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9/02/19 22:22:54
Name 한마 유지로
Subject 블루칩 이영호.
비상장 되어있던 시절에도 장외시장에서 이 종목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죠.

아니나 다를까 거래소에 신규상장 되던 날부터 미친듯이 치고 올라갑니다. 공모가 이상에 매수물량이 잔뜩. 물론 단타들만 모였죠.
그렇게 연상을 치고 나가다가 어느 순간 매수세가 주춤합니다. 오를만큼 올랐다는 이 시장의 반응. 그리고 주가는 슬슬 흘러내립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손이 바뀝니다. 신규 세력이 들어온거죠. 흘러내리던 주가는 다시 이쁘게 챠트를 만들면서 올라갑니다.
그리고 중간에 한번씩 개미를 털어줍니다. '우리가 이 종목의 진짜 팬이다라고 위시하는듯한 움직임'

전 이때까지도 관망했습니다. 어떻게 움직일지 흥미롭게 지켜봤죠. 그러다 신고가 갱신을 앞두게 됩니다. 슬슬 저항 스팬이 강하게
만들어집니다. 뚫고 올라가야 되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저번에도 한 번 도전했었는데 실패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성공하지
못하면 현 주가를 유지할 수 없습니다. 실망 매물이 쏟아져 나오겠죠.

주주들은 혼란스럽습니다. 결국 전 고점을 뚫지 못하자 세력들은 동시호가를 얼마 안 남겨두고 일부 물량 정리합니다.
그럼에도 남아있는 사람들. 공포에 휩싸여 투매에 동참하는 사람들..........주가는 대폭락. 정녕 버블이었던가...


전 이 때 들어왔습니다. 시장의 관심이 제법 떨어져서 예전에 비해 유통물량이 적습니다. '그래 여기서 다시 천천히 다지는거야'

진바닥을 찍는듯 하면서 쉽게 올라가지 않습니다. 그러다 재료가 하나 등장합니다. 추세를 만들어 나가는데, 제법 쏠쏠한거 같네요.
이미 시장에서 재무상으로 튼실하다는 평가도 받았고, 아주 획기적인 제품을 하나 선보입니다. 요게 제법 괜찮네요.

예전에 떨어져 나갔던 주주들 입성하고, 기존 주주들 환호합니다. 신고가 갱신을 하고 미칠듯이 치고 나갑니다.
겁없이 대한민국 최고를 향해 올라갑니다. 혹자는 이 바닥 망했다고 외칩니다. 기관과 외인까지 쌍끌이를 펼칩니다.

하지만 아니나 다를까...

이 때 대한민국 단타쟁이들 다 몰려듭니다. 갑자기 폭주하는 거래량으로 주가가 진정됩니다.
여기서 다지는가 싶더니, 온갖 잡세력들이 몰려들어서 무성한 루머와 악재가 겹칩니다. 단시간이지만 하한 5방은 예약된 거 같네요.


' 아직 수익인데, 맘편히 여기서 팔고 신용써서 요즘 젤 잘나가는 김택용으로 갈아탈까? 아님 대주주가 무섭게 경영하는 이제동?
  그것도 아니면 포텐이 안터진 송병구?'
' 아니다. 내부적으로 튼튼한데, 그 가능성 한 번 더 지켜보자. 내 목표 주가는 지금의 3배다. 요건 3년이상 가지고 갈 종목이야'


그리고 슬슬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지면서 비상합니다. 자체 신용비율도 적고, 5일선과 20일선의 갭이 제법 큰 챠트를 그리며 행진합니다.
오늘 전 고점의 매물벽을 오늘 뚫을려는 찰나 아..도와줘야 할 모회사가 많이 건드려서 그런가 힘이 좀 부칩니다.

그리고 힘없이 떨어집니다. 관련 게시판엔 안티들이 신났습니다. '팔아라. 팔아라. 팔아라. 기관도 이제 판다. 대주주마저 팔지도 몰라'
강성 주주들은 온갖 루머에 짜증이 납니다. 대꾸할 힘도 없습니다. 그리고 신경이 쓰입니다. '매도 걸어? '

전 홀딩입니다. 안티 단타족들, 악성 동호회, 세력들.그리고 그동안 수익보고 물량 정리하는 사람들. 신경안씁니다.
왜냐면 전 누가 뭐라고 해도 진짜 주주니까요.

