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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0/28 05:18
충분히 해봄직한 고민입니다. 글이라는 도구는 소통에 그리 적절하진 않은 매체이지요. 한국처럼 논쟁보다 화쟁을 강조해온 문화권에서는 더욱 그러합니다. 일급의 지식인들도 글로 논쟁하다 결국 싸우게되는 경우가 99% 입니다. 몇년 전 진중권-강준만 논쟁도 그러했습니다. 실제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다면 다를 수도 있었을 텐데, 라고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 그 두 사람 공히, 실제로 마주앉아 이야기할 때와 글을 볼 때의 느낌이 상당히 다르거든요.^^;
PGR보다 훨씬 수위가 높은 논쟁이(논의의 수준 뿐 아니라 욕의 강도까지) 벌어지곤 했던 사이트에서 몇년간 글을 쓰며 느낀 것이 있습니다. 글의 절대적 쾌락은 마스터베이션이고, 상대적 쾌락은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점입니다. 상대적이라는 것의 의미는 텍스트가 아무리 설득력을 가지고 있어도 결국 컨텍스트(여기엔 읽은 사람의 의지도 포함됩니다)도 크게 영향을 준다는 것이죠. 우리는 언제나 100%를 썼다고 하지만 언제나 그것은 100% 상대방에게 전달되지 않습니다. 그것이 오해이건 뭐건간에... 그러나 저는오히려 그것이야말로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여백이라고 생각해요. 모두가 100%의 글을 쓰고 모두가 100% 공감하는 사회는 공포스럽지 않습니까. 글 잘읽고 있습니다. 건필하시길. 사족입니다만, 글 쓰실 때 이것저것 너무 고려하면서 쓰진 마세요. 글읽기가 피곤해질 수 있답니다. 쉽게 지칩니다. 너무 쉽게 글을 뱉어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님의 경우는 너무 어렵게 쓰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어깨에 힘을 좀 뺀다면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주제넘은 충고였습니다.
06/10/28 05:22
조언 감사합니다. 사고로나 삶으로나 무게감이 약할 때 이런 저런 쪽을 많이 신경쓰면 그렇게 되는 것 같은데, 제가 지금 딱 그런 것 같군요. ^^;;; 더불어 님의 글도 잘 읽고 있습니다. 후후.
06/10/28 06:15
제가 수준높은 글을 읽기에 조금 부족할지는 모르겠지만 글을 세번정도 다시 읽었는데 궁극적으로 말씀하시고자 하는 바를 잘 모르겠네요. PGR뿐만 아니라 인터넷 공간안에서의 글쓰기 문화(대화)가 파행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에 대해 글로써, 그리고 글로서 '관계'를 맺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하셨는데 이부분에 대해서 조금더 설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인터넷에서의 글쓰기는 단지 글쓰는 사람은 타인을 변화시키고자, 글 읽는 사람은 비판적 사고를 가지고 다른 사람의 글을 읽는 과정에서 자신을 변화시키고자 이루어진다고 보기에는 그 글이라는 것이 너무나도 다양한 범주에서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다양한 형태로 쓰여지고 읽혀집니다.
그 '관계'가 단지 글쓴이와 독자의 교감이라는 추상적인 메세지라면 글 내용을 좀더 자세히 적어주셨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말씀하시고자 하는 바가 제가 이해한 것이 맞다면 일부분 공감은 합니다. :)
06/10/28 16:30
"자신의 생각을 타인에게 알리고 그 생각을 타인에게 적용시키려 하는것이 글쓰기"라고 하셨는데. 저의 경우는 좀 다릅니다.
저는 저의 부족함을 질타하기 위해서 글을 많이 쓰곤 합니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답변에 대한 생각, 타인과의 다른 의견, 많은 비판. 그런것들을 통해 성숙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자신만의 가득찬 생각은 한우물에 갇혀 있기 쉽듯, 다른 시선을 봄으로서 새로운 시야를 흭득하고 그럼으로서 더욱 넓어지는, 고로 글이란 남에게 설득으로 쓸수 있으나 다르게 보면 자신이 성숙해지기 위해서 쓴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모 글쓴이님의 주요 내용은 이런 말은 아니었지만 ^^ 좋은글 읽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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