생각하면 너무 부끄러운데 욕부터 나온건 사실이었습니다. 힘싸움 좀 하자고 속으로 여러번 외쳤습니다.
근데 당시 공방 유저들은 10에 9은 날라오더군요. 속상했습니다.
저그전은 더했어요. 도저히 러커밭을 뚫을 수가 없더군요. 저글링도 무섭고 뮤탈도 무섭고, 특히 아드레날린 저글링은 드럽쉽 테란보다 더 사기 같았습니다. 그래서 결정했죠.
토스는 아니다 저그로 하자. (하도 테란한테 당해서 안티 테란이었습니다. 도저히 테란을 하기가 싫었어요 너무 양아치 같아서 ^^ 지금은 그런 생각 안합니다.)
저그로 해봤습니다. 첫 상대가 프로토스였습니다. 12해처리 앞마당 먹었습니다. 레어가고 스파이어 올리는데 커세어가 날라오더군요. 오버가 막 잡혔습니다. 커세어 숫자가 늘어나니까 도저히 뮤탈을 뽑을 여력이 없더군요. 뮤탈 뽑고 나니 방어가 완벽하고 할게 없더군요. 그래서 맨날 3해처리 온리 저글링만 했습니다. 가끔은 이길 수 있더군요. 그치만 근본적으로 운영이 안되니 답이 없더군요.
방송 경기를 보고 흉내 내봤으나 오히려 더 쉽게 밀렸습니다. 흥미를 잃었습니다. 다시 많이 이길 수 있는 마음의 고향 헌터로 돌아갔습니다.
플토로 다시 승승 장구 하고 다녔습니다. 그러다가 우리 친구들 중 최고수인 친구를 만났습니다. 우연히 피씨방에서 만났는데 고등학교 졸업 이후 7년만에 만난거죠. 첨에는 긴가 민가 했었어요. 그냥 스타 하는 손놀림 보니까 장난이 아니길래 구경하다보니 친구였습니다. 전적 보니까 5000승 600패 정도 되더군요. 제가 당시 1600승 500패 정도인가 그랬어요. 물론 헌터에서 거의 다 쌓은거죠. 아무튼 옆에서 보니까 너무 잘하더군요.
갑자기 흥미가 생겼습니다. 막 가르쳐 달라고 졸랐어요. 그 친구는 무한, 헌터, 로템 다 잘하더군요. 그 친구한테 배우다보니 저의 가장 큰 문제점을 알았습니다. 부대 지정이었죠.
헌터에서만 하다보니 1-3,4를 넘을 일이 없었죠.
그치만 1/1에서는 훨씬 큰 규모로 싸우는 일이 많았는데 드래그 어택땅이니 이길 수가 없었던겁니다.
부대 지정 연습을 열심히 하다보니 1-0번까지 다 쓸 수 있더군요. 첨에 손이 작아서 안될꺼라고 생각되었는데 역시 사람의 능력은 놀라운거 같습니다.
아무튼 그 친구를 저의 스승과 소개시켜줬어요. 물론 다 고등학교 동창이었지만 둘은 그렇게 친하지 않았습니다. 셋이 3/3헌터헌터헌터!!라는 방제로 미친듯이 헌터를 달렸습니다.
그친구한테 여러가지 얍삽한 전술을 배웠죠. 예를 들어 12시 테란인데 11시 저그가 6드론 종류이면 저희는 거의 당했습니다. 욕만 튀어나왔죠.
근데 그 친구는 그냥 일꾼 러쉬를 가버리더군요. 또는 11시 저그가 5드론 12시 테란이 우리편 자기가 1시 저그이면 드론 하나가 나가서 11시 저그한테 가서 클립 콜러니를 짓더군요. 시간을 벌게 하려고 말입니다. 참 신기했습니다. 센터캐논 하는 토스가 있으면 우리편에 저그가 있으면 일꾼 4마리 정도가 뛰어나가서 못 짓게 하더군요. 그 전에 우리는 '센터 캐논'하네 정도였습니다. 상대의 벌쳐가 나올 때 쯤 우리가 대처할 수 없는경우는 부랴부랴 일꾼이 나와서 건물로 테란이 나오는 길을 막아버리더군요. 테란 입구에 캐논 러쉬는 한 적이 있었지만, 그런 임기응변은 생각해본적도 없었습니다. 암튼 기타 여러가지 신기한 모습을 많이 봤습니다.
그 친구한테 1/1도 많이 배웠죠. 그 친구 주종이 원래 저그였습니다. 제 스승인 친구는 테란으로 정했었죠. 저는 랜덤으로 했었는데 딱히 잘하는건 없었습니다. 할 수 없이 나머지인 플토로 결정을 하고 연습을 했습니다.
첨에는 하도 져서 종족이 안좋네 하면서 이 핑계 저 핑계 많이 댔습니다. 하지만 잘하는 친구랑 하면서 배우다 보니 정말 많이 늘더군요. 요즘은 그냥 즐기는 사람들끼리는 종족빨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잘하는 사람이 이기는 거죠. 토스로 많이 하다보니 공방에서 정말 많이 이기게 되더군요. op 345에서해도 제법 이기게 되고 말입니다.
그러다가 저그로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요새는 저그로 하고 있는데 정말 어렵더군요. 진정한 고수는 저그에서 나온다는 매니아들의 속설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라바 운영의 묘, 멀티 타이밍등, 신경 써야 할게 너무 많더라구요. 유닛들이 체력이 약한 편이라서 힘싸움 한번 잘못하면 확 기울구요. 전략은 뻔하니 운영쌈으로 결국 이어지구요.
그 친구한테 요새 계속 배우고 있습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건 확실히 대 테란전이 재밌더라구요. 저그로 하시는 분들은 테란하고 하는 재미로 한다고 하시던데 사실인거 같아요.
정말 스릴있더군요. 초반 벙커링부터 신경써야할것도 많고, 힘싸움 때마다 너무 긴장되고, 정말 박빙인 상태였다가 이기는 경우는 토스로 이길때보다 더 흥분되더군요. 역시 스타의 꽃은 테저전인것 같아요.
주종이 아직도 토스이지만, 테저전은 보는 것보다 하는게 훨씬 더 재밌다고 말씀 드리고 싶네요.
너무 길었죠. 그냥 제가 스타를 즐겨왔던 기억을 더듬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요점 테저전은 재밌다는거와 역시 게임은 고수한테 배워야 한다는거..
감기 조심하세요 PGR21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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