오늘 주담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주담은 주가관리 못해서 미안하다고 하네요.


"그동안 고생 많았어요. 내외부적으로 많이 힘들었다고 보여요. 물론 아닐수도 있지만요. 암튼 전 항상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제가 원래 스캘펀데, 이 종목은 이상하게 오래오래 홀딩하고 싶네요. 사실 오늘 물타기 했습니다. 좀 더 매수했거든요.
미미하지만 지분도 좀 올라가고, 이거 시간날 때마다 자꾸 모아야겠어요. 니가 죽나 내가 죽나 해보자.
오늘로서 다른 종목 다 정리하고 요기로 몰빵합니다. 근데 이상하게 맘이 편하네요. 믿는 구석이 있어서 그런가^^



오늘 이영호 선수가 힘들어하는 모습에 제가 다 안쓰럽네요. 에구 괜찮다. 담에 잘하면 되지.토닥토닥~~


"영호야 나랑 약속 하나만 하자 딱 1년안에 전 고점 돌파하고, 3년내에 신고가 갱신할것. 할 수 있지? 딱 3년만 기다려볼게.
그 때까지 내 기대에 부응못하면 김택용으로 갈아탄다. 그 종목이 참 화려하단 말야. 등락도 제법 있고.^^
사람들의 이런저런 아우성에 머뭇거리거나 낙담하지 마라. 니가 할 것만 하면 된다. 어차피 이 바닥은 장기레이스니까 말이야.
과거 최고의 종목들도 다 이런 과정을 극복하고 블루칩이 되었단다. 취하더라도 쓰러져선 안된다"


집에서 소주마시면서 경기를 지켜보다가 쓴 글이라서 그런지 내용이 참 ㅡ.ㅡ음악태그 넣을려고 했는데 기억도 안나고..

오늘 하루 시청하신다고 수고 많이 하셨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9/02/19 22:31
수정 아이콘
정말 재미있는 글입니다! 적절한 비유 ^^ 보면서 웃음이 나왔어요.

이영호는 개인적으로 눈여겨만 보고,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았는데
한마유지로님처럼 최근 급 관심이 가고 있거든요.
3년 언급하셨는데.. 3년이면 이 선수 충분히 뭔가 이뤄도 이룰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김택용에 대한 부분.. '등락도 제법있고' 에서 빵 터졌습니다. 크크크.
09/02/19 22:37
수정 아이콘
와! 정말 비유 최고네요.

근래 pgr에서 읽었던 글 중에 가장 위트있고 재치있는 글!

추천 꽝꽝!
09/02/19 22:39
수정 아이콘
실제 주식이라면... '종목과 연애만 하고 결혼은 하지 말라'는 말씀을 드리겠지만, 팬은 가격이 내려가면 갈수록 물타기를 할 수 밖에 없는 존재이지요. ^^

그런데 이영호 선수가 스캘퍼가 좋아할만한 종목인 것은 같군요. 뭘해도 화제의 중심에 있으니...
SoulCity~*
09/02/19 22:54
수정 아이콘
센스있는 글이네요~
음악세계
09/02/19 23:05
수정 아이콘
재밌는 글이면서

이틀동안 충격의 4연패로 가슴이 너무 아프네요...
밑힌자
09/02/19 23:11
수정 아이콘
크크 이런 글은 추게로...
WizardMo진종
09/02/19 23:12
수정 아이콘
추게로
가림토
09/02/19 23:15
수정 아이콘
진정한 팬심이 느껴지네요...추게로 슈웅슈웅~
온니원
09/02/19 23:30
수정 아이콘
정말 글 잘 쓰셨네요. 먼저 추천 한방 누르구요.
이영호 선수만큼 안전한 우량주도 없었는데, 최근 몇일간 쭉쭉 상승세 타다가 이틀 연속 하한가 맞았네요.
그래도 우량주는 금방 회복하더라구요. 금방 다시 치고 올라갈거라 믿습니다.
스타카토
09/02/20 00:11
수정 아이콘
추게로!!!!!
안소희킹왕짱
09/02/20 01:02
수정 아이콘
오늘 패배는 정말 눈물나게 아쉽지만, 그래도 영호선수가 오늘 경기로 인해 크 호감을 얻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애처로워서..
그점이나마 위안으로 삼고 살아나길 바랍니다!!
청바지
09/02/20 01:07
수정 아이콘
도와줘야 할 모회사.. 크크.
추천 한 방 날립니다^^
Nothing better than
09/02/20 01:13
수정 아이콘
이영호 선수와 김택용선수에 반반 묻어두시면 적당한 portfolio가 될듯합니다.

