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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4/23 15:18:18
Name 달걀껍질
Subject [일반] 연봉 8천 2백만원의 직장을 그만두었습니다.
자극적인 제목 죄송합니다(__ ) 저도 한번쯤 자극적인 제목 써보고 싶었습니다^^;


2012년 초에 5년 다녔던 대기업을 그만두었습니다.

그만두기 전에 2011년 한해동안 받았던 월급 명세서를 보니 성과급, 세금 포함 8천 2백만원이더군요.

주변에선 제 편이 한명도 없었습니다. 다들 미친놈이라고 했지요. 근데 너무 회사다니기가 싫었습니다.

아시잖아요. 조직스트레스..병맛스트레스..

하고 싶은 일이 있어 그만두기 전 6개월간 주말마다 투잡을 하고 이게 내 천직이다 싶어 그만두었습니다. 네. 섣부른 판단 이었지요.

그 후로 1년은 제 인생 최대 암흑의 시간이었습니다. 계획하던대로 되는 일은 하나도 없고 매일 스트레스와 싸워 지냈습니다.

밤마다 공원에서 담배한개, 맥주한캔 마시며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내가 뭐가 부족한지..

밤새워 고민해도 답이 안나오는 시절이었습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짤려도 보고 무시도 당하고 반왕따도 당하면서 철저하게 사회의 쓴맛을 맛봤지요..

2013년에 종합소득 신고하는데 2012년 소득이 정확히 천9백만원이더군요.. 회사에서 받은 돈의 1/4도 안되는 금액이었습니다..

긴 터널 속에 갇혀 이제야 저제야 출구만을 나오길 바라며 달렸습니다. 정말 쉼없이 달렸지요. 지금은 그때보다는 많이 나아졌습니다.

아직 바라는 목표에 택도 없이 부족하지만 정확히 3년 달리고 나니 이제 뭘 어떻게 해야겠다 같은 큰 그림이 그려지더라구요..

그동안 정말 많은 것을 포기하고 살았더니 아무 취미도 남아있질 않습니다.

시간이 남으면 뭘해야 할지 모르는 아재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더 힘든 시기를 겪으신, 혹은 겪고 계신 분들도 많겠지만 3년간의 지루한 인생의 바닥에서 살짝 올라와 힘내자고 눈팅회원이 글 하나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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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원짬뽕밥
16/04/23 15:21
수정 아이콘
껍질을 깨셨군요. 응원합니다. 하시는 일 잘 되시기 바라겠습니다.
마르키아르
16/04/23 15:30
수정 아이콘
파이팅입니다~!
껀후이
16/04/23 15:34
수정 아이콘
20대 중후반이면 당연히 취업을 했어야 하고, 그 나이때 연애를 하려면 차가 있어야 하고 없으면 괜히 여자친구에게 미안함을 느껴야 하고, 연봉이 얼마 이상이 안 되면 사회에서 패배한 루저, 이 나이면 얼마를 모았어야하고 결혼은 몇살 정도엔 해야 하며 집은 이정도 평수 이상은 되어야 하고...
우린 너무 남들이 만들어놓은 수식에 맞춰서 스트레스 받으며 사는 것 같아요 당장 저부터 그렇고요...
스스로의 길을 고민하고 힘든 시기를 거쳐 터널을 빠져나오고 있는 모습 멋지고 응원합니다 저도 그런 시기가 곧 닥칠 것 같다는 두려움이 드는군요...
달걀껍질
16/04/23 16:50
수정 아이콘
저의 경우에는 엄마가 만들어놓은 수식에 맞추어만 살아오다 그걸 처음으로 깬 경우였습니다. 일단 아직까진 후회는 없네요.
나이스데이
16/04/23 15:35
수정 아이콘
최종적으로 바라시는 목표에는 금전적인 상관관계가 어떻게 되시나요? 연 8000만원이 넘어서 꾸었던 목표와, 깊숙한 터널을 벗어나게 해준 목표는 어떻게 다르신가요?
저도 곧 석사를 시작하지만, 제가 바라는 목표는 석사학위를 필요로 하지않아 고민이됩니다. 연구개발직으로 들어가 안정적으로 돈을 벌기위해서 석사를 한다고 하지만... 망설여지네요.
달걀껍질
16/04/23 16:52
수정 아이콘
당연히 훨씬 더 큰 돈을 꿈꾸며 나왔습니다. 상관관계가 아주 크죠. 깊숙한 터널을 벗어나게 해준 목표는 딱히 없었습니다. 그냥 하루 하루 버티며 좋은날 오겠지.. 하면서 말그대로 '버틴' 것 외엔 없었죠.. 저도 공대 석사 마치고 대기업 연구소에서 첫 사회생활 시작했습니다.
우리엘
16/04/23 15:35
수정 아이콘
하고싶은 일을 향해 나아가셨다니 멋지십니다. 응원합니다.
The Last of Us
16/04/23 15:46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행복하실 겁니다
슈퍼집강아지
16/04/23 15:52
수정 아이콘
멋지시네요. 간극이 엄청났을것같습니다. 힘내셔요!
어떤 직종을 갖고계신지 질문드려두 될까요~?
달걀껍질
16/04/23 16:56
수정 아이콘
쪽지보냈습니다.
가만히 손을 잡으
16/04/23 15:54
수정 아이콘
웅...그래도 이제 조금씩 극복하고 계시다니 다행입니다.
저도 대기업 때려치고 돈으로 그때를 회복하는데는 근 10년 걸린거 같습니다.
그래도 정시출퇴근하는 루팡이라 불만은 크게 없어요.
영원한초보
16/04/23 16:00
수정 아이콘
나중에 성공기도 올려주세요~~!
힘내세요!
마술사얀
16/04/23 16:02
수정 아이콘
왠지 연차랑 연봉. 투잡 얘기하시니까 어느 회사인지 감이 오는것 같은데.
그 회사가 맞다면. 저도 같은 회사 관두고 다른 도전을 시작한 적이 있습니다.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만일 지금의 제가 그때의 저를 다시 만난다면 그 선택에 대해 격려하고 응원해줄것 같습니다.
비록 그때에 비해 버는 돈은 좀 적어졌지만, 역대 제 인생에 있어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자부할만 합니다.
글 쓰신 분께서도 조만간 같은 생각을 가지기실 바랍니다.
오스카
16/04/23 16:10
수정 아이콘
응원합니다.
16/04/23 16:42
수정 아이콘
건승하시길!!!
친절한 메딕씨
16/04/23 17:38
수정 아이콘
개인 사업 하시나 본데 무슨일 하시나요?

