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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12/05 21:17:59
Name -ㅛ-)치힛~
Subject 순수하게 게임을 즐겼었던 그떄로
방송에서 게임하는게 나오고 그 게이머들을 보고 프로게이머라는, 선수라는 거창한 수식어까지 갖다부치는게 정말 어이가 없었다.

`와~ 오락 하면서 프로라니. 어이없다`

저런 말을 내뱉긴 했지만 경인방송(itv)랭킹전 하는 시간대는 꼭 챙겨봤다. 겜티비나 온게임넷은 케이블이라 안나왔지만 경인방송은 나왔기에 매번 봤는데 정말 재밌었다.

최인규의 연승은 언제까지일까... 이윤열? 와 겁나잘한다... 특히 지금에도 기억나는건 `고수를 이겨라` 에서 나온 아마추어 저그가 프로게이머 테란 상대로 3해처리를 하니깐 해설자들이 `아 저건 너무 무모하죠.` `타이밍러쉬에 쓸려요.` `도박이에요~~!` 라고 하는게 아직도 기억난다 (지금 2해처리 쓰면 정말 신선한데...)

당시 특별나게 어떤 선수를 좋아하지도 않았고 그랫지만 `재밌어서` 봤다. 누구누구가 꼭 이겼으면 하면서 두 손을 꽉잡고 응원하지 않았어도 충분히 매료시킬만큼 경기가 재밌었다.



그러나 옛날과 다르게 요새는 내가 응원하는 선수가 있고 내가 응원하는 팀이 있다. t1경기를 하면 응원을 하면서 봤고 그 선수의 스타일도 맘에 안들고 재밌지도 않지만 t1선수라면 당연히 응원하면서 봤다.

라이벌팀인 KTF 선수들이 개인리그에서 펄펄 날뛸때 시기했었고 그 어떤 명경기가 나왔어도 t1선수가 진거라면 보지도 않았고 정말 인구에 회자될정도에 경기가 아니라면 t1 경기가 아닌 이상 챙겨보지 않았다.

이렇게 이렇게 게임을 즐기는게 아닌 그저 t1의 승리만을 맹목적으로 쫒아온 나에게 있어서 최근 t1의 플레이오프 좌절은 뜻밖에도 너무나 좋다.

예전에 박태민vs강민 포르테대첩에서 당연히 박태민을 응원했지만(박태민보다는 t1의 에결승리가 정확하겠지만) 어느스레 강민의 환상적인 경기운영을 보고 나도 모르게 강민 이겨라 라고 생각해 깜짝 놀란적이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악질 t1팬이 나에게 있어서 다른 선수는 그저 우리 t1이 이겨야 할 선수에 불과했다.

근데 그게 마재윤이라는 선수때문에 무너지고 말았다. t1의 실질적 에이스인 최연성에게 있어서 5:0이라는 스코어. 게다가 무시무시한 경기운영. 처음에는 당연히 시기하고 질투했지만 그걸 뛰어넘는 경기력을 보고 반하고 말았다. 특히 이윤열과의 슈파를 보고 완전히 깨지고야 말았다. t1만을 향한 스타판 애정이....

처음에 t1플레이오프가 좌절됏을때 정말 많이 거시기했다. 하지만 문득 내가 왜 이러나 생각이 들었다. 난 여태까지 스타크래프트 경기를 무엇 때문에 보아왔지? 스타크래프트를 좋아서 본게 아니라 t1팀만의 승리 떄문에 보았나?......

예전에 pgr에서 K리그가 인기가 없는게 구단자체에 대한 애정이 없기 떄문이다 라고 말한걸 본적이 있다. 그것도 맞는 말이지만 경기 자체게 재미만 있다면 수준이 높다면 충분히 인기가 많아지리라 본다.

t1경기만 보고 그 외 경기에는 관심도 없던 내가 이제 본연의 게임 자체를 즐기고 여러 경기를 보고 있자니 정말 후회막급이다..... `내가 왜 저런 명경기를 놓쳤을까?....` 내가 t1팬이었을때 그렇게 욕하던 강민 이윤열 마재윤 선수들의 경기를 보고 있자니 박용욱 선수를 먼저 좋아하지만 않았어도 당장 그 선수의 악질팬이 되었을 것 같다.

여전히 난 T1을 가장 좋아하고 T1이 오버트리플크라운이라는 정말 생소한 업적을 더 넘어서길 바라고 있지만 또한 스타크래프트 경기자체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적어도 개인전에 있어서만큼은 t1선수보다 경기를 더 재밌게 하고 스타일 있고 놀랄만한 경기력을 하는 선수를 응원할 만큼 말이다...

P.s: 지금 시점은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보다 구단을 좋아하고 그 구단에 속해있는 스타들에게 짜맞추어서 돌아가는 이스포츠판... 물론 이런게 흥행을 이끌고 라이벌을 만들고 팬들을 모으지만... 어느새 스타크래프트 라는 게임 자체를 뛰어넘어서 너무 스타구단 스타선수에게만 쏠려 있지는 않은지 걱정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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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2/05 21:33
수정 아이콘
예전 패미콤 게임 드래곤볼z1,2하면서 얼마나 두근두근했던지...스타 만이 아닌...정말 게임을 즐겁게 느끼던 어린시절이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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