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7/01/02 21:18:30
Name 낭만토스
Subject 스타급 센스라는것... 그리고 근의 공식

예전 김동수해설의 유행어중 하나인 '스타급센스'

그 당시에는 정말 센스넘치는 플레이나 기발한 플레이를 하면 저런 감탄사가 나오곤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넘처 흐르는 신예선수들의 경기를 보면서 참 많은 답답함을 느낍니다.

요즘은 스타를 그냥 즐기는 수준이라 공방에서 2판이기고 1판지는 이정도의 승률을

보이는 그냥 일반 유저입니다. 그럼에도 보는건 많이 보기에 그래도 보는 눈는 하는 손보다

높다고 생각하는 유저입니다.


최근 신예, 혹은 오래됬지만 메이저에 잘 나가지 못하는 선수들의 경기를 보면

참 답답합니다. 항상 그 멥에서 최적화되고 가장 안정된 전략만 들고나와서 그것만

사용합니다. 다만 그걸로 괜챃은 승률을 보인다면 비난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그리 높은 승률을 보이지는 못한다는 거죠.



스타급 센스가 철철 흘러 넘친다는 임요환 이윤열 김동수 이런 선수들도

요즘 신예선수들이 하는 것처럼 경기전 전략, 전술을 연구하는건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그 선수들이 다른점은 아무리 5천판을 연습하고 나온 경기라도 상대의 움직임과

경기의 흐름을 보고 100판 넘게 연습한 전략이라도 그 자리에서 유연하게 바꿔가며

'이긴'다는 것이죠. 그러나 최근 신예선수들이나 메이저에 잘 오르지 못하는 중견게이머

들을 보면 답답하기 짝이 없습니다. 특히 테란 선수들은 더블 후 한방 그것도 똑같은

종류의 똑같은 구성 똑같은 병력움직임만 보여줍니다.



오늘 경기를 예로 들어볼까요? 김성기 선수와 박찬수 선수의 대결,

박찬수선수는 그 전까지 저그가 롱기누스에서 테란에게 져 왔던 빌드를 포기하고(스파이어x)

3해처리 후 빠른방업 저글링러커로 압박한후 추가 가스를 가져가는 전략을 준비해옵니다.

김성기선수는 안정적인 더블후 배럭을 늘린후 한방을 모으죠.

에씨비 정찰과 스캔등으로 상대방의 체제를 [완벽하게]파악 했습니다.

스파이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타이밍 압박은 커녕 자기가

준비해온 대로 그냥 하더군요. 스파이어가 없는데 드랍쉽 하나 나오지 않습니다.

스파이어도 없는 저글링 러커체제를 확인했을때 다수 에씨비를 동원해서

박찬수 선수 입구쪽에 벙커를 다수 지어서 압박하고 3cm 드랍 정찰만 잘 확인했다면?

디파일러 나올때까지 멀티하러 드론이 나가지도 못했을겁니다.

만약 박찬수 선수가 무리해서 러커다수를 잃지만 않았다면 그 불리하다는 롱기누스2에서

저그가 또 승전보를 울렸을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들더군요.



비유를 해보자면 수학에서 근의 공식이라는게 있죠. 허근이 나오는 이차식이라도

뭐든지 풀 수 있는 안정적인 무적의 공식이죠. 단점이 손이 많이 간다지만 하루에 100문제

씩 연습해서 속도를 빠르게 한다면 정말 좋겠죠. 아 물론 좋습니다. 어떤 방정식도

풀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문제가 인수분해가 된다든지 또는 근과 계수를 이용하면 쉽게 구할 수 있는

문제라면 보고서 '아 이러면 쉽게 풀리겠군!' 이러면서 그걸 사용해야지, 그런 문제에서  

근의 공식을 사용하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근의공식만 배운 중 2가 아니라면 말이죠.



그래서 똑같이 이기고도 별 감흥을 못주는 게이머와 이겨도 감흥을 줄 수 있는 게이머의

차이는 똑같은 수리 만점에 1등급이라도 수학에 개념과 원리를 완벽하게 이해해서

풀어내는 학생과 개념과 원리 이해는 안해도 모든 문제 유형을 외우고 문제집을 50권씩 풀어서

1등급 맞는 학생의 차이 정도라고 생각하고 싶네요. 저런 경우 본고사나 논술을 통해

가려낼 수 있겠지만 스타는 그런것이 불가능해 안타까울 따름이네요. 다만 저는

그런 센스 있는 선수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줘서 차이를 주고 싶습니다.

상향 평준화가 됬기 때문에

많은 선수가 1등급 반열에 있지만 표면에는 드러나지 않는 차이가분명 있다고 믿습니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흔히들 말하는 스타계의 '낭만 시대' 라는것...

그때는 각자 플레이속에 재미를 찾으면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면...

여러가지 유연한 플레이와 센스가 게임에 발휘되었다면....

