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1/05/31 20:38:43
Name Asterios
Subject [일반] 인생 첫 소개팅 후기
안녕하세요, 얼마 전에 질문게시판에 첫 소개팅에 대해 질문드렸던 Asterios라고 합니다.
처음 소개팅을 하게 되었는데 딱히 물어볼 곳도 없고 해서 여기에 여쭤봤었는데, 좋은 답변들을 많이 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그래서 간단하게나마 후기라도 남기는 게 나름대로의 예의(?)가 아닐까 해서 올려봅니다. 소개팅에 대해 누군가에게 말하고는 싶은데 친구들한테 얘기하긴 좀 쑥스럽기도 하구요...

사실 질문글을 올릴 때는 완전히 확정된 건 아니었고, 지인을 통해 소개해 주겠다는 얘기만 들은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하루쯤 후에 연락처를 받고 인사를 드렸어요. 처음에는 인사치레로 몇 마디 하고 약속을 잡으려고 했는데 영 머리가 안 돌아가서 그냥 포기하고 약속만 잡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먼저 커피를 마시면서 '각'을 보라고 하셨는데, 그냥 식당으로 예약을 잡았어요. 첫 소개팅인데 뭔가 좀 격식있는 느낌이 됐으면 하는 것도 있었지만, 사실 제가 맛있는 걸 먹고 싶었거든요. 열심히 고르고 골라서 식당을 예약했는데, 지하철로 오신다기에 역에서 가까운 식당으로 잡았습니다. 사실 조금 더 역과 거리가 있어도 평이 더 좋은 식당으로 잡을까 했는데, 아무래도 꾸미고 오실 텐데 많이 걷게 되면 힘드시지 않을까 싶더라구요.
시간이 흘러서 약속 당일이 되었는데, 그전엔 부담이 별로 없었는데 당일이 되니까 기대 반 걱정 반이 되면서 좀 부담스러워졌습니다. 뭐라고 해야 하지? 어떻게 해야 얘기를 이어갈 수 있지? 같은 생각이 계속 들더라구요. 대화의 흐름을 구상해 보면서 나름대로 준비(?)를 하고 출발했습니다(근데 구상한 흐름대로 대화가 흘러가진 않아서 별 의미는 없었네요). 약속시간보다 좀 일찍 가서 상대를 기다리려고 했는데, 상대분이 더 일찍 오셔서 계획이 어그러져 버렸어요.
그렇게 해서 만나뵙게 된 상대분은 처음부터 마음에 들었습니다. 인상도 좋으시고 좀 밝고 화사하신 느낌? 저는 밝고 잘 웃으시는 분이 좋은데 딱 그런 분이시더라구요. 계속 만나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음식을 주문하고 이런저런 얘기를 했었어요. 나름대로는 최대한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그분의 말씀을 많이 들으려고 노력은 열심히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셨을지는 모르겠네요. 음식을 드시고 있는데 뭔가를 물어본다든가 하는,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러지 말았어야 하는데 싶은 행동들도 좀 했던 것 같구요. 많이 식어 굳은 음식을 써느라 접시가 흔들리니까 상대분께서 잡아주실 때는 정말 민망했어요...
밥도 다 먹고 슬슬 얘깃거리도 떨어져 가기에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어느새 두 시간이 훌쩍 지났더라구요. 계산하면서 상대분께서 커피를 마시자고 하실까? 아님 내가 마시자고 할까?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더치페이를 할 테니 계좌번호를 보내 달라시기에 오늘은 이렇게 마무리하겠구나 싶었어요. 그래도 그냥 가기엔 아쉬워서 역까지 태워다 드리겠다 하고 차로 역까지 태워 드렸습니다. 거리는 별로 안 됐지만 그렇게라도 조금 더 있고 싶었거든요.
