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일은 등교일. 그래서 조금 일찍이나마 쓴다.
발견
스타크래프트가 아직도 무궁무진한 세계를 가졌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아직도 무언가가 발견되고 있다. 사실 그 발견이라는 것이 숨겨져 있다거나 특정한 암호를 풀어내는 것이 아닌, 기존에 있던 것을 사용하는 것인데 우리는 흔히 발견이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것을 발견이라고 할까?
그것은 바로 이길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길 수 없는 전략, 전술 등은 발견이라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도박, 과감이라는 것만 붙을 뿐이다. 물론 발견이라는 것 역시 도박적인 변수가 있기는 하나 여러 번 성공하면 도박이 아닌 제대로 된 발견으로 굳혀지게 된다.
지금 이 글에서는 유닛의 발견으로 글을 한 번 써볼까 한다.
2003
밑에서 쓴 글 중 패러독스라는 맵이 있다.
그 맵은 비록 밸런스에는 어느 정도 실패한 감이 있지만 경기는 재밌게 흘러갔었다.
밸런스 문제 때문에 쓴 글이어서 프프전에 대한 얘기를 안 했었는데 지금 한 번 해보겠다.
2003년에는 프로토스에게서 발견 직전의 전략이 나왔었다.
박정석 선수의 패러독스에서의 다크아콘.
많은 자원을 바탕으로 캐리어, 혹은 다수 셔틀 운용하는 상대에게 무시무시한 전략이 되어버린 다크아콘
그러나, 이는 곧 독이 되어버리는 때가 있다. 한게임배까지 패러독스가 쓰였었는데 다크아콘을 쓴 전태규 선수는 이 맵에서 적응이 될 대로 되어버린 강민 선수에게 실패한 바 있었다. 때문에 다크아콘은 2003 중후반~2004년 후반까지는 그야말로 깜짝 등장 외에는 한 것이 많이 없었다.
때문에 2003년은 딱히 발견이라기 보다는 서로 치고박고 싸우며 전략적인 플레이가 난무하던 때라고 할 수 있다.
2004
2004년은 그야말로 발견의 시초였다. 스타크가 나온지 이 때만 해도 꽤 되었는데 발견이라는 것은 이 순간부터 시작되었다.
일단 하나 살피겠다.
저글링
저글링이 왜 발견이냐고 물을 수 있겠으나.
노스텔지어라는, 앞마당에 가스가 없는 맵에서의 저그가 플토 상대로 무시무시해지기 시작했던 것이었다.
당시 한빛의 박영훈 선수
[현 팬택 소속], 박경락 선수와 현 MBC의 박성준 선수는 같은 앞마당까지 먹은 프로토스를 아드레날린 저글링과 소수 히드라만으로 몰아붙였다.
그 결과 질럿은 빠른 하이브 저글링에게 녹아나기 시작했으며 아콘마저 둘러싸이면 몇 번 때리지도 못하고 터지기 일쑤였다. 하이템플러를 써봐도 마구 쏟아지는 저글링을 막기에는 참 힘들었었다.
그러나 이 저글링의 발견은 다른 발견들에 비해 극히 작은 발견이었다.
[왜냐하면 맵에 따른 한계이기 때문이었다. 가스 먹은 토스 상대로 저글링만 뽑는 저그는 없기 때문이다.]
다크아콘
다크아콘은 아직도 플토유저에게는 깜짝적인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왜냐하면 하이템플러에 비해 주력 유닛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4년은 다크아콘의 1000년의 봉인을 깨버린 해였다.
비록 극소수에 의한 운영이 전부였으나 그 효과는 실로 대단했다.
박용욱 선수만 해도 이 전략으로 이긴 적이 몇 번씩이나 있으며 유리한 상황에서의 프로토스가 저그를 기죽게 만드는 방법이기도 했다.
당시 대세가 다크아콘 가면 멀티 많은 저그가 밀려버리던 때였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겜과 엠겜에서는 플토 우승자가 없었다. 또 다른 괴물들 때문이야...]
저그의 라바 빼고는 모두 걸려버리는 마엘 스트롬, 주력, 혹은 마법 유닛만 빼앗아도 무시무시해지는 마인드컨트롤. 적은 마나로 최대 베슬까지도 제거할 수 있고 배틀과 같은 유닛의 체력을 순식간에 줄이고 마나를 제거하는 피드백. 다크아콘은 말 그대로 프로토스 속의 찬란한 꽃이었다.
다만 프로토스가 이기기 위한 다른 전략들이 하도 많아서
[커세어리버, 캐리어 등등] 다크아콘은 발견의 위상까지는 될 지언정 많은 사용이 없던 걸로 안다.
2005
발견의 전성기였던 때.
별다른 발견 없어도 승리가 많았던 테란도 변화를 주던 때였다. 전략도 많이 나왔으나 본 글은 유닛의 발견이니 유닛만 쓰겠다.
