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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6/11/19 09:21:52 |
Name |
설탕가루인형 |
Subject |
[설탕의 다른듯 닮은]New Turbo Engine , 전상욱과 웨인 루니 |
☆★ 여는 글 (편의상 존칭은 생략합니다)
키보드를 다시 두드리는데 의외로 시간이 오래 걸렸다.
남들 한번에 붙는다는 면허시험을 면허시험장 경찰관들 모두가 내 얼굴을 알 만큼
시간이 걸려서야 붙는 일도 있었고, 여자친구가 시험을 치르기도 했으며,
가문의 영광으로 시안님의 추천으로 릴레이 추천에 뽑히기도(!) 했고,
개인적으로도 바쁜 일에 치여 살았기 때문(이전글이 에게로 가지 못해 창작의욕이 꺾인
것은 절대!! 절대!! 절대!! 아니다) 일 것 이다. 하지만, 틈틈히 비교대상이 될만한
선수들을 생각해 놓았고, 여러가지 걱정거리들이 정리된 지금에서야 느긋하게
머리속의 구상들을 옮길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중에서 하루 간격을 두고 벌어진
EPL 맨유 VS 볼튼과 신한 시즌2 8강 D조 전상욱 VS 변형태 전을 보면서 머리속을
스친 한 단어에 대해 글을 써보고자 한다. 그 단어는, Engine.
1. 시작.
☆ 전상욱
아는 사람들은 다 알지만, 전상욱은 스타크래프로 게이머를 시작한 것이 아니었다.
'킹덤 언더 파이어(이하 커프)' 라는 워크래프트2.5라는 칭찬 아닌 칭찬을 받았던
게임으로 게이머 생활을 시작했다. 내 기억이 맞다면, 옹겜에서는 아마도 5차리그
까지 열렸는데 커프에 별 관심이 없던 터라 자세히 보지 않아 잘은 모르지만,
1~3차 리그까지만해도 전상욱은 전혀 기억이 나질 않는다. 하지만 그는 4차리그부터
돌풍을 일으키면서 승승장구, 4강에서 1차리그 우승자인 강경원(아닐수도 있다)
을 꺾는 파란을 일으키고, 결승에서도 3:2 역전승을 거두며 최연소 게임리그
우승자라는 타이틀을 손에 넣게 된다. 이어 열린 5차리그와 엠겜 리그에서도
우승을 거머쥐며 화려한 스타 탄생!!!을 예고 했으나, 커프리그가 더 이상 개최되지
않기로 함에 따라, 그는 커프 1인자이면서 더이상 커프를 할 수없는 입장에 처하게
된다. 게임에 대한 열정을 포기하지 않은 그는, 결국 명문 G.O 팀의 연습생으로
스타크래프트 계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워낙 성실하고 센스가 있는 선수라 전상욱은
금방 성장하기 시작했고 스카이 프로리그의 '어나더 데이' 전담으로 출전, G.O팀의
무시 못할 테란 카드로 성장하고, '최연성을 이겨라 배 팀리그' 였던 시절에
투산배 결승에서 승자팀 지목으로 나온 '무적초인 최연성' 을 꺾으며 파란을
일으킨다. (다음 경기에서 레인보우의 아스트랄 판타스틱한 리버에 의해 패했지만)
★웨인 루니(이하 루니)
루니는, 축구로 유명한 리버풀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복싱선수출신이고
리버풀을 연고로 하는 두 팀(리버풀, 에버튼) 중 파란 유니폼의 에버튼을 열렬히
응원하는 집안이었다. 이미 9살 때 에버튼의 스카우터의 눈에 띄었는데 그 당시
유소년 리그에서 99골을 기록했을정도로 이미 인근에서는 유명했다고 한다.
(유소년 시절에 골리를 하다가 키가 작아서 포기했다고 하는 말도 있는데,
어떤 말이 맞는지는 모르겠다) 에버튼 입단 후에도 끊임없는 성장을 하던
그는 결국 사고를 치고야 만다. 2002년, 아스날은 당시 EPL 최고의 팀이었다.
