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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8/12/18 07:45:23 |
Name |
피터피터 |
Subject |
야구를 통해 유추해본 스타크래프트... 1. |
야구를 좋아하십니까? 저는 야구관전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사람중에 한명입니다. 그런데 야구를 보다보면 야구의 역사와 스타크래프트의 역사 무척이나 닮아있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그래서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해볼까합니다.
야구는 일단 투수가 공을 던지는 데에서 시작하는 스포츠입니다. 그러다 보니 야구의 역사란 투구역사의 발전, 그리고 그것을 쳐내는 타격기술의 발전과 많은 부분에서 맞물려 있습니다. 그 나라의 야구수준을 알고 싶다면 일단 그 나라의 투수들의 수준을 살펴보는것이 가장 손쉬운 방법일것입니다.
그런 어떤점에서 야구와 스타가 닮아 있느냐? 저는 투수를 평가하는 척도와 스타 게이머들의 능력을 평가하는 척도가 메카니즘이라는 측면에서 많이 닮아있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습니다.
좋은 투수가 되기위해서 필요한 조건들이 무엇일까라고 생각했을때 저는 일단 3가지를 뽑겠습니다. - 구속, 제구력, 구종.
그럼 이것들이 스타게이머들의 능력과는 어떻게 대입이 되는가를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1) 구속 - 구속은 스타 선수들의 피지컬과 가장 매치가 잘되는 능력치라고 생각됩니다. 일단 투수는 얼마만큼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느냐에 따라 얼마만큼 크게 대성할 수 있는가를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구속의 발전과 함께 그 나라 야구역사가 발전하는 모습들을 되돌아볼수 있고, 또한 스타게이머들의 피지컬의 발전과 함께 스타 역사가 발전해온 모습을 되돌아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키가 크고 골격이 좋은 투수가 빠른 공을 던질수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리고 이 키에 대입되는 것이 스타의 APM 이겠죠. 키가 크다고 무조건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체계적이고 밸런스 잡힌 투구동작을 어린시절부터 꾸준히 교육받은 선수들만이 최종적으로 강속구투수 성장할 수 있는 것처럼.. APM이 높다고 무조건적으로 피지컬이 좋은 스타 게이머가 되는 것은 아니고, 체계적인 마이크로 컨트롤과 매크로(생산력)에 관한 훈련을 받은 선수들이 경험을 쌓아가면서 자신만의 스타의 피지컬을 얻게 되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럼 투수에게 구속이라는 것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일까? 구속은 투수가 성장할 수 있는 뼈대입니다. 얼마만큼의 구속의 공을 뿌릴 수 있느냐에 따라 어떤 투구패턴을 가질것인가 하는 것이 결정이 됩니다. 그만큼 구속은 투수에게 중요한 것입니다.
스타게이머들도 마찬가리로 얼마만큼의 피지컬을 사용할 수 있느냐에 따라 어떤 스타일로 경기를 풀어나갈지, 그리고 어떻게 성잘할지가 결정되는 중요한 뼈대라고 저는 느껴집니다.
(2) 제구력 - 저는 투수의 제구력이 스타게이머들의 게임운영능력과 매치되는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운영능력이라고 해서 스타 후반운영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스타전반에 대한 종족의 이해도, 그리고 상황판단 능력과 돌발상황에 대한 대처능력 등을 말하는 것입니다. 자기가 준비해온 것이 아니라 상대의 플레이에 따라, 그리고 상황에따라 얼마나 유연하게 내 플레이를 변형할 수 있는가 하는 능력치가 바로 투수의 제구력과 가장 맞아떨어지는 스타게이머의 능력이 아닌가 합니다.
(3) 구종 - 저는 투수들이 던질수 있는 구종이 바로 스타크래프트의 빌드와 매치되는 개념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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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저는 이 3가지를 가지고 야구의 역사와 스타의 역사를 함께 뒤돌아 보고자 합니다.
