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보고 모 애니를 생각하신 분이 계시겠는데 제목만 패러디했지 그 내용과는 전혀~ 연관이 없다. 그나저나 오랜만에 쓰는 건데 시험기간이라 시간이 무지 남아 돌게 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핑계다.]
레이쓰
레이쓰는 테란의 기초 공중 공격 유닛이다.
저그는 뮤탈(오버로드는 공격용이 아니므로 제외), 프로토스는 스카웃에서 브루드워에서는 커세어로 넘어가면서 각자 기초적인 공격 공중 유닛의 틀을 마련했다.
레이쓰의 특징을 일단 살피자.
체력은 120에 기본 방어력 없음. 크기는 대형.
공격 유형은 제미니 공대공 미사일 20(폭발형), 지대지 레이저 8(노멀형).
특수 기능 : 클로킹
공중의 강력함 때문에 공중 유닛에 대한 클로킹 기습으로 많이 쓰이지만 때로는 일꾼 및 지상 유닛 견제에 쓰이기도 한다. 다만 대형이라서 스플래쉬 데미지를 가진 유닛에게는 무지막지하게 약하며(폭발형 데미지인 커세어와 발키리가 천적이다.) 미네랄 50원 더 싼 뮤탈과는 한 부대 규모 정도로 싸울 경우 질 수도 있다(...). 특히 기본 방어력이 없다는 점이 대형 유닛 치고는 참...(아콘은 쉴드 덩어리지만, 다크아콘의 경우는 방어력 1이 있었다. 아콘을 제외하고는 방어력 없는 대형 유닛은 없을 듯?)
이렇게 죽죽 나가 떨어지는 레이쓰를 비꼬는 말로 흔히 "종이 비행기"라고도 한다. 미네랄 150에 가스 100. 그러나 더 싼 드라군, 골리앗, 히드라와 1:1로도 지면서 100원인 마린 2기, 심지어는 75원인 터렛에게도 1:1은 진다
[사실 터렛이 1:1로는 사기적 능력치를 가지고 있기는 하다.].
다만 기동성, 특수 기능을 이용한 작전 수행, 공격의 밀집도 때문에 비싼 만큼의 효능을 보기도 한다.
이번 시간에는 이 레이쓰에 대한 것을 (고발, 보고)하려고 한다.
비록 테테전이라는 한정된 상황에서 쓰는 글이지만, 레이쓰가 주력인 경우가 테테전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두 경기를 들어가면서 설명하겠다.
강철 비행기
종이 비행기로, 테란 유저에게도 놀림을 받는 레이쓰이긴 하지만 공방 풀업의 레이쓰는 흔히들 강철 레이쓰라고도 한다.
그 대표적인 경기가 전상욱 선수와 이재호 선수의, 스카이 프로리그 2006 전기리그 결승전 2경기이다.
이 경기는 초반 빌드의 영향이 어느 정도 있었지만 이재호 선수의 무시무시한 선전 으로 인해 장기전으로 가는 테테전이었다. 하지만 전상욱 선수는 염보성 선수에게 이어 20개에 가까운 스타포트에서 나오는 풀업 레이쓰로 이재호 선수를 이겼다. 마무리를 레이쓰로 지어버린 희대의 관광 마무리였다(사실 진정한 레이쓰 관광은 최연성 선수 vs 이병민 선수의 질레트배 노스텔지아 겠지만 말이다. 그러고보니... 아니, 아무것도 아니다.).
이 때의 경기 상황 일부를 설명하면서 레이쓰에 대한 것을 설명하겠다.
* 상당히 조잡하다. 오늘따라 마우스가 떨렸다.
그 당시의 경기 상황은 3시가 전상욱 선수 스타팅, 11시가 이재호 선수 스타팅이었다. 그리고 3시, 7시에 걸쳐 전상욱 선수가 진영을 잡았고 11시를 기준으로 오른쪽과 아래를 잡은 것이 이재호 선수였다. 당시 경기에서는 센터는 이재호 선수가 차지하고 있었으나 스타팅 멀티의 언덕 이점 및 레이쓰의 활동으로 이재호 선수가 무려 센터를 포함해서 묶인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었다.
