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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10/22 00:25:49
Name 종합백과
Subject 즐거운 꿈을 꾸게 해주는 게이머
꿈은 여러 종류가 있겠죠.

밤을 지배하는 악몽, 깨고나면 뭐지 하고 기억도 안나는 꿈, 로또 1등이다! 라고 환호하다 일어서면 현실은 집방구석인 개꿈 등... ^^;



프로게이머에게서 꿈을 찾는다면 우선 임요환 선수가 떠오르죠.

오랜 세월 변함없이 승리를 갈구하고 30대 프로게이머라는 어려운 꿈을 이뤄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즐겁습니다. 포기하지 않는 근성도 멋지고, 도진광 전 패러독스 경기 등 대부분의 명경기를 실시간 시청했던 것을 자랑할 날이 올까요? 하하


홍진호는 아름다운 꿈을 꾸게 해준 선수입니다.

몇번의 결승을 거치면서, 언젠가는 이 선구가 우승을 하겠구나... 말도 안되는 맵들에서 언제나 홀로 분투하고, 그렇게 이번에는, 이번에는... 몇번씩이나 꿈꾸게 해준 홍선수의 꾸준함 덕분에 팬으로서 많은 결승을 살떨리게 지켜보았던 것은 돌이켜 보면 다 추억이네요.

준우승 본능, 콩라인, 콩본좌라 불리게 된 결승에서의 패배가 이 선수의 다는 아닙니다. 몇번의 좌절을 겪으면서도 수 없이 많은 게이머들 사이에서 승리를 반복, 단 한번의 다전제를 극복하지 못했을 뿐, 그는 성공의 역사를 써온 저그의 전설입니다. 결승에서의 승리가 무엇보다 값지겠지만, 거기 까지의 과정을 통해 최초의 저그 출신 본좌를 꿈꾸게 해 준 홍선수 덕분에 몇년 동안 아름다운 꿈을 꿀 수 있었습니다.


영웅은 감동적인 꿈을 꾸게 해주었죠.

가을의 전설, 이보다 적절한 표현이 있을까요? 비록, 꾸준함이 아닌 언젠가는 오겠지 하고 기대하게 되는 전설이었지만, 가능성이 희박해 보일때에도 어려움을 극복해 전설이 되었는데... 군대에서는 잘지내고 있을까요? 올드 중 손꼽히는 피지컬을 지녔으니, 부활할 수 있을 겁니다.





그 외에도 많은 선수들이 있었지만, 그 중 근래에 즐거운 꿈을 꾸게 해주는 게이머가 있습니다. 별명이 다양합니다. 핑구, 공룡, 총사령관 등... 뭐 무관심 보다는 애정이 좋겠지요. ^^

이 선수를 눈여겨 본 것은 스타리그 16강이었나요? 3자 재경기를 통해 진출이 좌절되면서 부터입니다. 싹수가 있구나. 그렇게 생각했는데, 별 다른 기복 없이 쑥쑥 커주더니 이제는 본좌 후보로 평가 받을 정도로 자랐습니다.

프로토스는 세종족 중 유일하게 본좌를 배출하지 못했습니다. 테란이 앞마당 언덕 시절에는 드랍쉽, 1팩 멀티, 그 이후에는 조금 할만해졌더니 FD, 극복하니까 이영호식 업그레이드 테란 등으로 상성을 자꾸 무시하려고 하는 반면, 저그에게는 혁명가 이외에는 변변히 강하다고 할만한 프로토스 조차 없었던 게 현실이니까요. 최근 김택용 선수가 하락세라고 할지라도, 그의 저그전은 참 아낍니다. 테란전은 선수의 다재다능함이 오히려 독이 되는 듯한 느낌이지만, 처음 등장시 제2의 박지호라고 불리던 물량과 플토로서의 본능을 되찾는다면, 역시 좋아질 것이라 생각하구요.

