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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8/05/16 06:26:19 |
Name |
아뵤 |
Subject |
이영호 계륵을 버리다 |
계륵, 가지기에도, 버리기에도 무언가 아쉬운 이것은 스타크래프트속에서도 늘 존재했다
미네랄이 2,3덩이뿐인 멀티라고하기엔 부족한 그런, 눈에 보이는 것들이 아니라
순간 순간 판단과 결정의 계륵을 이영호는 상대에게 던져주고, 자신은 계륵에 고민하는 상대에게서 이득을 취해간다
계륵을 마주했을때의 판단이 곧 다음전투에서의 승리와, 전투없이도 얻어내는 시간의 이득을 의미한다
이것은 마재윤의 전성기 시절에도 보여졌는데 그 방법은 조금다르지만 마재윤역시 자신의 수읽기와 판단을 믿고
상대에게 계륵을 던져주고는 그것에 고민하는 상대에게서 이득을 취해가졌다
이영호는 거의 항상 상대에게 먼저 중요한 선택과 결정을 강요한다
자신은 고민하지않는다, 이영호가 먼저 결단할때는 올인이 대부분이다, 그마저도 승률이 높다
누구보다 정확하고 알맞은 수의 병력이 요소에 거의 항상 자리잡고있는것은 마재윤의 마에스트로시절처럼
이영호가 그렇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보여진 윤용태와의 2연전에서도 윤용태는 이영호가 던저놓은 계륵에 고민하느라, 정확한 판단을 하지못하거나 해야할때 내리지못했다
폭풍의 언덕에서 이영호는 윤용태에게 빈집을 내어주는듯한 과감한 대규모의 병력이동으로 6시의 멀티의 앞마당까지 쉽게 전진하고는
그 짧은 순간 던져놓은 계륵에 고민하는 윤용태에게서 단지 몇초만에 앞마당을 파괴하고
그 몇초간 새로 나온 병력과 회군하는 병력으로 오히려 윤용태가 쌈싸먹힐것같은 위험을 느끼게 만들었다
그 짧은 순간의 고민이 윤용태는 되돌릴수없는 순간이였고, 이영호가 놓은 계륵이였다
최소한의 수비병력도 두지않은채 과감히 센터를 가로질러 상대의 제3,제4멀티앞까지 가는 동안
윤용태는 센터에서 덥치지도 빈집을 털지도 못했다 어느것도 가질수있을것만 같았고, 어느것도 해선안될것만 같았을테니까
쉽게 판단하기 어려웠을테고 그 고민을 하는사이에 승부는 한번에 결정지어졌다
에이스 결정전에서의 이영호는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계륵을 던져주었다 정찰을 하지 않은것이 그 증거다
윤용태는 순간 순간 이영호보다 더 많이 고민했고, 이영호는 단 한순간도 고민하지않았다
그 결과 이영호의 삼룡이 멀티지역앞에서 벌어진 첫진출병력과의 싸움에서 윤용태는 누적된 고민으로 허무할만큼 어이없는 전투를 펼쳤고
그 한번의 전투로 게임은 끝났다
최근 많은 기대를 불러모았던 허영무와의 대결에서 이영호는 마재윤의 방식으로 계륵을 사용했다
리콜을 당한후에도 이영호는 다시 리콜을 당하지 않는 상황을 만들기보다는 그저 상대의 리콜병력에도 최소한의 피해를 받는것에 주력했다
리콜을 당한후에도 무성의해 보이는 터렛 한두개와 마인한두개가 고작이고 적당한수의 탱크도 지나친 마인도 없었다
리콜이 오면 그때팩토리에서 충원된 탱크로 드라군을 몰아내고 센터는 들어버릴뿐이였다
자신의 유리한점인 뭉쳐진 한방병력의 양과 센터장악, 업그레이드의 이점을 어느것도 절대로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이자
허영무에게는 참으로 계륵같은 플레이였다 결국 허영무에게는 계륵같은 리콜말고는 아무것도 남지않게 되었다
리콜하지못하게 터렛과 벌쳐의 마인을 이영호의 멀티와 본진에 사용해야 허영무에게 조금이라도 멀티를 돌릴시간과 뒤쳐진 업그레이드를
따라잡을 시간이 생기는데 이영호는 그저 영리했다 센터싸움을 하기엔 이미 늦어버렸고 아비터의 리콜로는 피해를 줄수있을것같지만
이미 막힌경험도 있고 결국은 잡힐 병력도 아까워 쉽게 하지못하는 상황
그 고민을 하는사이 이영호는 단 몇기의 탱크로 멀티지역의 넥서스를 파괴한다
리콜을 막으러 오지않고 센터를 쥐고있었기에 가능한 플레이였다
허영무는 이영호의 눈에 보이는 계륵에 최대한 빠른 판단을 보였지만, 이미 게임은 조금씩 기울어버린 후였다
이 또한 이영호의 무서움인데 계륵을 마주한상대는 계륵자체에대한 판단에 눈이멀어 다른판단자체를 내리지 못하는경우가 대부분이다
리콜을 동시에 하거나, 아비터 2기를 사용한 대규모의 리콜등 이영호가 내놓은 계륵을 벗어난 스스로가 만드는 결정을 제대로 하지못하고
서두르게되어 이영호가 내놓은 눈앞의 공략가능한 멀티에 다시 리콜을 할것인지 아닌지만을 고민하게 만드는것이다
이런식의 플레이가 한두번만 누적되어도 상대는 이미 판단력이 옳바르지 못하게되거나, 업그레이드와 멀티중에서 한가지가 뒤쳐지게되어
허무하게 무너지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렇게 얼마의 피해는 보지만 소수의 병력으로 상대방의 병력을 중규모로 깍아먹고 다른곳에 시선을 돌리지못하게하면서 수비까지도 가능한 상황은,
마재윤만이 자주 보여주었던 방식인데 마재윤의 슈퍼파이트때부터 본격적으로 보여진 그림같은 디파일러와 소수의 저글링, 러커는
테란에게 계륵같은 멀티를 계속 던져주고 테란이 그곳을 포기하지도 대규모의 한방을 만들지도 못하게 하는사이 늘어난 저그의 멀티와
테란자신은 추가멀티를 제대로 하거나 지키지못하고 병력은 줄어버려 뒷심에서 부족하게 만들어 지지를 받아내곤했다
이것의 약점을 이성은이 제대로 간파하고 중앙을 장악한채로 어떤 계륵도 탐하지않고 참고있다가 테란의 장점인 한방을 강화하면서
압도적인 병력으로 추가멀티를 커트해내는 플레이를 보여주었는데, 이것은 마재윤의 한계라기보단 저그의 한계라고 봐야할듯하다
이영호는 계륵을 탐하지 않는다, 그래서 고민의 시간이 없다
계륵을 탐하지않기에 그럴수있다, 상대에게 계륵을 던져주고, 그 사이 닭다리를 차지하는 이영호의 플레이는 분명 전성기의 최연성과 마재윤을 닮았다
최연성의 몰래멀티는 수없이 회자되었지만, 그냥 몰래멀티가 아니라 계륵에 눈이먼 상대옆에서 닭다리를 뜯는것과 같았다
고민거리를 던져주고, 게임을 진행하는 테란은 임요환 최연성이후로 이영호가 처음인것 같다
임요환은 게임을 주도하는 빌드를, 최연성은 게임을 관통하는 심리를 손에 쥐어 상대를 농락했듯이 이영호는 순간의 판단력을 쥐고 흔든다
이것이 테란의 라스트제너레이션의 압도적인 힘의 근원이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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