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드라마 쪽에서는 오징어게임 열풍이 불긴 했지만, 영화 쪽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붙으면 평이 안좋은게 상수 취급받고 있던 와중에 괜찮은 작품 두 편을 극장에서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리시맨'과 '결혼이야기'도 하루에 두 편을 봤었는데 이번에도 연속으로 두 편을 같은 극장에서 관람했네요. 두 작품은 <파워 오브 도그>와 <틱, 틱... 붐!> 입니다.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는 없으나, 전반적인 분위기에 대한 언급은 있을 수 있습니다.
파워 오브 도그
제목이 저래서 조금 오해할 수 있는데, 영화에 개가 나오긴 합니다만, 그냥 나오는 거지 전혀 중요하진 않습니다. 일단 제목은 성경의 시편에 나오는 글귀의 일부입니다. 정확히는 시편 22장 20절: Deliver my soul from the sword; my darling from "the power of the dog". (내 영혼을 칼에서 건지시며 내 유일한 것을 개의 세력에서 구하소서.) 입니다. 그리고 이 구절은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의미가 되는 구절이기도 합니다.
IMDB 기준으로 '드라마/로맨스/웨스턴'으로 분류되어있는데 실제 보고 나면 스릴러에 가깝게 느끼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넷플릭스 영화이긴 하지만 극장 관람이 더 좋은 영화라고 생각하는데, 재밌게도 전혀 다른 두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첫 번째는, 일단 1925년의 서부 배경이어서 풍광이 좋습니다. 다만 풍광에 집중을 하는 영화는 아니라서 풍광이 중심에 놓이는 느낌은 아니긴 합니다. 그리고 사운드가 매우 중요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영화의 분위기를 음향과 음악이 매우 크게 이끌어가거든요. 즉, 시청각적인 이유로 극장 관람을 추천할만한 영화입니다. 두 번째는, 영화가 설명도 별로 없고, 흐름과 감정은 단편적인 주인공들의 대화와 행동에서 볼 수 있는데 그마저도 구체적이지 않습니다. 때문에 상당한 집중력이 요구되는데, 집에서 보게되면 마지막까지 놓지않고 볼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은 영화입니다. 재미와는 거리가 좀 있는 영화이면서 보는 중에는 '쟤들 왜 저러나' 싶은 부분들도 많거든요. 즉 집중력 유지 측면에서 극장 관람을 추천합니다.
영화 자체는, 바로 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재미있다' 라과 말하긴 힘들어서 선뜻 남에게 추천하긴 어렵습니다. 느릿한 전개와 제한 된 정보를 제공하면서, 음악과 분위기로 긴장감을 지속적으로 팽팽하게 유지시키고 있으면서도 집중력이 필요해서 관람의 피로도가 빠르게 쌓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와 잘 만든 영화네'라는 생각이 드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일단 보는 중에 재밌어야지'를 중요하게 여기시는 분들에게 추천 할 영화는 아닙니다. 흔히 쓰이는 '평론가들이 좋아할 영화' 카테고리에 들어갈만하거든요. 그럼에도 분명히 좋은 연출로 만들어진 영화라고는 생각하고, 또한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재미가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영화는 네 명의 주인공을 중심으로 전개되는데, 네 명의 연기가 모두 뛰어납니다. 형제로 나오는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제시 플레멘스, 그리고 모녀로 나온 커스틴 던스트와 코디 스맷 맥피 모두 좋은 연기를 보여주어서 그것만으로도 볼 가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우리의 닥터는 커리어 최고 연기라는 평가도 많이 받던데, 전 원래도 잘 하던 사람이라 그냥 역시 잘하네. 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스타트렉: 인투다크니스'에서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두 주인공에게 독백하듯 말하던 장면이 최고였다고 생각을...) 제시 플레멘스와 커스틴 던스트는 실제 약혼한 사이이고 둘 사이에 아이도 있는걸 생각하면 보는 재미가 소소하게 추가되기도 합니다. 코디 스맷 맥피는 원래도 말랐는데 영화 때문에 뺀건지 그냥 그런건지 더 말라서 진짜 바람불면 날아갈 것 같았어요... 그리고 전 비중은 크진 않습니다만 조조래빗에서 주연으로 연기했던 토마신 맥켄지가 나와서 반가웠었네요.
아예 관심 밖인 분들은 몰라도 흥미가 원래 있으셨던 분들은, 요즘 6000원 영진위 할인 쿠폰도 제공하고 하니 시간 있으시면 극장에서 관람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CGV 단독 개봉인데다 넷플릭스 특별전 형식이니만큼 상영 극장이 메우 제한적이긴 합니다.
넷플릭스에는 12월 11일 공개 예정입니다.
틱, 틱, ... 붐
뮤지컬 <렌트>의 작가인 조나던 라슨의 유작이자 자전적 이야기를 그린 동명의 뮤지컬을 영화화 한 작품입니다. 전 뮤지컬은 문외한 이라고 부를 만큼도 안 될 정도로 지식이 없는데 그냥 앤드류 가필드 좋아하고 영화도 극장에서 보면 좋다길래 봤는데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이 영화 또한 넷플릭스 영화이지만 극장에서 보는걸 더 추천할만한 영화인데, 그 이유는 앞의 <파워 오브 도그>처럼 설명이 길게 필요한 이유가 아니고 단순하게 '뮤지컬 영화이면서 노래도 좋기 때문' 입니다.
앤드류 가필드가 조나던 라슨 역할을 매주 잘 소화했고, 몰랐는데 가창력도 상당히 뛰어나더군요. 극 중 보컬 역할로 나오는 바네사 허진스의 보컬도 당연히 매우 좋았습니다. 아무튼 이 영화는 뭐 길게 설명할 것은 없고 좋은 뮤지컬 영화이니 극장에서 볼 기회가 되면 보면 좋을 그런 영화입니다. 다만 <파워 오브 도그>보다 1주일 먼저 (11월12일) 개봉해서 상영 회차가 더 적긴 합니다...
넷플릭스에는 이미 공개 되어있습니다.
틱틱붐을 먼저 보고 파워오브도그를 봤는데, 틱틱붐에서 주인공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식당을 보자마자 '어 저거 MJ 일하던 식당인데?' 싶었고, 실제로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 1편에서 MJ가 알바했던 식당이 '문댄스' 식당이 맞았습니다. 나중에 찾아보니 조나단 라슨이 실제로 일했던 곳이 맞고, 스파이더맨에서 의도적으로 배우를 꿈꾸던 MJ가 알바하는 식당을 그 식당으로 설정한 것이었더군요. 그런데 파워오브도그에서 (나오는 줄 몰랐던) 커스틴 던스트가 나오는데다 아들 이름이 '피터' 여서 커스틴 던스트가 피터를 이름으로 부르는 모습이 소소하게 재미있었습니다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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