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9/07/03 08:33:04
Name 빵pro점쟁이
File #1 MineCutting_P.wmv (0 Byte), Download : 15
Subject 나는 슬프다
※ 닉네임 바꿨습니다
점쟁이 → 빵pro점쟁이










scv 본진 정찰이 들어오자 이경민 선수가 훼이크 코어를 올리는 순간
강민 해설이 좋다고 외치는데도 불구하고
난 이윤열 선수의 승리를 확신했다

적진에 게이트가 부숴지기 전에 플토 유저가 가장 우선시 하는 작업은
코어를 남겨놓는 일인데
질럿 한기 안 뽑은 이경민 선수가 더블 시도도 아니면서
안 남겨놓을 이유가 없다는 건 불을 보듯 뻔한 일

코어 남길 자원이 부족할 리가 없었으며-게이트가 부숴져도 생산 중인 질럿 값은 반환됩니다
파일런 갯수 타이밍이 솔직히 애매하긴 했지만
'아뿔싸! 코어를 올려놓지 못했어!'라는 듯한 액션은
마치 성형외과 남친 앞에서 "나 하나도 안 고쳤어"라고
미모를 뽐내는 뻔뻔한 오버와도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가 끝났을 때 나는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그리고 슬펐다

양대 pc방 행이 결정나서가 아니다
오늘의 패배 때문도 아니다

내가 슬픈 건...










프링글스 2 때였나?

이윤열 선수는 조지명식에서
무섭게 올라오는 신인 선수들에 올드가 맞서기 위해선
시대의 흐름을 쫓아가려는 변화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고
그는 불치하문의 자세로 후배들에게 작은 것도 다시 배워나가며
지금까지 살아남은 올드 베테랑의 자존심이 되었다

천재적인 센스가 무뎌진 점은 아쉽고 어쩔 수 없지만
다른 능력은 아직도 잘 나가는 신예 못지 않을 만큼 죽지 않았다고 믿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부족한 것은 무엇인가?

나는 그것이 '마음'이라고 본다



아발론 조지명식이 있기 전 유병준 해설이 진행한 방송에서
짧은 전화통화였지만 이윤열 선수는
선수 생활을 그만두고 싶을 만큼 지금 힘들다고 밝혔다

하지만 몇시간 후 조지명식에 와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필사의 각오를 밝혔다

눈물이 나려는 걸 애써 참았다

그만두고 싶을 만큼 게임은 잘 안되고 있는데
이윤열이라면 다시 불사조 처럼 살아날 것이란 팬들의 믿음 때문에
그는 죽지 못해 살려고 애쓰는 것이다

나는 그게 슬펐다





실력의 고저를 떠나서
게임이 잘 풀릴 때도 있고, 이상하게 꼬일 때도 있다

그리고 유난히 계속 꼬이는 날은
난 배넷 상에서 10연패 이상도 달린다

한판만 이겨보고 끄자는 심정으로 계속 달려보지만
게임이 끝날 때마다 남는 건
자신 실력에 대한 한탄뿐..

솔직히 그 쯤 되면 실력이 문제가 아니라
패배에 집착하는 마음이 문제다

게임에 집중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패배에 집착하고 있을 뿐
집중은 무슨 멍멍이뿔

깔끔하게 2~3일, 길게는 1~2주 게임 쉬면서 머리에서 지웠다가
다시 몇판 뛰면서 감 익혀 물이 오르면
금방 제 실력은 회복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없던 능력까지 덩달아 붙기도 한다

지친 마음을 달래고 회복시켜주는 건
휴식이라는 좋은 것이다





그런데.. 프로게이머에게 휴식이란 없다

휴가?

휴가는 게임을 며칠 쉴 뿐이지
휴식은 아니다

밥 먹으면서도, 놀러 가서도, 잠을 자면서도, 영화를 보면서도, 애인을 만나면서도
그들의 머릿속에 '스타' 두글자가 지워졌던 날이
단 하루라도 있었을까?

'내가 이렇게 놀아도 되나?'
'이러다 후배 xxx에게 자리 뺏기는 건 아닌가?'
'너무 놀아서 감이 떨어질지도 모르니 틈틈이 두 세판씩은 즐기자'



프로게이머는 은퇴하기 전까지
머릿속에서 스타를 지운 휴식이란 순간을 영영 맞지 못한다





그렇게 이윤열 선수는 기계처럼 10년을 달려왔다

불사조는 영원히 사는 새가 아니라
죽지 못해 사는 새다

이윤열 선수에게 필요한 건 마음을 다잡을 각오가 아니라
다잡을 각오가 자리잡을 마음이 후레쉬한 상태가 되는 것
즉, 휴식이라고 본다

하지만 스타1의 생명줄이 얼마 남지 않은 이 판에서
애당초 없었던 휴식이란 것이 지금 떨어질리 만무하고
떨어진다 한들, 그것은 은퇴란 다른 이름일 뿐 휴식이 아니다

