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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9/09/19 18:55:30 |
Name |
내귀에곰팡이 |
Subject |
하이트 공장 견학 이벤트 후기랄까요…… |
지난 9월 5일에 하이트 스파키즈 선수단과 함께 하는 하이트 공장 견학 이벤트에 다녀왔습니다. 후기를 올릴까 말까 고심하다가, 저 혼자만 알고 넘어가기에는 아까운 이야기가 몇 있어서 후기 올려 봅니다.
사실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가 아니라, 자랑하고팠습니다. 저 한 시간 반 남짓한 시간 동안 신상문 선수 옆에 앉아 갔거든요 ^-^
한데, 혹시나 게시판 성격에 맞지 않는 글이면 어쩌나 걱정이 앞서네요. 만약 그렇다면 살포시 이동시켜 주십사, 부탁 말씀 먼저 드립니다.
이런저런 소소한 내용은 생략하고, 신상문 선수랑 박명수 선수한테 질문한 내용이랑 다른 선수분들 인상 몇 가지만 얘기할게요.
1. 신상문 선수는 이영호 선수랑 경기할 때가 가장 재미있다.
신상문 선수한테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무엇인가 물어보았더니, 비교적 최근에 한 경기 중에서는 이영호 선수랑 네오메두사에서 한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하더라구요. 이긴 경기보다 진 경기가 더 기억에 남는대요. 박명수 선수(제 본진이십니다)도 기억에 남는 경기 물어보면 아쉽게 진 경기를 꼽던데, 신상문 선수 역시 마찬가지였어요.
이영호 선수랑 경기할 때가 가장 재미있는데, 이유는 '생각할 게 많아서'라고 합니다. 평소에 연습 경기도 자주 한다고 하네요.
2. 신상문 선수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선수는?
네, 이윤열 선수라고 해요. 아마 다들 짐작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스파키즈 팀에 들어온 이후로는 한동욱 선수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하구요. 이 또한 짐작하신 분들 많으실 거예요.
3. 박명수 선수는 준우승 상금으로 무엇을 했을까요?
아몰레드 하나 사고 남은 돈은 저금했다고 합니다.
결승전 후에 집에 다녀왔다기에 "어머니께서 맛있는 거 많이 해주시던가요?" 했더니, 고개만 폭 떨구더라구요. 아…… 어머니, 맛있는 거 좀 해주시지……가 아니라, 어머니께서는 분명 몸에 좋은 거 많이 해 주셨을 터인데, 본인 맘이 불편해서 그리 느껴지지 않았던 것 아닐까, 미루어 생각해 봅니다.
4. 박명수 선수는 왜 문성진 선수에게 고기를 쏘지 않았는가?
일정 막바지 즈음에 종족별로 모여서 잠깐 팬미를 가졌습니다. 박명수 선수와 문성진 선수가 나란히 앉은 터라, 문성진 선수에게 물어보았어요. "4강 경기 끝나고 팬미 때 명수 선수가 고기 쏜다고 하셨는데, 쏘시던가요?" 랬더니 문성진 선수가 "아니요."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스타리그 4강 경기 뒤에 며칠 동안 명수 형 얼굴을 제대로 못 보겠더라구요." 하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박명수 선수한테 "왜 고기 안 쏘셨어요?" 했더니 "아니, 며칠 뒤에 닭고기 쐈어요."라더군요. 박명수 선수도 마찬가지로 "저도 며칠 동안 성진이 얼굴을 제대로 못 보겠어서……." 하며 말끝을 흐렸습니다. 팀킬이 다 그런 거겠지요 ㅠㅠ
5. 나는야 미성년자.
일정 중에 공장 견학 이후 맥주 시음 순서가 있었습니다. 여담이지만, 이날 하이트 공장에서 시음한 맥주가 여태 마셔 본 맥주 가운데 가장 맛있었어요. 직장 동료 중에 카스 공장 견학 갔다 온 분이 계시는데, 이분 말씀도 마찬가지. 공장에서 바로 마시는 맥주는 정말 천상의 맛인가 봅니다.
아무튼 성인인 저야 시원하게 쭈욱 들이켰으나, 참석한 팬이나 선수 중에는 미성년자도 있었거든요. 그분들은 안주만 먹으면서 구경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갑자기 이경민 선수가 총대 메고 벌떡 일어나는 거 아니겠어요. 그러더니 생맥주잔 가득 받아온 것은…… 네, 그냥 차가운 물이었던 게지요.
