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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8/03/08 01:05:09 |
Name |
뉴[SuhmT] |
Subject |
프로토스의 결승진출.. 아직 쓸쓸하다. |
1." 나의 시작은 당신의 등 이었고, 나의 현재도 당신의 등을 쫓고있으며, 나의 끝도 당신의 등에 손이 닿을때 끝이나겠지. "
저와 제 친구들은 사실 나름대로 올드 입니다. 기욤이 한참 날라다닐때부터 스타를 시작해서, 군대를 다녀오고
정신없이 사회에 적응하며 일하고 공부하느라, 즐겨보던 스타리그도 일끝나고 재방송으로 맥주한잔 걸치며 보는 편입니다.
저는 제 친구들 사이에선 그나마 신참입니다. 가림토가 우승을 하고, 그 바로 다음 대회에서 부터 스타를 시작했으니까요.
예전에 갓 20살이 된 우리들은 막 들어갈수 있게된 호프집에서 신나게 맥주를 마시며 논쟁을 거듭했습니다.
누가 최고냐고.
어떤 이는 임요환을 말했고, 어떤 이는 이윤열을, 어떤 이는 홍진호를 말했고, 김동수를 말했지만.
저는 언제나 한 사람만을 우기며 그가 나에겐 최고라고 우겨대었습니다.
어떤 이들은 말합니다. 지금 최고는 역시나 이윤열이라고. 이제는 시대가 바뀌어 최연성의 시대라고.
그래도 저는 말합니다. 그를 대회에서 보지도 못하는 일이 생기고 길고 긴 슬럼프에 빠져있을때도 말했습니다.
그래도 그가 최고 라고.
2. 헛소리. 말도 안되는 소리. 궁상맞은 소리.
전 언제나 그의 등을 보아왔고, 그의 등에 손을 닿길 원하며 게임을 했습니다.
단순히 게임을 즐기는 것이 아닌, 그의 리플레이를 1배속으로 교전시에는 아주 느린 속도로
몇번이고 몇번이고 돌려보며 흉내 내왔습니다.
지금도 저에게 최강의 프로토스는 그 입니다.
그때 저와 함께 이야길 하던 어떤이들은 그리고 저의 친구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아직도 5년도 더 지난 꿈같은 이야기를 하냐고, 니가 군대에 다녀온 사이 그의 모습이 스타리그에 3번 나온걸 알고나 있냐며.
헛소리 하지 말라고 그럽니다.
그리고, 2년 만에 찾아온 PGR 이나 각종 스타리그 관련 사이트에서 그의 이름을 찾긴 참 힘들었습니다.
우습게도 제가 스타를 즐기면서 가장 기뻤던 순간은, 라이벌 을 이겼을때도, 동네 pc 방 대회에 나가서 우승한것도 아닌
한 명문 길드의 고수분께서 참 플레이가 그와 비슷하시네요. 라고 말해줬을때입니다.
지금도 아직도 그의 등을 쫓고있어서 인진 모르겠지만, 원팩더블하는 테란 앞마당을 뚫어버리는게 너무나 익숙합니다.
내 손으로 동경하던 무언가를 만들어냈다는 사실이 너무 뿌듯합니다.
... 물론, ..이것도 한두번이지 나중에 가면 벙커 2개씩 짓고 버티더군요-_-; 그래도 계속 시도해봅니다.
스타리그 결승전 제 1경기에서 그분의 앞마당을 뚫고 들어가던 그 모습을 자꾸만 다시 보여달라고 제 혼이 졸라대기 때문에.
3. Hero.
객관적으로 현 최강의 프로토스는 세명입니다. 물론 김택용선수와 송병구선수를 주로 논하게 되지만,
프로리그의 활약이나 전체적인 승율로 놓고 봐서 오영종선수를 빼긴 힘들거 같더군요.
그곳에 지나간 추억은 없습니다.
너무도 빨리 지나가는 시간과 새로이 나타나는 우상들은,
과거의 영웅을 잊혀지게 하고 '회상되는 존재'로 만들어버리니까요.
어쩌면 영웅은 그가 한참 활약할때 보다는,
두고두고 회자되면서 사람들에게 잊혀지지 않고 술안주 삼아 이야기될때 가장 아름답게 보일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그의 닉네임은 비운에 가깝다고도 할수 있네요.
늙어 병이들어도 황제는 황제이며,
하늘이 내린 재능은 죽어도 중달을 내쫓은 제갈공명의 그것처럼 쉽게 바래지 않지만
영웅은 마치 세피아색의 추억속에서만 살아있는 '움직일수 없는 동상' 과도 같은 것이 될수도 있으니까요.
4. But.
그러나 아직 그가 동상으로서, 굳어서 사람들의 흐릿한 기억속에서 회상되는 존재가 되긴 이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제가 좋아하는 선수들이 결승에 가서 활약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건 저 또한 프로토스의 유저로서,
스타리그의 팬으로서 흐뭇하고 기분이 좋습니다.
그럼에도 아직 그의 재현을, 강림을 다시 꿈꿔봅니다.
제 손으로 그려내는 어설픈 모습이 아닌,
가장 프로토스가 힘들어할때 다시 부활하는 그런 영웅의 모습을 제 눈에 다시금 새겨보고 싶습니다.
우습게도, 가을의 프로토스라는 로망을 아직 믿고있는 저는,
제 가슴속의 로망이 다시한번 부활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수많은 우상들이 나타나고 사라지는 이 순간에,
오래되고 지나가면 갈수록 힘들어지는 이 시기에,
가장 하기 힘들지도 모르는 것을 팬의 입장에서 강요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제 영웅이여,
동상의 모습으로 존재하지 말고 그 날개를 펴고 다시 한번 날아올라주세요.
5. epi.
... 어떤 이들과 친구들이 했던 말처럼.
아직도 그 꿈을 버리지 못하는 나는 무던히도 궁상맞고 지질하기 그지없는,
로망의 남자 인가 봅니다.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바람둥이 처럼요.
ps1. 거의 2년 6개월 만에 PGR21 에 다시 글을 써보는것 같은데, 제가 아는 분들은 ...죄다 어디가셨나요. ㅠ_-;
ps2. ...특정선수를 욕할 마음도 괜한 궁상으로 다른 분들 심기를 거스릴 생각이 없는 글입니다.
단순히 한 선수의 팬으로서의 응원글로 봐주세요.
ps3. 그런데 ...예전엔 자게만 있지 않았나요?;;;
ps4. .. 그것까진 괜찮은데 예전들의 제 글들은 어디갔는지 원.. 게시판 초기화 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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