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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8/08 23:5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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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날빌과 심리전:싸움은 선빵이 중요하다
먼저 T1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아울러 열심히 싸워준 오즈도 준우승을 축하하고요.(준우승도 축하할 일... 맞죠? -_-a)

이번 결승을 보면서 정말 T1의 강함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 강함의 요인이 뭘까 생각하게 됩니다.

몇 가지 요소가 있겠습니다만
선수의 기량 차이로만은 설명되지 않는 그 뭔가가 있는 거 같습니다.

전 그 한가지로 T1의 적극적인 공격분위기를 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적극적이고 과감한 공격이
변형태 선수처럼 처절한 폭풍스타일로 나타날 수도 있지만,
T1에서는 날빌과 심리전으로 나타난다고 생각합니다.

T1은... 아마도 황제의 성향 때문인거 같은데...
중요한 무대에서 초반전략을 걸고 성공하는 확률이
다른 팀에 비해 현저하게 뛰어납니다.

예전 KTF와의 경기에서도 그랬고
이번 결승에서도 화승보다 확실히 어떤 전략을 먼저 거는 성향이 짙죠.

결과는... 초반 전략을 노리는 경우는 성공하는 경우가 많고
후반까지 운영하는 전략의 경우는 선수의 기량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가 많은 듯 합니다.
(오늘 도재욱 선수 같은 경우... 빠른 아비터로 가다가 좀 이르게
물량을 폭발시키는 전략을 썼고, 잘 한거 같은데... 좀 아쉽게 되었죠.)

이런 초반전략은 한번 성공시키면 상대를 크게 흔들 수 있습니다.

결승무대에 오른 선수는 누구나 긴장하고 떨리죠.
그런 무대에서는 일반적으로 정석에 가까운 빌드를 구사하기가 쉽고
- 예를 들면, 보통 에이스결정전에서는 정석적인 빌드를 많이 하죠 -
기본기 및 평소에 하지 않던 실수에 의해 승패가 갈릴 경우가
많습니다.(야구에서도 보면 중요한 무대에선 꼭 중요한 에러가 나죠.)

날빌과 심리전으로 통칭되는 상대 흔들기는
결국 이런 거대한 무대에서의 중압감과 함께
상대방의 실수를 유발해내기 쉽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상대방의 실수 때문에
날빌은 설사 들켰다고 해도 성공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고인규 선수는 날빌을 완벽히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침착하게 대처하지 못해서 지고 말았죠.)

결국 T1을 상대하는 팀은

1. 팀원 모두가
날빌을 당해도 전혀 동요하지 않을만큼
강철과 같은 심장과 차가운 이성을 갖추고 있거나
2. 먼저 날빌을 걸고 성공시키거나
3. 상대의 성향을 역이용하거나

이 경우가 되지 않으면 이기기 힘들 거라고 봅니다.

어제, 오늘 결승을 보면서 전 왠지 박성준-도재욱 전이 떠올려지더군요.
주먹도 쎄고 잘 싸우는 사람이 왜 선빵을 날리냐면...
그렇게 하는 것이 훨씬 이기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T1은 거의 항상... 선빵을 날리는 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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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8/09 00:01
수정 아이콘
다전제는 한 판 한 판이 끝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유기적으로 맞물리는 맛이 있어서 보는 눈이 즐겁습니다. 임요환과 최연성이라는 존재만으로도 상대는 심리적으로 크게 한 수 물리고 들어가는 것이 없지 않으리라 생각하며, 변칙과 정석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면서 상대를 희롱할 수 있는 선수들의 개인적 역량이 시너지를 내어서 이런 식으로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봅니다.
코세워다크
09/08/09 00:02
수정 아이콘
역시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다랄까요. 결승전을 많이 경험했던 팀이다 보니 준비도 남달랐습니다
09/08/09 00:07
수정 아이콘
이제동 선수 정말.. 너무 억울하고 분할듯..
뭐하나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빌드상성, 날빌에 무너져버렸네요.
그만큼 SK의 준비성이 철저한 면도 있었지만.. 많이 아쉽긴 합니다.
꾹꾹들레
09/08/09 00:07
수정 아이콘
T1은 시간을 주면 안 됩니다. 전략과 빌드의 완성도가 높아지니까요.
그런면에서 T1팬이지만 막판에 작렬한 오즈의 마법은 정말 대단합니다.
준비 시간도 많지 않았고, 1차전에서 셧아웃을 당했는데, 하루만에 달라지다니 정말 마법입니다.
용접봉마냥눈
09/08/09 00:12
수정 아이콘
Coffee님// 이제동 선수가 막을 수준의 유치한 수준의 날빌이 아니었죠. 본인도 아쉽겠지만, 인정은 할듯...
저그의 신이 와도 못막을 벙커링 장인의 회심의 전략이었습니다.
네오제노
09/08/09 00:17
수정 아이콘
그냥 날빌이 아닙니다
벙커의 장인으로부터 장인 정신을 이어 받은 자의 "혼"을 담은 벙커와 함께하는 날빌이었습니다
빌드도 빌드지만 상대방에게 이런 상황을 강제해 준 심리전, 건물배치, 타이밍등이 너무 무서운 날빌이었습니다
09/08/09 00:20
수정 아이콘
화승이 오늘 배운 게 있다면, 과감한 날빌~ 다른 팀들도, 아하! 하고 무릎을 쳤을듯.
09/08/09 00:24
수정 아이콘
Mars// 저런 건 이미 알고 있는 거죠.
저런 무대레서 실수없이 해낼 담량이 있는가
의지가 있는가의 문제가 더 클 듯...

사실 날빌이란게 파악만 빨리 되고 침착하게 대처한다면 초반에 시망 아니겠습니까?
09/08/09 00:40
수정 아이콘
세님// 다른 팀 선수들도 요즘은 기 죽지 않던데요. 전 박용운 감독의 지략에 한표 던집니다. 마치 티원팀 선수들만 담이 센것 처럼 표현하셨는데, 오늘 손주흥 선수와 화승이 에결까지 가면서 그렇지 않은 걸 보여줬는데...담 크기의 차이라면, 어제 4:0으로 진, 티원 선수들보다 더 떨리고 더 큰 압박감에 시달린 화승 선수들이 그 압박을 이겨낸 게 대단한 거 아닌가요.

날빌이 통한겁니다.
09/08/09 00:47
수정 아이콘
화승은, 특히 손주흠 선수는 투지를 보여준 거고요.

프론트와 선수들이 경기를 준비하면서
"이 경기 BBS 하자" 이렇게 결정내리고 연습하고 실행하는 걸 이야기한 겁니다.
저런 결정이 어디 쉽게 내려지겠습니까?

담은... 코칭스탭과 선수가 다 큰 거겠죠. 다른 팀들은 그걸 결정할 담량이 안 되는 거구...
이권국
09/08/09 14:17
수정 아이콘
전 날빌(날카로운 빌드)를 옹호하는 쪽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에이스 결정전 때 나온 그 빌드를 보고 전율을 느낀 사람이구요. 스타크래프트의 올드들이 아직도 신예보다도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건 바로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날카로움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 정말 최고였어요. 한번 꼬는 동시에 또 한 번 꼬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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