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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5/14 11:11
1. 이 글 요약보고나서 천우희 비중 적은게 갑자기 화나기 시작했네요. 그렇게 이쁘게 나오는데!
2. 곡성의 개봉 전 문제는 저열한 바이럴마케팅밖에 없죠. 평론가의 평이든 뭐든 그건 언제고 어느 영화고 있었던 일입니다. 곡성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퍼다날랐든 그걸 굳이 찾아봤든 아무 문제 없죠. 너무 과하다는 평은 겨울왕국때의 하나의 글과 댓글이 생각나게 합니다. 너무 얘기가 많다. 인터넷을 줄여라. 3. 그나저나 뭔가 대부급을 기대하고 갔다가 그에 못미치는 수작이니까 화내는 느낌의 글입니다? 칭찬이 많네요!
16/05/14 11:21
저는 제가 제 돈주고 극장가서 보는 영화는 제 일단 저에게는 제 인생의 하나의 경험으로서 가장 큰 의미를 갖는거지 나와 별개의 한 개체로서 약간 학술적으로 분석하는것은 그 이후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말하고 보니까 진짜 자기 중심적이고 교만하고 이기적이고 비겁한 마음가짐이긴 한데, 솔직히 그렇잖아요.
같은 멜로 영화여도 여자친구랑 한창 깨가 쏟아질때 영화관 커플석에서 보는내내 손잡고 가끔은 서로 배도 더듬고 허벅지도 만지고 얼굴도 만지고 뽀뽀도 하면서 본 영화랑, 그 여자친구랑 여자친구가 바람펴서 헤어진 뒤에 찬바람 쌩쌩 부는 겨울에 치맥한잔 때리고 나서 헤까닥 해서 택시타고 가까스로 영화관 들어가서 심야 영화로 본 영화랑 수용자 입장에서 어찌 똑같이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까? 전자는 비극적이어도 희극적으로 받아들여지고, 후자는 희극적이어도 비극적으로 받아들여지겠죠. 그래서 저는 나의 영화와의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어떤 영화]를 봤냐만큼이나 내가 [얼마나 알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떤곳에서 봤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곡성 같은 경우도 개봉전에 평론가 평이라거나 아니면 뭐 마케팅이라거나 하는것을 객관적으로 문제 삼는것이 아니라, 그냥 저와 곡성과의 커뮤니케이션에는 그런것들이 결국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이야기가 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얼마나 좋은 영화냐와 제가 그 영화와 어떤 교감을 나눴냐는 별개의 문제가 맞습니다. 예를들어 007 스펙터는 가족들하고 기가 막히게 재밌게 봤고 곡성 본 시간의 한 100배쯤 밀도 있는 좋은 시간을 보냈다고 자부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평점은 높게 못 쳐주죠. 엉성한 부분이 워낙 많은 영화라서요 곡성도 완전 영화관에선 별로 별로 개별로 핵별로 (...) 였지만 영화적 가치를 다 후려칠수는 없겠죠. 다만 그렇게 생각해도 뭐 근 한국 영화중 최고라거나 별 5개만점에 5개 라거나 이런건 솔직히 말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만점을 맞는건 적어도 제 기준에서는 내러티브에 대한 모욕이에요. 마라도나 메시가 모든면에서 완벽한 축구 선수라는거하고 똑같습니다. 아니 헤딩이 얼마나 중요한데...
16/05/14 11:18
저는 포털 사이트의 줄거리도 읽지 않고 초기 예고편, 전문가평만 보고 영화를 관람한 입장인데 오히려 이렇게 봐서 더 재미있게 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게 수사물인지 공포물인지 하나도 모르고 봤거든요.
16/05/14 11:23
주변 사람들에게 최대한 인터넷에서 접하지 말고 빨리 보라고 추천하는 이유는, 어마어마한 대작이라기보다는 정보가 많아질수록 즐거움을 느끼기도, 그 즐거움에서 뭔가 느끼기도 어려워질 거라는 생각에서입니다. 글쓴분이 어떤 정보를 가지고 들어가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다양한 정보를 지니고 보셨다는 점이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싶네요. 이런 생각이다보니 처음에는 엄청 재미있게 봤지만 한 번 또봐야겠어! 하는 반응엔 약간 의아하긴 합니다.
