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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12/15 22:01:46
Name 피터피터
Subject 박상우 vs 신상문... 힘과 스피드.
인파이트와 아웃파이트.

오늘 경기를 보면서 요즘 게이머들이 피지컬 (생산력과 유닛 컨트롤, 집중력, 멀티태스킹)은 예전에 비해서 월등하게 좋아졌지만, 개념이란 부분은 정말 유연성이 떨어진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오늘 박상우 선수는 좋은 빌드로.. 선방을 치고 들어가 신상문 선수에게 데미지를 주었죠. 힘이 좋은 박상우 선수답게.. 초반 좋은 생산력을 보여주면서 상대 탱크와 벌쳐를 다수 병력으로 쓸어버립니다. 그러면서 서서히 신상문 선수의 진영으로 자신의 병력을 조여가는 모습이 전형적인 인파이트의 전투모습을 보여주더군요.

그에 비해 신상문선수는 요즘 스피드 있는 경기운영으로 주목을 받고 있죠. 이 선수 초반에 경기가 불리해져서 자기진영에 조여지게 되면.. 방어에 열중하면서 상대보다 빠르게 드랍쉽을 한,두기씩 빨리 운영해주는 모습을 최근에 계속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웃파이트가 데미지를 입게되면... 발을 이용해서 상대선수 주위를 빙빙 돌듯이.. 방어 거점을 잡는 솜씨와 상대병력 운영의 체크는 요즘 물이 올랐습니다.)

드랍쉽에 나오기전까지 벌쳐를 이용한 견제까지는 박상우 선수가 병력의 우위를 이용해 잘 막아주었지만, 그 이후에 멀티를 가져가고 안정화 시키는 모든 멀티태스킹이 박상우선수는 신상문선수에게 떨어지는 모습이더군요. 단순히 병력을 생산하는 능력이라면 박상우 선수도 지지않을만큼 정평이 있는 선수이지만, 드랍쉽을 이용한 손이 많이 가는 플레이들은 확실히 신상문 선수가 레벨이 몇수위라고 느껴지더군요.

스피드를 이용해 상대 주위를 빙빙돌면서 상대의 아픈곳을 툭툭건드려 주니까.. 박상우 선수는 약이 오르는지 결국 계속 상대의 본진을 병력을 이용해서 뚫는데 주력하게 되더군요. 그러니까 거점을 잡아놓은 신상문 선수가 계속 탱크로 이익을 얻어가고.. 그 이익을 드랍쉽의 차이로 바꾸면서 상대의 병력 운영이 여기저기 흩어지도록 신경을 분산시키더군요. (아웃파이트가 툭툭 잽으로 건드려주다가 인파이터선수가 욱하고 열이 올라서 한방치고 나오는걸 카운트로 받아치는 복싱기술과 개념은 유사하다고 생각됩니다.)

결국.. 어느시점부터는 초조해진 박상우 선수가 계속해서 무리한 공격을 하게 되고... 신상문 선수는 드랍쉽을 이용한 받아치기로 유리한 지형을 이용 역전을 만들어 버리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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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우 선수 초반에 상당히 유리했죠.. 그리고 신상문 선수가 드랍쉽으로 재미보는 플레이를 많이 한다는걸 미리 알았다면.. 불리한 상대가 유리한 상대를 흔들기 위해 할 수 있는 두가지, 벌쳐와 드랍쉽에 대한 방비를 어느정도 했어야 했습니다.

이미 스타포트도 올렸겠다. 그 상황에서 배슬을 뽑아서 힘을 과시할게 아니라.. 레이스를 일정규모 이상 뽑아 관리해 주었다면.. 신상문 선수의 드랍쉽이 그렇게 활개칠 수는 없었겠죠. 같이 드랍쉽을 뽑았어도 나쁘지는 않았구요. (물론 같은 드랍쉽 운용이라면.. 결국엔 신상문 선수에게 말릴 가망성이 더 크지만 말입니다. 신상문 선수의 드랍쉽은 정말 쉬지 않고 움직이는 특성이 있습니다. 남들 한번 드랍할때 두번, 세번까지 하면서 상대를 흔드는 플레이가 멀티태스킹이라는 부분에서 이선수의 강점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결국.. 인파이트가 아웃파이트를 공략하는 최상의 방법은 데이지를 누적시켜서 스피드의 원천인 발을 묶어두는 것이죠. 최근 신상문 선수의 맵집이 나쁜편도 아닌데 그걸 한방에 크게 휘둘려서 때려눕히겠다는 단순 무식함이 오늘 박상우 선수의 패인같습니다. 유리할때 상대의 스피드에 휘둘리것이 아니라.. 천천히 상대의 복부에 데미지를 가중시켜 어느순간 스피드자체를 날려버리는 운용.. 이것이 바른 인파이터의 개념 아닐까요. (스피드로 같은 드랍쉽 운용을 따라가기는 어려울지 몰라도.. 레이스로 드랍쉽을 견제하는 플레이는 멀티태스킹이 조금 떨어져도 충분히 커버할 수 있을거라고 저는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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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MAGE
08/12/15 22:05
수정 아이콘
신상문선수의 경기를 볼때마다 느끼는건데, 드랍쉽 플레이가 너무나 뛰어납니다.

