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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8/03/19 16:51:47 |
Name |
설탕가루인형 |
Subject |
삼황 오제 사천왕 -第六章- |
높은 물결이 굽이치는 양자강 중류에는 꽤 넓은 규모의 삼각주가 있었다.
얼핏 봐서는 강어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삼각주에 불과했지만, 이곳은 달랐다.
이곳이 바로 파라독수(波羅瀆水)였다.
그 이름이 둑으로 거친 파도를 막아 그물처럼 적을 섬멸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던가.
그 일을 영원히 기억하고 싶었던 모양인지 파라독수의 한복판에는 커다란 비석에 일필휘지의 글씨가 새겨져 있다.
"우리는 둑을 막아 적우를 섬멸했다"
라고 말이다.
적우에게 늘 고전을 면치 못했던 포토수는 무림인이면서도 각종 병서를 익힌 당대 최고의 지략가인
몽중살제(夢中殺帝) 고아민(高芽敏)과 일정 이상의 인원을 이끌고 접전을 벌이는데 최고의 능력을 자랑하는
악마도제(惡魔刀帝) 용록차(龍綠嵯)를 대 적우전에 파견했다.
병력에서 열세였던 포토수는 몽중살제의 교묘한 움직임으로 적우를 삼각주까지 유인하고, 미리 상류에서 둑을 쌓아
물길을 막아놓은 악마도제가 둑을 허문 후, 때아닌 홍수를 만나 허우적대는 적우군을 압살하는 전과를 올렸다.
그 후부터 이름없는 삼각주였던 이곳에 파라독수라는 이름이 붙여졌고, 악마도제의 지휘아래 커다란 비석까지
세우게 되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파라독수를 종종 지나치는 적우들이 그 비석을 파괴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마도, 그들은 그 비석을 두고두고 보면서 그날의 패배를 곱씹고 있는 것이리라.
오늘 이곳에 모여있는 무림인들은 그 날처럼 많은 숫자는 아니었다.
그러나 면면을 살펴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을만한 인물들이었다.
태안맹주(太安盟主) 비뢰검황(飛雷劍皇) 구분(具奮), 종남파(終南派) 장문인(掌門人) 재천검황(在天劍皇) 수달열(水達悅),
청성파(靑城派) 장문인(掌門人) 상승검황(常勝劍皇) 관광운(關廣運), 점창파(點蒼派)장문인 무결검제(無缺劍帝) 서양(徐梁)
포토수장(圃土水將) 농군도제(濃君刀帝) 가림토(價臨討), 화산파(華山派)장문인 영웅도제(英雄刀帝) 등작(鄧綽),
화산파 부장문인(副掌門人) 몽중살제(夢中殺帝) 고아민(高芽敏), 곤륜파(崑崙派)장문인 악마도제(惡魔刀帝) 용록차(龍綠嵯)
등 일반인은 물론 무림인들조차도 일생에 한번 볼까 말까한 화경의 고수들이 모두 모인 것이었다.
이것은 또한 오늘 이들이 모인 이유가 범상치 않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이로써 역사는 되풀이 되는군요"
"배신의 역사는 되풀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소"
웃음을 머금은 비뢰검황의 말에 악마도제가 차갑게 응수했다.
역사라 함은 100여년 전에 대마황의 적우를 맞아 온 정파가 힘을 모아 대항했던 일을 말함이요, 배신이라 함은
끝까지 대마황을 추격했던 구루선사파와 달리 그동안 입었던 피해를 복구하고 세력을 정비했던 삼장법사파의 행동 때문에
구루선사파가 말할 수 없을만큼 많은 피해를 입은 일이다. 이후 정파는 삼장법사파의 태안맹, 구루선사파의 포토수로
양분되며, 세력을 보존한 태안맹이 정파의 주도권을 잡게 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때문에 포토수는 이 사건에 큰 원한을
가지고 있었고, 세력 부흥의 전환점이 된 태안맹은 한켠으로는 찔리면서도 잘한 일이라 여겨 걸핏하면 포토수와
태안맹의 무림인들이 싸우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
"동맹이 체결되자 마자 파기되는 역사를 쓰고 싶으신건 아니겠지요?"
"체결요구도 먼저, 파기요구도 먼저 하시니 태안맹은 참 편하시겠구려"
재천검황이 미간을 좁히며 언성을 높이자, 또다시 악마도제가 이죽거렸다.
점점 분위기는 험악해져 갔다. 바로 그때.
"이렇게 쓸데없는 자존심 세우기만 하는 모습을 보이려고 화경의 고수들께서 오셨으니 실로 이 고 아무개는
크게 개안(開眼)을 한 모양입니다."
눈을 감은듯 만듯, 입은 웃은듯 만듯한 몽중살제의 말에 모두는 동작을 멈췄다.