16/05/14 11:26
근데 저는 억울한게 제가 찾아본건 아니고 제 평소 지적 활동 영역에 곡성이 침입한것에 가깝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도 스포 안 당하려고 관련 기사 글 일부러는 거의 안 봤고 실제로 스포는 안 당하고 봤는데 그래도 결국 전혀 모르고 볼 수는 없었어요.
16/05/14 11:24
개인적으로 무명이라는 캐릭터를 아예 배제했으면 모양새도 직관적이어지고 메시지도 분명해질 뿐 아니라 개연성도 높아지지 않았을까 합니다.쩝..
16/05/14 11:27
사운드는 너무 아쉬웠습니다. 특히 배경음, 효과음에 묻혀서 웅웅거리는 대사가 가장 거슬렸네요. 게다가 사투리 까지 심해서 초반부 부터 대사가 안들려서 대사에 계속 신경 쓰고 있었던 점은 작중 내내 거슬렸습니다.
16/05/14 12:55
저도 못알아먹었습니다.. 비내리는 소리에 사운드가 다 뭉개진데다 말이 다 전라도 말씨라 반도 못알아 먹겠더군요... 그래서 초반에 무슨 얘기한지는 전혀 모릅니다.
16/05/14 11:34
저도 친구랑 얘기할 때 평점삼아 별 2.5개 정도 주려다가 벌벌 떨었던게 아까워서 3점 줬었죠.
감독이 직접 영화를 해설해야 할 정도면 걍 연출이 망한 것 같습니다. 블랙메탈처럼 음산하고 빡세게 분위기 잔뜩 끌고 간건 좋은데, 연주자가 자기도 어디서 끝내야할지, 어디까지 왔는지도 긴가민가한데 최대한 안들키게끔 원투쓰리포 카운트다시하고 드럼솔로 엄청 화려하게하고 끝낸느낌이 드네요. 저는 그냥 밑도 끝도 없이 음산한 분위기만 즐기는 귀신의집같은 영화라고 봤습니다 어휴 실망실망실망
16/05/14 11:36
귀신의 집 비유를 보니 안타까운게 그래도 아예 백지 상태에서 봤으면 들어가서 잔뜩 헤메다가 나와서 에이 이거 귀신의 집이었네 하고 말았을것을 저는 영화에 대해 좀 알고 가서 그런건지 들어가서 좀 헤메다 보니 '아 이거 귀신의 집이네' 하고 각이 서버려서 가뜩이나 안 맞는거 이중으로 고통받다 나온 기분...
16/05/14 11:44
이런 밑도 끝도 없는 영화는 최근에 해무 밖에 못봤습니다.
그리고 그걸 곡성이 채워줬네요. 나홍진 감독이 말하는 코메디 영화는 관객들 낚아놓고 혼자 낄낄대는 걸 말하나 봅니다. 돈 주고 영화봐서 기분 나빠진건 오랜만이었네요.
16/05/14 11:57
전 해무는 사람이 눈 앞에서 죽었는데
갑자기 질질 짜면서 정사를 시작하는 씬부터 머릿속에서 지워버렸습니다... 앞 내용도 뒷 내용도 생각하고 싶지도 않더라구요.
16/05/14 15:09
사랑의 십자말풀이 라는 단편 독립영화가 있는데요. 거기 나오는 커플은 몇 번 스쳤던 여자가 물에 빠져 자살한걸 보고 돌아와 섹스를 합니다. 그런데 이게 감독의 경험담이라고 하더라구요. 죽음을 가까이 접했을 때 사로잡히는 원초적인 본능. 역사 속에서도 인상적인 사례가 수 차례 나오는 얘기고 그 장면은 충분히 공감이 갔습니다.
16/05/14 15:21
죽음이 가까워 졌을 때의 번식 본능. 인건가요.
