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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07/13 19:02:37
Name Motor
Subject 박성준에게 고함 .. 더 높은곳으로 날아오르기를.
이야기 하나..


무협소설을 읽다보면 무공의 경지에 대해서 나온다.

주어진 강력한 무공을 가지고 오랜세월 노력하고, 익혀서 완벽하게 마스터한 1류들..

자신의 무공만 마스터한다면 이들에게 두려울것은 없다. 이 정도 만으로도 자신의 이름을 온 천하에 알릴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한계를 느끼고 목마름을 느끼는 자들은 있기 마련이다.

오랜시간 함께해서 내 몸과 같은 경지에 이른 무공에 한계를 느끼고 그 틀을 깨는 자들. 이들이 진정한 강자이며 시대의 본좌이다.


요즘 프로리그, 개인리그 해서 엄청난 경기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같은 맵들, 다른 선수들, 하지만 틀에 박힌 경기들..

물론 그 틀 속에서도 변화가 있고, 자유가 있다.  하지만 틀 속에서만의 변화와 자유라는것..

이렇기에 수 많은 경기들을 지켜보는 나는 승,패 에만 관심이 있을뿐 경기내용 자체에는 흥미를 점점 잃어가고 있었다.


어제 스타리그 결승전이 있었다.   떠오르는 무서운 신예 도재욱과 투신 박성준이 결승이라는 자리에서 만났다.

박성준의 팬으로서 박성준이 이기리라는 확신을 하고 지켜보았지만 한편으로는 불안한 마음은 있었다.

그만큼 도재욱의 기세또한 강대했기 때문에..

하지만 무난한 틀속의 경기에 익숙해졌었던 나는 어제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으로 진정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익숙해져 온 틀에 박혀 있는 플레이가 아니라 상대가 정신을 차릴수 없을 정도로 몰아 부치는 변화무쌍한 플레이,

틀을 깨버리고 진정한 저그의 자유로움이란 무엇인가를 보여주었고, 진정한 강자가 무엇인지, 그 경지가 무엇인지를 엿볼수 있었다.

이런것이야 말로 우승자의 그릇이구나, 이정도는 돼야 우승자라고 말할 수 있는 것 이구나..

정말로 오랜만에 경기를 보면서 희열과 기쁨, 열정을 느낄 수 있었고 스포츠란 무엇인지,  진정한 e-스포츠가 무엇인지

느끼게 해준 결승전 무대의 두 선수들에게 진정 감사한다.






이야기 둘.

결승전 경기가 끝나고 선수들의 인터뷰와 시상식이 이어졌다. 박성준선수의 그동안의 시련과 인내의 시간, 그리고 다시금 정상의

자리에서의 모습... 인터뷰는 끝나고 한손에는 트로피, 한손에는 골든 마우스를 들고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쌓여 사진을 찍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이런 포즈도 취하고 저런 포즈도 취하고,,

그 모습을 보면서 처음에는 '얼마나 좋을까?, 과연 정상에서의 기분은 어떨까?' 이런 게이머와 팬으로서의 부러움도 들었다.

하지만 선수와 팬으로서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으로서 부러움과 질투 느꼈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곳에서 정상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남자를 보면서

나는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나의 위치는 나의 길에서 지금 어디쯤인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지금 나는 보잘것 없다. 학생의 길을 가고 있으면서 내가 할일이 무엇인지는 망각한채

내가 마치 프로게이머인양 스타크래프트에 몇시간씩 몰두하고, tv앞에 살고 있다. 스타크래프트를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로..

어제의 경기를 보고 열정이 불타고 있다. 나도 정상에 서고 싶다.. 높은 곳에 올라가서 최고가 되고 싶다.

나는 프로게이머가 아니다.  한가한날은 왠종일 붙잡고 있던 컴퓨터도 이젠 놓으련다.

나의 길에서 노력과 인내, 악과 깡으로 이겨내어 정상에 오르고 싶다.

어제의 무대에서 나는 내마음속의 열정을 찿았고 이제부터 그 열정을 불태우겠다.

나에게 이러한 얻음을 준 박성준 선수에게 감사하고, 우승또한 축하한다.

건승을 바라며, 더 높은곳에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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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이야기
08/07/13 20:00
수정 아이콘
인간승리 투신
Sunday진보라
08/07/13 22:20
수정 아이콘
어제경기보니 아직 프로토스vs저그전 만큼은 기본기 (물량,확장력,게임템포 등등) 가 다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동족전은 말할것도없고 현시대 저그vs테란전이나 테란vs토스전은
아무리 컨트롤이좋고 전략이 좋은 선수일지라도 현시대가 요구하는
기본기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살아남기 힘든데

저프전은 다른양상으로 흘러갈여지가 많기때문에 (토스가 더블'만' 하더라도 저그의 빌드 따라...)
최상급의 기본기를 갖췄지만 저그전에 대한개념이 부족한 도재욱 선수를
개념충만한 박성준선수가 완벽히 요리할수있지 않았나 싶네요
토스가 뭘해도 다 대처하니 이건뭐...
08/07/14 09:06
수정 아이콘
우승은 역시 아무나 하는것이 아닌가 봅니다.
질레트배 이후 1인자의 자리에서 거의 1년간을 독보적으로 지내왔으며 P.O.S시절부터 MBC 스폰을 받아내는데 일등공신을 한 투신.
그리고 프로리그 하루 3경기 출장을 종종하며 혼자서 초창기 MBC를 이끌어오며 염보성, 김택용의 상품성에 밀리며 웨이브공시를 당하는 치욕까지....SKT의 특유의 팀분위기에 잘 적응못하는듯하며 STX를 만나니 또다시 날아오르는군요.
해적시절부터 느꼈던 거지만 아무래도 투신은 약간은 헝그리하고 스파르타적인 팀이 어울리나 봅니다.
박성준에 비해 경험이 일천한 김택용이 SKT로 이적할때에는 MBC에서 감사패까지 전달하며 특별영상까지 만들어 방송해주고 하더니...
그런것 다 참을 수 있습니다.
어차피 커리어가 말해주는 것이니까요.
1인자의 자리에서 내려오던 허망함과 치열한 싸움의 전장에서 지금도 자리를 지키며 우승까지 하는 모습.
그모습에서 조금의 긴장감도 느낄 수 없고 그 싸움을 즐기는 듯한 표정.
아무래도 투신은 타고난 승부사인가 봅니다.
드디어 그렇게 고대하던 금쥐까지 먹었고, 이제 남은건 7회 우승이후 종족변환까지 기대해보겠습니다.
투신이기에, 항상 응원하던 바를 이루어 줬던 투신이기에 그말또한 허투로 듣지 않고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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