박성준, 박태민 등의 양박 저그 때문에 테란이 몸살을 앓던 때가 있다. 분명 1.07의 암울기도 아닌데, 이길 테란들은 다 이기는데도 이 두 선수 및 두 선수의 영향을 받은 선수들이 매우 무시무시한 위력으로 테란 선수들을 압살해갔다.
[2005년의 초 테란 압살이 이 두 선수에 의해 이루어졌다면 중후반 이후로는 마재윤 선수, 박명수 선수 등이 등극하게 된다.]
이에 테란은 무언가가 필요했다. 파이어뱃마저 저글링에게 잡아먹히고 마린은 외로이 홀로 계속 뮤탈에게 죽어나가고 드랍쉽에게 클로킹을 부여해야 할 정도로 공중 플레이가 봉쇄된다.
이에 테란은 다크아콘처럼, 모든 저그 유닛에게 걸리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초반 승부 안 먹히지, 중반 승부도 안 먹히지, 후반 가도 안 먹히지.
이는 기동성과 물량, 조합에 승부를 거는 저그에게 바이오닉 일관 및 일부 탱크의 단순한 조합으로는 이길 수 없기 때문에 빚어진 결과였다. 그나마 유닛 상성은 먹힌다고, 달려오는 저글링은 그나마 바이오닉으로 막아내지만 울트라, 소수의 디파일러 등으로 인해 테란은 거의 본진에 꽁꽁 갇힌 것이나 다름 없었다.
그래서 테란은 이들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생각을 하게 된다.
디파일러를, 뭉칭 뮤탈을, 울트라 체력을, 곳곳에 숨은 러커를 상대하기 위한 비책.
사이언스베슬
* 베슬이 이상하게 보이시는가? 다들 그냥 넘어가주시는 센스.
[스샷 찍다보니 근처에 아비터가 있는 줄 몰랐다.]
물론 베슬은 상당히 오래전부터 쓰였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그것은 첫 진출 이후의 두번째 진출에 스캔 대용으로 데리고 나간 것이었었다. 설마 베슬이 주력이 될 줄은 누가 알았을까?
3~4기의 탱크만 뽑고 나머지 가스로 모두 베슬을 돌리는 방식. 앞마당의 가스만 먹어도 테란이 강해지는 시점이 점차 등장하기 시작했다.
울트라를 제외한 모든 조종이 가능한 저그 유닛들은 베슬에게 무너져갔다. 디파일러 뽑아놨더니 본진까지 설설 날아온 베슬이 대뜸 디파일러를 잡아버린다. 그래서 황급히 다크스웜을 쳐보지만 기껏해야 자기 본진 근처이다. 이 다크스웜이 끝나면 테란의 병력이 순식간에 치고 올라갔고 새로운 디파일러가 나오는 순간 둥지 잃은 아기새가 되어버리는 순간이나 마찬가지였다.
마나를 적게 쓰면서도 잡히지 않는 이상 영구적으로 쓸 수 있는 베슬에 저그의 위상이 점차 줄어들어갔다.
[그 와중에 그래도 잘하는 저그는 테란 잘만 잡더라...]
테란이 이렇게 기세 등등할 때 플토의 여름은 암울했었다. 에버 2005만 하더라도 박정석 선수만이 8강에 올라갔다. 무려 5명의 플토 중에 말이다. 그런데 8강에서 박정석 선수는 하필 박태민 선수를 만나...
플토는 어쨌거나 겨울과 여름의 암흑기를 지나 가을을 맞이하였다. 다크아콘이나 리버가 득세하던 2003년 가을을 지나 2004년 잠잠했던 토스는 2005년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였다. 그 중 모두에게 보편적으로 쓰이게 된 발견이 있었으니.
아비터
아비터는 그 전에도 많이 쓰였으나 리콜이 주된 용도였었다. 혹은 가끔가다 스테시스 필드.
그러나 2005년 중후반기에는 가끔가다가 아닌 주력으로서 스테시스 필드가 사용되었다. 테란이 베슬을 발견한 이래 저그가 아닌 토스가 되려 테란을 압박해들어가기 시작했다. 상성을 지키려는 움직임이라도 보여주는 듯이 토스가 더 이상 캐리어가 아닌 소수 아비터만으로 테란의 진영을 몰아내기 시작했다.
아비터하면 사실 강민 선수가 가장 큰 기억이 아는데 그 때와는 다른 모습을 가진 아비터가 등장하게 되었다.
자리잡은 테란의 진영 속에 들어간 아비터는 곧 탱크들을 얼리기 시작했다. 얼리면은 락다운, 마엘스트롬 처럼 공격할 수는 없으나 그 순간에 얼려진 유닛들은 "없는 것"이 되어버린다. 그리고 그 없어진 유닛이 나타날 때까지 토스는 기다렸다가 보란 듯이 잡아낸다.
아비터는 이러한 방법으로 곧잘 테란 상대로 이기게 되었다. 물론 아비터도 캐리어처럼 타이밍이 있어서 지상군에서 조금이라도 밀릴 경우 경기가 밀리게 되므로 타이밍을 잘 맞춰야만 했다.