야구가 맨처음 시작했을때, 강속구 투수들은 얼마만큼이나 빠른 공을 던졌을까요? 120-130km가 아마 강속구 투수들의 구속이 아니었을까요? 우리나라가 처음 프로야구를 시작했을때 제 어린 기억으로는 130km 후반에서 140km 초반이면 강속구 투수라고 하고 불렀던 기억이 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그런투수들을 강속구 투수라고 분류하지는 않죠. 심지어는 130km 후반의 구속이 그 투수의 최고구속이라면 프로야구선수로는 거의 실격에 가까운 구속이라고도 평가할 수 있겠죠. 그만큼 선수들의 피지컬이 지금에 와서는 상향평준화 되었습니다.
그럼 스타는 어떨까요? 스타크래프트의 1세대 게이머들.. 즉 올드게이머들이 E-SPORT를 처음 개척하던 당시에는 피지컬이라는 개념자체가 희박했습니다. APM이 빠른 선수들... 즉 손이 빠른 선수들은 종종 있었겠지만, 손이 빠른 선수가 게임을 잘하는 선수는 아니라는 것이 게임계의 정설처럼 통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선수들을 보면 사실은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 수 가 있죠.
제 1 본좌 임요환 - 이선수를 지금 투수로 비유해서 평가해보면.. 이 선수의 구속은 얼마정도가 될까요? 이 선수는 피지컬이 좋은 선수는 아닙니다. 구속으로 따지면.. 간신히 130Km후반대를 유지하면서 프로생활을 하는 투수로 분류할 수 있는데, 그러다 보니 다른 선수들과 정면 힘싸움을 할 수가 없습니다. 이 선수는 제구력도 상당히 좋고, 구종도 다양합니다. 하지만, 타자들이 이 선수의 느린직구를 간파하고 있기때문에 아무리 제구력이 좋고, 다양한 변화구를 던져도 투수의 투구를 보면서 때려냅니다. 승부구로 직구를 던질 수 없는 변화구 일변도의 투수... 그것이 간파되면 그 투수의 수명은 그만큼 짧아질 수 밖에 없겠죠.
(결국 임요환 선수가 SK로 복귀해서 선수생활을 얼마나 더 연장할 수 있느냐는 얼마만큼 피지컬을 끌어올리수 있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 될 가망성이 크다고 봅니다. 물론 개인리그를 포기하고 프로리그에 가끔씩 출전하는 것으로 선수생명을 연장한다면.. 그것은 꽤 길게 가능하다고 봅니다. 아무리 직구가 느린 변화구투수라도.. 한이닝, 또는 원포인트 릴리프로는 아직 가능성이 무궁한 선수이니까요.)
제 2 본좌 이윤열 - 이 선수의 구속을 평가한다면.. 아마 140Km 후반대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제구력도 좋고.. 구종도 임요환 선수만큼은 아니지만 다양하게 사용하는 선수죠. 단지 130km대의 공을 던지던 선수들이 활동하던 시절에는 유난히 돋보였지만, 지금 새로운 새대들이 150km의 공을 펑펑 뿌려되는 시절이 도래하면서는 자신만의 장점이 많이 퇴화되어버린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투수들이 130km대의 공을 뿌려되면 타자들의 스윙 메카니즘도 130km에 맞춰지기 때문에... 140km대의 공만 던져도 타자들의 스윙스피드가 따라오질 못하죠. 이번 코나미컵만 해도 중국타자들이 가장 까다로워하는 공은 어떤 변화구도 아니고 역시 속구였습니다. 140km 초반대의 공만 상대하던 선수들이라 140km후반대의 공이 뿌려지면 전혀 제대로된 타격포인트를 찾지 못하더군요.
(이윤열 선수도.. 이제 이름값은 있지만, 자신이 조금은 평범한 선수가 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할 겁니다. 과거에는 자신만이 가졌던 장점을 이제는 새로운 세대들이 체계적인 훈련을 받으면서 모두가지고 시작하니까요.)
제 3 본좌 최연성 - 이 선수의 전성기때의 구속을 평가하자면.. 아마 150Km 초반대의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140km초반대의 선수들이 강속구 투수의 대접을 받는 세계에 갑자기 150km의 공을 던지는 투수가 등장한다... 그럼 어떤 반향이 일어날까요? 그 선수는 아마 괴물이 되겠죠. 1990년대 초에 한일슈퍼게임인가가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때 일본에서 150km의 공을 던지는 선수가 있었고, 그 선수의 투구를 보면서 와! 빠르다 감탄을 했던 기억을 아직도 저는 가지고 있습니다. 그 선수의 제구력.. 다른 구종같은 것은 신경도 안썼고, 그 직구를 맞추겠다고 무작정 덤비던 우리선수들의 모습이 얼핏얼핏 기억이 납니다.