"흠흠, 어쨌든, 우리로서는 최선을 다할 테니 믿어주시오"
"이참에 함께 적우를 뿌리째 뽑아버립시다"
농군도제와 양손을 잡으면서도 비뢰검황의 눈은 몽중살제를 향해 있었다.
'언제나 기분나쁜 녀석.............'
언제나 그런 식이었다. 눈은 항상 게슴츠레하고, 수행은 커녕 늘어져서 꾸벅꾸벅 조는(것처럼 보이는) 하루 일과,
- 무공이 높아서 화산판의 부장문인을 맡고는 있지만 행정적인 역할은 털끝만큼도 하지 않고 있다 -
몽중살제 자신을 제외한 모두를 비웃는 듯이 살짝 귓가에 걸려있는 붉은 입술.
그리고 검을 뽑아듦과 동시에 변하는 차가운 낯빛. 그리고 그 표정만큼이나 손속없는 그의 검법.
상대의 한 두수를 미리 내다보는 귀신같은 판단력.
최고의 고수들인 만큼 서로 수많은 비무를, 격전을 치뤄보았지만 비뢰검황은 유독 몽중살제의 무공에 밀리곤 했다.
이를테면 상극이랄까.
그러나 비뢰검황의 장점은 이러한 속마음을 표정으로 전혀 드러내지 않는데 있었다.
따사로운 햇빛 아래 자신의 전리품이라고 할 수 있는 파라독수의 커다란 비석에 기대어 어느샌가 꾸벅꾸벅
졸고 있는 몽중살제가 비뢰검황의 마음을 꿰뚫어보고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지만.
익주.
이곳은 흔히 촉이라고도 불리는 땅이었다.
유방이 항우의 세력을 피해 힘을 길렀던 곳. 그리고 유비가 조조와 손권을 상대로 근거지로 삼았던 곳.
산천이 험하고 길이 좁아 이곳에 입성하기는 쉽지 않지만, 험한 산을 지나면 드넓고 비옥한 농지가 펼쳐져 있는 곳.
이곳이 바로 익주지방이었다.
그리고 100여년전 정파의 합동공격을 받아 쫒겨간 적우가 근거지로 삼은 곳이기도 하다.
그 어느 험한 산 초입에 바로 적우의 근거지, 하이부(厦理府)가 있었다.
강력한 1인 집권체제를 가진 태안맹이나, 실질적으로 강한 발언권을 가진 수장을 보유한 포토수와는 달리
적우는 4마왕이라고 불리는 극마의 고수 4명이 함께 결정권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그들은 한 남자의 보고를 듣고 있었다.
"그래, 그분이 남긴 자취에 닿았단 말이지"
"예, 그렇습니다"
"태안과 포토수의 나부랭이들의 방해는 없었느냐?"
"조금 있었지만, 무사히 가지고 올 수 있었습니다"
"수고했다"
"예"
4개의 호화스런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은 바로 폭풍마제(爆風魔帝) 호지농(胡持濃), 마동살제(魔童殺帝) 어린희(魚麟熙)
투신귀제(鬪神鬼帝) 안심육(安深陸), 소웅마제(小熊魔帝) 마본좌(麻本座)로 흔히 정파에서 4천왕이라 불리는 고수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에게 보고를 끝마친 자는 경공술의 대가, 잠룡(潛龍) 도두욱(都斗昱)이었다. 그는 나경보(羅輕步)라는
독문 경공술을 극한까지 익힌 자로 잠행술과 은신, 암살에 탁월한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전투의 최전선에서 동료들을
독려하면서 싸우는 역할보다는 은밀하고 신속하게 처리해야 할 일들 역시 조직에서는 중요한 법. 이 부분에서 독보적인
능력을 가진 도두욱은 4천왕의 신임을 듬뿍 받고 있었다. 얼마전 4천왕이 은밀히 조사를 명령한 이번 일에도 역시
도두욱은 임무를 무사히 성공했다.
"후후, 드디어 때가 오는건가"
"아직은 모릅니다. 그들이 냄새를 맡을지도 모르니까요"
"흐흐...하긴 그 녀석들은 개와 같으니...."
"개는 때려줘야 제맛이지"
알 수없는 말과 함께 기분 좋은 듯 웃고 있는 4천왕의 마기로 인해 주변은 숨이 막힐 듯 무거웠지만
본인들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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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는 병구선수에게 올인했다가 털린 미네랄 때문에 충격을 받아 글을 못 올렸네요
는 훼이크고(미네랄 날린건 훼이크가 아닙니다 엉엉)
사실 지난주에 집에 마당 정리를 하느라 못올렸네요~
월요일엔 반쯤 썼다가 날리는 바람에 패닉상태에 빠져서 그만 ㅠㅠ
모두들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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