그렇게 집에 가서 계좌번호를 보내면서 서로 몇 마디 안부를 나누고 그날은 끝냈습니다. 토요일에 만났던지라 남은 주말은 쉬고 월요일쯤 되면 슬슬 애프터를 신청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일요일에 연락이 와서 이번 주말에 만나자고 하시더라구요. 저야 마다할 이유가 없으니 그러자고 했습니다. 제가 꺼내볼 수 있는 얘깃거리는 거의 다 써먹어서 뭘 얘기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소개팅인데 연애 관련된 얘기는 일절 안 했던지라 그래도 되는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한 번 더 뵐 수 있어서 좋긴 좋네요. 앞으로가 더 험난할 것 같긴 하지만 열심히 노력해 봐야겠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윌모어
21/05/31 20:41
수정 아이콘
주...죽창을..! 농담이고 축하드립니다 흐흐
21/05/31 20:44
수정 아이콘
오 애프터는 최대한빨리잡는게 좋습니다!!
다음에도 맘에드시면 그날바로 다음약속잡아보세요
닉네임을바꾸다
21/05/31 20:47
수정 아이콘
상대쪽에서 먼저 만나자했군요...잘 진행되길 바라겠습니다
아유카와마도카
21/05/31 20:53
수정 아이콘
이여자다 싶을때를 잘 넘겨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닉네임을바꾸다
21/05/31 20:54
수정 아이콘
아....크크 쓸까하다가 말았는데...
Asterios
21/06/01 01:15
수정 아이콘
앗...아아...
21/05/31 20:53
수정 아이콘
아 첫 소개팅이 도대체 언제였던가… 아련하네용~ 누군지 기억이 가물가물~ 재밌게 읽었어요. 응원합니다.
Asterios
21/06/01 01:15
수정 아이콘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다오
21/05/31 20:59
수정 아이콘
소개팅을 대차게 말아먹었던 저와는 다르게 좋은 흐름이셔서 축하드립니다.
이번 주말에는 더욱더 많은 좋은일들만 가득하시길 응원합니다!!
유유할때유
21/05/31 21:10
수정 아이콘
먼저 만나자고 했다고요?
그럼 반 이상 성공한겁니다
21/05/31 21:17
수정 아이콘
이미 성공하신거같은데요? 축하드립니다 크크
1절만해야지
21/05/31 21:23
수정 아이콘
???????????????????
욕심쟁이
21/05/31 21:25
수정 아이콘
후기를 남기신 이유가 있었군요..
21/05/31 21:44
수정 아이콘
먼저 만나자고 한다 = 정말 최하로 잡아도 75% 이상 넘어왔습니다.
Asterios님께서 '아 이분은 아닌 것 같다...'가 아닌 한, 그리고 다음 만남에서 말도 안되는 실수를 하지 않는 한 계속 순항하실 겁니다.

부럽습니다...흑흑
모르는개 산책
21/05/31 21:56
수정 아이콘
괜히열받네
21/05/31 22:00
수정 아이콘
벌써 됐네요 이건
해방군
21/05/31 22:03
수정 아이콘
와... 더치페이에서 에이 끝이네 하고 내렸는데 이런 반전이!!? 요즘은 더치페이가 대세인가봐요? 축하드리고 좋은 만남 되시길 기원할게요!
아르네트
21/05/31 22:11
수정 아이콘
:) 화이팅입니다
농심신라면
21/05/31 22:35
수정 아이콘
계좌번호 보냈다는 부분에서 끝인 줄 알았는데... 글쓴분이 존잘이신가봅니다
Energy Poor
21/05/31 22:38
수정 아이콘
이제 아스트라제네카님 안티하겠습니다
21/05/31 22:59
수정 아이콘
????
다니 세바요스
21/05/31 23:00
수정 아이콘
애프터도 성공하시고, 행복한 유부의 세계로 얼른 넘어오시길 기원합니다 :)
Alcohol bear
21/05/31 23:04
수정 아이콘
적극적! 적극적! 적극적! 적극적!
매너있게를 생각하다가 적극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여자분께 어필을 해야 합니다.
적극적! 적극적! 적극적! 적극적! 적극적! 적극적! 적극적! 적극적! 적극적! 적극적! 적극적! 적극적! 적극적! 적극적! 적극적! 적극적! 적극적! 적극적! 적극적! 적극적! 적극적! 적극적! 적극적! 적극적!
Asterios
21/06/01 01:12
수정 아이콘
다음엔 좀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 보겠습니다!