이 선수가 등장을 하면서.. E-SPORT계에서도 피지컬이라는 개념과 생산력이라는 개념이 새롭게 재고가 되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이 선수는 진짜 공끝이 무거운 돌직구를 던지는 강속구 투수였다는 생각을합니다.
그럼 왜 이 선수의 등장 이후로 올드들이 어느순간 한꺼번에 몰락했는지를 되집어 볼 필요도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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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PORT의 양대 산맥이라고 한다면.. 스타크래프트와 워크래프트를 들 수 있을겁니다.
그런데 이 양 종목의 프로게이머들을 비교해보면.. 한가지 눈에 띄는 차이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스타크래프트 게이머들과는 다르게 워크래프트의 선수들의 전성기와 선수생명이 엄청나게 길다는 것입니다.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 것일까?
저는 그 해답이 피지컬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워크래프트와 스타크래프트는 일순 비슷해보이지만, 사실은 전혀 다른 메카니즘을 가진 게임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스타크래프트가 전쟁 그 자체라면.. 워크래프트는 코만도, 람보가 활개치는 국지적인 게릴자전이라고 할까요? 그렇게 컨셉이 다르다 보니까.. 워크래프트는 게임자체에서 선수가 구현할 수 있는 피지컬의 한계를 차단해버리는 시스템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유를 해보자면.. 150km의 구속을 가진 투수와 130km의 구속을 가진 야구선수에게 소프트볼을 하게 한다면.. 이선수들이 던질 수 있는 최대구속의 차이는 얼마일까요? 저는 아마 두선수의 구속이 차이가 난다고 하더라도 20km까지는 나지 않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소프트볼의 투구메카니즘 자체가 최대구속의 한계점을 많이 낮추버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워크프래프트 선수들의 수명이 긴 이유는 첫째로 스타크래프트와는 달리 일단 1세대들이 어느정도 게임 피지컬을 가진 선수들이 진출해서 정착을 했다는 점.
둘째로 스타는 피지컬이 높다면.. 먹는만큼 계속 생산해서 차이를 벌릴 수는 원시적인 생산 시스템이지만, 워크래프트는 유지비라는 개념으로 인해 먹는만큼 생산하는 시스템 자체가 없다는 것. 즉 낮은 피지컬로도 선수생활을 지속할수 있는 게임일수록 선수생명은 길어질수밖에 없다는 것이 제 개인적인 결론입니다. (스타2가 만약 생산시스템에서 기계적인 매크로를 많이 필요하지 않아서 피지컬의 차이가 경기력의 차이로 크게 들어나지 않는다면.. 스타2에서는 과거의 스타플레이어들이 다시 게이머로 부활할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다시 한번 야구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면.. 야구 초창기 시절은 지금의 야구선수들과 피지컬적인 면에서 어마어마한 차이점이 있었을 겁니다. 그러다 보니 과거의 기록을 살펴보면 지금의 시각에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기록들이, 특히 투수들의 기억들이 어마어마하게 많습니다.
일례를 들어오면, 일본에는 이나오 카즈히사(1937.6.10-2007.11.13)라는 투수가 있었습니다. 14년 동안 선수생활을 하면서 통산 276승 137패, 방어율 1.98 의 기록을 남긴 이 선수의 기록 중에는 아주 특이한 기록이 하나 있는데 58년 일본시리즈 기록입니다.
'하나님, 부처님, 이나오님'이라는 유명한 수식어를 남긴 이 선수의 58년 일본시리즈 투구는 총 47이닝 578구입니다.
