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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5/13 21:09
처음 피해자의 집에서 겪은일이 꿈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어디까지가 경험이고 어디까지가 꿈일까 고민했었는데 과연 이 해석대로라면 논리적이고 깔끔하게 정리되는군요 잘 봤습니다.
16/05/13 21:20
돌팔매질은 결계보다는 마을 성황당에 쌓여있는 돌탑을 떠올리게 합니다. 천우희가 마을 수호신이라는 걸 암시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할머니들이 하시는 옛날이야기들을 들어보면 사람 홀리는 도깨비나 귀신같은 정령들이 사람에게 장난칠 때 돌팔매질을 한다고 하더군요. 결국 천우희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돌던지는 장면으로 나타낸 것 같습니다.
16/05/13 21:26
몇몇 분들은 대체 그 상황에서 천우희를 믿을 근거가 어딨냐고 너무 억지 결말 아니냐고 하는데 사실 그게 이 영화의 주제와 맞닿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곽도원은 죄가 없죠 사실.. 그런 상황에서 어느 인간이 안 그러겠습니까..
이런 측면에서 생각하면 영화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사실 더럽게 기분 찝찝한 결말입니다. 그게 인간의 숙명 아니냐는게 나홍진의 생각인 것 같은데 허허..
16/05/13 23:46
지난 페이지의 곡성에 대한 난상토론 글에서 어느 분께서 세월호에 환유로 보이는 지점이 있는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제시하셨는데, 아마 이런 것들을 두고 말씀하셨던거란 생각이 듭니다.
물론 본질적으로는 그것이 의도하였든 의도하지 않았든 간에 곡성이란 영화가 가진 특유의 헐렁함에 기인하는 것이지만, 이런 불가해함을 목전에 둔 인간의 무력함이란 그 시기를 불문하고 있어왔고 그것들은 또한 특정한 기표를 통해 제이 제삼의 기호들을 재생산해왔기 때문에 그런 해석들도 한편으로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고 느껴져요.
16/05/13 21:27
<곡성>에서 착착 떨어지는 해석이 과연 필요할까요?
<곡성>은 맥거핀(혹은 낚시질)이 장르이자 정체성인 영화입니다. 잘 맞아떨어지는 인과관계 즉, 플롯간 유기성을 부정합니다. 대신 엉성한 유기성을 바탕으로 긴장과 의심을 불러일으키죠. 그리고 이 모두가 속임수라는 게 드러나는 데서 쾌감을 줍니다. 마치 <유주얼 서스펙트>같다고 생각할 수도 있죠. 킨트의 증언이 모두 거짓말이었으니 사건의 전말이 무엇인지 짜맞추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대신 "낚였다"는 쾌감과 충격이 강하게 남죠. <곡성>의 카타르시스가 노린 지점도 이와 같다고 봅니다.
16/05/13 21:28
뭐 사람이 아니라는건 당연히 대부분 사람이 공감하는 것이고 돌던지는 목적이 그저 장난 인줄 저도 알았는데
뭔가 장난 이상의 어떤 목적이 있다고 저도 이글을 보니 느껴져서요
16/05/13 21:29
두 번의 악몽. 그리고 세번째 비극. 저도 만약 천우희의 말을 들었다면 곽도원은 악몽에서 깨어났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다만 여전히 일본인이 (실제로) 악마냐에는 회의적이지만요.
16/05/13 21:51
(질문)마지막에 천우희가 곽도원에게 의심을 했고 살인을 한게 잘못이라고 했는데요. 곽도원이 살인을 했나요? 일본인을 차에 친것때문이라면 좀 애매한것같은데..
16/05/13 22:00
"일본인 답게 밀교 방식을 사용합니다.
부두술로 죽은 인간을 되살아나게 하는 의식을 하고 까마귀를 다룹니다." 죽은 인간을 되살아나게 하려한게 아닙니다. 좀비가 된건 천우희의 공격에 의해 굿이 실패해서 생긴거에요. 좀비는 외지인의 의도가 아니었다고 감독이 오피셜로 밝히기도 했고 영상에서도 알 수 있는데 좀비가 의도한 것이었다면 차에서 안 보였을 때 그렇게 놀라는 모습을 보일 필요도 없었죠.
