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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4/09 10:25:43
Name 카스
Subject 눈빛이 살아있는 남자 '이제동'
    오늘은 화승 오즈의 에이스이자 저그 진영의 선두주자, 최근 BATOO 스타리그를 재패하며 KeSPA 랭킹 1위에 올라있는 이제동 선수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이제동은 언제부터 이렇게 두각을 보인걸까요? 때는 첫우승이자 온게임넷 스타리그 8번째 로열로더로 이름을 올리게 된 EVER 스타리그 2007 결승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결승전 상대는 무결점의 총사령관으로 불리던 송병구. 저그대 프로토스의 다전제 결승전이라지만 네임 벨류 못지않게 맵도 프로토스에게 웃어주던 상황이라 모든 부분을 종합해 놓고 봤을 때 대부분의 팬들은 송병구 선수의 우승을 예상했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1경기, 많은 팬들의 예상대로 이제동은 송병구의 기세에 압도당하며 1:0으로 뒤쳐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2경기의 맵은 프로토스의 성지라 불리던 카트리나, 또다시 프로토스에게 웃어주고 있는 맵이였고 한번 더 패배를 당할 경우에 2:0의 중압감을 이기지 못해 3:0으로 셧아웃을 당할 수도 있는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1경기 승리로 확보한 심리적 우위를 이용해 초반부터 시작된 송병구의 질럿 찌르기에 평소의 이제동 답지않은 컨트롤로 과도하게 흔들리며 다수의 드론을 잃고 맙니다. 이제 이제동에게 남은 카드는 단 한장, 올인이었습니다. 이때 이제동 자신조차 모르고 있던 내재된 잠재력이 한 순간에 폭발한 것 같습니다. 이미 프로토스의 본진에서는 저그의 마지막 남은 카드를 알아채고 다수의 캐논과 커세어들이 승리의 축가를 부르며 마지막 전투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프로토스에게 단 하나의 실수가 있었다면 폭발한 이제동의 전투력을 다른 여타 저그처럼 과소평가 한 것이지요. 그리고 그 마지막 전투는 전율이었습니다. 커세어 숫자에 딱 맞게 날라오는 스컬지들, 캐논라인을 아슬아슬하게 모두 제압할 만한 뮤탈리스크와 지상병력. 그렇게 이제동은 2경기를 승리해내며 그것을 발판으로 3:1의 멋진 역전승을 만들어냅니다.



    사실 이제동은 스타리그 우승전부터 프로리그의 주목받는 신예, 귀여운 저글링 등의 닉네임으로 팬층을 확보해 나가고 있었지만 그의 우승과 함께 발견된 잠재력은 눈빛에서 드러나면서 더 많은 팬들과 더 큰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습니다. 이제동의 눈빛속에서 뮤탈리스크들은 카쿨자가 되어 적들을 혼란시켰고 울트라리스크는 토라스크가 되어 전장을 누볐습니다. 이후에도 아레나 MSL 준우승, 곰TV MSL 시즌4와 TG삼보 인텔 클래식에서 우승을 거머쥐며 이제동의 저력을 실감케 합니다. 그리고 가장 최근 열린 BATOO 스타리그, 이제동은 또다시 우승을 합니다. 마지막 상대는 '국본' 정명훈, 전 스타리그의 준우승자이자 3대 본좌 최연성의 밑에서 성장해 나가는 신예였기에 '폭군' 이제동이라도 쉽게 볼 수 있는 상대는 아니였습니다. 그렇게 뜨거운 관심속에 시작된 결승전. 이상하게도 그날은 이제동만이 가진 눈빛을 경기 시작전에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정명훈의 완벽한 전략에 내리 2경기를 무력하게 패배하며 이렇게 3:0 완봉패로 끝나는 것인가 생각했습니다. 단 한경기만 내주면 패배하는 상황, 또한 자신은 3경기를 가져와야 승리하는 상황, 하지만 이제동은 그 상황에서도 웃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 웃음은 이제동의 자신감 표현이었고 2경기가 끝난 직후 다시 되돌아온 이제동의 눈빛은 그렇게 말도 안되는 3:2 역전승, 사상 2번째 스타리그 결승 리버스 스윕을 만들어 냈습니다.



    불가능할 정도로 힘든 상황에서 역전을 만들어내는 그의 눈빛, 그것이 이제동의 매력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폭군' 이제동 BATOO 스타리그 우승! 그렇게 그는 2009년 4월 가장 강한 남자가 되어 정상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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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글솜씨가 많이 부족해 개인 블로그에만 게재하려고 쓴 글인데 고민하다 조금만 더 시기를 놓치면 다시는 올리기 힘들것 같아 올려봅니다. 너그럽게 읽어주세요...

