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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8/02/26 15:19:59 |
Name |
설탕가루인형 |
Subject |
삼황 오제 사천왕 - 第四章 - |
비뢰검황과 농군도제는 거의 동시에 허리로 손을 옮겼다. 아까처럼 노기가 치솟아 올라 자신도 모르게 가져간 것이 아니다.
이번엔 진짜였다. 비뢰검황의 검이 허리춤에서 뽑히면서 시리도록 하얀 순백의 검광이 잠시 동굴을 비췄다.
태안맹주의 신물인 비룡수옥검(飛龍水鈺劒)만이 낼 수 있는 독특한 빛이었다. 거의 동시에 농군도제의 허리춤에 답답한 듯
매여있던 커다란 도가 쑥하고 뽑혀나오며 시퍼런 도광을 흩뿌렸다. 포토수의 수장에게만 주어지는 사이불래도(邪痍不來刀)의
이름은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이어서 화경에 이르는 무시무시한 고수들의 무기가 불꽃을 튀기며 맞붙는 것을 신호로,
태안맹과 포토수의 고수들은 서로를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
사실, 전면전 만큼은 어떻게든 피하고 싶었던 비뢰검황과 농군도제였다. 하지만 두 세력을 사이에 두고 우뚝 솟아있는
저 봉분, 저 안에 들어있을 비급을 생각히면, 양보란 애당초 성립할 수 없는 단어인지도 몰랐다. 게다가, 눈 앞의 봉분이
있다고 해도 반신반의했던 비뢰검황과 농군도제는 각각 상대를 보면서 이곳에 비급이 있다는 사실을 오히려 확신하게 된
마당이라, 싸움은 거칠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영약이라도 섭취한 모양이오!"
몇차례의 초식 교환 후 농군도제가 외쳤다.
"산속에서 산삼이라도 캐 드신 모양이구려!"
비뢰검황 역시 지지 않겠다는 듯 맞받아쳤다. 비록 지금 무기를 맞대고 있는터라 이렇게 말을 주고 받는 것이지만
비뢰검황과 농군도제는 내심 서로의 실력을 놀라워하고 있었다. 과거 이름을 날렸던 삼황과 오제, 혹은 그와 비슷한 배분의
고수들이 문파의 관리와 수행 등 여러가지 이유로 한동안 강호에서 모습을 보기 힘들어진 동안, 그 틈을 타서 세인들의
이름에 자주 오르내리는 고수들은 보통 그들보다 두배분이나 세 배분정도 아래인 것이 보통이었다.
따라서 역시 서로의 최근 무공을 접할 기회가 적은 장문인급 고수들은 자신의 경쟁자들이 무엇을 하고 지내는지, 심지어는
살아는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비뢰검황과 농군도제는 최정상의 위치에 있으면서도 끊임없이 수행을 계속해왔다고
자부하는 편이었기에, 대충 높은 자리에서 주색이나 끼고 지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상대의 무공이 오히려 전보다 상승한듯한
느낌이 들자 비꼬는 어투로 칭찬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상대의 실력이 아니었다. 일단 장소가 협소하다는 것은 특유의 이기어검(以氣馭劍) 두랍십(頭拉拾)을
활용하지 못하는 비뢰검황에게도, 일격 일격이 산을 뒤흔들 위력을 가진 하두고어도법(河竇固魚刀法)을 사용하지 못하는
농군도제에게도 불리하게 작용했다. 비뢰검황은 검이 충분히 움직일 공간이 부족했기 때문이고, 농군도제는 빗나가기라도
하면 동굴이 무너져내릴까봐 염려한 탓이었다. 비슷한 이유로 태안맹의 화신검군, 화염선생, 신동검협과 포토수의
혁명도객, 완벽도협, 사신도객 역시 큰 기술을 발휘할 수 없었기에 전투는 장기전으로 흘러갔다.
또 다른 문제는, 매우 어둡다는 것이었다. 양측에서 가져온 횃불은 서로 무기를 꺼내들면서 동굴 벽면에 꽂아놓은 몇 개를
남기고는 꺼져버렸기 때문에 시야가 좁았고, 무공과 무공, 무기와 무기가 충돌하면서 몇 남지 않은 횃불까지 전투가 지속되면서
꺼져가고 있는 형국이라, 가뜩이나 힘든 전투가 점점 난전으로 치닫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
인원은 포토수쪽이 조금 더 많았지만 초고검군이 합류한 이유로 고수가 한 명 더 많은 태안맹이었기에 양측의 전투는
계속되었고, 조금이라도 무게추가 기울면 한번에 무너질 것을 염려한 양측의 결의로 인해 부상자들이 계속 전투에 참여하는 등
치열하기 그지 없는 상황이 계속 연출되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이겨도 승자가 아니다....다른 방법을 써야 하나?'
