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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7/16 03:16:02
Name K.DD
Subject 불현듯 떠오르는 한빛 스타즈.
한빛 스타즈라는 팀 이름은 이제 저에게는 '불사조' 같은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한빛 스타즈는 언제나 많은 선수들이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고. 은퇴하고. 군대를 가면서 수도 없이 팀 전력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계속 받아왔었습니다.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금 팀을 재정비해서 끊임없이 가능성을 만들어 왔지요..
마치 자신의 죽음으로 새로운 생명을 이어가는 '불사조' 처럼 말이죠.

과거의 한빛은. 프로게임계에 있어서 IS와 더불어 양대 산맥과도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 당시 임요환-홍진호-이윤열을 모조리 보유한 IS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팀이 한빛이었다고들 했지요. 지금은 거의 전설적인 이름이 된 가림토 김동수, 대마왕 강도경 前 선수을 주축으로 말이죠. 우승자도 심심하면 배출해냈습니다. 김동수-변길섭-박정석으로 이어지는 2001~2002년 당시 온게임넷 리그는 한빛이 다 쓸었습니다. 그중에서도 네이트 배는 한빛의 안방 잔치나 마찬가지 였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의 파나소닉에서도 한빛 소속 게이머를 무려 5명이나 진출시키는데 성공합니다. 초대 프로리그 당시에도 박정석-강도경의 강력한 팀플 조합에 힘입어서 결승까지 진출했습니다.

그러나...화려했던 현실은 과거로 저물어 갑니다. 변길섭 선수 이적, 박정석 선수 이적, 박용욱 선수 이적, 김동수 前 선수는 이탈...이미 이 당시에 한빛은 전체 전력의 절반 가량을 잃어버린 게 아니냐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프로리그도 팀리그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나오는 개인전에서의 4강 진출자.

박경락 선수의 별명. 공공의 적.
그 이름대로 테란이든 토스든 무차별적으로 학살하며 3연속 4강 진출.

나도현 선수의 별명. 미스터 벙커링
그 이름대로 초반 승부수 대가로써 역시 연속 4강 진출.


한빛은 계속해서 주목받는 강자를 배출해냅니다.



그리고..2004년 프로리그 1라운드 결승.

이때 당시 한빛은 1년 전의 상대와 만나지만 그에 대한 평가는 완전히 정 반대로 되어있었습니다. 티원은 최강 팀 중 하나로...한빛은 저력은 있으되 어쩔 수 없는 상대적인 약체로..

그러나 한빛은 해냈습니다.

3:1를 3:2로. 3:2를 3:3으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도현 선수가 승리함으로써. 프로리그 우승을 거머쥡니다.



2004 그랜드 파이널.

이미 한빛은 1라운드 우승 이후에서 별다른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으나 그랜드 파이널 결승까지 진출하고야 말았습니다.
상대인 팬텍은 상대적으로 두터운 라인업과 여유있는 일정으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만..

한빛의 감독인 이재균님은

'4:2로 이길 것이다.' 라고 말씀하셨다죠.

그리고 그렇게 되었습니다.

조형근 선수가 이윤열 선수를 잡아내는 파란에 힘입어 그것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
.
.
.
시간이 흐르고.
.
.
.

2005년 이르러 한빛에서 나도현 선수가 이적합니다.

이제 한빛 소속 스타리거는 김준영 선수가 유일했습니다.
그마저도 오래지 않아 스타리거에는 아무도 남아있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조형근 선수가 은퇴했습니다.

후기 프로리그.
한빛은 100여일 만에 소울 상대로 승리를 거두고 그게 2005년 프로리그 마지막 승리였습니다.

3승 15패. 리그 최하위. 그것이 한빛의 현실이었습니다.



2006년

강도경 코치는 은퇴와 군 입대를 결정했습니다.
김선기 선수도 은퇴와 군 입대를 결정했습니다.


이어지는 슬럼프 슬럼프 슬럼프..슬럼프..슬럼프...


계속되는 패배. 패배. 패배. 패배. 패배.




"한빛에는 테란이 없다. 테란이 나올 경우는 생각하지 않았다."
                                   -티원Vs 한빛 경기 당시 엠겜 해설진이 밝힌 티원 코치진의 말-




한빛의 테란 라인이 완전히 붕괴되었고.
박경락 선수는 끊이지 않는 슬럼프였고
박대만 선수는 발전이 없어보였고
김준영 선수는 작년에 이미 모든 힘을 다 써버린 것 같았습니다.
그 이외의 선수는 모두 이제 갓 연습생 딱지를 뗀 병아리 같았습니다.