*사진 출처: 포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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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4/09 11:30
수정 아이콘
제가 '폭군'이란 별명보다 '파괴의 신'이라는 별명을 좋아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평소에는 10대 소년같이 해맑게 웃는 선수가 경기석에 들어가면 무시무시한 눈빛을 가진 전사로 돌변하죠.
그 야누스적인 매력이 좋습니다.
평소엔 애띠고 귀여운 모습을 지니고 있지만, 경기석에선 무시무시한 눈빛을 보이며 상대를 압도하는.
<퇴마록>류의 소설 속에 나오는 인물 같다고나 할까요.
앞으로도 그런 눈빛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사정상 생방송으로는 4, 5경기밖에 못 본데다가 이기니까 좋긴 하면서도 무덤덤했는데, 재방송 다시 보니까 제가 다 눈물이 나더군요.
09/04/09 11:31
수정 아이콘
Artemis님// 파괴의신은 언제봐도 손발이 오그라 든다는..
Vonnegut
09/04/09 11:33
수정 아이콘
폭군이든 파괴신이든 난폭한 이미지(경기 스타일)가 이토록 잘 어울리는 선수는 이제동 선수밖에 없는 거 같습니다.
우리결국했어
09/04/09 11:34
수정 아이콘
파황이 가장 잘 어울리는데....
09/04/09 11:55
수정 아이콘
경기석의 눈빛만큼은 글라디에이터 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싶더군요.
09/04/09 12:19
수정 아이콘
폭력의 미학(vs 이영호전 msl 예고편)
마음속의빛
09/04/09 12:59
수정 아이콘
경기 스타일이 이토록 잘 어울리는 선수로 투신 박성준 선수...
아일랜드스토
09/04/09 13:23
수정 아이콘
이제동 선수의 매력은 무시무시한 눈빛이 아니죠... 실은 경기 후 보이는 귀여운 미소라능... 흐흐흐
패승승승으론 부족했나요? 패패승승승이라니...
Ihateoov
09/04/09 14:41
수정 아이콘
맵이 토스에게 웃어준건 좀 아니지 않나요-_-;
페르소나라는 극강 저그맵이 1,5 경기에 사용되었는데..
카트리나도 버전 2 나오고는 막상 저그맵으로 돌변하였고. (이제동선수 전적만 놓고보면 14승 3패고 토스상대로 무패)
SoulCity~*
09/04/09 15:00
수정 아이콘
진짜 생각이 안나서 그러는건데 카트리나는 저그맵이 아니라 이제동맵 아니였나요?
이제동선수만 카트리나에서 전적 좋았던걸로 기억하는데 잘 생각이 안나네요.
09/04/09 15:12
수정 아이콘
Ihateoov 님// 사실 페르소나는 공식 기록이 몇경기 밖에 없어 어느쪽이 유리하다고 보긴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공식기록 저프전도 오히려 2:1로 토스가 앞서있는 상황이구요. 카트리나 역시 EVER 2007때 사용됬던 것은 SE가 아닌 오리지널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존 카트리나에선 상대 전적상으로 볼 때 확실히 프로토스가 유리했었습니다. 또한 SE버전을 보더라도 공식전 23:26 으로 저그가 근소하게 앞서있는 저프전 벨런스는 꽤 괜찮은 맵이라 생각됩니다.

그런데 카트리나에서의 이제동선수 전적이 사기이긴 했었죠... 그렇다고해서 맵이 저그에게 웃어줬다고 말하긴 힘들 것 같습니다. 비등비등하거나 적어도 토스쪽으로 조금은 기울었다고 보이네요.
09/04/09 18:04
수정 아이콘
김동수선수의 은퇴이후로 저는 딱히 어떤선수의 팬이 되어본적이 없었습니다. 단순히 올드선수들의 활약을 응원하는 정도랄까요. 스타크래프트에 대한 애정이 식을 무렵 리쌍의 등장으로 다시 스타를 보기 시작했고, 요즘은 조금씩 이제동선수의 팬이 되어가는듯한 느낌이 듭니다. 끊임없이 노력하는 연습벌레, 승리의 대한 갈망의 눈빛, 경이로운 저저전, 대 테란전 퀸의 활용 등을 지켜보면서 점점 다른선수들보다 더 눈이 가네요.
돌맹이친구
09/04/09 18:21
수정 아이콘
이제동선수의 저 웃음은 참 매력적이며 소름끼친다고 생각합니다...
2:0으로 지고 있는 상황에... 특별히 치고 박고 싸운것도 아니고...
일방적으로 얻어터진 상황에서 저렇게 웃다니요...
대단합니다...
09/04/09 22:48
수정 아이콘
2:0 상황에서 저 웃음 정말;;;

소름끼치네요;;;
09/04/09 23:05
수정 아이콘
뜬금없지만;; 절대절명(x) → 절체절명(o) 입니다. 저 상황에서도 웃고 있는 이제동 선수의 모습..;;무섭네요;;
09/04/09 23:31
수정 아이콘
pkcstar님// 하하; 사진은 포모스 기사에 있던걸 퍼온거라서요.. 무단 수정하기가 좀 그렇네요. 그래도 지적 감사합니다.
vendettaz
09/04/10 00:23
수정 아이콘
집중한 이제동 선수의 무서움이란 설명이 필요없죠.

다만 한 가지 우려스러운 것이.
인터뷰 보니, 이번 결승에서도 2경기까진 아무 긴장도 생각도 없이
앉아있다가 3경기 들어갈 때야 정신을 차렸다 하더군요.
아레나 결승때도 0:3이었지만 딱히 화도 안나고 집중도 안됐다 하고..

막상 결승이 시작되면 긴장이 풀리는 버릇이 있는 것 같습니다.
4번의 메이저 결승에서 모두 1세트를 내줬고, 눈빛도 평소의
이제동답지가 않았죠. 선수 본인도 문제로 인지하니만큼 결승에서
멍잡는 버릇을 꼭 떨쳐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결승은 3:0으로!
산들 바람
09/04/10 19:56
수정 아이콘
이제동선수의 독기와 눈빛에 반해 팬이 되었죠.
앞으로 4회, 5회우승 하길 바랍니다 이제동선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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