전상욱 선수는 연두색 화살표 대로의 진출이 가능했다. 공중 지역은 드랍쉽, 레이쓰 돌파 지역으로 이 점은 이재호 선수도 이용할 수 있었으나 레이쓰에게 드랍쉽이 잡히면서 그 점은 불가능하게 되었고 공중 진출로는 전상욱 선수에게 내주게 되었었다.
5시쪽 길로 가는 길이 막혀있고, 7시와 3시는 이미 스타포트, 팩토리에 의한 본진화 되어 있어서 친다고 하더라도 기동성에 의해 막힐 수 있는 상황.
자원도 유리한 전상욱 선수가 자연스레 이길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 때 전상욱 선수는 레이쓰를 이용해 경기를 마무리 짓는다.
* 잠깐!
여기서 실험 한 가지를 하겠다.
레이쓰가 골리앗, 터렛 등과 12 : 12로 싸우면 어떻게 될까?
1. 레이쓰 vs 골리앗
2. 레이쓰 vs 터렛
3. 레이쓰(1) vs 골리앗(1), 레이쓰(1) vs 터렛(1)
* 만일 본인이 레이쓰를 좋아했으면 실험하는 내내 억장이 무너졌을 것이다.
이처럼 레이쓰는 풀업이라고 하더라도 종이 비행기이긴 하다...
그럼 다시 본론.
위 실험처럼 풀업 레이쓰도 12 vs 12에서는 종이 비행기나 다름없는데, 전상욱 선수는 어떻게 경기를 이길 수 있었을까?
터렛, 그것은 일단 값이 싸면서도 효율적인 테란의 방어수단이다. 물론 오버로드 둠드랍이나 할루시네이션 리콜, 캐리어, 배틀에게는 무용지물 수준이지만 디텍팅과 빠른 연사력(뮤탈은 소형이지만 이 연사력 때문에 사실 컨트롤 안 하면 상대가 힘들다), 폭발형이지만 앞서 보았 듯이 레이쓰 등에게 강한 면 등을 포함해서 75원의 터렛은 상당히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레이쓰를 견제해야 할 터렛이 위에 보시는 것과 같이 이재호 선수 영역에 따라 건설이 가능하다. 그런데 건설 영역을 보시라.
러시아워 시리즈는 중앙에 건물을 못 짓게 되어있다. 그렇기 때문에 건설 가능한 지역은 멀티 지역 주변과 스타팅 및 앞마당 일부에 한정되어 있다. 그런 점에서 클로킹을 활용한 전상욱 선수의 레이쓰는 센터를 어느 정도 활보할 수 있었다. 굳이 멀티 지역을 경유하여 레이쓰가 움직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상욱 선수의 레이쓰는 터렛의 포화에 터지는 일보다 골리앗의 포화에 터지는 일이 많았다(그나마 그것도 소수였다.).
골리앗과 터렛은 5초대로 레이쓰를 부수지만 유닛과 건물의 특징을 보면 이것은 현격하게 차이가 난다고 볼 수 있다.
멀티 지역에 건설한 터렛은 움직일 필요도 없고, 인구수도 차지하지 않는다. 대신 골리앗은 레이쓰 경보가 발령하면, 그곳에 터렛이 없다면 일일이 움직여줘야 한다. 이 때 기동성의 불편함이 드러나면서 탱크 골리앗 체제의 테란의 한계점이 나타난다. 레이쓰를 이용해, 터렛이 있어도 소수 터렛은 금방 격파하고 멀티를 타격한다면 이만큼 짜증나는 것도 없을 것이다. 저그가 커세어리버에 멀티 타격 받는 심정을 테란이 조금 느끼는 정도랄까?