좀더 상세히 살펴보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1차전(10/11; 고라쿠엔) 선발 4이닝 20타자 73구 7피안타 3탈삼진 3실점 2자책점 패배(2-9)
3차전(10/14; 헤이와다이) 선발 9이닝 30타자 94구 3피안타 4탈삼진 1실점 1자책점 완투패(0-1)
4차전(10/16; 헤이와다이) 선발 9이닝 38타자 126구 10피안타 2볼넷 6탈삼진 4실점 4자책점 완투승(6-4)
5차전(10/17; 헤이와다이) 4회초 구원등판 7이닝 22타자 67구 1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 결승홈런 승리(4-3)
6차전(10/20; 고라쿠엔) 선발 9이닝 31타자 108구 3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 완봉승(2-0)
7차전(10/21; 고라쿠엔) 선발 9이닝 34타자 110구 6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 1자책점 완투승(6-1)
자그마치 5번을 선발 출전하고 4번을 완투하는 이런 괴물같은 성적을 지금의 선수들의 활약들과 비교해보면 어떻게 이해를 해야할까요?
지금 선수들에게 이런 투구를 명령한다면 아마 미쳤다고 할겁니다. 그리고 그런 투구를 시킨다면.. 아마 2년도 안되서 선수들은 혹사로 어깨가 망가져서 야구를 접어야 할 것이 분명할겁니다. 그럼 왜 과거에는 가능했던 일이 지금은 불가능한가?
지금은 투구 메카니즘의 발달로 투수들이 던질수 있는 구종과 구속이 엄청나게 향상되었습니다. 즉 인간한계치에 가까운 능력을 발휘 공을 뿌려되는 선수들이다 보니 선수들은 그만큼 과부하를 받게 되고, 그것을 풀어주는 적절한 휴식을 취하지 않는 이상 쉽게 몸이 망가지게 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자연의 법칙인 셈입니다.
마찬가지로 스타도.. 어깨와 팔은 아니지만 두뇌를 극한대까지 사용하는 두뇌 스포츠입니다. 그것도 장기와 바둑같은 두뇌스포츠와는 다르게 보고, 듣고, 판단하고, 조작하는 활동이 극한대로, 그리고 실시간으로 발휘되어야 하는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스포츠입니다. 이 E-SPORT가 이제는 그 극한대까지 발전하여.. 저는 인간한계에 도전하는 한 장르가 되지 않았나 느껴집니다.
투구 메카니즘이 아무리 발전한다고 할지라도 160km이상대를 던지는 투수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을겁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거의 인간한계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우리는 스타라는 장르에서도 거의 인간한계에 가까운 피지컬을 발현하고 있는 몇몇선수들을 지금 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각종족별로 꼽아보자면.. 테란 (이영호, 신상문), 프로토스 (김택용), 저그 (이제동) 가 되겠죠.
그리고 이 선수들을 이해할 수 있다면 지금의 스타판을 이해하는 것이 조금은 더 쉽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극한의 피지컬을 사용한다는 것은 그만큼 신체에 과부하가 걸리기 쉽다는 말입니다. 김택용이 마재윤을 상대로 몽환에서 극한의 저플전을 보여주었을때 많은 사람들이 그의 플레이에 감탄하고 김택용을 이길수 있는 저그는 이 스타판에 나타나기 어려울것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았죠.
왜냐하면. 어느순간부터 김택용의 멀티태스킹 능력이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요즘 종종 사람들이 제로의 영역이라는 말을 하는데, 사이버포뮬러라는 만화에서 나온 이 제로의 영역이라는 말은 이 선수들의 컨디션을 설명하기에 어쩌면 가장 적합한 용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신체리듬이 가장 좋을때.. 즉 극상의 상태에서 집중력이 고도로 발현된 상태, 이 상태에서 선수들의 플레이는 군더드기가 없이 깔끔합니다. 유저들은 그야말로 기존에는 보지 못했던 눈이 호강하는 플레이를 즐길수 있게 되는거죠.
하지만, 선수의 컨디션이 떨어질때.. 어떤상황이 발생할까요? 저는 만화와 같은 상황이 발생한다고 봅니다. 제로의 영역에 한번 들어갔다 나온 선수들은 일상에서 차를 운전하다 큰 사고를 당하게 되죠. 왜냐하면 제로영역의 감각과 제로영역 밖의 감각이 혼선을 일으켜서 사물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판단하는 능력에 혼선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스타선수들도 컨디션이 좋을때와 나쁠때의 집중력은 분명히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고 보는데, 피지컬이 높은 선수들일수록 그 차이가 심하다고 보고, 집중력이 좋을때 하던 운영을 그대로 컨디션이 나쁠 때에도 계속하다보니 플레이가 점점 망가지는 현상이 저는 일어나는거라고 봅니다.
