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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02/17 23:01:09
Name nickvovo
Subject 나의 영웅은 죽었다.
내게 스타크래프트란
그냥 본진에서 자원캐고, 뽑고 싶은거 뽑아도보고.
그러다 지고.
온리배틀, 온리캐리어. 가디언 울트라 짱이야.
친구들과 억지로 팀플이나하는 게임이었다

이 사람을 만나기 전까지는.

말도 안나왔다. 입을 헤 버릴고 봤다.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를 비웃으면서,- 프로게이머가 직업이야? 참 나 진짜 돈 쉽게번다- 라고 그들을 모욕하는데 주저함이 없었던 내가, 스타리그를 보면서 입을 다물수가 없었다.

그 때 처음 디파일러의 다크스웜의 기능을 알았고, 그 때 처음 플레이그와 베슬격추를 알았고, 그 때 처음 다방향 쌈싸먹기도 알았다.

그건 일종의 문화적 충격이었다. 초등학고 4학년. 96년부터 스타를 접했지만 이건 정말 놀라움 그 자체였다.

그 저그는 모든걸 씹어먹었다. 모든 맵. 모든 일정. 모든 논란을 자신의 마우스 하나로 연주하며 잠식시켰다. 나는 보지 못했던 '황제'라거나, '영웅', '폭풍','괴물' 등.. 수많은 쟁쟁한 유저들을 그는 우걱우걱 씹어먹었다. 그 젊은이는, 그렇게 나를 스타판으로 끌어들였다


사실 그는 그렇게 강해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정말 저그스러웠다. 많이 죽고, 많이 피흘리고, 많이 다친다. 그런데- 절대로 지지않았다. 언제나 아슬아슬한 줄타기속에 최적의 장소에 최소의 비용으로 최고의 수비를 펼치고, 최고의 전략적 요충지에서 최고의 선택을 한다. 너무 신기했다. 저 선수는 어떻게 저렇게 완벽할까.

그래서 좋아했다. 나는 어쨌든 시작이 저그였고, 내 아이덴티티도 저그였다. 그러나 스타리그를 보지 않던 나는 저그를 하되 저그는 그냥 약한 종족이라고만 알았다. 공중파에 가끔 나오셨던 임요환선수를 보면서 '참 별걸로 다 공중파타네'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는 나의 관념을 아예 부수고 바꿔버렸다.


그런 그의 전성기의 시작과 함꼐 나는 스타리그를 보았다.



그리고, 이제야 좀 스타를 하고, 이제야 좀 스타를 보는 눈이 띄일때



그는 죽었다.



처참함 그 자체였다. 저그의 황제. 저그의 독재자. 스타리그의 새로운 본좌. 전장의 마에스트로는 정말 처절하게 박살나고 있었다. 아슬아슬함은 커녕, 이미 줄타기에서 떨어져 짓밟히는 그의 모습이 지속되면서 난 차츰 개인리그를 보는 시간은 줄어들고, 오로지 그의 팀이 나오는 프로리그만을 보기에 이르렀다. 언제부턴가, 그가 '토스전'상대로 프로리그에 나와도 난 반갑지 않았다. 그가 타 종족에게 진다는 사실이 아직도 너무나 어색하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를 만만한 선수로 이해한다는것이. 나에게는 너무 화가나는 일이였고, 당연히 스타리그는 갈수록 재미없어졌다.



그런 그를 오늘 내 안에서 죽였다. 더 이상의 연주는 기대하지 않으련다. 1년동안 스타에 빠지게 하더니, 1년동안 스타에서 정떨어지게 한 그 선수. 이제는 그냥 묵묵히 보련다. 저런게 인생의 굴곡이란 생각에 그냥 어떻게 사그러지는지를 보련다. 설령 다시 그가 강해져서 그 화려함을 다시 보여준다면. 그 때 다시 그를 응원하련다. 내 안의 영웅이 이렇게 처참해지는것이, 내게는 너무 괴로운 한 해 였다. 끝없이 가졌던 나의 이기적인 믿음에 그는 답해줄 수 없었다.



안녕, 마재윤선수. 언젠가 다시 저그의 황제가 된다면- 그 때 다시금 당신에게 사랑에 빠지길.

지금의 나의 그릇으로는, 당신의 모습을 끝까지 지켜볼 수가 없습니다.

당신의 플레이를 보던 그 순간과 함께할 수 있었던 이 세상에 있는것에 감사하며.