그래도 일단 나와서 마나 100이라도 채우고 나면 테란은 이 순간 열이 올라가게 된다. 보였다 안 보였다 하는 것도 짜증나는데 보이는 순간 쏠려고 하니 얼어 붙어서 포신이 안 돌아가는 탱크. 그래서 역전의 명수였던 테란이 이 순간에는 토스에게 그 자리를 넘겨주게 되었다.
2006
저그.
2005년 초반과 2006년은 저그의 해라고도 될 정도로 무시무시한 모습을 보여주게 되었다.
가장 큰 발견.
디파일러
베슬의 등장으로 디파일러가 껌벅 죽어나갈 때 저그들은 다시 생각하게 된다.
테란이 이렇게 수비를 하면서도 공격을 많이 하게 되니깐 저그에게는 최선의 방법인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것을 보여주게 된다.
일단 테란에게까지만 다가간다고 하자. 본진에서 디파일러가 잡히면 소용없는 다크스웜이 되어버리지만 남의 본진에서 죽기 직전에 다크스웜을 쓰게 되면 공격용 다크스웜이 된다. 수비를 지향하던 2005년 이후로 2006년에서 수비형의 파해법으로 "안 나오면 기다려준다" 혹은 "안 나오면 쳐들어간다."가 되어버렸다. 수비의 종족 테란이라고 하더라도 그들의 상성을 거의 앞서는 디파일러에게는 속수무책이 되어버렸다.
다크스웜은 그래도, 소수 러커와 저글링의 경우는 파이어뱃, 마인으로 상대한다고 치자. 그리고 그것은 피할 수가 있다. 그런데 플레이그는?
플레이그를 맞으면 캐리어도 체력이 1이 남는다.
그런데 체력이 고작 40, 50, 60 밖에 안 되는 바이오닉이나 150, 200의 체력을 가진 탱크나 베슬은 어떻게 되겠는가? 플레이그를 맞은 테란 병력을 못 잡는다고 하더라도 메딕의 마나 소모량은 그야말로 엄청나다. 필요할 때 치료하려고 하니 주사기에 약물은 없는 상황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치료를 받지 못하는 바이오닉은 저글링에게도 죽어나가며 테란은 저그에게 GG를 치게 된다.
[그 와중에 한동욱 선수는 우승하게 되고 대 저그전 강자들은 여전히 강함을 떨쳤다.]
저그의 발견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2004년 때에 박성준의 뮤탈이라고 하여 그가 쏘는, 아니 떨구는 뮤탈의 공격은 테란과 토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 2005년 때는 많은 선수들이 그 전성기를 누렸으며 2006년에서는 신예들도 뮤탈 컨트롤이 장난아니게 되었다.
뮤탈
임요환 선수나 최연성 선수가 쏘원배 당시 박성준 선수의 뮤탈을 잡을 때 일점사로, 체력 닳은 뮤탈을 찍어가면서 줄여줬던 것은 일명 "서경종 선수식 뮤탈 뭉치기"보다는 미네랄, 혹은 오버로드를 찍어서 뭉치는 뮤탈 컨트롤을 보여줘서 가능했던 것이다. 그러나 2006년, 지금은 뮤탈이 하나다. 최고 11마리의 뮤탈이 하나로 보이면 얼마나 공포스러울까. 그러면서 공격력도 하나가 되어버리는 뮤탈. 하나의 데미지가 9인데 한 번에 모두가 쏘니 거의 99에 달하는 데미지가 들어가게 된다. 이에 SCV는 물론이고 메딕도, 하이템플러도 비명횡사를 하게 된다.
그러나 이 플레이의 단점은 일단 베슬에게는 취약했었는데 요즘은 그 타이밍이 무시무시하게 빨라서 베슬 나오기 전에 이 뮤탈 때문에 경기가 끝나는 경우도 있다.
2006년은 말 그대로 저그의 발견의 시대였다.
[그러나 2004년의 토스처럼 발견에만 그치지 말고 다수의 저그 선수가 우승의 가능성 속에서 싸울 수 있는 발견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래도
정작 발견은 되었다 치더라도 그걸 잘 써야만 효과가 있다. 다크아콘 뽑아서 센터에 두기만 한다고 저그가 도망치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조건 반사를 일으킬 수 있는, 마엘 스트롬과 같은 마법이 성공을 해야만 발견의 모든 것을 성공시킬 수 있다.
그런데 이미 오래전부터 한 선수에게 발견된 것이 있었다.
마린
블리자드가 마린 잡으라고 럴커 넣었지 럴커를 잡기 위한 마린을 구성했을까?
[그 때문에 메딕이 나왔겠지만]
설마 마린 5기가 러커 5기를, 3기의 러커가 뭉친 곳에 달려드는 마린이 이길 줄을 누가 알았을까?
그것도 테란의 암울기인 1.07 시절 때.
* 그런데 스카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