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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11 13:27
강력한 무력개입을 시행하는 조직이나 외계인의 무력개입으로 전세계의 안보총의가 하나로 모이지 않는 한은 현 문명 단계에선 어렵지 않을까나요.
23/12/11 14:03
칸트의 평화론도 결국 강대국의 상호 파멸의 종국 끝에 한 세기가 훌쩍 지나서야 현실화가 되었으니, 쉽지 않을 것 같아요. 미리 대비할 순 없고, 끝장을 봐야지만 겨우 수습책을 꾸리는 것이 인간 종특 같기도 하고요. 그래도 뭐, 미래는 모르는 것이니까요. 후후.
23/12/11 14:27
정치공동체의 범위가 자의적이기에 정치적 상상력의 한계가 국민국가여야만 하는가란 의문이 들기는 합니다. 피터 싱어 같은 공리주의자들은 선행을 하면서 외국인과 내국인을 차별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정당화되기 어렵다고 주장하기도 하구요.
다만 세계정부가 형성되었을 때 그 정치체제가 과연 세속주의, 합리주의, 공화주의, 민주주의 같은 가치들을 성공적으로 배양할 수 있을까합니다. 민주정부라고 불리는 국가들에게서도 민주주의가 시민적 덕성을 함양하려는 체제라기보단 단지 의사결정과정에서 다수결원칙을 지키는 최소한의 절차적 민주주의로만 기능하는 게 현실입니다. 민주적 절차로 선출된 세계정부가 시민 개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지 못하고 다수집단의 부족적 전통을 강요하는 체제가 되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있습니다.
23/12/11 15:58
맞습니다. 그럴 것도 같아요. 사실 가라타니의 제안은 기존의 국민국가 체제를 유지하고 우선 군사적 주권만 국제 기구에 이양하자는 모델이긴 합니다. 일본식 헌법 모델의 세계화이지요. 추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요.
23/12/11 22:31
사실 고진의 기획은 세계국가의 형성이라기 보다는, 국가의 지양이라서 성격이 다르지만, 지금의 관점에서는 역시나 요원합니다. 어쩌면 특별한 사건 사고가 트리거가 된다고 해도 달리 갈 가능성이 높고요. 유발 하라리가 역사 공부의 진정한 의미는 지금 우리의 세계가 우연 그 자체이고, 실은 수 많은 가능성 중에 어쩌다 오게 된 한 경로임을 깨닫는 것이라고 했는데, 미래에 대한 상상들도 그 숱한 우연들을 가늠해 보는 것이겠지요.
23/12/11 18:11
UN, UNESCO, IMF 등 수많은 국제기구들이 인류의 발전과 번영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것(과 한계도 함께…)을 배우다 보니 국제법에 따라, 국제 기구들의 운영에 따라 세계가 잘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근데 현실은 현실주의와 자유주의 그 사이 어딘가에 있어서, 국제법을 생까버리는 케이스도 지금 당장 생각해봐도 수두룩하네요. 그렇다고 국제법이 아예 쓸모 없냐 하면 그건 또 아닌것같은게, 국내에도 법이 있고 어기면 제재도 열심히 하지만 어쨌든 범죄자는 끝없이 생겨나니까….있긴 해야 한다 싶었어요 국제기구도 마찬가지로 유엔평화유지군이 하는 일이 뭐냐, IMF 그거 미국한테 휘둘리는거 아니냐? 각종 국제기구들은 돈 문제 어떻게 해결할건데? 하고 매번 비판받(고 또 맞는 말이기도 하고…)지만 여전히 국제기구들의 의의는 존재하니까… 민족주의와 종교, 문화 간 갈등이 여전히 지구에 산적해 있고 그로 인해 피는 끝없이 흘려지는 현실 속에서 머나먼 미래, 혹은 아예 망상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을것같아요 그렇지만 환경, 자유무역 활성화, 문화예술 보존/진흥 등 국가의 핵심적 이익(vital interest..?)을 가급적 건드리지 않는 범위에서 시작해 차근차근 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국방, 중앙은행, 입법 등 국가가 꼭 쥐고 있는 이익도 국제기구 안에서 움직이는 날이 올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있습니다 물론..그리스/로마 문명과 기독교라는 핵심 가치들을 공유하는 EU도 중앙은행까지는 통일했지만 국방은 통일하지 못한걸 보면, 세계의 완전 통합은 아직 많이 먼 것 같긴 해요
23/12/11 22:41
네. 맞아요. 공감합니다. 사실 우리의 뇌는 효율적 사고를 위해 행위자를 단순화하는 경향이 있고 덩어리로 묶어 버리곤 하는데, 실상은 같은 국가 구성원 혹은 공동체 멤버라 해도 다양한 생각과 신념 속에서 활동하고 있고, 국제기구도 마찬가지이지요. 인권이 어떻게 확대되어 왔는지, 국제 기구가 탄생하고 그 활동 속에서 어떠한 변화를 만들어 갔는지를 확인해보면, 굉장히 놀랄 때가 있습니다. 현실 논리도 있고, 자조적인 전망들도 많고 여러 한계들도 있지만, 돌아보면 그럼에도 현실을 넘어서고자 했던 이상주의자들의 꿈이 여러 굴절과 굴곡 속에서도 살아남아 현실을 바꾸어 온 것이 지금의 세계이기도 하니까요.
23/12/14 20:34
개인들은 양심적일 수도 있고 인정이 넘칠 수도 있고 이타적일 수도 있지만
그게 집단이 되면, 그리고 큰 집단일수록 그런 게 희석되며 대놓고 자기 이익만 찾게 되고 현재로서의 가장 큰 집단 단위인 국가라는 것들의 상호작용을 보면 그냥 사이코패스들의 집합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개인으로 드러나는 그것이 인간성인 걸까 집단으로서 드러나는 그것이 진짜 인간성이라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지금까지의 인류가 겪어온 경향을 보자면 언젠가는 국가가 폐지되고 세계정부 같은 게 등장 할 것 같기는 합니다. 본문에 말씀하셨듯이 인류는 이전에 불가능해보이는 일들을 얼마든지 이루어내며 살아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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