즉 극강의 피지컬이라는 것은 하이클래스의 선수라고 하더라도 발현할 수 있는 기간이 한정적이라는 겁니다. 이것은 야구선수도 마찬가지죠. 강속구 투수라고 1년내내 150km의 강속구를 뿌려댈 수 있는 것은 아니죠. 시즌을 통해 주기적으로 경기를 치루고나면 반드시 휴식기를 거치고, 다시 겨울훈련을 통해서 컨디션을 끌어올려야지 새시즌에 돌입해서도 빠른공을 던질 수 있게됩니다. 그런데 스타판의 시스템은 어떤가요? 선수들에게 어떤 휴식과 회복시스템을 체계적으로 제공하고 있나요? 저는 지금 시스템이 선수들에게 체계적이란 생각은 전혀 들지 않습니다.
야구는 100년에 걸쳐서 서서히 발전했지만, 스타는 10동안 압축적으로 발전하면서 스타 1세대들이 여전히 활동하고 있는 것이 이 바닥이죠. 그러다보니 스타 1세대들이 훈련하고 연습하고 휴식했던 시스템이 지금의 3세대에게 (저는 지금 새롭게 등장하는 스타플레이어들은 3세대라고 생각합니다. 최연성, 마재윤, 오영종.. 이런 선수들을 2세대라고 한다면요...)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야구로 비유하자면.. 일본의 58년식 이나오선수가 등판하던 그 시스템 그대로 잘하는 한 선수가 완투하고, 하루 휴식하고 그 다음날 다시 완투하고 하는 피지컬이 떨어지던 선수들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현대의 선수들을 관리하고 있다고 해야 할까요? (예를 들면 박찬호 선수를 한경기 완투하고 하루쉬고 그 다음 경기에 완투시키는 시스템을 고수한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극한에 다다른 능력은 그만큼 유지하기 어려운 것이 어찌보면 당연한 순리입니다. 피지컬이 극한에 달한 선수일수록 당연히 뇌의 활성화가 더욱 활발해질테고, 그만큼 뇌에 걸리는 부하도 커질겁니다. 그것을 어떻게 회복시켜줄 것인가? 코치진은 이 문제를 신중하게 고민해봐야 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김택용, 이제동, 그리고 이영호을 (이 선수는 가장 어리고.. 또한 성장기라서 뇌의 피로회복이 그만큼 빠르다는 느낌도 있지만...) 통해서 바라본 스타판의 세계에서.. 최대 피지컬의 유지기간은 6개월이 조금 넘는 기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저 개인적으로는 막연히 가져봅니다. 이 3명의 선수 모두.. 개인리그에서 2-3번의 포스를 발휘한 이후로는 지속적으로 게임의 질이 떨어지는 시기를 예외없이 가지게 되더군요.
저는 요즘 김택용 선수가 다시 기량을 회복하는 것이 피지컬의 회복과 관련이 있다고 봅니다. 즉 일정한 하향곡선을 탔다가 휴식기를 거쳐 다시 컨디션 상승기로 옮겨왔다는 느낌을 게임의 질이라는 측면에서 확인하게 된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보면.. 이제동 선수는 아직은 컨디션이 지속적인 하락세에 있다고 보는 것이 옳지 않은가 합니다. 선수 본인은 부인할지 모르겠지만, 최근의 이제동의 플레이들을 보면 김택용이 기세 하락기에 접어들었을때와 많은 부분에서 비슷하다고 봅니다. 특히 집중력 하락을 보이는 플레이가 많아지고, 판단착오가 많아진다는 점에서는 거의 판박이가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제동선수가 수험생들에게 좋다는 뇌가 좋아지는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뇌의 피로감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최근 스타판에서는 신상문이라는 또다른 주목할만한 플레이어가 등장했죠. 이 선수는 이제동 선수와 많이 닮아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번 스타리그에서 가장 로열로드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솔직히 로얄로드가 되기에는 스타일이 너무 많이 알려졌다는 것이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히려 이 선수가 위의 3선수처럼 얼마동안이나 그 화려한 피지컬의 플레이를 컨디션의 하락없이 유지할 수 있을지 유심히 지켜보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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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 본좌 마재윤 - 저는 이선수가 피지컬이 좋은 선수라고는 보지 않습니다. 투수의 구속으로 본다면.. 140km 초반에서 중반의 피지컬을 가진 선수라고 평가하고 싶은데.. 그럼 이 선수가 어떻게 본좌의 자리에까지 오르게 되었느냐? 저는 이 선수를 새로운 구종을 만들어낸 투수라고 비유하고 싶습니다. 즉 기존의 투수들은 속구에 커브, 슬라이드를 섞어 사용했다면.. 이 선수는 포크볼과 같은 전혀 새로운 구종을 만들어낸 창의적인 선수라는 겁니다. 즉 기존의 선수들이 새로운 구종의 메카니즘을 이해하지 못해서 공략법을 찾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마재윤선수는 본좌의 자리까리 올라선 케이스가 되겠죠.