킹 앙리와 융베리(윤대리) 카누, 솔캠벨, 비에라등이 포진한 당시의 아스날은 리그의
중반에 이르도록 무패행진을 벌이고 있었으며 경기 내용 또한 빠르고 격렬하며
많은 득점을 올려 무서울 것이 없던 때였다. 에버튼과의 경기에서, 윤대리의 골로
앞서나간 아스날이었지만, 라진스키에게 동점골을 허용하고, 경기 종료를 앞둔
결승골에 30경기 무패행진을 마감해야 했고, 잠시나마 비틀거리게 된다.
그 결승골의 주인공은 바로 당시 18세의 웨인 루니였다. 루니는, 이 극적인 골
로 에버튼 역대 최연소 득점과 잉글랜드 국대 최연소 데뷔 기록에 이어 EPL 최연소
골 기록까지 갈아치우게 된다. (이 기록은 지금 깨어져 있다) 깐깐하기로 소문난
아스날의 웽거감독조차도 “같은 나이 때 마이클 오웬보다 더 뛰어나고 1996년
잉글랜드에 첫발을 내 디딘 이후 내가 본 가장 뛰어난 재능을 가진 잉글랜드 유망주”
라고 칭찬을 할 수 밖에 없는 능력을 보여준다. 그리고, 2년 후 열린 유로2004에서
그는 도저히 85년생이라고 믿기 힘든 플레이를 보여주며 잉글랜드 팬들에게 희망의
빛으로 떠오르게 된다.
2. 이적, New Turbo Engine
☆ 전상욱
우여곡절 끝에 스폰없이 팀리그 우승을 이룬 4U팀은 SK와의 협상에 성공, 2004년
SKT T1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국내 최고의 이통사의 지원을 등에 업고 안정적인
생활을 하며 게임에만 몰두..........하게 된 것 치고는 성적이 신통치만은 않았던
티원은 결국 05년 스토브 리그에 '메머드급 이적'을 성사시킨다.
당골왕우승으로 '운신'이라 추앙받던 박태민과 조용히, 소리없이 강자의 반열에
올라선 전상욱을 기어이 G.O팀에서 모셔오는데 성공한 것이다.
04년 말부터 조금씩 무적초인 모드를 상실한 최연성과 프로리그에선 늘 보통테란
만큼의 성적을 거둔 임요환, 기복이 심한 박용욱, 김성제의 투 플토에 늘 약점으로
지적받던 저그라인을 가지고 있던 티원에게는 '적어도 프로리그에서만큼은 꾸준한
1승카드'가 필요했고, 결과적으로 이 이적은 팀과 선수 모두에게 윈-윈이 되었다.
(박태민 선수는 조금 포스를 잃긴 했다) 그리고 이어진 결과는, 다들 아시리라 생각한다
전무후무한 오버 트리플 크라운. 그 중심에는 전상욱이 있었다. 적절한 타이밍에
나와 1승을 거둬주고 특히나 포스트시즌에는 무패를 기록하면서 팀에 영양가 있는
승수를 챙겨주었던 전상욱. 어느 덧 그에게는 engine이란 별명이 붙었다.
짐시 시동이 꺼진 티원에게 그가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를 알 수 있는 별명이라고
할 수 있겠다.
★ 루니
에버튼은 어려웠다. 라이벌인 리버풀이 파울러 - 맥마한 - 오언 - 제라드 등 잉글랜드
국대출신의 슈퍼스타들을 끊이지 않고 배출하며 비록 예전만 못하지만 상위권에
있는 반면, 에버튼은 중하위권을 맴돌았고 재정마저 악화되었다. 에버튼은 결국
최후의 방법마저 쓰지 않으면 안 될 위기까지 몰렸다. 2004년 9월, 에버튼은
팀의 에이스로 성장한 루니를 잉글랜드 역사상 3번째로 많은 돈을 받고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 넘기게 된다. 보통 선수들이 이적 시 "열심히 해서 새 팀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류의 판에 박힌 말을 하는데 비해 루니는 당돌하게도 "맨유가
날 5000만(실제론 2700만 정도)파운드에 산 것을 파격세일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루니는 퍼거슨 경의 최고작품이었던 퍼거슨의 아이들(네빌형제-스콜스-베컴-긱스)의
다음 세대 리빌딩에 있어 호날두와 더불어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결국, 맨유는 리빌딩의 과도기였던 05~06 시즌을 거쳐 4톱의 무한스위칭과
숏패싱을 위주로 하는 젊고 빠른(뭐, 언제나 그래왔지만...) 팀으로 한번 더 거듭나게
된다. 한편, 국대에서는 장기 부상으로 페이스를 잃은 오언을 대신해 톱의 한 자리를
꿰차며 많은 잉글랜드인의 관심을 받고 있다.