이경민 선수가요, 화면으로 보면 되게 귀엽잖아요. 한데 실제로 보면 단순히 귀여움을 넘어서 굉장히 예뻐요. 친구가 이경민 선수더러 예쁘다고 한 적이 있는데, 그때 저는 귀엽기는 해도 예쁜 건 아니라고 그랬거든요. 하지만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자꾸만 보는 동안 시나브로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경민 선수, 정말로 예쁘고 참으로 사랑스러워요(아, 이 처자, 위험하다;;)
지나가다 우연하게, 이경민 선수가 발끝으로 땅바닥을 콕 찍으면서 "요기까지 내에땅~" 이러며 노는 걸 보게 되었을 때 제 심정이란…… 그저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6. 우리 팀 토스들이 말이 많네요.
선수 분들이 간단히 자기 소개 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저그 라인이나 테란 라인은 비교적 무난히 넘어갔습니다만, 토스 라인 소개 때는 이런 멘트들이 오갔습니다.
김학수 선수 : 경민이를 끌어내리고 우리 팀의 프로토스 에이스가 될 김학수입니다.
이경민 선수 : 네, 저 아직 멀쩡하고요-
팀 내 에이스 자리를 두고 벌어진 선수들의 신경전은 하태준 선수의 한마디로 간단히 정리가 되더군요. "거참, 우리 팀 토스들이 말이 많네요."
그러고 보니 일명 래퍼봉 김봉준 선수도 활달하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고, 조재걸 선수만 조신하니 말수가 별로 없네요.
하이트 스파키즈 팀 토스 라인에 반해, 저그 라인 선수들은 아주 과묵해요. 선수 분들끼리는 웃기도 잘 하고 장난도 잘 치고 그러던데, 팬들 앞에서는 그야말로 조용하답니다. 묻기 전에 먼저 말하는 법이 드물고, 심지어 뭘 물어도 '네, 아니오'로만 대답할 때가 많아서, 팬 입장에서는 가끔 소, 속이 터지기도 합니다…….
7. 고맙습니다.
뜬금없는 본진 자랑 ☞☜
이날도 제가 자그마한 선물을 드리니 박명수 선수가 "고맙습니다." 하며 두 손으로, 고개를 90도로 숙이며 받더라구요. 제가 처음 오프 간 게 2006년 12월이었는데요, 이때부터 지금까지 항상 한결같아요. 매번 두 손으로, 매번 90도로 고개숙여 인사하며 받으세요. 결승 가던 날도 그랬답니다. 경기에 진 날은 한사코 받지 않으려고 사양하는데, 제가 "대구까지 도로 갖고 내려갈 수는 없잖아요."라고 하면 그제야 마지못해 쭈뼛거리며 받곤 해요.
이런 한결같음이 박명수 선수를 오래도록 좋아하게 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랍니다.
소소한 다른 얘기들이 있지만 그건 다음에 하기로 하고 이벤트 후기를 맺으렵니다. 대구에서 서울까지 다녀오느라 몸은 고단했지만 마음만은 정말 즐거웠답니다! 늦었지만 이벤트 준비하느라 고생하신 분들께 진심으로 즐거웠다는 말씀 드리고, 또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
참, 이벤트 얘기가 나온 김에 다른 데서 주워들은 얘기도 하나 덧붙여 보자면요.
지난 16일에 김가을 감독님, 송병구 선수, 허영무 선수가 구미에 왔다 갔다고 합니다. 아는 분이 삼성에 다니는데, 여기 '개발팀장배 스타 대회'에 이벤트 차 왔다 갔다고 하더군요. 이분은 스덕 입장에서 보자면 일반인인지라 누가 누군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사람들이 줄 서서 사인 받기에 그냥 따라 받았다고 하더라구요. 두 선수 다 잘하고 유명한 선수라고 얘기해 드렸습니다.
안경 끼고 잘 생긴 선수가 송병구 선수 맞는지 묻기에 그렇다고 했더니, 여자팬 많을 것 같다더군요. 송병구 선수랑 박명수 선수의 상대 전적도 알려 드렸습니다. 전적 얘기하자니 그저 흐르던 눈물은 뭐…….
송병구 선수나 허영무 선수가 본진이거나 앞마당, 혹은 멀티인 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분이 사인 잘 받았다고 좋아하는 거 보니까, 왠지 모르게 제 마음이 다 뿌듯하더라구요.
그러고 보니 비시즌이라 그런지 알게 모르게 이벤트가 쏠쏠하니 많은 것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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