농군도제는 모든 감각을 자신의 눈 앞에 있는 비뢰검황과의 전투에 쏟으면서도 계속해서 생각에 생각을 거듭했다.
그때였다.
-휘이이익-
갑자기 귀가 마비될 정도의 굉음을 내며 한줄기 세찬 바람이 어디선가 불어왔고 흐릿하게나마 주변을 비추던 소수의
횃불마저 모두꺼져버린 동굴안은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내 앞에 있는 자가 적인지, 아군인지, 아니, 내 앞에 누가 있는지 없는지조차 알 수없게 된 상황에서 양측의 고수들은
무턱대고 무기를 휘두르기 시작했고 어둠속에서 비명과 신음소리가 동굴을 가득 매웠다.
조화경에 이른 비뢰검황과 농군도제다. 약간의 빛만 있어도 시력을 유지할 수 있는 그들은 그들의 무기에서 흘러나오는
빛으로 한 번에 주위 상황을 파악했다. 이대로 가다간 아군끼리 서로 죽고 죽이다가 쓰러질 판이었다.
한차례 매서운 공격으로 간격을 벌린 비뢰검황은 자신의 이기어검 두랍식의 초식으로 자신들이 온 방향으로 전개시키면서
일갈했다. 좁은 공간에서 자유자재로 부릴 수 없었기에 사용하지 않았지만, 자신들이 왔던 방향으로 일직선을 그으며 날려보는
것은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태안맹의 무사들은 모두 비룡수옥검을 따라 퇴각한다!"
"포토수의 도인들은 모두 반대편으로 퇴각하라!"
이를테면, 암묵적인 휴전이었다. 아무리 비급이 중요하다고 해도, 자신들이 아끼는 정예들을 잃고 싶지 않은 두사람이다.
이런 점에서는 역시 그들은 한 집단의 우두머리가 되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다.
"흥, 오늘은 운이 좋았소. 땅강아지."
"그쪽 참새야말로."
순식간에 신형을 움직여 서로의 귀에 악담을 퍼부은 두 고수는 다시 눈 깜짝할 사이에 반대방향으로 멀어졌다.
땅강아지라 함은 포토수가 일정한 거처 없이 여기 저기 떠돌아다님을 비꼬는 것이요, 참새라 함은 비뢰검황의 무공이
중후하지 않고 다변함을 비웃는 것으로, 두 고수가 주위 사람들없이, 즉 체면을 손상시킬 일이 없을 때 늘상 서로를 도발하는
말이었다. 그렇게 그들은 반대방향으로 멀어져만 갔다.
- 쩡 -
분명히 쇠와 쇠가 부딫히는 소리다.
오래지 않아 그들은 봉분 앞에서 또다시 무공을 겨루고 있었다.
"이런 욕심많은 땅강아지 같으니, 돌아가는 척 하면서 비급을 노려?"
"허! 가질만큼 가진 참새는 뭐가 부족해서 남의 무덤까지 기웃거리는겐가!"
이런 점에서는, 역시 그들은 무공을 탐내는 것이 당연한 무인의 마음 역시 천하제일이라 할 만했다.
둘 다 고수들을 퇴각시키면서, 데리고 온 세력들의 부상치료와 수습이 대충 되자마자 단신으로 비급을 가지로 온 것이었다.
이어서, 역시 세력을 대충 재편하여 대기시킨 고수들이 다시 봉분을 향해 오고 있었다.
"갈 데까지 가 보자 이거요!"
"흥! 누가 할 소리!"
비뢰검황과 농군도제는 이를 갈며 자신의 무기에 내공을 주입하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
- 펑 -
무언가 폭발하는 소리와 함께 가뜩이나 보이지도 않는 동굴안이 시커먼 연기로 가득차기 시작했다.
아무리 화경에 이르는 고수라도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자욱한 연기가.
그리고 연기 사이를 뚫고 무덤가로 향하는 그림자가 있다는 것을 본 사람이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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