21/05/31 23:11
수정 아이콘
킹받네요
ArcanumToss
21/05/31 23:12
수정 아이콘
코로나 때문에 키스는 못하셔야 합니다....
21/05/31 23:15
수정 아이콘
구라치지 마세요. 여자가 애프터를 어떻게, 왜 해요?????
허니띠
21/05/31 23:29
수정 아이콘
달달하다~
10KG빼기
21/05/31 23:32
수정 아이콘
후 망할
아몬드브리즈
21/05/31 23:40
수정 아이콘
저도 소개팅하면 2번째 만남이 젤 어렵더라구요
처음만날 때 호구조사(?)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나면 2번째는 멀 얘기하면서 보낼 지 고민이 되더라구요. 그래서 2번을 못 넘기고 유야무야 되는 데 먼저 연락이 왔으니 잘 될 거 같아 다행이네요
마오카이
21/05/31 23:51
수정 아이콘
이 글 이후 출산율 올라가네요
내맘대로만듦
21/06/01 00:20
수정 아이콘
(수정됨) .
Asterios
21/06/01 00:38
수정 아이콘
어... 다른 분과 착각하신 게 아닌가요? 저는 그런 글이나 댓글을 단 적이 없는데요..
내맘대로만듦
21/06/01 00:39
수정 아이콘
아..질게에서 봤던 그분이 아닌가봐요. 죄송합니다 ㅠ.ㅜ 축하드려요 아무튼
(그 글 실제로 썼던 분한테 죄송해서 원글은 지울게요)
21/06/01 00:49
수정 아이콘
화이팅 하세용 저는 뭐 인생은 뭐든 될놈될을 나이가 들수록 체감하는중입니다.. 크크 저는 하자가 워낙많아서 이번생은 포기합니다.. ㅠㅠ
Asterios
21/06/01 01:52
수정 아이콘
마음이 싱숭생숭해서 이것저것 보다가 상대분 카톡 프로필을 봤는데 프로필 곡이 'grab me'로 바뀌어 있네요. 저번엔 다른 곡이었는데...음...
행복회로 폭발하기 전에 얼른 자러 가야겠습니다.
더미짱
21/06/01 07:57
수정 아이콘
이정도면 발길을 재촉하셔도 될듯합니다
좋아하는티 많이 내시고 세번째 만남쯤에 고백하셔도 될듯(두번째도 가능할듯)
21/06/01 09:03
수정 아이콘
그분이 승급전에서 블리츠크랭크 상대로 압승을 거두신 모양이네요!
21/06/01 10:34
수정 아이콘
어우야 엄청 적극적인 분이시네요 99프로같습니다
21/06/01 12:39
수정 아이콘
좋은소식 기다릴게요
미카엘
21/06/01 02:02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율리우스 카이사르
21/06/01 09:42
수정 아이콘
엥 여자분이 먼저 보자고 했다고요? 휴. 전 그런일이 없...
파이프라인
21/06/01 09:49
수정 아이콘
더치페이?? 이 당연한게 왜 부정의 시그널로 사용되어져 왔는지..ㅠㅠ 더치페이는 남자 입장에서의 호감 포인트인것 같고. 애프터 잡혔으니 화이팅입니다. 잡으세요 크크
구렌나루
21/06/01 10:02
수정 아이콘
절.대.용.서.못.해. 는 농담이고 아주 풋풋하네요~
지니팅커벨여행
21/06/01 10:14
수정 아이콘
빠른 손절을 위한 선제공격일지 모르니 끝까지 방심하지 마세요!
(부러워서 이러는 건 아닙니...ㅠ)
21/06/01 12:17
수정 아이콘
여자분도 솔직하고 합리적이고 좋은 분 같은데요.
일단 분위기는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는 정도구요.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
21/06/01 12:22
수정 아이콘
무야호!! 좋은 결과 있으시길!
21/06/01 12:39
수정 아이콘
우와....................
네이버후드
21/06/01 12:52
수정 아이콘
소설 잘 읽었습니다. 후기도 써주세요 ...