16/05/13 22:01
이거 원작 소설이 있나요>?
오늘 어머니와 같이 봤는데 저는 굿할때부터 막 떨면서 봤는데 어머니는 비슷한 소설 봤다고 다 알면서 보니까 하나도 안무서웠다고... 연출 잘했다면서 배우들 연기 잘한다고 칭찬, 감독 대단하다고 칭찬... 저도 오랜만에 재밌게 본 영화 같습니다.
16/05/13 22:11
http://mlbpark.donga.com/mlbpark/b.php?p=1&b=bullpen2&id=5030778&select=title&query=&user=&reply
후기중에 괜찮은 글이 있어서 링크 걸어 봅니다~
16/05/13 22:52
인터뷰 보니까 링크 글의 마지막이 감독이 하고픈 얘기같았는데, 이 지점에 대한 입장이 관객과 간극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불행의 인과관계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채 끝나버려서 이게 뭔가 싶죠.
16/05/13 23:07
주인공(피해자)에 대한 위로...의 의미를 말했었였군요. 다르게 말하면 너(피해자)의 잘못이 아니다라고 받아들여도 되겠군요.
아니 미끼를 문 것도 잘못이라면 잘못이려나요...
16/05/13 22:46
갑자기 귀신처럼 천우희가 다가오니까 놀랐는데 머리핀이랑 옷 같은 귀신 들린 자들의 물건을 가지고 있으니 얘가 나를 속이고 있구나
라고 생각하고 집으로 뛰어가버리는 걸로 기억합니다.
16/05/13 22:53
일본인이 소지품으로 의식을 행하듯이 천우회도 그사람의 소지품으로 사람을 지킬려고 노력한것 같은데...
그걸 곽도원이 오해할수 밖에 없었지 않나...전 이렇게 생각했네요
16/05/13 23:24
개인적인 감상평으로는 일단 재미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말씀하셨지만 영화 자체는 불친절했어요. 개연성이 없는 장면들도 있었고 뭔가 중간중간 영화 스토리를 조금 더 매끄럽게 이해할 수 있는 장면들이 있었으면 좋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중요한건 이런 개연성 없고 불친절한 영화인데도 몰입감이 엄청나다는거죠. 결국 스토리에서 개연성이 없고 불친절하면 영화에 대한 몰입감이 깨지니까 "아 뭐야 스토리도 개판이고 짜증나네 " 이렇게 되는건데 곡성은 그게 아니었습니다. 정말 뭔가 영화에 홀린 느낌으로 보다보니까 끝나버렸어요. 영화에 대한 해석도 정말 많은 해석이 존재하는데 저는 본문의 해석과 비슷한 시각으로 영화를 해석했구요. 믿느냐 마느냐의 문제를 영화에서 계속 던졌던 것 같습니다. 영화 자체는 곽도원의 시각에서 바라본 곽도원의 신념에 따라서 흘러갔구요. 마지막 곽도원이 천우희를 믿느냐 아니냐의 기로에 서있는 장면이 영화의 백미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결국 곽도원의 선택은 틀렸지만 납득이 가는 선택이었어요. 아니 정확히 말하면 영화 내내 틀린 선택은 없었죠. 결과가 그러했을 뿐. 이렇게 쓰면서도 모르겠습니다. 곡성은 정답이 없는 영화죠. 영화 내내 그러했듯이 영화가 끝나고 그냥 그 영화를 본 우리는 우리가 믿는대로 믿으면 되는겁니다. 중요한건 재밌으면 된거 아니겠습니까? 흐흐. p.s 곽도원의 딸 역을 맡은 아역은 연기 정말 잘하더라구요. 무서웠어요. 그 아이 때문에.
16/05/13 23:57
동의합니다. 감독이 이래도 믿을거야? 이래도? 이래도?하며 관객에게 질문하면 관객은 관객 나름의 답을 찾으면 되니까요. 그 텅빈 맥락이 역설적으로 맥락을 충만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요.
까놓고 말해서 이런게 에바처럼 덕질하기 딱 좋은 영화 아니겠습니까?크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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