4. 플레이 스타일
☆ 전상욱
엔투스 팀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한 선수들은 하나같이 묵직하다. 팀의 시작이
BJ. Ent였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무협지로 친다면, 묵직한 거도로 성공한 정파의
기둥같은 느낌이랄까. (물론 얇고 가는 쾌도로 변화무쌍한 초식을 사용하는
김동준과 김환중이라는 예외도 있다)
전상욱의 명언인 "멀면 더블커맨드, 가까우면 벙커링........" 은 단조로운 그의 플레이
성향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한 예이다. 앞서, CJ팀의 성향을 이야기 했는데, 반면에
'가변테란' 임요환을 축으로 만들어진 티원팀의 플레이 성향은 굉장히 유동적이다.
3년동안 한 빌드만 준비했더라도, 당장 이번 게임에 더 좋은 찬스가 생긴다면
다른 빌드를 쓰는게 티원의 성향이다. 이런 티원이기에 어쩌면 누가 뭐래도 나는
나요~ 를 외치는 당시 G.O팀의 플레이어들을 영입한 것은 아닐까. 전상욱은
늘 느긋하다. 내가 준비한 빌드를 쓰는데 망설임이 없고 자신의 실력에 자신이 있으니
도박적인 전략에도 의연하다. 약점으로 평가되던 저그전도 나날히 발전하고 있고
(여전히 마이크로 컨트롤은 조금 아쉽다) 메카닉이야, 워낙 뛰어난 선수이니
말할 필요도 없는게 아닐까. 전상욱의 플레이를 관찰하면서 나는 게임판을 깊숙이
꿰뚫고 있는 그의 해박함에 놀라곤 한다. 축구대표팀의 곰가방 감독이 항상 강조하는
'축구 지능'을 빌린다면 '스타 지능'이 아주 높은 선수라는 인상을 받는다.
이는 이윤열이나 김동수, 조형근, 팀플에서의 강도경. 이창훈 선수등에게서 받는
느낌과 비슷한데 어떤 세세한 국면에 집착하기보단 판을 멀리 보고 넓게 행동하는
느낌이랄까? 당장 보면 이것이 급해 보이는데, 저걸 하고 있고, 집중해야 하는 곳처럼
보이는 곳에 집중을 안하는 것 처럼 보이는 모습뒤에는 5분후, 10분후 상황까지
생각하는 '큰 그림' 이 그의 머리속에 그려져 있는 것 같다. 이것은 연습만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타크래프트란 게임에 대한 깊은 이해와 경우의 수가
무한대인 경기판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만 가능한 '일종의 지식' 이다.
★ 루니
루니의 포지션이 쳐진 공격수인지, 돌파형 스트라이커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건 루니의 플레이 그 자체다. 루니는 맨유와 잉글모두 정해진 포지션 없이
경기를 치룬다. 최고수준의 주력은 아니지만 최고에 근접한 빠른 발과 무한체력,
178이라는 크지 않은 체구임에도 복싱선수인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완벽한
몸의 균형. 수준급의 패싱 능력과 수준 이상의 골 결정력, 85년생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노련한' 플레이. 힘이 넘치는 슈팅 파워와 골키퍼를 속이는
슈팅 테크닉, 왕성한 수비가담력과 꺼지지 않는 근성. 플레이만 놓고 본다면
완벽한 선수라고 생각한다. 내가 루니의 골에 가장 전율을 느낄 때는 바로 루프슛을
성공시킬 때인데, 골키퍼와 1대1의 상황에서 골키퍼의 키를 살짝 넘겨 툭하고
떨어지며 골대 안으로 빨려들어갈 때는 정말 85년생이 맞나 싶을 정도다.
