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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6/08/27 03:03:53 |
Name |
백승 |
Subject |
스무살.. 변화. |
안녕하세요 백승입니다.
굉장히 오랜만에 Pgr의 무거운 Write 버튼을 꾸욱 눌렀습니다.
사실 Write 버튼은 이전부터 3~4번은 눌렀는데 항상 "에이 쓰지 말자. 필력도 없는데.." 이러면서 뒤로가기를 눌러주고 소위 말하는 '눈팅'을 쭈욱 해왔죠.
그러다가 오늘은 술기운에 Write 버튼을 우습게 알게됐는지(?) 이렇게 다시금 Write 버튼을 눌러봅니다.
그럼 술기운에 힘입어(?) 한 번 써내려가보도록 하겠습니다.
(편의상 경여는 생략합니다.)
Subject : 스무살.. 변화.
내 인생에 첫 방학이 왔다.
방학숙제가 없는 첫 방학이 나에게 오고야 말았다.
1학기 동안 정말 무얼 하면서 지냈는지 정말 모르겠다.
대학와서 1학기동안 내가 철저하게 머리속에 심어놓은 말. "사람을 사귀기는 쉽지만 친구를 사귀기는 어렵다."
물론 개인차는 있겠지만 대학와서 중,고등학교 때만한 친구녀석들 찾기는 정말 나에겐 힘들었다. 실제로 아직도 나는 정말 듬직하고 내 모든걸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를 대학와서 단 한명도 사귀지 못했다.
근데 이런 불쌍한 소외된 아웃사이더가 나만은 아닌 듯 싶더라.
장성중학교 3학년 6반. 갈굼으로 대화가 시작해서 갈굼으로 대화를 끝내는 유치하기 짝이 없었던 녀석들.
고등학교때 정말 만나기 힘들었던 이 녀석들이 대학교 진학 후 방학때 정말 자주 만났다.
6월 중순 밤 10시..
중학교 친구 두놈이 길을 가다가 우연히 길거리에서 만났다고 한다.
그러고선 이 두놈이 갑자기 모두에게 연락을 했다.
"야 어디야 ? 나와 중학교 인간들 오랜만에 얼굴 좀 보자."
"오랜만에 좀 갈궈보자." 겠지 이 죽일놈들아.
이 쌩뚱맞은 전화에 나는 잽싸게 반바지와 반팔 티를 찾아 입고 집을 나섰다.
모인 인원이 대략 10명 ? 급조해서 모은 것 치고는 굉장히 많이 모였다.
그렇게 기다리면서 결국 새벽 2시에 피씨방을 갔다.
피씨방을 가서 한것은 ? 나이 20이나 되서 'xxx 벗기기'에 그야말로 목숨을 걸고 했다.
(결국 이날 20판 정도 해서 깼습니다.)
그렇게 알몸감상을 뿌듯하게(?) 하고 새벽 5시가 되어서 " 방학인데 자주 보자!"라는 말과 함께 헤어졌다.
그렇게 헤어지고 또 모였을때가 프랑스 vs 이탈리아 결승전 때였을 것이다.
이 인간들의 사전에 '유비무환'이란 단어는 없나보다.
이번에도 저녁 10시 급조다.
10시 급조 연락 돌리고 11시 슬슬 모이고 12시쯤에 모두 모였다.
2시까지 밖에서 모기에게 헌혈좀 하다가 2시에 호프에 가서 자리를 잡았다.
그렇게 이런저런 예기를 하다보니... 새벽 5시가 될 때 쯤엔 정작 안주고 술이고 돈이고 뭐고 다 없더라.
먹을 것도 없고, 졸리고, 돈 없고, 덥고... 결국 우린 결승전을 못봤다.
그리고 집에가면서 편의점 알바를 하면서 결승전 시청하고 있던 녀석에게 문자중계를 받으며 프랑스가 한 골을 넣었다는 문자를 받고 모두들 각자 집을 향해 흩어졌다.
(개인적으로 프랑스가 이기길 간절히 바랬는데 졌더군요.)
그 밖에 방학동안 우리의 급조는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좀 이르면 저녁 6시.. 유비무환의 정신이 박혀있을 땐 당일날 아침에 콜.
그러다가 이것들이 방학 끝나기 전에 단단히 각오를 했는지 4일 전에 연락을 했다.
방학 끝나면 이제 겨울방학때나 모일테니 다들 마지막으로 술 한잔 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이 인간들은 급조를 하나 유비무환으로 무장을 하나 그게 그거였다.
모이는 시간은 6시.. 전부 모인 시간 10시.. 잘났다. 멋진 녀석들..
그렇게 다 모여서 "노상을 까자.", "귀찮다. 집에 가자.", "호프를 가자.", "배고프다.", "돈 없다.", "너 가라.", ".............." 라고 토론을 하며 보내니 벌써 1시간이 지나버렸다.
8명이서 모은돈은 5만원.... 멋지다.
결국 뼈해장국+공기밥 5000원 하는 곳으로 가서 밥을 먹기로 했다.(김밥나라 안간게 참 다행이네요.)
그러면서 간단하게 돌리는 소주 한 잔.
언제나 이 녀석들과의 술 한잔은 술맛이 좋다.
술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예기들이 오갔다.
우리들과는 안어울리게 진지한 대화였다.
병역 문제, 앞으로의 진로, 대학에서 인간관계, 여자 문제 ....
녀석들.. 만나면 중학교 3학년 처럼 유치하기 짝이 없게 놀지만서도 이미 우리들은 스무살이었던 것이다.
이제는 서로간에 진로를 정해야 될 때가 확고해진 것이다.
"나는 일단 카츄사 지원할건데.. (이 녀석 토익이 970점대...) 아 잘 되야될텐데.. 잘 될거야!"
"나는 ROTC 갈려고 생각중이야."
"나도 ROTC 갈려고 생각중이야."
"넌 어디로 가게 ?"
"난 방위산업체로 빠져서 S/W를 확실히 익히게."
"난 아직 모르겠어. 그냥 때되면 가려고."
"아 난 이번에 저번보다 높은 대학 가야되는데."
그렇게 술을 2~3잔 걸치고 각자 집으로 향했다.
"겨울방학때 다시 보고 학교 가까운 인간들은 자주 보자." 라는 약속과 함께..
집에 오면서 이런저런 잡념들이 막 떠올랐다.
노는 것은 똑같으되 결코 예전과 똑같지 않은 우리들..
그리고 좀 있으면 군대를 가는 녀석들도 하나 둘씩 생기겠지..
변했다. 분명 변했다.
영원히 유치하게 만나면 갈구기만 할 줄 알았던 우리들이 변했다.
변한 것을 뽑으라면 무엇을 뽑아야 될지 모르겠지만, 분명 많이 변했다.
그리고 두렵다.
앞으로 5년 후.. 우리는 얼마나 더 변해있을까 ?
상상이 잘 안 간다.
다만 바람이 있다면 모두들 지금 자신이 품은 꿈을 그려내는데 성공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들의 우정은 지금처럼 변치 말았으면 좋겠다.
아니 변치 않을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어느덧 자신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며 5년 후를 꼼꼼히 설계하는 우리들..
이 녀석들이 5년 후 지금 꾸고 있는 꿈에 닮아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 녀석들은 할 땐 멋지게 해내는 그런 놈들이니까.
그리고 나 역시 닮아있을 것이다. 지금의 나의 꿈에..
친구들아. 우리 모두 나아가자. 다 함께 ! 우리들이 해보는거야 !
C H A N G E T H E W O R L 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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