불리한상황에서도 손이 많이가고 까다로운 플레이를 신상문선수는 모두 해내면서 극복해내는 모습을 이번에도 보여주었습니다.

수요일 바투스타리그에서 염보성선수와의 멋진 테테전 기대하겠습니다.
08/12/15 22:06
수정 아이콘
신상문선수 테테전은 정말 예술이더군요. 러시아워3 진영수선수 상대로의 역전승도 그렇고, 고인규선수 아무것도 못하게 안드로메다에서 압살시킨 것도 그렇고...그런데 이선수가 툭툭 치는것도 능하지만 전투력도 장난이 아닙니다. 전자에서는 드랍쉽활용이 빛났다면 후자에서는 자리잡기가 빛났죠. 테테전에서만큼은 인파이트와 아웃복싱 모두 능한 것 같습니다. 토스전에서도 거의 사장되다시피한 드랍쉽 활용이 현란하구요. apm이 엄청난 듯 싶습니다.
안드로메다
08/12/15 22:09
수정 아이콘
신상문선수와 이영호선수의 테테전 경기를 한번 봤으면 좋겠습니다.
둘다 테테전에있어서 드랍쉽 플레이가 일품인 선수인데 정말 재밌는 테테전이 될듯 합니다.
아무로
08/12/15 22:12
수정 아이콘
신상문과 정명훈의 경기를 보면 최전성기시절의 한동욱을 보는듯 합니다. 빠른 스피드와 아웃복서를 보는듯한 경기들은 한동욱이 최전성기시절에 플레이였죠. 신상문은 같은 팀이었으니까 많이 배웠다고 보고 정명훈은 자신의 인터뷰에서 한동욱의 경기를 많이 참고했다고 언급한 적이 있었기도 했구요. 개인적으로 정명훈과 신상문의 경기에서의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궁금하네요.
피터피터
08/12/15 22:14
수정 아이콘
기본적은 개념은 어제 김택용 선수의 저그전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테란이 탱크로 주요 지역에 거점을 잡아놓으면.. 적은 병력으로 상대의 보다 큰 병력을 잡아 둘 수 있죠. 그리고 드랍쉽을 이용해 상대의 빈곳을 적은 병력으로 툭툭 건드려줍니다. (김택용 선수가.. 셔틀로 질럿 몇마리, 다크 몇마리.. 템플러 몇마리를 실어 운용하면서 저그 본대 병력을 휘두르는것처럼 말입니다.) 그럼 상대 테란은 그 드랍쉽 병력을 막기 위해 본대 병력을 멀티 쪽으로 조금씩 분산시키게 되죠.. 그런 분산 작업을 한두번씩 해두다가 상황을 봐서 상대 본대병력이 자신 본진 병력과 비슷해진다 싶으면.. 모아둔 드랍쉽으로 흩어진 병력들을 긁어보아서...... 상대의 본대병력을 덮쳐버리죠.

즉 초반에 상대보다 멀티가 늦어지면.. 이선수는 상대 멀티를 흔들면서.. 상대의 병력분산을 유도하고.. 자신은 다른 멀티지역에 방어하나 없이 날로 멀티를 먹고 돌리는 기술이 정말로 탁월하죠. 눈치가 빠르고 손도 빠르고 감각도 진짜 좋아진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최근에 생산력 부분인 매크로가 좋아진부분이 눈에 띄이더군요. 스피드가 빠른선수가 스테미너까지 좋아졌다고 할까요. 하여간.. 앞으로의 플레이가 기대되는 선수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피터피터
08/12/15 22:23
수정 아이콘
아무로 // 저는 정명훈선수와 신상문이 스타일이 비슷하다는 느낌은 거의 받지 못했습니다.

신상문 선수의 스피드는 같은 병력일 경우.. 거점 잡기로 상대의 많은 병력을 중앙에 대치시켜놓고. 남는 병력을 뒤로 돌려서 운용하는 것이라, 경기를 보다보면 어느 순간 상대에 힘에 의한 한점돌파들이 종종 일어납니다. 그럴때.. 신상문 선수는 밀린 전선 뒷편으로 제 2선의 저지선을 구축하는 능력이 다른 선수들보다 좋아보이더군요.. 즉 밀릴때 자기본진까지 죽 밀리는 경우가 거의 없어서 순발력이 좋다는 느낌인데...