음, 다시 얘기로 돌아가서, 플토는 긴시간 동안 전종족 상대로 훌륭한 성적을 거둔 선수가 드뭅니다. 그런데 불쑥 등장한 택뱅, 이 두 플토가 얼마나 희귀하게 보이겠습니까? 솔직한 심정으로는, 화려한 택에 먼저 시선이 갔었고, 뱅은 안정적이긴 하지만 2% 부족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송선수에 대한 평가가 바뀌었습니다. 이 안정적이기만 한 것 같은 선수에게, 사실은 훨씬 많은 매력들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면서 부터라고나 할까요? 날카로운 송곳은 결국 바지를 뚫고 나오듯, 감취졌던 면모들에 주목하게 되는 것은 저만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전투를 참 잘합니다. 운영형 선수라고 하면, 마이크로 보다는 매크로, 이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서 그렇지 컨트롤은 별로라는 선입견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 이 선수 전투를 통해 역전도 많이 하고, 한두기의 리버에서 부터 저그전 캐리어 리버 템플러 형제 커세어 드라군 질럿 등을 마치 수족처럼 부리면서 초장기전 저그를 상대로 거의 안지더군요. 캐리어는 상성상 워낙 좋은 유닛이니 잘써봤자 했지만, 이상하게 인터셉터 먼저 꺼내놓은 컨트롤을 하는 것 같지도 않은데, 프로게이머들 사이에서도 뭔가 다릅니다.

저그에게 강합니다. 통산 성적이 얼마인지 모르겠지만, 화려함이 조금 떨어져도 플토가 저그 상대로 이렇게 편하게 응원할 수 있는 게 혁명가의 전성기 이 후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상성을 뛰어넘은 선수를 보는 건 언제나 즐거운 경험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김택용 선수의 견제가 저그 선수들을 긴장시키면서, 병구 선수의 단단함이 보다 빛을 발하게 되었다고 생각하는데, 서로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스타일이 다른 S급 플토 둘이 만든 시너지 효과라고나 할까요? (병구 선수가 날아오르면서 김택용 특유의 스타일도 다시금 살아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꾸준합니다. 안정지향적인 토스는 기본기에 대한 자아도취가 심해서, 개인적으로는 이재훈 선수 이 후 정석류 토스에 대한 기대는 많이 접었던게 사실입니다. 프로토스라는 종족을 플레이하는 선수들의 성향 자체가, 일부러 어려운 종족을 고른 근성에서 보듯이 뽀대나 가오(적절한 어휘가 아닌 듯도 하지만, 이 글은 그냥 느낌대로 주욱 써내려가고 있어서 혹 지적이 있을시 고치도록 하겠습니다.--a)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고, 그래서 성적 보다는 보여주는 게임이나 자기 만족도에 정착, 팬들의 기대와는 반대로 성적은 하락하는 케이스를 자주 봐서... 처음 택뱅을 보았을 때에, 택에게 눈길이 더 갔던 점도 그 때문이었겠지요. 플토에게선 찾아 보기 힘든 독기, 마치 테란 같은 느낌? 그런데, 이 선수 결승에 꾸역꾸역 올라가더니, 실력이 계속해서 성장하는 시대에도 점점 자신을 업그레이드 하더니, 또 필승 포스를 뿜어주고 있습니다. 제가 오해했던 것 같습니다. 이 선수는 비록 자기 완성을 추구해도, 그 완성에 경기 내적인 면 뿐만 아니라 외적으로 대회에서의 성취나 일반 팬의 반응 등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구나.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보다 큰 그릇의 정석토스라고나 할까요? 공룡의 꼬리만 만지고 아는 체 했던 봉사였던 셈이지요. (이런식의 배신, 배반은 언제나 환영이긴 합니다만 ^^;)


이제 금요일이면, 이 선수에게 매우 중요한 경기가 있습니다. 상대는 시련으로서 부족함이 없는 신세대 플토 중에서는 단연 선두, 플토전 괴물과 같은 연승을 달리고 있는 괴수, SK T1의 도재욱입니다. 팬심으로는, 그렇게 큰 우려는 하지 않습니다. '결승이 아니면 지지 않아' 포스도 믿고 싶고, 뭐 그냥 팬심이겠지요. 테란전은 자타공인, 저그전은 이제동만 넘자 모드, 플토전에 대한 시험대로서 이보다 적합한 상대가 또 있을까요? 어느 분의 글 처럼, 박용욱, 박정석, 강민 이 후로 플플전에서 이렇게도 기대되는 다전제는 처음입니다.


