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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7/08 09:58
비단 스타에서만 국한되는 얘기는 아니죠. 일례로 제가 즐기는 격투 게임 세계에서도 서로간에 보이지 않는 수싸움과 각종 훼이크를 두고 심리전을 주고 받는다는 표현을 오래 전부터 사용해왔습니다(스타크래프트가 나오기도 전에요). 스타를 전혀 보지 않은 사람도 가위바위보를 심리전이라고 하는 사람도 많고요.
09/07/08 10:21
저는 약간 생각이 다른데,
전쟁에서 말하는 심리전을 말씀하신대로 "상대의 사기를 떨어트리거나 내부 결속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정의한다면, 스타에는 심리전이 존재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각각의 머린들과 질럿들은 내부 결속력을 갖고 있지 않으며, 사기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죠. 여기엔 오로지 최종 지휘관 한 명만이 존재하기 때문에 사기와는 관계가 있겠지만 내부 결속력은 있을 수가 없습니다. 이러한 종류의 정의는 조금 폭넓게 해석할 필요가 있겠죠. 애초에 심리전을 저런 식으로 정의한 이유는 꼭 사기나 내부 결속력이 중요해서가 아니라, 실질적인 물리적 충돌과 대비한 차원을 이야기하기 위해서 입니다. 총이나 칼을 들고 직접 맞닥뜨리는 행위가 '육체적'(물리적)이라면, 접촉하지 않으면서도 전쟁에 영향을 주는 행위들을 '정신적'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리고 우리는 '정신'과 '마음'(심리)을 비슷하게 사용하며, 실제로 mind는 두 가지 형태로 번역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스타에 비유하자면, 육체적인 차원을 2벌처와 3탱크 6머린과 2질럿 7드라군이 싸우는 전장에 비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신적인 차원은 초반 정찰 일꾼들의 움직임이나 사업 취소, 엉뚱 파일런 등에 비유할 수 있겠죠. 그 점에서 일종의 '교란 전술'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약한 군사를 내보내서 '우리 힘 없다'고 속이거나, 괴소문을 퍼뜨리거나 하는 책략등이 이와 유사할 것입니다. 말씀하신 예들(상대 본진 해처리 등)은 이미 전투가 끝난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행위(전쟁에 비유하자면 적국의 우두머리를 끌고 다니는 퍼포먼스)이므로 실질적인 의미는 없습니다. 여기에서 전략과의 유사성이 문제가 되겠죠. 말씀하신 책략과 수싸움의 차원입니다. 사실 심리전은 책략의 일부라고 보는 편이 맞을 것입니다. 가령, '나 사업하고 있어'라고 해 놓고 취소하는 것은 상대를 동요시키고 거짓 정보로 교란한다는 점에서 심리전이지만, 몰래 다크는 책략이지만 상대를 교란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심리전이 아닙니다. 이 정도로 책략과 심리전의 차이를 구분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조금 더 범위를 확장시키면 투팩이나 원 팩 더블 등의 형태도 일종의 책략이겠습니다만, 정형화된 전략으로 구분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책략은 그것을 사용하는 '방법'이라는 차원을 강조하고 있고, 심리전은 그것을 사용하는 '차원(물질이냐 정신이냐)'을 강조하는 개념이므로, 이 맥락에 따라 서로 사용 가능하다고 봅니다.
09/07/08 10:33
심리전 병과 주특기 보유자로서 (^^;;) 글 쓰신 분 말씀처럼 엄밀하게는 현재 우리가 심리전이라고 하는 것은
첩보전이나 정보전이라는 좀 더 포괄적인 말이 더 맞지 않을까... 싶긴 합니다만, Ms. Anscombe님 말씀도 일리가 있어서... 그냥 그래도 써도 별 문제는 없지 싶습니다.
09/07/08 11:45
이미 여러 분야에서 심리전이란 단어를 이와 같이 사용하고 있으니 큰 상관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추리 소설이나 역전 재판등을 광고하면서도 '숨막히는 심리전!'이라고 광고하니까요.