그런 경험이 없기에 공감가지는 않지만 저도 여러차례 접해 본 적이 있는 내용이네요. 제작자와 관객 , 혹은 경험자와 비경험자의 이론과 공감의 차이겠네요. 저는 관객이자 비경험자의 입장에서 해무를 안좋게 평가하고 있는 것일테구요.
16/05/14 11:46
영화 끝나곤 사람들 절반이 못나가고 핸드폰으로 해설을 찾고 있더군요. 무비토크에서 관객들이 작품에 대한 질문을 유독 많이 했다는 것과 감독이 영화에 대해 장황하게 부연설명을 해야 하는 것을 보면 거품낀 영화라고 생각은 합니다.
16/05/14 11:52
연출이나 배우의 연기력 같은 것을 볼 땐 잘 만든 영화라고는 생각해요. 처음에 살인 사건과 경찰이 나와 범인을 찾아가는 스릴러일거라 생각했는데 귀신과 퇴마사가 나오는 영화라니요. 이런류의 영화는 거르고 안 보는데 제 취향이랑 안 맞아서 끝까지 보기가 힘들었네요.
16/05/14 12:00
연출과 연기가 대형배급사에서 흥행작으로 내놓는 작품 수준이란 건 이해가 잘 되지 않습니다. 그런 영화들이 말씀하신대로 특출나진 않지만 잘 빠진 영화라면 곡성은 연출에서도 특별한 영홥니다. 다만 사운드...는 개판.
그리고 맥거핀 덩어리들이 실속이 없었냐도 저는 좀 다릅니다. 그런 게 필요 이상으로 많았던 것은 사실이나 영화 전체를 하나로 꿸 이야기나 메시지는 분명히 있습니다. 맥거핀은 그것을 증폭시키는 장치로써 역할을 충분히 했습니다.
16/05/14 12:08
대형 배급사~ 얘기 한건 연출은 아니고 연기 얘기였습니다. 연출은 그냥 찍어내는 영화들보다야 훨씬 좋았지만 근데 그게 여전히 막 대단히 특별한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으아 말도 안된다 싶은, 억 소리 나는 수준의 경험은 저한테는 절대 아니었습니다.
영화 전체를 하나로 꿸 이야기나 메시지가 있다고 생각하시는분들을 제가 일일히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그분들 이야기를 들어봐도 결국 그 이야기들이 개인마다 서로 통일이 안되고 중구난방인것도 사실이죠, 백명이 봤는데 백가지 이야기가 있고 어느 하나 특출나게 이게 진짜 말이 되네 싶은게 단 한개도 없는데 이런 해석하기 나름인 종류의 영화가 개연성에마저 구멍이 나 있는데... 개인적으로 저는 그게 감독의 의도다! 라는 의견을 그냥 아 그렇구나 하고 납득하고 받아들일 수가 없네요. 철저히 개인적 의견입니다.
16/05/14 12:16
해석에는 백가지 천가지가 있지만 결국 나홍진이 하고자 하는 하나의 주제에는 모두가 공감하고 있죠. 말씀하신것처럼 맥거핀들이 중구난방으로 춤추고 있다면, 이만큼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을 겁니다.
16/05/14 12:19
뭐 인류사상 배운만큼 배운 다수가 잘못된 생각을 한게 한두번도 아니고.. 과학자가 본인 전공에서 헛발질 하는 케이스도 많은 세상에서 평론가 정도의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 다 호평한다고 제가 잘못 생각하고 있다는 생각까지는 안드네요. : ) 제가 재미없게 봤고 별로라고 생각하는데 평단에선 명작이라고 추앙하는 영화들이 한둘이 아닌데, 그 영화마다 전부 다 내가 영알못이라 그런거라고 생각하면 앞으로 영화보는게 얼마나 재미없고 비참하겠어요.
