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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06/29 00:03:15
Name ToGI
File #1 1214638392_1.jpg (98.2 KB), Download : 15
Subject 별이 떨어지는 날에.


서울에는 하늘이 연기와 구름에 가려지는 바람에 반짝이는 별들이 안보인다고는 하지만
지금 밖에 비치는 밤하늘엔 그래도 별이 많을겁니다 -
이런 별들중에서도 몇개는 예전보다 더욱 더 빛을 발하고
몇개는 오히려 그 빛을 사그라들고는 하죠.

올해 들어서 느끼는 거지만 유달리도 올해에는
왠지 모르게 무슨 이유라도 있는것인만큼 수 많은 별이 떨어집니다.
아주 큰 별에서부터 아주 작은 별에서까지 여러가지의 별이 한밤중의 소나기나
아니면 진짜로 별들이 비처럼 한번에 수를 놓으면서 쏟아지는 유성우처럼 휘뿌려지면서 떨어집니다.
떨어지지 마라, 떨어지지 마라 하면서도 그 별들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그런 현실이 어쩌면 - 싫을수도 있지요.

어쩌면 지금도 떨어지려고 준비하는 별들이
우리가 알고 있는것보다 더 많을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자는 사이에 아무도 모르게 떨어지는 빛을 제대로 발하지도 못한 작은 별들도 있을것이고
영원히 비춰줄것만 같은 별들조차도 떨어지는 것을 안타깝게 바라보고는 있지만 -

'죽음'이라는 자연의 순리를 뒤집을 수 없는 것처럼
그저 관조할 수밖에 없는 것, 아무도 개입할 수가 없는 그러한 것들.


작년 이맘때 신한은행 S1 스타리그를 우승했던 커다란 별이 빛을 잃어서 떨어지려고 할 때가 있었습니다.
그 때는 모두가 하나가 되어서 그 별이 떨어지는 것을 인위적으로나마 막을 수는 있었습니다, 하지만..지금 이 때,

그 별은 살아있지요, 살아있기는 합니다만...

그 붉은빛 별은 - 지금쯤 어디에서 그 옛날의 빛을 발하고 있을지..이제는 오히려 궁금합니다.
아니 - 예전만큼의 빛을 발하기는 힘들 지도 모릅니다, 이제 그 별이 진짜 자신의 의지로써
없어질 지도 모르는 불안감이 오히려 더 강한 판국이죠,

그것도 2008년의 오늘같이

별이 자주 떨어지는 밤에는.



2008년 1월 14일에 별 2개가 떨어졌습니다.

그 2개의 별 중 하나는 남들에게 잘 비치지도 않았던 아주 작은 별이었지만
싸이언 MSL에서 우승을 하였으며, 신한은행 스타리그 S1에서 준우승도 하였고,
2007년 초까지 자신의 최소한의 빛까지는 비춰주었던 그런 작은 별이었습니다.

비록 빛이 사그라든다고는 할지라도 떨어질 줄은 몰랐던 그런 별이
침묵속에서 하루아침만에 사라졌습니다 - 이제는 흔적조차도 없으며 심지어는
최근에 올라온 불미스러운 기사때문에 그 별은 침묵을 지키는 바람에 오히려 온라인 갬블러네
절도를 저지를 모 게이머처럼 감옥에 가야하네 등의 오명을 뒤집어 쓰고 있는 상황.

그리고 또 하나의 별은 - 프로토스 최초로 2회우승을 이루어낸 오래된 별.
지금도 살아있긴 합니다 - 별이 아닌 다른 존재로써 여전히 존재할 뿐.


솔직히 말해서 그것으로써 끝날 줄만 알았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수많은 별들이 차례차례로 떨어져만 갔습니다.
그 큰 2개의 별이 떨어진 것이 마치 전주곡이라는 말인양 그렇게 차례차례로
떨어지면 안 될 별들마저 떨어지는 밤이 왔습니다.

삼성전자 칸의 주장이었던 별도 군입대 문제로 저 서쪽 하늘 너머로 꼬리를 그리면서 떨어졌고
그 팀에 소속되어 있었던 2개의 별조차도 연봉 문제로 인하여 어느날 갑자기 그림자를 감추었습니다.

또한 게임에 흥미를 잃었던, 밤 하늘에 커다란 빛의 칼날을 그어줬던 2개의 별들조차도 사라집니다.
하나의 별은 한때 '본좌'라고 불리었을 정도로 매우 영향력이 컸고, 이 별로 인해서 우주가 멸망할것이라는 우려까지
있었던 초 거성이었습니다. 그러던 별이 손목부상과 의욕상실이라는 외적 요인과 내적 고통으로 인하여
예전에 별들이 졌던것처럼 또 다시 사라져야만 했습니다.

또 하나의 별은 그 별보다는 작았지만 나름대로 빛의 칼날을 그어줬던 그러한 별.
비록 그 별의 후계자는 누구인지 알수없지만 자신만의 빛이 있었던 그런 별이었습니다.
그런 별조차도 - 내적 고통으로 인하여 그 별과 거의 동시에 지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이 2개의 별은 별의 신분으로써가 아닌 다른 존재로써 별의 생성을 돕고는 합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큰 빛을 내지는 못하지만 별의 생성을 돕게하는 백색 왜성이 되었다고 해야하나요 -

그러나 이 별들이 아닌이상은

더이상 돌아오지 못하는 강을 건너는 별들...
하늘에서 지구로 떨어지는 별들 중에서 몇개의 별들은 운석으로써 다시 자신의 역할을 해내지만
대개는 지구로 하강하는 별들은 전부 대기권에서 소강해 버립니다 -



이러는 와중에서도..
오늘도 별이 질까봐 두렵습니다.
제 마음속에 꼭꼭 감추어 두었던 그러한 하얗게 빛나는 별.
비록 '본좌', '준본좌' 라는 칭호는 우승이라는 커리어가 부족하여 받지는 못하였고
게임 외적으로도 저막이네, 저그를 일으킨 자네, 개인전 한다고 말하더니만 오히려 팀플만 하네 이런 소리를 듣지만

그래도 한 때는 밤하늘을 수놓았던 커다란 4개의 별들 중 하나에 속했던 그 하얀색 별.
지금은 주장으로써 하늘을 비추어 주는 그러한 별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프로리그에서도 14연승을 하였고 프로토스임에도 불구하고 팀플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였고
2002년까지만 하더라도(소울류 저그(용호)가 등장하기 전) 저그전 다전제에서도 뛰어난 기량을 보였고
그런 광휘의 칼날을 낙인처럼 머리속에 각인시켜줬던 그러한 별, 유난히도 착하고 따뜻했던 별...

그 별 마저 언젠가 진다면,
그 별이 지는 날에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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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F)FantA
08/06/29 01:00
수정 아이콘
참 와닿네요...
별이지다...
08/06/29 02:20
수정 아이콘
영웅 저에게 밤하늘의 아름다움을 가르쳐준 별...
레미오로멘
08/06/29 14:24
수정 아이콘
그거 아세요? 찬바람이 조금은 매서운 시월에 밤하늘엔 정말 많은 별들이 떨어진다는 걸.. (문득 10월에만?)

고3 시절에 머리 식히는 겸(?) 야자 시간에 밖에 나가 밤하늘을 쳐다보니 한시간새에 3-4개의 별들이 떨어지더군요..

생각보다 많이 보이던 모습에 흠칫 놀라면서도 역시 별은 별이라 아름답더군요..

지는 별도 아름다울 수 있기에 두 별을 여전히 사랑 할 수 있겠지요..

그리고 한 별은 아직도 자신을 불태우는 중이라 믿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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