하지만 그것을 mind game이라고 번역할 수 있는가? 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사기나 결속력을 떨어트리는건 아니더라도, 상대의 감정을 동요시키거나 하는 등은 스타에서도 가능하거든요. 5전제 하는데 1경기를 관광하여 상대를 도발하는 것등이 말이죠. 그러므로 심리전은 상대의 감정적인 영역에 대한 공격이고, 속임수나 책략등은 상대의 이성적인 영역에 대한 공격이라고 생각합니다.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여 오판하는 식으로요.
09/07/08 12:01
정신적인 차원의 공격을 다시 이성-감성으로 구분한다면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예컨대, 채팅으로 욕을 해서 열받게 한다던가, (5판을 한 판으로 볼 경우)다 이긴 상황에서 파일런으로 글자를 쓴다던가, 자기 건물을 부수던가 등등.. 전쟁에 비유하면 성에만 갇혀 나오지 않는 상대를 도발하기 위해 욕설을 날리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냥 스타가 아닌 프로들의 스타 경기는 순수하게 게임 내적인 것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당연히 선수들은 저 유닛 너머에 있는 상대 선수의 존재를 인식하지만, 여하간 그가 직접적으로 인식하는 건 유닛과 건물들 뿐입니다. 일단 채팅은 금지이니 넘기고, 말씀하신 1경기 관광 도발은 5판을 하나의 큰 판으로 볼 때 맞는 이야기인데, '한 경기'에 한정한다면 위에 언급한 퍼포먼스 수준일 것입니다.(물론 '이후에 만날 경우를 대비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으나 너무 확대 해석이죠) 순수하게 '이 경기'의 승패와는 무관합니다. 초기에는 정형화된 틀이 없었기 때문에, 변수가 많았지만, 어느 정도 틀(가장 대표적인 것이 빌드)이 잡히고 선수들의 컨트롤 수준도 올라가면서 격차가 줄어들고 변수도 작아졌습니다. 심리전이란 말은 이러한 맥락 속에서 등장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어떤 전략이라는 '방법'의 선택이 아닌 상대의 '생각'을 읽고, 자신의 생각이 어떠한 것이라고 노출시키는 것 말이죠. 홀짝 동전 게임과 비슷하기도 합니다. 실제 mind game 이라는 말을 외국인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는 잘 모르기 때문에 그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가 없네요.
09/07/08 12:27
해설자들이 스타에서 심리전이라고 하는 것을 체스나 바둑, 야구 등에선 수싸움, 수읽기라고 하죠.
참고로 바둑에선 Reading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심리전을 걸다' 라고 하면 he is trying to interfere with the opponent's reading. 정도가 가깝지 않을까요? 아니면 뭐 그보다 간단히 distracting 이라고 표현해도 될 것 같습니다.
09/07/08 17:48
음, 사전적 의미에서의 심리전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겠는데요.
'명백한 군사적 적대 행위 없이 적군이나 상대국 국민에게 심리적인 자극과 압력을 주어 자기 나라의 정치·외교·군사 면에 유리하도록 이끄는 전쟁.' 이걸 '상대의 사기를 떨어트리거나 내부 결속력을 떨어뜨린다.' 로 해석할수도 있겠지만, '자기 나라의 정치·외교·군사 면에 유리하도록' 주는 심리적 자극과 압력이 곧 사기 저하나 내부 결속력으로 이어진다고 해석할 필요는 없을것 같습니다. 사전적 의미에서 드러난것은 '군사적 적대 행위 없이, 심리적 자극을 통해, 자기 나라에 유리하도록' 이니까요. 즉, 군사적 적대 행위 없이 심리적인 효과만으로 자기 나라에 유리하도록 이끈다면 모두 심리전이 되는 것이죠. 예를 들면 실제로 전쟁을 할 의사가 없으면서 군사적 기만행위를 통해 적대국의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행위 역시 '심리전'이라는 사전적 정의에 어긋나지 않는 것이죠. 즉, 기만이나 속임수, 책략 역시 사전적 의미에서의 심리전과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고 봅니다.
09/07/08 20:37
MS. Anscombe님의 말씀이 공감가네요.
확실히 수읽기와 심리전은 용례가 비슷할지 몰라도 주는 느낌이 확연히 다르죠. 이건 용어의 잘못된 사용이 아니라, 그냥 어떤 의도를 강조하냐에 따라 쓰임이 다른 거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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