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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8/06/27 16:58:10 |
Name |
Akira |
Subject |
이제동이 선택한 것, 박찬수가 선택한 것 |
저그 극단의 암울기.
저그의 희망이자 빛이라고 일컬어 지는 저그의 TOP!! 이제동
이에 질세라 그뒤를 바짝 쫓으며 급성장하고 있는 2인자, 박찬수
밸런스가 무너진 맵들도 문제였지만, 테란들의 상향 평준화된 실력과 뮤탈만으로 무언가 이루어 내기 힘든 시기가 되었고,
그것은 방송 경기에서 맵에 쌓여지는 전적과 저그들의 승률, 그리고 저그들의 몰락이라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다.
이영호 vs 박찬수
이 시대 최고의 테란, 라스트 제네레이션 이영호.
1경기 트로이라는 맵에서 결전을 준비하기 위해, 맵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맞춤 전략을 들고 나왔다.
트로이의 레퀴엠 화
레퀴엠이라는 맵은 미네랄 필드를 드론 비비기로 넘으면 미네랄 멀티와 가스 멀티가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던 맵이다.
레퀴엠에서의 저그가 이기는 테저전 양상은 거의 대부분이 그랬다.
앞마당 지역에 성큰 도배, 빠른 3개스로 가디언을 빨리 띄워 수비와 견제, 그리고 마무리
이 당시의 양상은 테란이 탱크로 뚫느냐 못뚫느냐의 승부였지만,
지금의 양상은 저그가 이렇게 막으면서 4개스 확보와 디파울링 체제를 갖추는가에 있다.
그 이유는 확실히 테란의 확장력과 디파일러에 대처하는 테란의 능력 향상에 있다.
이걸로 트로이에 대한 대처법이 나온것은 아니다.
테란이 작정하고 BBS를 한다면 짧은 러쉬거리 때문에 9드론 이하의 플레이로는 입구가 막히는 것을 대처하기가 쉽지가 않기 때문이다.
1경기를 보통 테란 잡듯이 박찬수가 잡아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예상들이 이영호의 역전승을 예상했으며,
맵도 그렇고 박찬수가 2경기를 가져 갈 것이라고는 예상하기가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박찬수는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일을 해냈고, 그것은 전략도 필살기도 아닌 운영이었다.
소수의 뮤탈을 아끼고 빠르게 럴커를 추가해 럴커위에서 뮤탈플레이를 펼치며 테란의 진출을 늦추는 방식을 택했다.
분명 이영호 스타일의 늦은 진출은 진영수와 같은 날카로움을 지니고 있진 않지만, 예전 최연성이 보여줬던 묵직함을 지니고 있다.
이영호의 바이오닉이 메카닉에 비해 떨어져 보이는 이유중 가장 큰 원인은 토스의 상향 평준화에 있다.
송병구를 시작으로 테란전에 능숙해진 토스들이 너무 많아졌다.
허영무, 도재욱, 박세정, 이영호P, 한동훈, 김택용, 오영종, 김구현 등
일정수준 이상의 테란전을 구사하는 토스가 토스들이 할만한 맵들을 등에지고 많이 성장했기 때문이다.
토스들을 위한 맵들 덕분에 각팀은 토스 발굴에 힘을 썼고, 이것은 토스에 대항하려는 테란의 메카닉 상향에 영향을 미친것이다.
반면 저그의 입장은 다르다.
토스와 테란에 쫒겨 점점 설자리를 잃고 팀의 에이스라고 할 수 있는 S급 저그들만이 간간히 출전하며 명맥을 이어나갔을뿐,
팀원의 부족에 문제를 갖던 팀을 제외하고는 신예급 선수들이나 B급의 중견 저그에겐 전혀 설자리를 주지않았다.
에이스급의 선수는 이제동과 박찬수였고, 팀의 활용 카드 부재에 따른 기회를 가장 많이 얻은 이는 한빛의 김명운이다.
이렇게 테란들이 저그를 상대하는 횟수가 줄었다. 뮤탈을 쉽게 막기 시작하면서 이 현상은 급속히 가속화 되었다.
이영호의 입장에서는 나가기만 하면 상대해야하는 테란과 토스에 대한 내성이 당연히 생길수 밖에 없지만,
바쁜 일정속에 가끔 만나는 저그전에 대한 내성은 커지지 않았고,
일반적으로 만나는 저그들은 그가 평소대로 하면 이길수 있을 정도의 수준을 지닌 저그들 뿐이었다는 것이다.
이제동에게 졌을때 이영호는, 송병구에게 졌을때처럼 토스에 대한 내성을 기른것이 아니라, 전략이라는 손쉽고 빠르게 적응 할 수 있는 무기를 선택했기 때문에 저그에 대한 내성과 운영 능력의 향상보다는 기본적으로 갖춘 실력과 특출난 센스와 감각에 의지한 경향이 컸었다고 본다.
딱히 내성을 기를 필요가 없었다고 느낀것이다. 저그전에 있어 테란의 전략은 토스전과 다른 엄청난 무기가 될수 있기 때문이고, 실제로 그것이 이제동을 두번이나 잡아낸 결과로 가져 왔기 때문이다.