하리네
21/06/02 12:44
수정 아이콘
질게에 댓글 달았으니 지분 주장해도 되는 부분입니까? 흐흐
연애 이야기를 안써먹으셨다고 하니 두 번째 만남에서는 일상 대화 나누시다가 그쪽 영역 들어가시면 되겠네요. 그 왜 있잖아요 이상형 중심으로다가...
Asterios님께서 상대방분이 마음에 드신다면 그 맥락에서 충분히 어필할 여지가 많으니까요! (제 이상형이 이런 부분이 있는데 그쪽의 이런 부분이 부합한다고 흘리기 / 상대방의 이상형 듣고 자신 어필하기 등)
어여 연애 테크 타시고 다음 단계로 넘어오시길...(?)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1911 [일반] 2020년 가계 소득/지출 통계 자료 [17] carbell10269 21/06/02 10269 13
91908 [일반] 유별난 사람이 되는 기분 (feat. 마스크 좀 씁시다) [42] 치카치카15091 21/06/01 15091 15
91907 [정치] 강릉에서 밥 먹은 윤석열, 어깨에 손 올리면 성추행? [95] 나주꿀21091 21/06/01 21091 0
91906 [일반] 백신 접종자 영화 6,000원 관람 이벤트 진행 [31] 맹물14855 21/06/01 14855 3
91905 [정치] 백신괴담의 민낯.. [67] StayAway19950 21/06/01 19950 0
91903 [일반] 잠시나마 펩시가 세계 최강의 기업이 된.Ssul [20] 나주꿀16533 21/06/01 16533 35
91902 [일반] 코비드19 백신 접종 완료자가 되었습니다. [29] 김연아14590 21/06/01 14590 5
91901 [일반] 2020년 상위 10% 순자산은 8.3억 [33] carbell13808 21/06/01 13808 15
91900 [정치] 대구시 단독 화이자 3000만회 도입 추진은 실패 확정? + 당사자 인터뷰 추가 [61] 덴드로븀18424 21/06/01 18424 0
91899 [일반] 얀센 백신 예약이 16시간만에 종료되었습니다. [121] Leeka19168 21/06/01 19168 7
91898 [정치] 나경원 曰 "이준석이 이대남을 정치적으로 악용했다" [116] 피잘모모17252 21/06/01 17252 0
91896 [일반] 한강실종사건 A군 변호사, 유튜버 고소.news [43] 아지매14360 21/06/01 14360 11
91894 [정치] 도쿄 올림픽 참여는 하되 다른 대안이 필요 하다고 봅니다. [83] 마빠이12364 21/06/01 12364 0
91892 [일반] 얀센 백신 예약이 시작되었습니다. [240] Morning29637 21/06/01 29637 5
91891 [일반] 근데 군대에서 사고터져도 함부로 입을 못대겠는게... [38] 공기청정기14498 21/06/01 14498 3
91890 [일반] 무주택자의 주택구입 혜택이 개선됩니다. [91] Leeka17179 21/05/31 17179 5
91889 [일반] 대한민국 군은 결코 쉽게 바뀌지않을꺼라는 제 편견에 오늘 또 하나 추가 되었습니다. [76] 키토17431 21/05/31 17431 18
91888 [일반] 인생 첫 소개팅 후기 [50] Asterios14412 21/05/31 14412 28
91887 [일반] 얀센 백신 접종 예약 개시 및 관련정보 [286] 여왕의심복33414 21/05/31 33414 100
91886 [일반] 백신 쌓아놓고도 접종을 못하는 홍콩, 이란 자체 백신 개발 및 생산할 것 [31] 나주꿀13810 21/05/31 13810 0
91885 [정치] P4G 서울회의 개막영상에 서울 아닌 평양지도 등장 [148] 카루오스16417 21/05/31 16417 0
91884 [일반] 번역]코로나 백신을 함부로 비교해선 안되는 이유 + 백신 관련 이런저런 이야기 [202] 나주꿀29246 21/05/31 29246 40
91883 [일반] [역사] 가라오케는 왜 한국에서만 노래방이라고 부를까? / 노래방의 역사 [57] Fig.125784 21/05/31 25784 2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