그래서 꺼지지 않는, 꺼질 수 없는 기계 이윤열 선수는
휴식이 뭔지도 모르고 오늘도 자기 컴의 스타를 돌리며
연습에 매진하리라





나는 그게 슬프다















ps
힘내요 이윤열 선수

우리가 믿는 건 이윤열 선수의 '승리'가 아니라
'이윤열 선수'이니까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인하대학교
09/07/03 09:02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게이트에서 유닛생산하다가 게이트가 파괴되면 돈이 다시 들어오나요?
업그레이드만 그런건줄알았는데 자세히아시는분 없나요?
09/07/03 09:31
수정 아이콘
인하대학교님// 아마 들어올 거예요. 짓던 건물이 지어지다가 파괴되면 안 들어오는데 유닛은 그대로 들어올 거예요.
09/07/03 09:41
수정 아이콘
인하대학교님// 들어옵니다.
당신의조각들
09/07/03 09:46
수정 아이콘
인하대학교님// 예, 다시 들어오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대로 다 들어옵니다.
ex) 게이트를 파괴했을 시에 드라군 1마리가 생산중이었다면 미네랄 125 가스 50이 그대로 들어옵니다.
돈이 안 들어오는 경우는 짓고있던 건물이 파괴당할 때 밖에 없는것 같네요.
건물을 취소하면 짓고 있는 건물 값의 75%만 돌아온다고 알고 있구요...
ex2) 넥서스를 짓다 취소하면 미네랄 400의 75%, 즉 미네랄 300이 돌아옵니다. 뭐 이런 식으로요.

근데 이상하게 확신이 안서네요 이거 -_- ㅠㅠ
이상 허접한 공방양민이 아는 척 좀 해봤습니다; 하하
09/07/03 09:49
수정 아이콘
불사조는 영원히 사는 새가 아니라
죽지 못해 사는 새다

슬픕니다. 나다 힘내세요
09/07/03 12:46
수정 아이콘
일단 헤리티지에서 좋은 모습 보기를 기원합니다. 개인리그에도 다시 올라올거라고 믿어요!
박효신
09/07/03 13:49
수정 아이콘
그대이기에 믿습니다
09/07/03 15:03
수정 아이콘
이윤열 선수 기대하고 있어요.. 다시 부활하길..

그나저나 업그레이드 진행중인 건물이 파괴되면 가격도 반환되나요??..
09/07/03 16:03
수정 아이콘
세느님// 25%만 반환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8092 이제동 vs 진영화 어떻게 보셨습니까 [42] 스쿠미츠랩7347 09/07/03 7347 0
38090 이윤열선수가 양대리그 예선으로 떨어졌군요 [13] redemtion4894 09/07/03 4894 0
38089 나는 슬프다 [9] 빵pro점쟁이4253 09/07/03 4253 1
38088 이영호에게 거는 기대. [7] 윤하4456 09/07/03 4456 0
38087 우연히 WCG 2009 관련 정보를 찾아냈습니다. [4] hero6004342 09/07/03 4342 0
38086 이제동 vs 신상문 in Outsider 리뷰 [21] becker6879 09/07/03 6879 6
38084 이제동, 다시 시작되는 이야기 [25] 초롬5693 09/07/02 5693 1
38083 아발론 MSL 32강 7회차(2) [438] SKY925300 09/07/02 5300 0
38082 아발론 MSL 32강 7회차 [259] SKY925142 09/07/02 5142 0
38080 7월 KeSPA 랭킹, 서바이버 오프라인 시드자 예측 [8] Alan_Baxter5142 09/07/02 5142 0
38077 스타크래프트2 정보 - IPX등 랜게임 삭제 + 최신 영상 [16] JK5089 09/07/02 5089 0
38076 5라운드 6주차 엔트리 [32] SKY924625 09/07/02 4625 0
38073 요즘 엄옹의 웃음소리가 참 듣기 좋은 것 같습니다 ^^ [32] 개념은?5701 09/07/01 5701 0
38072 엠겜의 해설진들. 그리고 스타 잡담. [47] 베컴7670 09/07/01 7670 1
38068 박카스 스타리그 2009 16강 3회차 경기 [440] jc7903 09/07/01 7903 2
38067 오늘의 프로리그 SKT VS 하이트//CJ VS 웅진 [170] 태연사랑5304 09/07/01 5304 0
38065 KT 냉정해 져야 합니다. [9] 히로3175531 09/07/01 5531 0
38064 본좌? 지금 우리에겐 택뱅리쌍이 있다!! [41] 마빠이6125 09/07/01 6125 0
38063 to 홍진호 [3] 짝복3861 09/07/01 3861 0
38062 그저 이영호라는 상대의압박... [2] 인하대학교3794 09/07/01 3794 0
38060 우리는 무엇을 보고 남아 있습니까? [11] DEICIDE4627 09/07/01 4627 1
38059 자원상 이성은선수는 그렇게까지 유리한 상황이 아니었다 [36] 테페리안6021 09/07/01 6021 1
38058 이영호와 최연성 그리고 이성은 [11] Flocke5067 09/07/01 5067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