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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7/01/03 17:23:38 |
Name |
Firehouse |
Subject |
99년 스타크래프트 이야기 III |
모든게 지나고 나면 다 추억이 되는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몰랐지만요.
고작 7년 정도 전의 일인데 무슨 회고록 쓰듯 쓰는것도 이상하지만,
그것보단 아직까지 머리속에 나름대로 저장 되어있는 걸 보니
그 때 스타 열심히 하긴 했나봅니다.
그럼, 이번에는 99년 중순 쯤 열렸던 게임대회에 대해서 써보겠습니다.
제가 게임대회라는 걸 처음 본 게(동네 피시방 대회 말곤;;) 하이텔배 KPGL 인가 하는 대회였습니다. 직접 가서 본건 아니고(직접 볼 수도 없지만) 이걸 투니버스에서 해줬던걸로 기억하네요.
집에 케이블이 달려 있던 것도 아니기에 전 천리안으로 다운을 받아서 봤습니다.
동영상 용량은 기억 안 나지만 그거 받는다고 하루 종일 통신에 접속했어야 했습니다.
리얼플레이어로 실행되던 그 대회 중 준결승, 결승전을 봤었는데 저그를 사용하던 선수가
플토유저를 누르고 우승해버립니다. 전 그거 본다고 써야 했던 돈이 아까워;; 나중에 그걸 10번이고 넘게 돌려 봤었구요.
그 때도 보면서 이상 했던 게 분명 우승자 나이가 많아 봐야 20살정돈데 30대로 소개가 되었습니다. 후에 엄재경 해설이 하이텔에다 후기를 남길 때 우승한 선수가 딴 사람 신분증으로 대회에 참여했었다고 나왔죠;;
엄재경 해설이 당시에 하이텔에서 많이 글도 남기고 그랬었는데 자주 남겨주던 대회 후기같은게 참 재밌었습니다. 알지 못 하는 대회 뒷얘기들,
예를 들어, 선수들 컴퓨터가 놓인 책상이 탁구대를 붙이고 그 위에 천을 덮어 만들었고 컴퓨터는 어디 사무실에서던가, 하여튼 어디서 쓰던 것을 공수해온거라는 등 대략 재밌는 내용들이었죠.
이 후에도 가끔가다 투니버스에서 게임대회를 중계방송 했었는데 그 때쯤 저희집에도 케이블이 연결돼 자주 시청을 했었습니다.
대회 이름은 기억이 안 나지만 St.Eagle 이라는 테란 쓰는 유저가 우승한 대회였습니다.
전 테란에 대해선 래더에서 쓰는 기본적인 수준 정도만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 선수의 경기를 보고 난 후 상당한 재미를 느꼈었습니다.
간단하게 얘기를 하면, vs 플토와의 결승전이었는데 벌쳐 몇기로 일꾼 다 잡고 전투를 몇번 하지 않은 채 경기를 일찍 끝내버렸습니다. 사실 마인이라는 거에 대해서 별로 개념이 없던때라 해설하시던 분(아마 정일훈씨?)도 놀랍다라는 듯한 멘트를 계속 날렸었구요.
온게임넷에서 가끔씩 방송 초창기 대회를 다시 재방해주곤 하던데 이것도 있을려나 잘 모르겠군요.
그 외에도 배틀탑, 데미소다배(?), KPGL, APGL, 무슨 신문사에서 주최했던 월드 머시기 대회등등 나름대로 굵직했던 대회가 자주 열렸었습니다.
배틀탑은 제가 몇판하다 재미를 못 느끼고 때려쳐 간간히 잡지에 나오는 소식만 들었는데
대회진행 방식은 래더시스템과 많이 비슷했었습니다. 내가 이기면 내 점수가 올라가고 지면 깍이고, 단지 차이점은 래더는 1000점부터 시작하는 만면 배틀탑은 0점부터 시작했다라는 정도...
아직 PC BANG 이라는 잡지를 가지고 있는데 표지모델이 김창선씨군요;;
9월달 배틀탑우승과 8월에 열렸던 브루드워 월드챔피언쉽 기사와 함께 말이죠.
저기 마지막의 월드 머시기 대회에서는
기욤과 빅터마틴이 한국에 와서 참가를 했었는데 기욤이 2등을 했었을 겁니다. 이 대회는 상금이 굉장했구요.
대략 이 정도가 제가 기억하는 메이저급 대회였고 사실 더 많이 있었는데 제 머리가 그 정도로는 좋지 못하네요.
이 밖에, 제가 부산에 살았었는데 여기저기서 피시방 오픈한다며 조그마한 대회가 자주 열렸었습니다. 서울은 말할나위 없이 더 했겠죠.
잠깐, 김대기씨 얘기를 하나 할께요.
한창 새벽에 옵저버하며 놀때 Aozora(Aozola?) 라는 id를 자주 봤었습니다.
저도 1300점대 id 들고 씰룩거리며 배틀넷 돌아다닐때 같이 래더도 몇판을 했고 namomo 같은곳에서 만나면 그 분 옵저버 경기도 들어가서 보곤 했었죠.
그러다 그 분이 채팅창에 자기 id 의미를 말해줬는데 아직 기억하는게 일본어로
늘 푸른하늘(?) 정도의 의미였습니다. 김대기씨가 나중에 티비에 나와서 유명해지고
각종대회에 상위권에 입상하면서 결국엔 해설자까지 할 때 자주 기억나더군요, 옛날 여름때 배틀넷에서 자주 봤던 & 래더 할때마다 랜덤으로 나한테 다 이겼던 그 사람;;
그리고 그 뒤 시간이 좀 많이 지나서 온겜넷이 개국하고 무슨 개국기념으로 열렸던 대회에서 결승상대한테 5드론을 먹여서 한판을 따냈던 선수.