한빛에게는 과거의 영광을 아는 선수가 남아있는 것 같지 않았고 팀의 존속마저 위기에 처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이것이 끝인줄만 알았습니다.







그러나.


6월 10일 Vs 팬텍 전.

에이스 결정전

노준동 선수 Vs 김재춘 선수  

노준동 선수가 승리합니다.
드디어. 한빛이 다시금 승리를 거둡니다.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일이 일어납니다.


이 네이쳐를 이기고
르까프 오즈를 이기고

마침내 MBC히어로 마저 격침 합니다.

승리는 승리를 부르고

김준영 선수가 뜻을 펼치고
노준동 선수가 그 뒤를 따르며
채지훈 선수가 받쳐주고
박경락 선수는 부활의 시발점을 보여주고
박대만 선수는 MSL 스타리거가 되었습니다.

그외에 김병욱, 윤용태, 김동주, 설현호, 김인기 선수들도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2006년프로리그 막판에

한빛 스타즈는 무서운 기세로 최고의 고춧가루 부대로 주목받았습니다.
작년의 쓰라린 기억을 뒤로 한채 불사조처럼 또 다시 돌아왔습니다.
한빛 스타즈는 강력했습니다.

만약. 딱 1주일만. 이 과거의 강력한 모습이 먼저 나타났다면.
한빛 스타즈는 고춧가루 부대니 뭐니가 아니라 플레이 오프 진출을 두고 KTF, CJ, 온게임넷, T1, 팬텍, MBC 들과 자웅을 겨루었을 것이었다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함과 동시에.

한빛의 부활에 나도 모르게 기뻐하는 모습을 발견하면서.
내가 얼마나 그토록 한빛의 꿈만 같았던 2004년의 모습을 원하고 있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모두가 안될 것이라는 예상을 할때 그것을 깨고 이루어질 것 같지 않았던 미래를 얻어냈던 영광과 긍지가 있는 한빛 스타즈.
저는 그것을 바라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가장 비현실적이었던 현실. 내가 현실에선 얻을 수 없는 것을 만들어내는 한빛 스타즈가 저의 우상이었던 겁니다.


그 어떤 말보다도 한빛 스타즈의 정체성을 밝혀주는 말.

'전통의 강호'

한빛 스타즈는 2006년 다시 저 말을 듣게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추가 : 글 내용이 많이 허술하더라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비 오는 새벽에 갑자기 감정이 센티멘탈해지는군요..

비때문에 오늘 결승전에 차질이 생기는일은 없었으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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쵱녀성
06/07/16 03:37
수정 아이콘
사실 객관적인 전력만 놓고 봤을때 한빛은 이네이쳐와 꼴찌다툼을 할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리고 시즌 중반까지는 거의 그런 우려가 현실이 되어갔죠. 하지만 김준영 선수의 부활과 신인선수들의 선전이 맞물리면서 한빛은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올시즌 6번중 4번의 패배가 모두 에이스결정전까지 몰고 가는 끈질긴 승부였다는 면만 봐도 한빛의 저력을 알 수 있습니다. 어느 스포츠나 왠지 겉으로 드러나는 전력에 비해서 실제로는 상대하기 껄그럽고 만만치가 않은 팀이 존재하는데 그게 한빛입니다. T1이나 KTF도 한빛 상대로는 쉽지가 않죠.