See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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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2/17 23:02
수정 아이콘
마재윤 선수 어느순간부터 매번 똑같이 지더군요.. 초중반 비등비등하게 가다가 중후반 넘어가면서 타격입거나 상대방보다 멀티가 적거나 해져서 불리한 상태로 버티고 버티다가 결국 .. gg..

항상 그 패턴이예요..
08/02/17 23:03
수정 아이콘
마재윤 선수의 컨트롤 및 반응속도가 본좌시절이 아니더군요.
낭만서생
08/02/17 23:05
수정 아이콘
아쉽습니다. 임선수를 응원하는저도 저를 반하게한 저그는 박태민선수 마재윤선수 밖에 없었는데 다시부활해야죠
Y.eLLow[ZerG]
08/02/17 23:05
수정 아이콘
슬프네요..
홍진호선수의 몰락과 오버랩돼어 보이는..마재윤선수의 몰락..
역대 저그본좌들 중에서 다시 부활한 선수가 없으니..
새로운 저그본좌 이제동만 기대해야하나요..
원헌드레드암
08/02/17 23:05
수정 아이콘
원래 경기력이 죽은지 오래인데 저번 준플 에결에서 이기고 운것 때문에 사람들 마음을 자극해서 좀 더 기대감을 가지게 만들었을뿐.
근본적인 경기력이 이 대회 선수들에 맞지 않는 급이라는 생각을 재확인시켜준 경기력.
08/02/17 23:05
수정 아이콘
강민 선수가 부진하면서 한동안 스타판에 대한 관심이 식었었는데, 저를 돌아오게 해준 사람이 마재윤 선수입니다.
1경기 밖에 보지 못했지만, 참 안타깝네요. 다른 것 안 바라고 강민 선수처럼 계속 방송에만 나와주면 좋겠습니다.
저에게 영원한 본좌는 'Maestro Of Zerg' 마재윤 선수 뿐입니다.
08/02/17 23:05
수정 아이콘
마재윤말고 다른 저그들의 경기를 보면 답답해하곤 했었는데.......
이젠 그 반대가 되어버렸네요 가슴이 아픕니다.
희망고문
08/02/17 23:07
수정 아이콘
아쉽습니다. 임선수를 응원하는저도 저를 반하게한 저그는 박태민선수 마재윤선수 밖에 없었는데 다시부활해야죠 2
삶이란...
08/02/17 23:07
수정 아이콘
오랜시간 임요환 선수의 팬인 저의 마음과 좀 비슷하네요 헌데 전 임요환 선수가 바닥을 길때도 버릴수가 없던데.....
만에 하나지만 마재윤선수가 이글을 보면 굉장히 속상해할것 같네요
08/02/17 23:07
수정 아이콘
강함에 반해 선수의 팬이 된 경우, 그 선수의 강함이 퇴색되면 그 애정이 식는 것처럼 생각될 때가 있습니다.

'그에게 실망했어. 다시는 그를 응원하지 않을꺼야' 라고 속으로 생각해도

nickvovo님께서도 언젠가 들려오는 마재윤 선수의 한번의 승리에 기뻐하고, 그의 패배에 실망하기보단 슬퍼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황제의 환상적인 컨트롤과 눈부신 전략을 사랑했던 팬들이 이제는 그의 30대 프로게이머를 향한 도전에 기뻐하고

천재의 끊임없는 물량과 재기넘치는 센스를 사랑했던 팬들이 이제는 그의 승리에 대한 열망에 기뻐하는 것처럼 말이죠
08/02/17 23:09
수정 아이콘
보는 입장에서, 마재윤 선수 솔직히 지금 게임할 의욕이 없는것 처럼 보입니다.

항상 같은 패턴으로 집니다. 분명히 어느 시점 어느 부분에서 부족한지 뻔히 보이는데 스스로 자신의 플레이 패턴을 바꾸고 공략해 이기려고 하기 보다는 그래도 예전의 내 패턴대로 계속 하면 분명히 이길수 있어! 라는 고집때문인지 그래도 매번 똑같이 합니다. 그리고 매번 같은 패턴으로 집니다. 테란전은 초반에 할만하거나 조금 유리하다가도(혹은 중반까지 유리하다가도) 중후반 넘어가면서 확 기울어 버리고 지지.. 토스전은 커닥에 썰리고 지지.. 공략법도 뻔히 보이는데 매번 똑같이 합니다. ..

