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
2006/12/05 09:36:09 |
Name |
elecviva |
Subject |
타령 |
1.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고 투덜대는 후배가 있다.
만날때면 좋은 남자, 좋은 친구,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며 노래를 했다.
왜 자신은 이 모양인지, 왜 이리도 운이 없는지 투덜거렸다.
그때 '네가 말하는 좋은 사람을 너는 이뤘냐'고 채근했다.
사람을 원하는 너는 그 좋은 사람을 맞이할 준비가 되었냐고 따졌다.
'좋은 사람' 타령에 종지부를 찍은게 2년전,
더 이상 그 후배는 그런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다.
부끄럽단다.
2.
'이 사이트는 인터페이스가 지 멋대로야.'
'야, 여긴 돗대기 시장이야.'
'찌x이들, 딴데 가서 좀 놀지.'
내 주변이나, 자주 가는 공간에서 쉽게 접하는 말이다.
1번을 보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에게 저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주로 '좋은' 무엇을 위해 하는 일이라고는 무관심이었던 것 같다.
3.
개인 수준에서 요구할 수 있는 '도덕성'이라는 것은 한계가 있다.
게다가 서로 간의 편차는 매우 미미하다.
잘난 인간과 못난 인간의 갭은 서울-부산 왕복 거리쯤 되어보이지만,
펼쳐 놓고 보면 '성품'이란 예쁜 것도 못난 것도 절묘하게 섞여 있기 마련.
사람 사는게 달라봤자 얼마나 크게 다를까.
인간의 이기심은 때가 되면 배고픈 것처럼 당연한 것임에도
상호 간에 오해가 존재하기 힘든 고고한 이성과
건강한 유아기의 애착관계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정신적 맷집을 요구하는 것은 어렵다.
결국 어떤 곳도 규칙이 없다면 난장판이 되어버린다.
이기심의 천국이 되어버린다.
3-1.
(잠시 딴길로 새자면)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것은 참 어려운데,
정자와 난자가 만날 확률만큼이나 높은 확률로
문자 그대로 '잘난 부모-돈이 아니라 정상적인 애착관계를 맺어줄 부모-'를 만나야 하고,
호르몬이나 신경체계를 비롯하여 몸에 이상이 없어야 하고,
보편적-이 얼마나 멋대로의 기준인가-으로 혐오감을 주는 얼굴이면 안되며,
우리 사회에서는 IQ-실제로 그만한 가치가 있는가-도 평균은 되어야 하는 등
열거해야 하는 조건이 수도 없다.
이런 것들을 갖춘 것은 우연에 불과하다.
내가 건강하게 사는 것은 매우 높은 확률의 기적이나 다름없다.
친구 있고,
연애 경험 있고,
부모 있고,
삶에 이유 있는 것도 어찌보면 대단한 일.
그러나 누가 이런 것들을 대단히 여길까.
수많은 조건들 위에서 또 다른 조건을 찾을 수 밖에 없다.
욕구는 충족됨과 동시에 흘러가기 마련이니까.
보편적으로 타인이 누리는 것은,
나 역시 누릴만한 가치나 당위가 생긴다.
4.
결론은 하나,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허공에 울타리를 쳐야 한다.
5.
헌데 규칙을 만드는 것은 보통 귀찮은 일이 아니다.
예외없이 모든 변수를 예측할 확률은 0에 수렴한다.
슬프게도 규칙을 만든다고 해서 모두 지킬리가 없다.
지키자고 규칙 만들기도 어렵거니와,
애써 만들어봤자 안 지켰다고 쫓아내기도 어렵다.
이성으로 만든 규칙보다 일차적으로 다가오는 '거부감'이 더욱 강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감은 대부분 직관적으로 찾아와서 일종의 확신처럼 느껴진다.
그럴때 흔히 사용하는게 보편성, 정상적 기준, 사회적 공감이다.
당신도 알다시피 이런 것들이 얼마나 가변적이던가.
규칙이라는 것이 얼마나 허상이고, 비 이성적이고, 몰개성-사회 마다 정체성이 있다면 규칙도 개성이 있어야 하니까-하던가.
그래도 아웅다웅 하면서 이 '규칙'이라는 것을 끌고 나갈 수 밖에 없다.
그럴 때 필요한 존재가 Leader.
6.
그러나 Leader라는 자리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말이 그대로 떨어져 맞는다.
기깔나게 잘해야 가까스로 인정받고, 그렇지 못하면 언제나 누군가에게 손가락질 받는다.
게다가 사람 살아가는 이치를 동화처럼 이해하는 사람은 Leader가 될 수 없다.
동화에서는 듣도 보도 못한 욕을 먹으며 자신이 갖고 있던 순수가 슬프게도 순진에 불과했다는 것을 깨달을테니까.
Leader라는 자리가 유형의 인센티브가 없다면,
어느 정도는 때가 타야하고 동시에 일정 수준이상으로 순수한 사람이 적합하다.
Leader가 구성원보다 부패하기 쉬운 이유는 바로 이 곳에 있다.
항상 그 사람의 동기가 초심에 가까워야 하고,
수 많은 사람들의 풍경을 감내하며 받아내야 한다.
헌데 누가 그렇게 성인군자처럼 살던가,
당신은 자신이 있는가.
쉽게 규칙의 엄중성, 규칙의 정당성, 형평성을 논할 수 있는가.
그 전에 당신이 Leader에게 무엇을 했는가.
7.
하고픈 말이라고는 결국 이거다.
투덜거리려면 그 공간을 누리기 위해 무엇을 했는지,
당신이 표현하는 단순한 짜증을 감내할 사람은 누구인지 생각하라.
듣는 사람 뻔히 있는데 독백이라고 우길 순 없지 않은가.
당신은 좋은 사람인가,
당신은 좋은 공간을 위해 무엇을 하는가.
당신은 leader를 위해 무엇을 했는가.
짜증을 부리는 것이 당신의 역할이었고 그 것이 순기능을 가져다 줬다면 십자가를 등에 진 당신을 위해 건배하리라.
끝.
|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