언뜻 보면 무식한 황소같이 보이지만 루니의 플레이 하나하나를 뜯어보면 굉장히
볼컨트롤이 깨끗하다는 느낌이 든다. 깨끗하다 못해 머리속이 하얗게 되는 듯한
C.호날두의 '애인 다루는 듯한' 볼터치나 공을 두고 전방위 회전이 가능한 메시의
'유연한 방향전환' 능력은 없지만 축구에 딱 필요한 만큼만 깔끔한 터치를
구사한다. 판니에게 쏠려있던 수비수들의 시선이 자신에게 집중되면서 작년과같은
돌파를 위주로 하던 초반에는 부상과 여러 악재가 겹쳐 약간의 적응기가 있었지만
판니와 사아의 차이점과 자신에 대한 집중견제를 깨닫고부터는 패싱으로
빠른 맨유의 공격을 주도하는것이 성공적으로 보인다. 또 한가지 플레이상의
장점이라면 빈 공간을 창출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점인데, 언론에서 굳이 떠들지
않아도 박지성과 호흡이 잘 맞는다는 인상은 아무래도 이 능력 때문이 아닌가 싶다.
택배컴이 판니가 가장 좋아하는 위치로 크로스를 올리듯, 박지성도 작년에 루니와
월패스를 주고 받으며 빈공간으로 사선 스루패스를 자주 넣어주는 모숩은 '공간창출'
능력을 가진 선수들끼리의 멋진 하모니라고 생각한다. (박지성 역시 공간창출에
있어서는 월드클래스라고 감히 생각하는 바이다) 참고로, 루니는 매 경기
평균 4000m를 걷고, 4800m를 느리게 달리고, 1500m를 전력 질주하며.
평균 헤딩 2번, 가슴 트래핑 13번, 볼 터치 90번을 한다.
5. 아킬래스 건
☆ 전상욱
06년에 '마본좌' 와 '대인배'를 제외하고는 가장 강력한 포스를 뿜었던 전상욱임에도
이상하게 타이틀이 '업다' 뒤를 돌이켜 봐도, 테테전 극강의 시절에도, 토스의
천적 시절에도, 티원의 실질적 에이스가 된 후에도...........'업다'?
한동안 8강 테란이라는 비야냥까지 들었던 전상욱이니 참 미스테리 하다.
분명 많은 사람들이 게임계 최초로 더블을 이룰 선수라고 생각하는데 비해,
그리고 실제로 보여주고 있는 경기력에 비해,
프로리그에서의 포스와 트로피에 비해,
개인리그 성적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이번 WCG에서 처음으로 3위에 입상했고
스타리그에서 8강 징크스를 깨고 4강에 안착한 것이 전부다.
본인은 의식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글쎄? 원인은 무엇일까?
1. 큰 경기에 약하다. 이건 말도 안된다. 큰 경기인 프로리그 포스트시즌에서 전상욱의
전적은 다들 알지 않은가?
2. 연습을 안한다. 늘 '연습 많이 하면 자신있고 안하면 자신 업어' 라고 말하는 그가
연습을 안 할리도 없고.
3. 재수가 없다? 역시 이것 뿐일까?
일단, 8강 징크스를 깨버린 상욱곰이기에, 엔투스의 출신인 만큼 차근차근 4강, 준우승
을 넘어 최초로 '더블'을 기록해 주길 바란다.
★ 루니
신은 공평했다. 천재적인 재능을 루니에게 주셨지만 *랄 같은 성격또한 같이
주셨으니........... 루니의 경기매너는, 실제로 그렇게 나쁘지많은 않다.
그가 변할 때는 '자신에게 파울이라 생각되는 행위가 가해졌음에도 심판진이 이를
파울이라 인정하지 않는 순간' 부터 이다. 천진난만한 표정의 '국민 동생' 룬희가
심판에게 조롱의 박수를 치고, 골키퍼를 밀어 넘어뜨리며, 거친 테클을 가하는
'악동 루니' 가 되는 순간이다. 또 폭력, 성매매, 도박 등등의 사건을 잊을만하면
하나씩 터뜨려주는 것도 장기적으로는 좋지 않아 보인다. 실력은 출중하나
되먹지 못한 성격으로 펴보지도 못하고 진 별들이 얼마나 많은가? 루니는
이들을 꼭 기억하고 선배(?)들의 전철을 밟지 않아야 한다.