한두 경기가 아니라 몰락한 이후에 경기들을 보면, 아 저선수 정말 이기고 싶은데 경기력이 안따라주는구나.. 가 아니라 그냥 이제 게임 하기 싫은가보다.. 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videodrome
08/02/17 23:09
수정 아이콘
아~ 스타는 98년에 나왔죠.
08/02/17 23:09
수정 아이콘
골수 플토빠인 저까지 감동시킨 마재윤 선수의 험난한 본좌로드를 저는 아직 못 잊겠습니다.
마본좌 다시 부활해야죠.
오르페우스
08/02/17 23:10
수정 아이콘
마재윤 선수 팬도아니고 그리 좋아하지도 않는선수입니다. 한떄만해도 상대가없고 최강이던 선수가 이젠

마에스트로라는 닉네임이 어울리지 않는 게이머가 되어버렸군요. 막상 이렇게 되니 조금 아쉽기도 합니다.

언젠가 마에스트로라는 이름에 걸맞는 프로게이머로서 다시 되돌아오길 바랍니다.
엘렌딜
08/02/17 23:12
수정 아이콘
농담아니고 게임 접고 한 3개월간 혼자서 여행을 갔다 오면 안될까요?
지금 마재윤 선수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심리적인 문제가 너무 큰 것 같아요. 어찌 저렇게 무기력하게 질 수가 있는겁니까...
마법사scv
08/02/17 23:12
수정 아이콘
정말 스타크래프트의 최강자는 없나 봅니다. 이런 법칙이 이렇게 잘 들어맞다니 정말 소름 끼치네요.
임요환, 이윤열, 최연성, 마재윤 선수 각각의 전성기 시절엔 누가 이렇게 될 줄이나 알았겠습니까..
어쩔 수 없는 걸까요.. 어렵게 다음 본좌가 될 선수도, 그 다음을 생각하면..ㅠㅠ
용잡이
08/02/17 23:14
수정 아이콘
마재윤 선수의 승리와 화려한 플레이에 반하고 글쓴분을
기쁘게 만들어 드렸다면 이제 마재윤 선수가 힘들때..
마재윤 선수에게 실드를 쳐드릴수있는 팬이 되시는것도
좋을듯 합니다만..
그마음만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어느정도 오래된 팬이라면 한번쯤은 겪었을법한 마음이거든요.
하지만 마재윤선수 정도의 마음가짐이라면 다시 돌아올법도 하다는
생각이드네요.
마의연주곡
08/02/17 23:15
수정 아이콘
저도 임요환이후 스타보기를 멀리했다가
마재윤때문에 다시 보게되었는데..
다시금 마재윤으로 인해서 스타를 멀리하게 될 거 같습니다!

굿바이! 마에스트로
그동안 정말 어떤 스포츠보다 당신의 경기를 즐겁게 보았습니다!

