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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6/07/09 23:27:53 |
Name |
sylent |
Subject |
[sylent의 B급칼럼] 화제는 MSL, 문제는 <815 III>. |
[sylent의 B급칼럼]은 월드컵보다 스타리그를 좋아하며, 지루하기 짝이 없는 물량전 보다는 깜짝 아이디어가 녹아있는 ‘올인’ 전략에 환호하는 sylent(박종화)와 그에 못지않게 스타리그를 사랑하지만, 안정적인 그리고 정석적인 플레이 스타일이 정착되는 그날을 꿈꾸며 맵과 종족의 밸런스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강조하는 왕일(김현준)이 나눈 스타리그에 대한 솔직담백한 대화를 가공해 포장한 B급 담론이다.
[sylent의 B급칼럼] 화제는 MSL, 문제는 <815 III>.
조용호 선수와 마재윤 선수가 각종 리그를 종횡무진하며 들쑤시는 동안, 홍진호 선수와 변은종 선수가 자신의 자리를 찾았다. 김준영 선수가 저그의 다음세대를 책임지기 위해 맹활약 하는 사이, 박명수-찬수라는 걸출한 신예가 기존의 강자들을 야금야금 잠식했다. 바야흐로 저그 천하의 완성이 눈앞에 있었다, 한동욱 선수의 마린들과 마주치기 전까지는.
한동욱 선수는 바이오닉 컨트롤의 극을 보여주며, 저그의 한 봉우리였던 조용호 선수를 제물삼아 [2006 신한은행 스타리그 1st]의 우승 트로피를 거머쥘 수 있었다. 그리고 동시대에 수많은 저그들을 짓밟고 반대편 봉우리에 도달한 프로토스 플레이어가 있다. 바로 ‘마에스트로’ 마재윤 선수와 조우한 ‘몽상가’ 강민 선수이다.
운영과 운영의 진검승부
프로토스를 상대로 테란이 메카닉 운영을 선택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저그를 상대하는 프로토스는 통칭 ‘수비형 프로토스’를 구사하는 것이 일반적인 트렌드가 되었다. 프로토스의 수비형 운영은, 빠른 커세어 견제, 다크 템플러를 통한 멀티 확보, 하이 템플러 추가 후 대규모 지상군 진출로 이어지는 ‘본진형’과 더블 넥서스를 시작으로 커세어와 리버로 공격과 수비를 동시에 추구하는 ‘멀티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리고 ‘본진형’과 ‘멀티형’의 기로에서 프로토스 플레이어들은 세 번째 가스 멀티의 위치에 의존적일 수밖에 없다.
<러시아워III>와 <디아이>는 ‘멀티형’으로 출발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입구가 너무 넓은데다가 세 번째 가스 멀티가 지상에 존재한다. 특정 타이밍에 저그의 멀티를 향해 커세어-리버를 출격시켜야 하는 프로토스에게 앞마당 가스 멀티와 세 번째 가스 멀티를 동시에 지켜내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러커 라인을 지키려는 저그와 뚫어내려는 프로토스의 섬세한 컨트롤 싸움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반해 <아카디아>는 ‘멀티형’으로 출발하기에 훌륭한 지형을 품고 있다. 좁은 입구, 장벽으로 둘러싸인 가스 멀티와 솔직한 센터는 프로토스의 고민을 줄여주는 요소들이다. 저그의 히드라 웨이브와 커세어-리버간의 치열한 혈투가 기다리고 있다. 모두 운영의 진검승부인 것이다. 물론 프로토스의 센터 게이트 혹은 저그의 5드론 같은 극단적인 전략을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경기 양상의 큰 흐름을 예측하는데 무리는 없다. 결국 [프링글스 MSL 결승전]의 승부는 <815 III>에 달려있다.
문제는 <815 III>
첫 경기와 마지막 경기의 전장인 <815 III>는 섬맵과 지상맵의 접점에 존재한다. 먼저 프로토스의 고민이 시작된다. 경기 초반에 앞마당에 욕심을 내자니 가스가 없다. 빠른 멀티는 초반의 늦은 테크트리를 자원으로 만회할 수 있음을 보장해야 하는데, 미네랄은 모조리 질럿과 캐논으로 환산될 뿐이다. 그렇다고 본진에서 출발하자니 저그의 타스타팅 멀티를 견제할 뾰족한 수가 없다. 게다가 <815 III>의 좁은 입구는 히드라의 입성을 허용한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전진게이트. 앞마당에 펼쳐진 해처리를 날려버릴수 있다면 혹은 그에 상응하는 심대한 타격을 줄 수 있다면 서로 본진 자원만으로 출발하는 상황을 연출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공격적인 운영’이다. 1가스로 출발한 커세어-리버라도 멀티 없이 출발한 저그를 위협하기에는 충분하기 때문이다. 덧붙여 강민 선수는 다수의 미네랄을 기반으로한 커세어-질럿 전략으로 잠시 재미를 보았지만, 저그 플레이어들의 빠른 적응으로 인해 결국 커세어-리버로 돌아온 경험이 있다.
이제 열쇠는 마재윤 선수의 손에 쥐어져있다. 다수의 히드라만으로는 웹으로 무장한 커세어-리버 병력을 상대하는 것이 무리라는 것을, 우리는 수많은 저그 플레이어들의 눈물로 확인해왔다. 저그의 본좌 마재윤 선수가 어떤 운영과 어떤 유닛의 활용을 통해 <815 III>와 수비형 프로토스의 달인 강민 선수를 동시에 극복할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은 한없이 깊어만 간다.
프로토스의 운명 혹은 숙명
오래되었지만 언제나 새로운 ‘몽상가’ 강민 선수는 한껏 날아오르기 위해 엄청난 피를 흘리며 군살을 도려냈고, 드디어 ‘MSL 2회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적어도 MSL에서는) 역사상 최고의 아우라를 뿜어내고 있는 ’마에스트로‘ 마재윤 선수를 상대로 우승의 영광을 탈취할 수 있을 것인가. ’영웅‘ 박정석 선수가 끝내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인가.
먹어서 맛있는 걸 만들기는 쉽다. 씹을수록 맛나는 걸 만들려면 수많은 세월이 걸린다. 보면 볼수록 매력적인 두 선수의 결전이 기다려지는 이유이다.
by sylent, e-sports 저널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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