그치만 그 결과가 2경기의 패배를 만들어냈다.
박찬수가 선택한것은 바로 운영의 극대화 였다. 박찬수는 원래부터가 틀에 박힌 선수가 아니다.
모험적인 5드론도 종종 하는 선수였고, 공격적인 성향이 강해 올인 본능이 샘솟는 선수였다.
9드론도 상당히 자주하는 선수였고, 1경기 역시 트로이라는 맵을 레퀴엠 화시키는 전략을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이제동과 비교 했을때 박찬수가 가진 장점은 박찬수는 뭘 할지 모르는 선수였다는 것이다.
다만 그에 따른 단점은 이제동보다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것에 문제가 제기되곤 했다.
박찬수가 선택한 운영의 극대화는 물론 신예급 선수들이나 출전이 적은 중견급 저그에겐 어림도 없는 일이다.
박찬수의 테란전이 일정 수준 이상 올랐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실제로 이영호와의 일전에서 승리후 스스로 자신의 실력이 늘은것 같다고 이야기한 박찬수,
스스로 실력이 늘었다고 느낄때는 전략적 선택으로 승리 할 때 보다,
운영 능력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멀티테스킹이 늘었을때 자신에게 그 느낌을 확실히 전해준다.
공격적인 성향을 자제하고, 소수 유닛의 조합과 컨트롤로 시간을 버는것에 집중하고, 무난히 하이브까지 올라가면 지지않다는 자신감.
그리고 자신에게 가장 부족했던 안정감을 키운것. 박찬수가 선택한 것은 바로 "안정감"이다.
박찬수가 자신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하고, 중요한 싸움에서 승리 할 수 있게 만들어준 이유가 된 것이다.
이제동 vs 진영수
진영수의 평가는 이렇다. 토스전이 조금 부족할지 몰라도, 저그전에 있어서 만큼은 이영호 이상이다.
그런 진영수를 이제동은 4강에서 그것도 롱기 리템 콤보에 뒤지지않는 최악의 맵들에서 이겨냈다.
이제동의 장점은 프로게이머들 사이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멀티테스킹 능력 그걸 가능하게 하는 침착함이다.
그 침착함이 실수를 적은 게이머로 만들어주고 전투와 운영을 모두 잘하는 선수로 만들어낸 것이다.
이제동은 최근 경기에서 계속 3해처리를 고수해왔다.
작년만 해도 염보성을 때려 잡던 투해처리 뮤탈이, 올해 들어서는 민찬기 전에서 결국 막혀 패배를 가져왔다.
전체적으로 3해처리 뮤탈이 테란의 타이밍에 밀리기 시작하고, 한타 싸움과 멀티는 지키는데 있어 독이 되기 시작했다.
이제동의 판짜기 능력이 대단한 것은 맞다.
이제동과 다전제를 치루는 선수들은 대다수가 패닉상태로 마지막 경기를 내어준다.
이것도 이제동의 능력이다.
이영호와의 로키2가 그랬고, 김구현과의 로키2도 그랬다. 송병구와 카트리나에서도 그랬고, 신희승과 블루스톰에서도 그랬다.
마지막 경기가 명경기였던 다전제는 이제동과 대전한 게이머중에서 가장 침착하다는 박성균뿐이다.
다만 그 박성균도 그 유리했던 2경기를 역전당해 3경기에서 무기력함을 보였지만 말이다.
그리고 이날의 진영수도 3경기 쇼크로 완전히 무너졌다.
이날 진영수와의 일전을 위해 이제동이 선택한 것은 "변화"이다.
최근 이제동은 테란전에 어려움을 겪어 저럴을 운영해 보기도하고, 새로운 방식의 병력운영을 해보기도 했다.
주현준에 나타났던 업그레이드 저럴, 프로리그에서는 테란을 상대로 역뮤탈을 하기도 하고, 다시금 뮤탈을 써보기도 했다.
다만 그 모든것에 기반이 되었던것은 레어가 늦는 테크를 포기한 3해처리 방식이었다.
마재윤이 정립화 해놓은 3해처리, 그틀을 못 벗어 났다는 것이 일반적일 것이다.
그런 이제동이 4드론을 했다.
이것은 더 이상 틀에 묶여 있지 않겠다 하는 선언이다. 분명 일회성 빌드, 일회성 전략이 되기 쉬운게 4드론이다.
지금 시대가 4드론을 알면서도 못막는것도 아니고, 몰라야만 통한는 것이고, 그동안 늦던 테란의 정찰이 이걸 계기로 빨라질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4드론보다 더 중요한건 이제동이 제시한 저그의 새로운 방향이다.
일회성 전략이 될것이다 치부한 사람들도 있지만, 2해처리 빠른 레어는 앞으로 저그의 선택권에 다양함을 제공 할 것이다.
기존의 2해처리 레어와 다른점은 레어를 올리는 중에, 3해처리를 본진이 아닌 개스지역에 취하는 것이다.
레퀴엠 시절 너무 쉽게 가져가는 빠른 3개스 체제를 이룩하겠다는 의지다.