또 다른 얘긴, 전 외국애들이랑 겜하는게 그냥 재밌었습니다.
당시 setbnet 이랑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배틀넷 서버를 조정할 수 있었는데 외국애들이랑 할려면 그 서버를 통해서
Clan -x17 이었던가(?) ;; 어쨌든 저런 비슷한 채널에 들어가면 아직 스타를 하는 많은 외국애들을 볼 수 있었죠. 딱히 기억나는 사람은 없지만 X’Ds 라고 옛날 기욤이 있었던 클랜이 있습니다. 스타보단 퀘이크로 더 유명한 클랜이었는데 기욤말고도 그냥 좀 한다라는 게이머가 있었고 가끔 그 게이머의 경기도 보곤 했었습니다.
근데 거기서 다른 클랜간의 팀배틀(?) 정도라고 해야 되나. 그런 경기를 처음 알았었는데 어느 날 X’Ds 의 경기를 볼려고 걔한테 방제랑 비번을 물어봤었는데 넌 못 본다고 하더군요 ;;
어쨌든 걔랑 그렇게 채널에서 볼 때 마다 제가 먼저 hi~ 라고 말하는 편이었는데 웃긴건 그런 외국애들이 kga, namomo 채널을 알고 있더라는 겁니다 ;;
나중일이지만 제가 걔 겜아이도 id도 만들어주고 그랬습니다. 근데 몇판하더니 그냥 안하더군요.;;
그럼 마지막으로 KBK 얘기를 해볼께요.
99년 말인지 2000년 초인지 헤깔리지만 99년 말쯤에 블리자드에서 주최하는 대회가 하나 열린다는 소문이 있었습니다.
래더라는것 자체가 사실 실력을 증명하는 기준으로써의 힘을 많이 잃었고 저 또한
서서히 지겨워 지기도 했으며 별로 성취욕도 못 느끼고 해서 스타를 한참 미칠 만큼 하던때의 반도 안 할때 였습니다.
그게 대략 99년 말 쯤이었죠. 투니버스에서는 99 PKO 가 한창 진행 중 이었고 저도 정말 재미있겠 봤었구요.
그 쯤에서 KBK 라는 또 하나의 세계대회가 열립니다.
대회 시스템은 KBK 에 등록을 한 선수들에 한해 이전 래더와 비슷한 시스템을 통해서 약 2개월 동안의 점수를 토대로 상위 128명을 뽑아 오프라인 본선을 치르는 것이었죠.
제 기억으론 2000년도 들어와서인가, 배틀넷 서버가 4개로(Asia, east, west, europe)
갈렸는데 KBK는 그 바로 직전이었습니다.
참가비가 만원이었나;; 어쨋든 돈 입금하자마자 전 바로 시작을 했었습니다.
래더 2시즌처럼 어뷰징&치팅 등등을 막아줄 수 있는 보조장치가 지원 되었고
뭐... 결과론으로 따지면 아무 소용이 없었지만 말이죠.
개인적으론 KBK 를 통해서 많은 옛날 외국고수를 만났었는데 zileas, kain-the-feared, 빅터마틴, crazyjim~lizard, jolly, d23-gad 등등 과거 래더토너먼트에 올랐었거나 나름대로 한때 유명했던 게이머들이었습니다.
사실, 예선에서 높은 점수 쌓아서 랭킹이 높아지는 것보다 유명했던 외국고수와의 게임이 더 재밌었습니다.
한번은 질리아스라는 초창기 때 프로토스로 굉장히 유명했던 외국고수를 만났었는데
저는 당시에 얘가 더 이상 게임을 안하는 줄 알았습니다. 신기해서 짧은 영어로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하고 했었는데, 아무튼 첫판을 졌었습니다. 또 하자고 했죠.
걔에 비해 제가 점수가 좀 많이 높아서 그랬는지 그 후에 2판을 더 했습니다. 내리 다 지고 한겜 더하자고 하니 얘가 저한테 4판 연속하면 룰에 걸린다고 담에 하자고 하더군요.
이 후에 걔 id를 가끔 검색했었는데 굉장한 승률을 기록했지만 자기가 게임을 안해서
본선 128등안에는 들지 못하고 그렇게 끝내더라구요.
crazyjim~Lizard 라는 애는 브루드워 1시즌 래더토너먼트, 브루드워 월드챔피언십에 나갔던 고수였습니다. 더욱 잘 기억하는 이유가 뭐냐면...
전 군대 가기 직전에 워크3를 즐겨했었습니다. 이 외국유저가 워3 사상 처음으로 1500승 돌파를 했었고 웨스트 서버에서 굉장히 유명했던 고수여서 이 소식을 처음 접할 때 옛날 스타할때 기억이 나더라구요.
KBK 때 만났었는데 그냥 서로 이기고 지고 했었구요.
어쨋든, 그렇게 2달동안 예선이 진행되었지만 마치 래더2시즌을 보는 듯한,
막판 대량 어뷰징 사태, 맵핵 등등의 잡음이 심했었습니다.
전 실력이 안되 막판에 가서는 본선 노리는 것을 포기하고 외국애들만 찾아다니면서 겜을 했지만 KBK 끝나고 보니 약 200판을 넘게 했더라구요.
덕분에 실력은 또 그 때 많이 늘었었습니다.
저도 그 이후에는 겜큐 자유게시판에 자주 갔었고 겜아이에서 간간히 겜하면서
그렇게 사실상 스타크를 관두게 되었는데
뭐 지금은 그냥 다 추억이 되버렸네요..
이 글을 썼던 이유가 어떤분이 쓰신 "스타의 추억" 이라는 글 때문이었는데 다시 되돌아보니 나름대로 재미도 있었습니다.
읽어주신 분들, 리플 달아 주신분들 전부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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