프로화가 된 이제... 매크로좀 되고 멀티태스킹 되는 '인간'들이(전 선천적으로 손도 느리고 매크로도 잘 안되는 스타일이라 공방 유저를 벗어던지질 못하네요^^;;)

연구된 전략과 전술을 손과 머리에 많은 반복을 통해 익숙하게 한 후 나오는것 같습니다.



요즘 경기가 [대체로]재미없는 이유이기도 하겠네요(물론 임요환 선수의 부재도 큽니다만...)

너무 답답함을 금치 못해서 한탄조로 글을 써봅니다.





ps. 허영무 선수 경기 재미있게 봤습니다. 아직 설레발 칠 단계는 아니고 눈여겨 보고 싶네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7/01/02 21:24
수정 아이콘
저도 경기가 재미없는 이유가 이런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스타급 센스를 발휘하려면 무엇보다도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방송경기에서 자신감을 가져야 연습 한대로 준비 한대로가 아니라도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하면 어떨까 하고 시도해보게 되죠.. 한 때 잘나가다가 최근 부진을 겪고 있는 선수들도 예전 경기 VOD와 최근 경기를 비교해보면 자신감이 없어졌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개척시대
07/01/02 21:32
수정 아이콘
공감합니다.. 얼마전 강민 선수가 고인규 선수와의 경기에서, 마인을 내버려두고 병력을 돌렸죠. 강민 선수 인터뷰에서 연습때 그런 상황이 있었던건 아니고 즉흥적으로 했다는데.. 결과적으로 고인규 선수한테 심각한 데미지를 줘서 경기를 아주 유리하게 잘 이끌어 갔습니다.
이런게 소위 센스겠죠. 물론 연습 수십판 해서 짜온 최적의 플레이를 하는 것도 좋지만, 자기의 판단과 플레이에 자신감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Mr.Children
07/01/02 21:34
수정 아이콘
정말 멋진 글, 멋진 비유, 잘봤습니다.

제가 하고싶은말을 꼭 그대로 해주시네요
07/01/02 22:19
수정 아이콘
하긴 ;; ㅋ 임요환 선수의 자신감은 항상 최고였죠 ㅎ
먹고살기힘들
07/01/02 22:22
수정 아이콘
스타급 센스라는게 아무나, 아무때나 가능한 것이라면 이미 스타급 센스가 아니죠.
관록과 경험이라는 것이 그래서 무시할 수 없는 것이구요.
질럿은깡패다
07/01/02 22:47
수정 아이콘
오늘 김성기 선수의 플레이는 스타급 센스를 논하기 보다도 김성기 선수가 보여준 기초적인 테란의 '운영'을 논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마재윤 선수가 소위 '본좌'라 불리우며 최고의 성적을 뽐낼 수 있었던 것은 높은 확률로 3해처리 전략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매 경기 해처리에서 나온 조합이 달랐다는데 있습니다. 테란이 파벳을 안 데리고 다닌다 싶으면 뮤탈 저글링으로, 컨트롤 믿고 소수 유닛이 전장을 활보한다 싶으면 다수의 뮤탈 러커 저글링으로, 한방을 믿고 자기 진영에서 병력을 모은다 싶으면 러커와 저글링을 포기하고 빠른 디파일러로 가는 모습에서 마재윤 선수가 그토록 높은 성적을 얻어낼 수 있었던 것입니다. 기본 중의 기본이지만 끊임없는 정찰과 모든 상황에 대한 적절한 대응방안을 알고 있지 못하다면 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지요.

오늘같은 경우 김성기 선수는 그게 부족했다고 봅니다. 스파이어 없이 러커 저글링에 힘을 준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에 대처하기 위한 움직임이 없었습니다. 물론 자신의 스타일에 따라 대응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었겠습니다만(임요환 선수였다면 다수의 마린 메딕을 적진 앞에 포진시켜 적의 전진을 막고, 최연성 선수였다면 투팩으로 탱크를 모아 스탑 러커를 피한 뒤 한타 싸움에서 러커를 압살하는 등) 그 중 하나의 해답도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 아쉽네요.

물론 신예로서 자신이 짜온 빌드를 변경하는데에 두려움을 느꼈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가장 알맞는 빌드를 생각해내고 실천으로 옮기지 못한다면 프로게이머로서 높은 자리에 올라가는 것은 포기해야 겠지요.
swflying
07/01/02 22:48
수정 아이콘
오늘 허영무선수정도면
정말 오랜만에 나온 스타급 센스?를 가진 신예로 보입니다.
실력을 떠나서
보여줄수있는게임을 했다고 생각하고,
최근에 신희승 선수의 경기에서 그런 센스를 엿보게 됩니다.
이런 선수들에겐 설레발이란 단어대신
아낌없이 격려해줍시다.
잃어버린기억
07/01/02 23:09
수정 아이콘
예,
인하대간 유근이는 거의 대부분의 경우에
근의공식과 같이 기초적인것을 이용해서
엄청난 계산력을 발휘한다고 하네요.-_-;;;;
하늘유령
07/01/02 23:30
수정 아이콘
아이옵스 8강전 박태민 선수 대 이병민 선수 게임에서
알케미스트 에서 박태민 선수가 몰래 팩토리에 앞마당 밀리고 본지 해처리 플레이 하면서 밀어내고 밀어내고 다시 멀티 하고 위기상황 마다 참고 참고 버티고 막고 하는거 보고 이게 정말 스타급 센스 구나 느꼈었죠.
요즘은 너무 판에 박힌 게임들만 즐비 한듯...
제3의타이밍
07/01/03 00:09
수정 아이콘
자신감 아닌가 싶습니다.