저럴체제에서 해처리를 다수 늘리고 힘싸움으로 하이브까지 버텨보겠다는 맥락과 비슷하다고도 볼수 있다.
다만 그것이 힘이 아닌 테크유닛의 빠른 확보로 그 타이밍을 넘기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그리고 그것은 이영호전이 아닌 타이밍이 강점인 진영수전이었기 때문에 빛을 낸것이다.
날카롭지만 묵직함이 없는 진영수 였기 때문에 빠른 테크를 확보하고, 그 날카로움에 대항하는 유닛을 선택하는 것.
이것이 이제동이 제시한 방향이다.
"선 레어 도중의 3해처리"
테크가 빠르기 때문에 상대에 맞춰가는 것이 쉽다는 것이 있고,
기존의 2해처리 레어는 거의 뮤탈 올인 빌드였기에, 허를 찌른 개스 3해처리가 안정적인 상황이 되어 버린것도 맞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건 이 빌드의 강점은 소수의 테크유닛 타이밍이 앞당겨 진것을 이용하여 개개인의 능력에 따라 힘싸움 없이도 중반을 넘기는 무기로 작용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3개스 확보하는 시점의 테란의 진출을 무난히 테크 유닛으로 넘길수 있다는 장점이있다.
더블을 선택했을시 초반 찌르기가 없는 테란을 생각해 봤을때 이 빌드는 빠른 테크유닛이 갖는 상대에 대한 압박과 수비의 효율성을 올린다.
이 빌드의 단점은 테란이 멀티를 포기하고 배럭과 병력에 올인한 불꽃이라면, 매우 위험 할 수도 있고, 막는다 하더라도 성큰의 낭비로
심각하게 가난한 체제가 될수도 있다.
그만큼 뛰어나 자원 관리와 인구수 관리가 필요한 빌드인것은 확실하다.
어차피 이 바닥은 가위바위보 싸움이니 상대의 의도를 파악하는게 첫번째이니까 잘만 쓰면 좋은 무기가 되는 빌드인 것이다.
이날의 이제동을 높이 평가하는것은 저그도 발전 할 수 있음을 보여줬고, 또한 스스로 그 방향을 제시했다.
다른 저그들이 이제동의 방법을 선택 할수 있냐 없냐의 차이는 자신들의 기량에 달려 있지만,
최고의 위치에 있는 이가 또 다른 돌파구를 만들어 줬다는데 자극을 받야할 것이다.
왜 나는 못하는가?
의문을 갖고 실력을 높이는데 할수 있다고 믿고 최선책을 찾는 것.
그것이 저그들의 과제이다.
이제동의 강점은 상대를 무너트리는데 있다. 이것은 단판제 보다는 다전제에서 큰 힘을 발휘한다.
이제동이라는 이름갖는 무게감은 다른 저그와는 다르다.
이영호와의 로키2, 박성균과의 조디악, 이 두결과만 봐도 이제동이 4개스를 먹게 놔두면 테란은 반드시 진다라는 압박감이 있다.
아니 3개스를 먹으면 반드시 4개스를 취하는 이제동을 막기 위핸 테란의 3개스 견제가 필수적이다.
그것은 진영수와 콜로세움 전에서 잘 들어났다.
3개스 멀티가 본진에 가까운 이맵에서 이제동은 3개스로 가능한 빠른 디파일러를 취하고, 한번의 실패를 겪었지만 결국 4개스를 가져갔다.
진영수는 아마 2경기를 치루면서 11시 지역 두번째 전투에서 패배 했을때부터 초조하기 시작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현실이 되었다.
한판은 내주고 시작한다는 이제동. 이제동 스코어 패승승승이 말해주는 불안감.
첫 경기를 멍하게 있다가 어느새 보니까 GG를 치고 있다던 이제동.
집중만 하면 이길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도 했지만, 이제동의 단점으로 부각되는 초반 집중력이 가장 시급한 문제가 되었다.
맵에 대한 분석으로 최적화된 전략을 찾는다는 것은 이제동, 박찬수가 모두 선택한 최고의 방법이다.
각종리그와 팀의 경기에도 집중해야하는 오늘날의 게이머들이 찾을수 있는 방법은 어찌보면 전략이다.
다만 그걸 받춰 줄 수 있는 운영 능력이 필수가 되었다.
최고의 선수가 되려면 패러다임을 바꿔야한다는 어찌보면 매우 어려운일의 시작을 이제동이 시작했다.
이 빌드가 발전되어 강력한 무기가 될지, 아니면 빌드의 다양함으로 승부를 해야하는 저그가 될지는 아직 모르겠다.
이제동이 최고로 찬사를 받는 이유는 이러한 면이 한몫하지 않았을까?
이제동과 박찬수는 자신이 부족한 면은 채워 나가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제동은 유연함과 변화를, 박찬수는 안정감과 침착함을
저그빠는 이 둘 덕분에 행복하다.
이런 저그 유저들 덕분에 저그 암울론이 아무리 판을쳐도 항상 희망이 떠있는 것 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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