16/05/14 12:29
아닙니다 크크. 저도 맥거핀들이 참 정교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렇게 보실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저는 나홍진 감독이 참 끈질긴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요. 황해, 추격자도 '참 그렇게까지 했어야 하나?'하는 장면이 좀 있죠. 어떤 한순간의 카타르시스를 위해 지독하게 이야기를 쌓는 과정을 반복하는데, 이게 잘 만들면 좋은데 자칫하면 산탄총처럼 이야기들이 흩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영화도 사실 이런 과정이 반복돼 저도 초반에는 지루하게 봤네요 :)
16/05/14 12:20
그 하나의 주제가 무엇이냐도 사람들이 갈리고 있고 그게 있긴 있는거냐 하는 사람들도 나오고 있어서..
쓰르라미 울적에랑 뭐가 다른가 싶고..
16/05/14 12:26
하나의 주제는 결국 의심 아닌가요? 여기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사람이 공감하고 있는 것 같은데. 모든 사람을 만족 시킬 순 없겠지만 이정도 비율이면(제가 평론가들 이야기한것고 이걸 설명하기 위해) 주제가 모호하다라는 비판은 좀 과한것 같습니다.
16/05/14 13:09
☆☆☆스포있는 댓글입니다. 안보신 분들은 스킵해주세요 ☆☆☆
의심은 아닌 것같습니다. 의심도 맥거핀이고 감독이 진짜 말하고자하는건 악마는 악마지만 천우희(신)가 말하는 것도 개소리이다. 천우희를 믿을 만한 이유가 없는데 천우희는 자신을 믿으라고 하며 불행의 원인을 남자(사람)에게 모두 돌린다. 사람은 단지 낚시에 우연히 랜덤하게 걸린 미끼에 불과하고 잘못한게 없다. 천우희의 말을 믿었던 안믿었던 가족들은 그 시각 죽고있었고 결과는 달라지기 어려웠을거다. 그러니 여러 재해를 겪은 사람들도 본인이 잘못한 것때문에 불행이 찾아온게 아니라 그냥 랜덤하게 일어나는게 자기에게 일어난거니 종교들에서 하는 개소리 믿지말고 위안을 가져라. 너희들은 잘못한게 없다. 이게 감독이 주는 진정한 메시지로 보입니다. 감독인터뷰에서도 여러 사건들로 피해입은 희생자들을 위로하려고 만든 영화라고 했던걸로 기억합니다.
16/05/14 14:09
☆☆☆스포있는 댓글입니다. 안보신 분들은 스킵해주세요 ☆☆☆
스릴러, 미스테리로 보자면 그렇다는 거고.. 큰 뜻에서는 결국 인간의 무력함밖에는 보이지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코스믹호러라는 크툴루신화랑 다를게 없죠. 천우희든 일본인이든 사람으로서는 이해하지 못할 존재이고, 말해도 이해못하고, 행동 하나하나가 이해가 안되고.. 도무지 하나하나 얘기해주질 않습니다. 닭이 3번 울면 어떻게 곽도원의 가족이 구원받는지 뭐 납득을 시켜주던가 그냥 막무가내로 나를 믿으라하는 것은 문제해결에 하등 도움도 안되고 믿음을 시험하는 것 뿐이 아닌가요? 곽도원도 이해안가긴 마찬가지입니다. 천우희라는 목격자가 돌을 던지며 등장했을때 왜 그 위험한 폐허 안에 냅두고 나와서 비밀스러운 얘기 할 것도 아닌 전화를 받는건지 도무지 이해가 안됩니다. 일본인의 여권을 보았을때도 왜 참고인으로 서에 데려가지 않는건지, 왜 영장받아와서 수색을 하지 않는지, 왜 아무런 절차도 없이 가택을 부수는지 그게 경찰입니까?? 그렇게 겁 많던 곽도원이 무슨 생각으로 알아듣지도 못하는 으름장 놓으면서 깨부수는건지. 신분을 물어봐서 적당한 대답이 없는 외국인이면 멀쩡한 통역 데려다 조사해야되는거 아닌가요. 