하지만, 스타 1세대와 2세대가 서서히 부족한 피지컬로 인해 스타판에서 퇴장하고 새로운 3세대들이 (체계적인 훈련을 받고, 성장하여 듣보잡임에도 사용할수 있는 피지컬은 높은선수들... 야구선수로 따지면.. 구속은 빠른데.. 아직은 제구력이 뒷바침되지 못해서 불안정한 세대) 스타판의 주역으로 대거 등장하는 요즘에 와서는 구종의 비밀이 완전히 까발려져.. 부족한 피지컬이 유난히 돋보이게 된 지난세대의 스타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재윤이 지난날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서는 임요환과 마찬가지로 피지컬을 좀 더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저는 저그라는 종족은 이미 이제동이 보여주었듯이 피지컬이 뒷받침되면 가장 사기적일수 있는 종족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저그라는 종족은 컨트롤하는데 가장 손이 많이가는 피지컬이 극한대로 필요한 종족으로 새롭게 스타판에 자리매김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기존의 손이 빠른 유망주들을 가장 발빠르게 흡수한 종족이 테란이었고, 최연성 이후... 더블커맨드의 부유한 빌드를 바탕으로 피지컬이 좋은 소위의 양산형을 가장 많이 쏟아낸 것도 역시 테란이었죠, 요즘은 더블넥을 바탕으로 플토라는 종족이 피지컬이 강화된 선수들을 줄줄이 쏟아내고 있다는 느낌인데 이들의 정점에 있는 선수들이 소위의 6룡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런 면에서 저그의 세대교체는 참 느리게 진행된다는 느낌입니다. 피지컬이 좋은 선수들를 저그에서 찾아보자고 한다면.. 박찬수, 박명수, 이제동등 아주 극소수의 인물들만이 현재는 머리에 떠오르죠. 하지만 이제동을 보고 이제동을 쫓아 새로운 세대의 기대주들이 스타판에서 자라나고 있다면 언젠가 저그들이 떼로 스타판을 호령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죠.
p.s : 뭐 어쨌든 글이 두서 없이 좀 길어지고 말았습니다. 아직 이야기 해보고 싶은 것은 많지만 차차하기로 하고.. 가장하고 싶은 이야기는 요즘의 스타판의 풍조라는 것입니다. 과거 스타들의 본좌들이 현재 스타판에서 하나같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야구가 100년에 걸쳐서 쌓아올린 변화의 흐름을 스타는 10년만에 이루어내고 있고 그 속에서 야구에서는 역사속에 영웅으로만 남아있을 존재들이 스타에서는 현재까지 현역으로 남아 계속 새롭게 나타나는 선수들과 경쟁을 해야하기 때문이겠죠. 요즘에 새롭게 등장하는 선수들은 분명 과거의 선수들보다 피지컬도 좋고 경기의 센스도 많이 발전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사용하는 모든 게임의 빌드와 테크닉은 궁극적으로는 전세대의 스타게이머들이 만들어놓은 게임유산의 연장입니다.
그러니 과거의 본좌들이 지금에 와서 더 이상 위용을 발휘할 수 없더라도 그들의 게임열정을 가볍게 폄하하지 않기를 바라며, 과거에 만들어 놓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현재의 선수들을 평가하고 편가르는 본좌논쟁도 개인적으로는 지양해야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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