역경을 극복하는 모습은 아름답죠. 테란에게 악몽을 선사하는 압도적인 경기력도 좋구요. 택이 주춤한 이 때에, 뱅이 한발 크게 딛었으면 합니다. 결승에서 우승하지 못해도, 평상시 강했던 선수를 응원하는 기쁨을 기억나게 해준 후 이기 때문에, 뭐 괜찮습니다라고 얘기할 줄 알았다면 뱅, 잘못 생각한 겁니다. 세상 모든 일에는 인과 관계가 있고, 의미가 있어요. 준우승 까지의 여정도 의미가 있겠지만, 결승에서의 승리는 또 그것만의 느낌이 있을 겁니다. 간지나게 우승컵 들어올린 후 트로피에 키스하는 세레머니를 기대하는 팬으로서는, 준결승을 편한 마음으로 지켜보겠습니다. 어려움이 있더라도, 헤쳐나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당신이 콩라인의 후계자라면, 만약 홍선수가 현재와 같은 개념 맵들에서 경기 할 수만 있었다면, 그는 수 많은 결승전들을 무패로 마쳤을지도 모릅니다. 지금의 환경에서, 우승을 하지 못한다면 홍선수가 웃습니다, 뱅. 콩라인의 후예로서, 선배의 염원을 풀어주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마치 세대가 달라도 계승되는 의지처럼, 전성기 지난 홍선수의 우승을 기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와 비슷한 평가를 듣는 뱅의 우승이 옛 한도 씻어 줄까요? 아무튼...

우승합시다!



ps. 전략적으로 주도권을 잡고 경기 하길 바랍니다. 최근의 가스러쉬는 그런 점에서 참 좋았습니다. 노게이트 더블이어도, 명확한 목적의식과 정확한 분석, 그리고 그래야만 하는 공식 상에서 펼치는 것과 그냥 나할 것만 하겠다는 것은 차이가 큽니다. 다전제는 판짜기 능력의 승부인 만치, 신트리의 가을요정님과 창의력이라면 둘째 가라면 서러운 삼성 선수들, 꼭 다양한 방면에서 연습해 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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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0/22 00:34
수정 아이콘
꿈이라고 해서 몽상가 강민의 글로 착각한 1인..ㅡㅡ;
종합백과
08/10/22 00:35
수정 아이콘
피스님// 그럴 줄 알고 낚으려고 했다고... 는 장난인 글쓴이 ^^;
王天君
08/10/22 00:38
수정 아이콘
으아 너무 멋진 응원글...정말 제 심정이 딱 저렇습니다...
뱅빠로서 이젠 콩라인이라는 말 지겨울 정도에요. 우승하고서 한 시대의 강자로 오래오래 기억에 남길.
08/10/22 00:43
수정 아이콘
종합백과님// 나악시에 제대로 걸렸네요 팔딱팔딱.. 월척..
08/10/22 00:45
수정 아이콘
종합백과님// 하지만 사실 송병구 선수는 강민 선수의 적자에 가깝죠 뭐.
언젠가 송병구와 강민에 대한 글을 쓰려했다가 포기했었는데.. 그때 결론이 송병구 선수도 지금은 부침을 겪고있지만
다시 한번 날것이다..였습니다. (그때가 2006년말...)

지금은 즐겁게 봐주고 있습니다.
팬으로서 그냥 콩라인으로 살아주길 바래요. ^^;;;;;;
08/10/22 00:47
수정 아이콘
공격에도 물론 일가견이있지만 수비에도 일가견이 있는것같아요 ...
김택용선수와의 3경기에서 보면 물론 택용선수도 줄타기를 하셨지만 병구선수의 수비와 판단력은...
따라올수없는것 같네요
종합백과
08/10/22 00:56
수정 아이콘
Yang님// 강민의 수비형을 거의 완성에 가깝게 계승했기 때문에, 저도 강민의 적자라고 생각했는데 비슷하네요. 오홋!

강민은, 쓰다 보니까, 꿈이라는 단어가 원래 강민 선수의 애칭이기도 하고, 너무 그쪽으로 얘기가 흐를 것 같아 거의 전문의 반에 해당하는 부분을 날렸습니다. ^^; 공룡 응원 글에 샤우팅민에 대한 내용이 더 많아서야...