애 신발이 발견됐으면 빼박 체포 수사각 아닌가요? 그건 또 왜 현장에서 숨기는건지; 하여튼 정말 이해안가는 장면이 너무 거슬리고 답답했네요. 그 밖에도 뭐 딸애 몸 볼때도 수면제 먹인 것도 아닌데 그렇게 굳이 밤에 몰래 방안에 들어가 치마 들추고 랜턴을 켜고 보는걸까... 몸이 걱정이라면 불 밑에서 가족들이랑 보면 되는거 아닙니까? 전 중반부터 곽도원이 무슨 분노바이러스에라도 걸렸는지, 아니면 공포로 맛탱이가 가버린건지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아니, 곽도원 뿐만이 아니고 마을 사람들이 다 정신상태가 이상하고 하는 행동이 납득이 안가요. 굳이 해석을 붙이자면 이게 모두 초월자들의 빅픽쳐인 것 같습니다. 그레이터 올드 원들의 아우라에 정신이 나가버리고 만 것이죠. 코스믹 호러, 천우희와 일본인듀오의 오컬트 배틀물. 곽도원은 정치의 희생자이자 놀아나고 그러나 힘도 빽도 없고 아무것도 못하는 무력자. 이것저것 다 떠나서 이 초월자들이 하는 짓이 우리에게 이득인 것 같다면 신, 손해인 것 같다면 악마라고 멋대로 이름붙이지만 실제로 그렇게 판단 내릴수도 따지고 보면 없지요. 2000년 전에는 신의 목소리이자 진리였던 성경이 지금은 어떻습니까? 라이엇이 롤 패치하듯 누덕누덕 해석패치 덧붙이고 있죠. 그 분들은 이해할 수가 없다. 이런 맥거핀 덩어리가 어딨습니까. 이렇게 아예 수습이 안되니까 감독이 황정민은 굿판에서 애한테 살을 날린 것이다 하고 영화 외적으로 아예 결론을 내려준 상황이죠. 그러자.. '황정민은 나쁜놈(사실) -> 그러면 같은 편인 일본인도 나쁜 놈인가보다 -> 천우희가 그 일본인, 황정민 듀오와는 대립하니까 착한 놈인가보다' 왜 곽도원이 하필 자기 딸이냐고 하자 황정민은 그냥 재수없어서 걸린거라 말하고, 천우희는 뭐 나쁜 짓을 했기 때문이라고 말하죠. 이해가 안됩니다. 둘 중에 누가 거짓말을 했을 수도, 둘 다 진실일 수도 있지만 일단 사람의 논리로서는 더 이상 결론이 안나고 말을 아껴야 하는 부분입니다. 그냥 멍하니 봐야만 하는 영화고 결국 음산한 분위기말고는 아무것도 말할 수 없는 영화, 즉 귀신의 집이 아닌가... 하는게 제 결론입니다. 그 분위기 자체는 정말 즐길만한 물건이었어요. 여름 납량특집을 왜 보는가에 대한 적절한 대답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 영화의 강점은 시종일관 벌벌 떨며 생각하게 한다는 점이라고 봅니다. 단점은 그러나 그게 헛발질 모두 헛발질일 수 밖에는 없다는 점... 그래서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뉘어지는게 아닐지. 참고로 저는 자꾸 동굴 속 생각나서 그날 밤 잘 때 불켜놓고 벌벌 떨면서 잤습니다.
16/05/14 13:01
저도 돈과 시간이 아까워지는 영화였네요. 한국평론가들의 평점은 절대 참고안해야겠습니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한국영화가 죽쓰고 있으니 밀어줄만한 영화 밀어주자고 담합한 느낌이 들정도로 립서비스가 엄청났는데 보고나니 욕이 나오네요. 무슨 급체했다거나 하는건 말도 안되는 소리같고(별로 안무섭습니다) 평론가들 평점이 평균 9점에 가까운데 여기서 2점은 빼야할 것 같네요.
16/05/14 15:17
본인과는 다른 기준으로, 다른 부분에서 느끼는 바가, 취향이 다른 거죠. 관객 중에서도 좋게 본 분들이 많은데 무슨 담합해서 국산 영화 밀어준거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합니까. 각자 기준이나 감상의 폭이 다른 건 당연한데 다른 사람들의 감상을 폄하하진 말아야죠.