경기내적인 측면에서는 지나치게 혹사당한다는 느낌이 든다. 그의 전 모델인
'원더보이' 마이클 오언은 어릴때 부터 타고난 재능을 너무 많이 쓴 탓에
많지 않은 지금 나이에 햄스트링을 비롯한 각종 잔부상에 시달리고 있고,
지금의 루니보다 더 위대한 플레이를 20대 초반에 보여주었던 '축구황제' 호나우두도
지나치게 빡빡한 일정으로 각종 부상에 시름하고 있다. 게다가 루니는 사뿐사뿐
백조같은 앙리의 주법이 아니라 '죽어라' 뛰는 호나우두형 주법이라 걱정된다.
지금은 젊고 단단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빡빡한 일정을 자랑하는 EPL과 현재
세계에서 가장 무대뽀로 뛰어다니는 축구선수중 한명인 루니가 어린나이에
재능을 잃지 않으려면 본인의 몸과 마음을 잘 조절해야 할 것이다.
5. 미래.
☆ 전상욱
비록 결승행은 또다시 실패했지만, 8강 징크스를 깬 스타리그와 입상권에 성공한
WCG는 전상욱의 미래가 밝다는 것을 입증해주는 자료이기도 하다.
소속팀은 티원은 그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바닥에서 허우적대고 있긴 하지만
팀플 조합만 완성된다면, 다음 시즌에는 강력함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전상욱은 갑자기 실력이 일취월장하지는 않는 선수이지만, 차근차근 계단을
밟듯 성장하는 선수 같다. 약점으로 지적되던 저그전을 극복해냈고, 8강테란이라는
불명예스런 별명을 종식시켰으며 (인터뷰 능력도 향상되었고!) 순간 집중력 부족도
이제는 옛말이 되어버린것 같다. 이제 상욱곰을 유심히 관찰해보자.
이미 S(소스)급 테란으로서의 능력은 충분하지 않은가? 앞으로 얼마나 더
발전할지, 우리는 곰울타리 밖에서 지켜보는 일만 남았다.
★ 루니
루니가 무서운 건, 앞으로의 가능성이 더욱 크다는 점이다. 맨유는 루니와
초거액 초장기 계약을 추진중에 있고(거의 성립단계에 왔다)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그는 파트너만 바뀔 뿐 톱의 굳건한 한 축이다. 앞서 말한대로, 성격으로 인한
혹은, 과중한 경기나 저돌적인 플레이로 인한 부상만 입지 않는다면,
레전드로 기억될 충분한 자질을 갖추고 있는 선수다. 게다가 다행스럽게도,
박지성의 진출로 우리는 맨유의 경기를 매주 실시간으로 볼 수 있지 않은가.
그가 얼마나 발전하는지, 얼마나 성격이 고쳐졌는지, 졸립더라도 나는 매주
지켜볼 생각이다. 나름대로-_- 귀여운 그의 천진난만한 웃음을 기다리며.
☆★ 마치며
중고등학교 때, 자동차의 엔진에 대해 배운적이 있었다.
달달달 외워서 지겹기까지 한 그 순서는 흡입 - 압축 - 폭발 - 배기 였다.
다른 사람들의 플레이를 보며 장점을 익히는 흡입.
타인의 장점을 자신에게 녹여 장점을 늘리는 압축.
그렇게 익힌 다수의 장점을 통한 발전을 하는 폭발.
폭발로 인한 파괴력으로 무언가를 이룩하는 배기.
엔진의 이 행정 시스템을 충실히 따라하고 있는 티원과 맨유의 두 터보 엔진이
얼마나 더 강력한 파괴력을 낼 수 있을지, 나는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이 행정은 1회가 아니라 끊임없이 반복되며 이어지기 때문에.
거침없이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두 팀과 두 선수를 머리속에 그려보면서,
글을 마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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