Yang님의 비교글 기대합니다!!
08/10/22 01:00
수정 아이콘
요새들어서 송병구선수 외모가 바뀌지않았나요?
옛날의 어리버리했던모습은 사라지고 샤프한외모로 바뀌었습니다.
피부에다 머리스타일에다 코도높아진거같구...
08/10/22 01:04
수정 아이콘
100_NO님// 살이 빠지더니 턱션이 날렵해졌죠 ~ 저도 송병구 선수 볼때마다 헉~ 너무 잘 생겨진거 아니야 ? 하면서 본다는..
광석이형보고
08/10/22 01:41
수정 아이콘
송병구는 운영형의 극에 달한 심리형 프로토스인 것 같습니다. 전성기 마재윤이 잠시 보여줬던 모습과 비슷한,
상대의 심리에 따라서 플레이를 예측해내는 능력이 발군인 것 같습니다. 초기 빌드 싸움에서도 거의 모든 경기에서
우위를 점하고 들어가고, 상대의 허점을 찌르는 플레이도 잘하죠.
유독 믿기힘든 역전승이 많은데 신묘한 전투 컨트롤로 이끌어낸 경기(대 이영호전 캐리어 대첩 등)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상대가 유리할 때 실수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역전시키는 경기(대 박태민전, 대 도재욱전 등)가 무척이나 많은 것을 보면, 상대가 실수하는 것이 우연이 아니라 송병구의 무언의 압박에 의해서 그런 것처럼 보여질 정도입니다.
다만 상대 선수가 평소와는 다른 심리상태를 보이는 결승전에서는 송병구의 강점이 드러나지 못합니다.
심리적 싸움에서 송병구 선수가 지고 들어가는 경우(대 이영호전 대 이제동전)가 많죠.
08/10/22 07:49
수정 아이콘
도재욱선수전도 무지하게 쉽지 않겠지만, 결승 가도 왠지 많이 두려운게, 송병구선수의 결승 울렁증도 있긴 하지만 최연성 코치가 전 더 두렵습니다;;

최연성 코치가 세레모니 당한후 송병구선수에게 무지 칼갈고 있더라고요. 어쨌든 도재욱,정명훈(+최연성)꺾고 이번 시즌 우승해서 콩라인 탈출했으면 좋겠습니다~
08/10/22 10:18
수정 아이콘
광석이형보고싶소님// 3번이나 그러니 상대선수보다 송병구선수의 심리상태가 평소와 다른거 아닐런지..
도라지
08/10/22 10:41
수정 아이콘
스타는 맨탈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상대의 이름값이 플레이에 많은 영향을 미치죠.
특히 상대가 잘하는 선수일수록 자신이 유리한 상황임에도 상대방의 이름값에 눌려 그걸 인지하지 못하고 좁은 시야로 경기를 펼치다 역전패하는 경우가 꽤 많이 나옵니다.
하지만 결승에 올라온 선수는 자신감이나 기세가 넘치기 때문에 상대의 이름값에 주눅드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쎈 상대를 이기고 나의 강함을 증명하려는 욕구가 강하죠.
거기에 송병구 선수는 자신이 결승전에서 주눅이 들거나 또 준우승하면 어쩌나 하는 압박감이 더해지겠죠.

송병구 선수가 상대적으로 결승전에 약한 이유라고 생각됩니다.
Who am I?
08/10/22 11:36
수정 아이콘
.....농담이기도 하고 조금 서글프기도 했습니다만.



자꾸 송병구 선수 얘기하면서 홍진호선수 얘기하지 마세요.ㅠ.ㅠ 막 울고 싶어진단 말입니다!퍼덕퍼덕-
^^;;;

잘하리라 믿고 있습니다. 늘 이번에 안되면 응원 안해!라고 마음먹지만.;;;그래도 여전히 응원하고 있네요. 먼산-
주섬주섬- 약속을 조정해서 결승갈 궁리중입니다 전. 으하하하-아자아자 화이팅!!!!!!
슈페리올
08/10/22 13:25
수정 아이콘
송병구 선수 항상 응원하고 있습니다.. 홧팅~!!
08/10/22 18:55
수정 아이콘
집에서 깜박 졸다가 일어나서 이 글 봤는데 찡하네요.
추천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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