정명훈선수는... 유리한 경기를 굳히는 능력은 좋아보여도.. 불리한 상황을 운영을 통해 돌파하는 능력은 그렇게 높은 클래스가 아닌것 같아보입니다. 그런 점에서 두 선수가 비슷한 스타일인가 하는 의문점은 드네요.
Incognito
08/12/15 22:28
수정 아이콘
신상문...과연 어디까지 발전할 것인가
도달자
08/12/15 22:31
수정 아이콘
신상문선수의 경쾌한 아웃복싱역시 돋보이지만 박상우선수의 인파이팅도 재밌었습니다.
드랍쉽에 손많이가는 플레이역시 충분히 방어했다면 신상문선수가 재미만보고 박상우선수가 승리하는 그림도 충분히나왔을텐데요..
아무로
08/12/15 22:33
수정 아이콘
피터피터// 정명훈선수은 드랍쉽을 잘 안쓰는 반면에 신상문선수는 드랍쉽을 자주 쓴다는 차이점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공통점은 제2저지선이 빠르다는 것과 병력이동간의 난전이 빠르게 전장을 돌아다니며 상대의 병력을 치고빠지는 아웃복싱스타일이라는 점에서 비슷하다고 보았는데 님의 말씀을 들어보니 좀 다른거 같아 보이는군요. 그럼 님께서는 한동욱스타일에 가까운 테란은 누구라고 보시는지 궁금하네요
王天君
08/12/15 22:38
수정 아이콘
이야 비유 좋네요. 저도 딱 아웃복서 생각했었는데 글로 선명하게 이미지를 잡아주시네요. 눈에 딱 그려집니다.
테테전 스타일과 경기력을 복서 스타일로 치면, 신상문 선수는 날쌘 아웃복서, 박성균 선수는 눈이 좋고 눈치 빠른 카운터 펀처, 이영호선수는 엄청난 덩치에 빠르기까지 한 헤비급 인파이터가 연상됩니다. 그래서 신상문 선수의 테테전은 항상 상대방의 가드가 허술한 틈을 찌르고 빠지는 형국이라면 이영호 선수는 싸우고 싸우면서 상대방을 코너에 몰고 두들기는 형상이라고 할까요..

신상문 선수 정말 자원위주의 뻔한 요즘 게임양상을 확 뒤집는 테란의 블루칩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이 먹으면 다냐!! 하고 안일한 생각을 재빠른 판단과 신속한 움직임으로 깨부수는 그 모습이 되게 재기발랄합니다. 시청자 입장에서 정말 반가운 테란입니다. 이 선수 테란전은 수면제가 아니라 청량음료에요~
피터피터
08/12/15 22:47
수정 아이콘
아무로 // 그냥 신상문이 한동욱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보는게 바르지 않을까 합니다.

김택용의 비수더블넥은 사실.. 강민의 저그전 개념을 업그레이드한 버전이죠. 하지만, 강민과 김택용의 차이는 결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피지컬의 차이로 인해.. 강민은 더블넥이후.. 꽃밭토스로 저그전을 풀어나갔고, 김택용은 커세어와 다크로 상대를 난전으로 몰아넣어 혼을 빼버렸죠.

한동욱의 스피디한 경기운영은 확실히 다른 테란들과 달랐지만, 피지컬을 주로 병력운용에 치중하면서 치명적인 약점인 생산력 (매크로)부족을 가져왔죠. 즉 항상 힘이 부족한 테란이란 인식이 강했고, 그리인해. 생산력이 중요한 플토전에 약점이 두드려졌죠.

신상문이 처음 등장했을때 아마 송병구를 상대로 드랍쉽 벌쳐 활용을 보여줘.. 주목을 받았던걸로 기억하는데, 그 당시만 하더라도 신상문 선수는 병력운용의 스피디함과는 대조적으로 뒷심이 부족한 약점이 분명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그의 플레이를 보면 멀티와 팩토리를 늘리고 병력을 뽑아내는 기술이.. 느린 운영을 하는 다른 테란들 못지 않다는 걸을 알게됩니다. 특히 진영수 전에서 팩토리가 늘어나는 모습이 인상적이더군요. (진영수가 더 많이 먹고도 팩토리를 쉽네 늘리지 못하는건 그만큼 생산에 투자할 손놀림이 부족하다는 증거겠죠.)

신상문의 지금 테란전은 팀 선배였던 한동욱의 스타일에 영향을 많이 받았을겁니다.
밑힌자
08/12/15 23:03
수정 아이콘
피터피터님// 아무로님// 뻘플입니다만... 해당 아이디 옆에 있는 C 버튼을 누르시면 자동으로 아이디와 경칭이 댓글창에 붙습니다.
Ace of Base
08/12/16 13:10
수정 아이콘
오늘 두 선수의 기량적인 면은 비슷했습니다.
단지 카운터펀치 한방이 끝내버렸죠.
11시 스타팅과 앞마당 사이의 둠드랍.
이 드랍이 승패를 가른거라해도됩니다.

마치 예전에 스타리그4강 리템에서 한동욱과 이윤열 선수의 경기가 떠오르는군요.
맵을 장악했지만 심장부를 빼앗긴 한동욱의 스피드에 이윤열 선수가 다잡은 경기를 내준 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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