16/05/14 13:12
- 스포 있습니다. -
사실 저는 밑에 곡성은 아쉽다라는 평을 썼지만, 그건 정말로 잘 나올 수 있는 영화가 그 완성도 면에서 아쉽다는 평이지, 영화 자체는 근래 보기 드물게 잘빠진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몇가지 있습니다. 맥거핀이라고 치부되는 몇가지 요소들은 하나같이 영화에서 그리고 관객들에게 영화를 해석하는데에 있어서 중요한 역활을 하고, 또 영화의 전체적인 주제를 구성하는데에 있어서 빠질 수 없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이를테면 버섯은, 이성적인 사건의 전말에 대한 믿음, 즉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세계를 뜻합니다. 곽도원이 이것을 부정하고 비 이성적인 세계에 대한 의심을 통해 전체적인 사건이 시작되고, 구성되는 것이죠. 그렇기에 사건은 계속해서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세계와 비이성적이고 비 합리적인, 즉 맹목적인 믿음의 세계로 분화되어 이야기 됩니다. 그것은 무엇이 옳다 그르냐의 차원이 아니죠.
16/05/14 15:52
게시판에 어디를 가도 곡성얘기밖에없어서 조조로 싸게보고왔네요. 상당히재미있게봤고 여운도남습니다. 좋았어요.
최근영화중에 한국영화유명한거는 다본거같은데 최악을꼽으면 검은사제들이네요. iptv로보는데 1시간보다가 꺼버릴뻔.. 마지막부분끝나고 이제 다른 사건이 나오겠지? 했는데 끝났네요. 여자주인공 연기가 소름끼치다고하는데 그정도인지 모르겠고 근 몇년간 한국영화중에 최악이였습니다. 강동원 컴백작인지 몰라도 관객도 엄청많이봤던데..-.-
16/05/14 22:23
검은 사제들 저는 재밌게 봤습니다 엑소시즘 영화를 좋아해서 많이 봤는데 외국 엑소시즘 명작영화보다 긴장감이 더 높더라고요 제가 영알못이라 그런지
16/05/14 15:53
관련글 댓글화합니다.
작성자: 발라모굴리스 제목: 곡성은 재밌다. 의심이란 악마(스포무) 본문 ---------------------- 저는 영화 곡성 재밌게 봤습니다 영화를 체험이라고 봤을때 두시간 반동안 의심과 불신의 놀이기구를 정말 잘 타고 나왔습니다 잘만든 지옥 체험을 하고 돌아온 느낌입니다 어느 시골 동네에나 있을 법한 작은 소문에서 시작된 의심을 악마는 어떻게 미끼를 던지고 이용해 먹는지, 미끼를 문 인간의 개인의 삶과 공동체의 삶에서,이 미끼(의심)의 저주가 어떻게 확대되고 재생산되며 파국으로 치닫는지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의심-불신-기대-믿음 다시 의심으로 이어지는 뫼비우스 띄에서 인간은 너무도 나약하고 어리석지만 동정할수밖에 없는 존재라는것을 느꼈습니다. 무당, 악마, 굿, 주술, 카톨릭 결도 다르고 성질도 다른 다양한 믿음과 의심의 세계를 한 장소, 한 호흡으로 엮어낸 감독의 연출은 박수받을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오컬트를 좋아해서 참 많이도 봤는데요, 미지의 존재에 대한 두려움으로 귀결되거나 인과응보식 결론을 내는 대다수 오컬트와 이 영화는 달랐습니다 곡성의 두려움은 미지의 존재도 아니고 인간의 사악한 본성도 아닙니다 거대한 의심의 용광로에서 작은 미끼에도 현혹되고 마는 인간의 나약함, 혹은 의심이라는 악마에게서 결코 해방될수 없을것 같은 인간의 운명 그 자체입니다 이런 주제의식을 이렇게 소화할 수 있다니 연출력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네요 