원래 직장 다니다 독립하면 참 힘듭니다.
한달 잘 벌었다고 원래 쓰던대로 소비했다가는 큰 코 다치기 십상이죠..
지금부터가 중요하겠네요.
응원합니다.
상자하나
16/04/23 17:49
수정 아이콘
행운을 빕니다.
파랑파랑
16/04/23 17:53
수정 아이콘
화이팅! 힘내세요.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루카쿠
16/04/23 22:51
수정 아이콘
하... 하고싶은 일을 위해 직장을 나온건 멋지긴 했지만 그 뒤로 큰 역경을 겪으신건 참 안타깝네요.

대기업 5년 다니는거 쉬운거 아니죠. 그리고 그런 직장을 그만두는 용기도 대단한거고요.

그것만으로도 님은 저력이 대단한거라 생각합니다. 저도 성공기 기대할게요. 건승하시길 응원합니다!
대장햄토리
16/04/23 22:57
수정 아이콘
화이팅 입니다..
같이 힘내요..ㅜㅜ
16/04/23 23:00
수정 아이콘
멋지십니다. 저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어서 더 응원해드리고 싶네요. 저도 무슨 일 하시는지 궁금하네요 ^^
엄마가 만들어놓은 수식을 처음으로 깨셨다고 하셨는데, 이건 빠를수록 좋은것 같아요. 어차피 깨야할 것들 중에 하나니까요.
최종병기캐리어
16/04/23 23:04
수정 아이콘
전 대기업이 싫어서 나갔다가 결국은 다시 돌아왔네요.. 덕분에 동기들보단 3년정도 늦은거 같습니다만.. 반대로 3년 늦게 쫓겨날거라고 정신승리하고 있습니다
유부초밥
16/04/23 23:06
수정 아이콘
하 지금 제상황이랑 많이 비슷하시네요

비슷한 연봉의 회사를 곧 그만두려합니다.....

실례지만 어떤직종이셨는지
3년간 어떤 부분이 가장 힘들었는지 말씀 가능하실까요??
Lionel Messi
16/04/23 23:07
수정 아이콘
대단하십니다!! 조심스럽지만 저도 어떤 직종이신지 알 수 있을까요??
켈로그김
16/04/23 23:59
수정 아이콘
큰그림을 실현하다 보면 사는 재미가 또 더해지겠죠.
절대적 빈곤이 찾아오기 전에 재미와 부를 다 잡으시길 기원하겠습니다.
손예진
16/04/24 15:37
수정 아이콘
저도 대기업을 2014년에 때려치고 근1년간 진짜 너무 힘들었었죠.. 부모님 보는것도 죄송스럽고..여친한테도 미안하고 큭.... 그러다 결국 다시 돌아왔네요 어쩔수없는 현실이기도 하지요, 힘내시고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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