어쨌거나 전상욱 선수의 레이쓰는 소위 강철 레이쓰로, 클로킹을 이용한 그 역할로 순식간에 중앙을 차지하고 홧김에 GG까지 받아냈다. 공중 유닛 공격력의 밀집도를 지상 유닛 공격력이 따라 갈 수 없음도 한 몫을 하기도 했었다.
그와는 반대 되는, 종이까지는 아니지만 강철 레이쓰에 구멍이 난 사례가 있었다.
바로 고인규 선수와 염보성 선수의 신 백두대간 대결이었다.
T1 선수들이 레이쓰는 참 잘 쓰는데 고인규 선수도 그 대열에 동참했는지 레이쓰로 염보성 선수를 괴롭힐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러시아워3와는 신 백두대간의 사정은 다르다. 물론 맵 뿐만이 아니라 당시 상황 차이도 있겠지만.
종이 비행기
러시아워랑은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무엇이 다를까?
다름이 아니라 당시 고인규 선수의 진출로가 너무 한정적이라는 것이다. 어차피 아래위 싸움에 진출로는 뻔하지만 고인규 선수는 더 심각했다.
일단 신 백두대간의 경우는 언덕 지형이 참 많다. 센터의 개념이 중앙의 큰 것 하나와 위의 큰 언덕, 아래의 큰 언덕으로 설명 할 수 있는데, 좁은 언덕 하나와 큰 언덕 지형 하나만 점령해도 센터를 뚫기가 불안한 상황이다. 즉, 팩토리 유닛이 지나가기가 난감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공중 유닛이 지나다니기 편하느냐? 그것도 아니다.
이 맵은 센터 중앙의 돌 부분에는 터렛 건설이 불가능하나 그 외 지역에는 건설 가능, 특히 탱크와 같이 배치하면 철벽 방어가 된다. 이 때문에 염보성 선수는 터렛과 탱크의 띠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제 아무리 풀업 레이쓰라고 하더라도 위의 실험처럼 폭발형 유닛에게는 여전히 레이쓰는 약한 유닛이다.
전상욱 선수처럼 센터를 활보할 수 있는, 아니 센터 활보는 자유롭다고 볼 수 있지만 딱히 "견제"에는 별 소용이 없었다.
간단하게 말하면 고인규 선수의 레이쓰 활동로에는 터렛이 있기 때문이다.
전상욱 선수가 터렛 건설 불가능 지형을 이용해 이리저리 활보하며 견제한 것에 비해 고인규 선수의 경우는 가는 곳마다 터렛이 있기 때문에, 그리고 무엇보다 동선이 지상유닛이 움직이기에는 염보성 선수에게 어느 정도 편안함을 제공하기 때문에 레이쓰로 경기를 마무리 지을 수가 없었다(러시아워에 비해 신 백두대간은 시야만 확보되면 작은 언덕의 경우는 골리앗으로도 언덕 위 레이쓰를 견제할 수 있으며 넓은 통로를 따라 움직이는 유닛에 의해 드랍까지 막히는 등 고인규 선수에게는 사실 악재인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원령
레이쓰의 뜻은 사실 원령이다. 클로킹 기능 때문이다.
레이쓰는 이름 그대로 참 매력적이기도 하다. 최근에 이윤열 선수가 박성훈 선수의 캐리어를 모두 떨어트린 기습처럼, 임요환 선수도 박지호 선수에게 815에서 레이쓰로 기세를 제압하면서 결승 진출한 점 등.
사실 레이쓰를 이용한 승리는 패자에게 있어 충격일 수밖에 없다.
그것이 대규모로 이용한 관광이냐, 아니면 짤짤이류의 견제냐에 상관없이 말이다.
원령은 누군가에게 공포의 악령이자 자신에게는 수호령이 될 수도, 그저 귀찮은 도깨비이자 애물딴지인 귀신 수하가 될 수도 있다.
사용 잘하자. 레이쓰 이용하려다가 패배해서 몽령이 되어 올 수도 있으니깐...
* 그래도 풀업 레이쓰는 강하다. 최근에 뼈저리게 겪어봤다... 내 캐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