오늘은 단순히 이벤트성 토너먼트지만
마치 마재윤의 은퇴경기를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팬으로서 너무 아쉽네요!
정테란
08/02/17 23:25
수정 아이콘
앞선 3본좌들은 부진할 때도 경기 내용이 상대가 더 잘했다 정도였지 마재윤 선수처럼 몰락의 분위기는 아니었죠.
마재윤 선수 요즘 분위기는 상대가 잘해서 진다기 보다는 마재윤 선수 본인 실력이 팍 줄어든 느낌일 듭니다.
성승현
08/02/17 23:27
수정 아이콘
임요환 이윤열 최연성 마재윤 4명의 본좌들이 이젠 과거의 영광만을~
그나마 이윤열이 아직까진 영광을 재현할 가능성이 있어보이네요
08/02/17 23:28
수정 아이콘
몰락이라고들 하시는데 그래도 마재윤 선수 우승한 후 1년간 서서히 하락했죠. 갑자기 버로우 탄거라는 생각은 안드는데요.
정티쳐
08/02/17 23:37
수정 아이콘
분명 마재윤선수는 내부적인 무언가 문제가 있는게 아닌가 하고 추측됩니다.......진짜 그렇게 완벽해보이던 선수가 실력(경기력)이 오히려 준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다른 선수들의 실력향상의 느낌보다는 마재윤선수의 경기력이 퇴보한듯한 느낌이 드는 건 왠지.....
차기 본좌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전본좌가 스스로 무너지다니.....아직 마재윤선수가 자리를 잡고 있어야 다른 선수들의 목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테란
08/02/17 23:45
수정 아이콘
저역시 메이저에 발만 담구고 있어도 몰락이라는 표현을 쓰기는 좀 거시기하더군요.
성적을 떠나 현재 마재윤 선수의 경기 내용을 보면 몰락이 아니라고 하기엔 전 본좌들의 부진할 때 경기내용들을 떠올려봐도 전혀 본좌급 선수였다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지경이라 안타깝습니다.
올 한해 더 두고 보면 알겠죠. 저도 마재윤 선수의 부활을 보고 싶네요.
목동저그
08/02/17 23:51
수정 아이콘
마재윤 선수는 전성기 때보다 확실히 후퇴한 느낌입니다.
요새 재윤 선수의 경기에서는 본좌 시절에 보여준 감각적인 센스가 거의 보이지 않고 있죠.
재윤 선수의 힘은 무엇보다 순간적인 판단력과 센스에서 나온다고 보는데, 그 것이 무뎌지면서 경기력도 급속도로 퇴보하는 듯 하네요.
작년 이맘때 쯤, 마재윤 선수의 독보적인 행보에 환호했던 저로서는 안타까운 마음 뿐...
오맙소사
08/02/18 00:15
수정 아이콘
머 저야 저그유저도 아니지만, 너무 견제가 없는게 아쉽더라구요...
좀 세, 네군대 흔들어주면 좋을텐데.. 상대가 싸우기 원하는 전장에서 끊임없이 정면 승부만 하더라구요..
08/02/18 00:25
수정 아이콘
자신의 영웅을 다시 반갑게 맞아주기보다는
가능성은 없다는듯 오히려 숨거두기만을 기다리는....
마재윤선수의 팬의 한사람으로써 이글이
마재윤선수한테 자극이 되어 더 힘낼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지만
오히려 독이 될까봐 마음이 좋지는 않네요.
좀더 지켜봤으면 좋겠습니다.
08/02/18 01:07
수정 아이콘
psl로 떨어진것도 아니고...참...
아니 떨어졌다고 하더라도 진짜 팬이라면 그 선수가 잘할때든 못할때든 응원해 줘야 되는것 아닌가요. 칭찬할건 칭찬하고 비판할건 비판하면서 말이죠.
무조건 이제 예전보다 플레이가 못하다고 팬노릇 못하겠다는 팬은 아예 처음부터 없는게 더 낫겠네요.
08/02/18 01:30
수정 아이콘
여기에 올라오는 글만 보면 .. 양대 피시방리거.. 거기에 예선 몇번은 떨어진 선수같다는 느낌이 드네요...;;
그만큼 마재윤선수에게 갖는 기대감이 크니까 이러겠지만요..
전 마재윤선수 팬은 아니지만 마재윤선수 꼭 다시 예전 페이스를 찾을꺼라 믿습니다 ^^
피안화
08/02/18 02:22
수정 아이콘
마재윤선수의 팬으로써 씁쓸한글이네요....물론 요즘 많이 안좋아진것은 사실이나 전 아직 팬으로써의 마음엔 변화가 없는걸요. 오히려 마재윤선수 스스로 굉장히 힘들어할것이라고 생각하는데....응원의 글은커녕 이런글이라니..솔직히 좀 화가나네요.
아에리
08/02/18 08:13
수정 아이콘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 .
용태야누나야
08/02/18 09:02
수정 아이콘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 2

뭐 팬이길 포기하는건 개인의 자유이지만~
언젠가 다시 저그의 황제가 된다면- 그 때 다시금 당신에게 사랑에 빠지길. -> 이건 너무 이기적인거 아닌가요~
못할땐 외면하고 다시 잘하면 좋아해주겠다? 스스로 팬이라 부르기 조금 부끄러우실듯^^
GhettoKid
08/02/18 09:37
수정 아이콘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 3

선수가 잘할때에만 팬이기를 자청하는 분들이 의외로 굉장히 많은듯..
08/02/18 10:37
수정 아이콘
그 선수가 강해서 팬이 된 분들이 많은 걸로 압니다. 하지만 진정한 팬이란 그 선수가 힘들때 오히려 따뜻한 한마디를 해주며 곁에서 묵묵히 응원해주는게 아닐까요?

임선수의 50만 팬들은 임선수가 본좌에서 물러난 2002년도부터 아직까지도 변한 없는 사랑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항상 임선수는 팬들을 언급하며 이미 전성기가 한창 지난 노장이지만 한번씩 결승전에 올라가서 팬들의 기대에 보답하는거구요...

아직 젊은 마재윤 선수가 피지알에 들러서 이런글을 본다면 얼마나 속이 상할지 눈에 선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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