영화관 밖에서 까지 각종 결말 논란으로 영화적 체험을 이어가게 고려한 점 또한 훌륭하다 생각합니다 영화를 보고 리뷰를 찾아 읽고 해석에 대한 공방에 참여 하는 즐거움을 누려본게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감독은 인터뷰에서 "뉴스에서 말하는 사실이 팩트가 아닐수도 있다는 점을 한번쯤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이것이 진짜 이 영화가 하고 싶었던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수많은 낚시꾼들의 수많은 팩트라는 미끼속에서 우리는 의심과 신뢰의 대상을 혼동하고 의심만으로 사람을 죽이고 세상을 파괴하는 작업에 공모하고 있지는 않은지, 정작 잡아야할(믿어야할) 무명(천우희)의 손은 뿌리치고 스스로 삶도 파괴시키고 있는건 아닌지, 생각해봅니다 아니죠, 무명도 그들과 한패였을지 모를일입니다 의심해봐야죠, 결국 선택의 문제일까요 "너는 선택하려 온것이 아니다 너의 선택을 확인하려고 온 것이다" 영화 말미에서 나온 대사이지만 매트릭스에서 오라클이 네오에게 던진 대사입니다 인간이 선택할 수 있다는 믿음이 악마가 인간에게 걸어놓은 가장 강력한 미끼라는 생각에 이르면 그저 기도하고 싶어집니다 덧 최근 제가 생각하고 있는 가장 강력한 저주의 미끼는 흙수저, 금수저 계급론이란 생각이 듭니다 한국적 자본 신분체제라는 악마가 던지는 개사기라는 생각이예요 미끼입니다 물지마시길 댓글란
IRENE_ADLER. ... 뭔가 아래 공지글이 무색해지네요;; 발라모굴리스 아 제글은 짤리겠군요 죄송합니다 단맛 공지 따윈...
16/05/14 18:37
재미는 있었는데 다른사람한테 추천하기는 좀....반반이랄까요.
너무 보는 사람 낚을 생각에만 가득찬 영화같아서요. 현혹시키고야말리라! 이런 느낌이었어요 특유의 긴장감 쩌는 연출 외에는 너무 내용이 구멍이 숭숭 뚫리고 개연성이 모자라서 그렇게 대단하다는 생각은 안듭니다만, 그 연출이 너무 독보적이라서 또 안보고 지나가면 안될거같긴하고 크크
16/05/14 21:00
내러티에 대한 모욕이라는 평을 들을정도는 아니라 생각합니다 내러티브가 지저분하다, 불친절하다 이런 접근보다는 오리려 내러티브의 의도적 모호함을 높이 쳐주고 싶습니다. 내러티브의 모호함과 마술적리얼리즘이 영화의 분위기를 극한으로 몰고가고 그에따라 관객은 영화의 괴이한 분위기에 몰입하게됩니다. 그리고 그 모호함 속에 주제의식이 강화되는효과도 있는거 같습니다
다만 맥거핀이 조금 과하긴 합니다 왜인과 황정민의 살굿 대립장면이 이 영화의 장단점을 함께 보여준다 생각합니다
16/05/15 02:53
엑소시즘이라는 소재와 스릴러라는 장르의 특성상 어쩔수 없는 몇가지 단점들이 분명히 존재했지만 몰입감만으로 그 모든 단점들을 모두 날려버리는 영화였습니다. 저한테는 이미 스토리가 어땠느냐는 중요치 않은 영화였네요. 결말이 너무 뻔히 예상되는 스릴러도 몰입감이 떨어지지만 반대로 이정도까지 오답유도를 해대면 그것만으로도 몰입하기 힘들어지게 마련인데 몰입감이 떨어지기는 커녕 점점 더 빠져들게 되더군요.
한가지 더 칭찬하고 싶은것은 사실적인 연출입니다. 좀비와의 격투씬이라던가 동굴 씬같은 것들이요. 좀비가 실존하지는 않지만 만약 좀비와 대적하게 된다면 어떤 상황이 펼쳐질까 생각했을때 정말 사실적인 연출이었고 또 동굴 씬은 악마가 나약한 인간의 심리를 세치혀로 헤집어놓는 장면을 너무 사실적으로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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