큰 방송경기에서는 아무래도 안정적익 확률적으로 승률이 높은 운영을 하기 마련이라고 봅니다.

그런면에서 오래된 선수들은 그 센스라는 것이 탁월한 듯 하구요.
폭주유모차
07/01/03 01:28
수정 아이콘
오늘 뒷담화에서 김태형해설이 언급한게 너무나 와닫는 게임내용이었습니다.
곁다리로... 허영무선수 진짜 대성할듯..... 오랜만에 '재미있는 게임'을봤습니다.
07/01/03 01:57
수정 아이콘
허영무선수를 논하는건 글쓰신분의 말대로 설레발일지 모르지만
최근 신희승선수를 보면..

후.~ 정말 몇년전 낭만시대가 떠오르더군요.
테란이면 치를 떠는 골수 저그유저지만
신희승선수는 괜히 응원하고싶습니다.
07/01/03 07:58
수정 아이콘
비유 정말 멋집니다
07/01/03 11:07
수정 아이콘
글 잘쓰시네요 멋집니다..
Den_Zang
07/01/03 13:49
수정 아이콘
굿 멋진비유네요~ 스타급 센스라는게 별거 없는거 같습니다.. 상황에 맞는 가장 최적의 적절한 대처가 스타급 센스 아닐까요.. 물론 범인이 상상도 하지 못하는 센스있는 대처라고 생각해도 되지만 범인이 상상가능한 대처만 해줘도 거의 완벽한 대처라고 보여지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8381 사람의 미래란... +박 모 선수의 고등학교시절 일화.. [25] arq.Gstar5718 07/01/03 5718 0
28380 K·SWISS W3 특별전 mYm vs wNv 문자중계!! [337] 지포스24181 07/01/03 4181 0
28379 신한은행 스타리그 시즌 3 24강 5번째 회차가 곧 시작되겠네요. [512] SKY927231 07/01/03 7231 0
28378 99년 스타크래프트 이야기 III [12] Firehouse4927 07/01/03 4927 0
28375 [정보] Storm & Moon의 워3 강좌 [32] hoho9na4790 07/01/03 4790 0
28373 [세상읽기]_20070103 [7] [NC]...TesTER4075 07/01/03 4075 0
28372 소모적인 공간 - PGR21.com [14] 信主NISSI5431 07/01/03 5431 0
28371 좋은 만화책을 보고 싶습니다!!! [93] 고리타분6910 07/01/03 6910 0
28370 외국 대회 소식입니다. ingame tournament [13] 항즐이5328 07/01/02 5328 0
28368 스타급 센스라는것... 그리고 근의 공식 [15] 낭만토스5401 07/01/02 5401 0
28367 롱기누스에서의 이기는 방법 - 제 주관입니다. - [리플첨부] [20] 청수선생5107 07/01/02 5107 0
28366 '유리한 스타팅'이란 존재할까요? [20] 노리군4727 07/01/02 4727 0
28365 롱기누스2 초패스트 디파일러는 어떨까요???? [68] 처음느낌5514 07/01/02 5514 0
28364 서바이버 1라운드 F조 진행중 [194] Qck mini4393 07/01/02 4393 0
28362 상상속에서의 컨트롤이 현실로: 편법을 활용하여 한계를 뛰어넘기. [45] 청바지9222 07/01/02 9222 0
28360 [공지] 2006년 PgR 평점 결산 [10] anistar4250 07/01/02 4250 0
28359 대한민국 국민이 사랑하는 한국 가요 100곡 [30] 헤어지지 말자!8239 07/01/02 8239 0
28358 감동을 추천해주십시오 [48] 핑계없는삶5107 07/01/02 5107 0
28357 혹시 왼손으로 스타하는 사람을 보신적이 있으신가요? [30] Keich9526 07/01/02 9526 0
28356 저주받은 크리스마스 -_-; [8] Eva0104099 07/01/01 4099 0
28355 다음주에 군대갑니다~! [19] Into_Inferno4240 07/01/01 4240 0
28353 MBC서바이벌 [41] 체념토스6933 07/01/01 6933 0
28351 PgR과 모든 이들에게 보내는 이별편지 [42] 삭제됨6123 07/01/01 6123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