역사에 만약이란 가정은 무의미한 법이지만 만약 김준영 선수가 몇경기만 더 빨리 부활해서 패배한 4번의 에이스결정전중 2경기만 잡아줬더라도 프로리그의 판도는 아마 지금과 크게 바뀌었을겁니다. 그정도 멤버로도 막판 이정도 포쓰를 보여줬는데 정말 제대로 된 선수보강만 몇명 된다면 포스트시즌에 도전할수 있을만한 전력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면에서 한빛쪽에서 대기업팀이 남부럽지 않도록 게임팀에 전폭적인 투자좀 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의 멤버로도 중위권을 유지하는 이재균 감독의 능력이면 김준영 선수를 보좌해줄 수준급 토스, 테란 유저 한명씩만 등장해도 충분히 강팀이 될수 있는게 한빛인데 말이죠.
러브투스카이~
06/07/16 03:59
수정 아이콘
한빛 지금 후기리그에서 테란 라인만 어떻게 보강하면 해볼만 하죠...
부활한 김준영선수... 평가전떄는 않좋은 플레이들을 많이보여줬지만 방송경기에 적응한 무서운신인 노준동 선수...거기에 아쉽게도 매번 예선 결승에서 낙방하는 부활을 꿈꾸는 박경락선수, 그리고 신예 채지훈 선수
플토 라인에는 가장 주목받는 플토유망주 윤용태 선수와 한빛의 3년만의 MSL 리거 박대만 선수가 있죠..거기다 김인기 선수와 설현호 선수등
하지만 역시 테란라인이 불안...;; 한빛 테란라인이 정말 관건인듯;;
yonghowang
06/07/16 04:33
수정 아이콘
대인배의 부활로 더욱 무서워진 한빛...이잭윤 감독님의 용병술도 ㅎㄷㄷ

이제 박경락 선수만 개인전 완벽 부활한다면 한빛은 단숨에 우승후보.
WordLife
06/07/16 05:35
수정 아이콘
변길섭선수.. 케텝에선 더이상 출전기회를 얻기가 힘들듯 한데..
차라리 변길섭선수가 한빛으로 간다면..
초감각테란지
06/07/16 05:43
수정 아이콘
한빛은 사랑받는 팀인것 같네요^^ 관심있게 지켜볼수 있는 팀이구요
개인적으로 윤용태 선수가 계속 지다가 이겼을때 흐믓했습니다^^
그리고 김선기 선수는 복귀한것으로 알고있습니다
06/07/16 09:25
수정 아이콘
정말 변길섭선수는 한빛이나 삼성으로 이적해야 출전기회도 갖게 될것이고 더 나아질듯...
그리고 이재균감독 다전제에서 주훈을쓰러트린 유일한 감독입니다...
괜히 명장이 아니죠...
Grateful Days~
06/07/16 10:21
수정 아이콘
키울수있는 테란만 있다면.. 정말 좋은 팀이 될수있을겁니다.
밑에분
06/07/16 10:28
수정 아이콘
김선기 선수 돌아왔고..정재호 선수가 부활만 하고.....박경락 선수도
부활만 하고..
한빛의 신예토스들도 가능성이 보이고, 김준영 선수은 여전한 대인배이고, 신예 저그 군단들도 잘해주고 있고..
테란이라.....
유인봉 선수가 참 아쉽네요. 변길섭 선수도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나도현 선수도 3연속 4강진출.....아니었나요?
한빛은 지금 상태는 메이저리그의 플로리다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정말 A급 기량을 지닌 선수들 몇명에, 엄청난 포텐셜을 지닌 유망주로 가득찬 팀, 지금 한빛의 돈트렐윌리스와 미구엘카브레라 역할을 하고있는
김준영, 박대만 선수가 제 기량을 유지하고, 나머지 선수들이 제 실력을 찾거나,
포텐셜을 터뜨려 준다면......플로리다의 지난 우승을 꿈꿀수 있겠죠.
KuTaR조군
06/07/16 11:12
수정 아이콘
밑에분// 예. 나도현 선수는 2회 OSL진출에 3위한번, 4위한번을 기록하죠. 그 이후로는 -_-;;
루베트
06/07/16 11:36
수정 아이콘
이래서 한빛 팬을 그만 둘 수가 없어요ㅠ.ㅠ
06/07/16 13:12
수정 아이콘
글 참 좋네요!
이재균 감독님의 선수 키우기는 워낙 유명해서요!
공포의 외인구단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후반기는 한빛 만나는게 모든 팀들이 두려웠을듯.....
조금만 더 지원을 해 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히 듭니다.
티원팬으로 해운대에서 당한 충격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유리하던 7차전이 뒤집혀서 지게 될 줄은........
그 때의 모습을 되찾겠지요!
06/07/17 02:38
수정 아이콘
저도 6년째 한빛을 응원합니다.
변길섭 선수가 돌아와 준다면 정말 좋겠어요.
경락 선수 좀 더 독해졌으면 하는 바람도 갖게 되네요.
한빛, 후기리그에는 분명 더 나은 모습으로 우리 앞에 서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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