고수익은 없지만 안정배당형은 허영무 주.
스피넬
09/02/20 01:41
수정 아이콘
여기서 더사면 더샀지 절대 안팝니다 ( ..)//
추천누르고 가요~
honnysun
09/02/20 06:48
수정 아이콘
피지알은.. 정말... 대단해요...
한마 유지로
09/02/20 08:46
수정 아이콘
추천 감사드립니다. 돈을 이렇게 벌었어야;;
안정배당형은 허영무였군요..^^ 그럼 이성은은 테마주?^^
WizardMo진종
09/02/20 09:36
수정 아이콘
이성은 선수는 작전세력이 아닐지;;;
밑힌자
09/02/20 15:58
수정 아이콘
WizardMo진종님// 크크크 설득력 있습니다...
ICaRuStoTheSkY
09/02/20 23:36
수정 아이콘
정말 글 잘 쓰신거 같습니다~
추천 누르고 갑니다.
저도 3년후의 이영호가 궁금해지네요
ChojjAReacH
09/02/21 11:25
수정 아이콘
센스 넘치는 글이네요. 흐흐
추천 누르고 갑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7072 오늘의 프로리그 위너스리그-공군vs웅진/KTFvsMBCgame [358] SKY925169 09/02/21 5169 0
37071 지금은 폭풍이 잠들고 해가 빛날때 [15] Hellruin4764 09/02/21 4764 1
37070 역대 모든 스타리그,프로리그 통틀어 가장 기억에 남고 재미있었던 경기가 무엇이세요?^^ [122] 카스트로폴리6636 09/02/21 6636 2
37069 내일의 MBCgame HERO는 이긴다! [ 예상글 ] [17] 택용스칸4568 09/02/20 4568 0
37068 어느 한 스타팬의 시각-이영호와 KTF [23] ROKZeaLoT6349 09/02/20 6349 0
37067 바투 스타리그 16강 6회차(2) [296] SKY924630 09/02/20 4630 0
37066 바투 스타리그 16강 6회차 [337] SKY924880 09/02/20 4880 0
37065 yellow the fantasy 황색바람이 불어온다... [27] TaCuro5626 09/02/20 5626 4
37064 추천 게시판으로 가야할 글 추천해주세요 [5] Timeless4822 09/02/20 4822 4
37063 KTF와 코칭 스텝 시스템 [47] [NC]...TesTER8212 09/02/20 8212 1
37062 요새 보이는 큰 화두 4가지. [27] 날비6409 09/02/20 6409 0
37060 신상문선수.. 이겨줘서 고맙습니다. [14] Anti-MAGE4715 09/02/20 4715 1
37059 그 때의 감동을 다시한번 느낄 수 있는 온게임넷 스타리그 역대 스폰서 캐치프레이즈 [31] Alan_Baxter6842 09/02/20 6842 1
37058 마재윤 선수의 8강진출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19] 대한건아곤5998 09/02/20 5998 0
37056 이영호의 팬으로써 신상문 힘내라 [8] aura4143 09/02/19 4143 0
37055 '육룡'이라는 말의 역사 [10] slowtime12066 09/02/19 12066 0
37054 신상문은 거품이 아니다! [24] 허풍저그5863 09/02/19 5863 6
37052 블루칩 이영호. [20] 한마 유지로6484 09/02/19 6484 27
37051 선수들 얼굴을 보면서 오늘처럼 허무한 적이 없네요. [36] 서현우6958 09/02/19 6958 0
37050 배째기와 배찢기 [6] 브랜드뉴4682 09/02/19 4682 2
37047 로스트 사가 MSL 16강 3회차(6) [219] SKY924794 09/02/19 4794 0
37046 이영호 선수와 KTF에 관해서.. [50] 브랜드뉴5440 09/02/19 5440 1
37045 로스트 사가 MSL 16강 3회차(5) [432] SKY924423 09/02/19 4423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