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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11 16:10
속지 마십시오. 당신이 기술자를 동굴에 가두더라도 아이언맨이 탄생할 일은 없을겁니...
뭐 그냥 그렇게 깊게 생각 안하고 짠 설정이겠지요. 숨겨진 강국이라는 설정을 잡기로 하고 이후는 대략대략
21/03/11 16:17
와칸다 경제 구조를 조금만 생각해봐도 말도 안되는 나라라는걸 알 수 있죠
자원부국이라는데 영화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빈민국이라고 나오고, 자원부국에 빈민국이면 당연히 힘을 가진 나라에게 털려야 정상인데 와칸다 겉모습은 소를 치지만 갈등이 없어 보이는 평화로운 모습이고 위장을 아무리 한다고 해도 와칸다 급이면 세계 정보단체가 모르는게 더 이상한 일인데 각 국 수장이 와칸다에 대해 오판을 하고, 그걸 일개 테러리스트는 알고 있는 모순을 보이고 수백 수천년간 평화 위주로 기술을 발전했다고 하지만 무기 등을 보면 침략에 사용할만한 무기가 잔뜩 있죠 와칸다는 그냥 영화적 재미를 위한 허구 국가일뿐 그 이상의 가치는 없습니다
21/03/11 16:47
외부에는 빈민국으로 알려져있고, 비브리움이 넘치는건 외부에 극비입니다. 님이 생각하는 상황이랑 좀 달라요. 실제로는 자원부국이지만 외부는 그걸 모르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원의 저주 어쩌고는 아예 해당되지 않아요.
21/03/11 16:48
그 부분은 제가 제대로 몰랐다고 해도
일개 테러리스트도 비브리움 정보를 아는데 그런 정보를 각국 정보기관이 아예 몰랐다고 보는게 더 이상하죠 밑의 분 말씀대로 아프리칸 아메리칸들의 환단고기 라고 보는게 제일 정확한거 같습니다
21/03/11 16:56
일개 테러리스트가 누군데요? 킬몽거 말하는거면 얘는 죽임당한 왕 동생 아들이에요;;;; 일개 테러리스트가 아닙니다. 율리시스 클로 말하는거면 얘는 죽임당한 왕 동생 때 부터 오랫동안 무기거래하며 비브리움 등에 대해 알게된거고요.
님은 영화 비판하기 전에 영화를 다시 보는게 좋을 것 같네요;;;
21/03/11 16:59
킬 몽거 아버지 암살 당할 때 흑인 애들이 UFO 같은 비행기를 봤으니 미국 정부가 추적 안했다는게 더 이상한 일이고 (이런 일이 처음도 아니었겠죠)
아프리카 내에서도 와칸다가 정체를 숨기고 꾸준히 활동한 걸로 보이니 (초반 납치 등) 흔적이 전혀 없었다는것 또한 말이 안되고 테러리스트가 율리시스 말하는건데 그런 테러리스트도 아는 정보를 미국 정부가 몰랐다는게 더 이상하다고 봅니다 애초에 현실성이 떨어지는 설정이라 더 얘기할께 없긴 합니다
21/03/11 22:36
유튜브에서 본건데, 쉴드는 와칸다를 알고 있다는 설정일겁니다.
떡밥을 미리 흘려 놨죠 세계 지도에 관리대상국가중에 와칸다가 슬쩍 지나간적이 있습니다. 그거 보고선 블랙팬서도 영화화 될 가능성이 있다는 썰이 흘렀죠
21/03/11 17:27
1. 영화내에선 와칸다가 해외에 로테이션 형식으로 돌리는 스파이들이 나오죠. 트찰라의 삼촌도 그렇게 미국으로 갔다가 미국의 현실을 보고
흑인 동포로서 도와야 한다. 뭐 이러다가 트찰라 아버지한테 살해당하고, 킬몽거가 남겨진 거긴 한데. 그렇게 보면 외국 문화나 기술에 아예 노출이 안됐다고 본 본문은 수정해야 할 여지가 있긴 합니다. 2. 비브라늄이 있다는게 어디에선 극비라고 하는데 어벤져스 2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선 어벤져스 멤버들이 비브라늄을 파는 율리시스를 추적하는 과정중에 와칸다가 한번 언급이 됩니다. 어벤져스 수준만 알음알음 아는 수준의 비밀이라면 극비라고 해도 되긴 하겠죠.
21/03/11 16:18
뭐 미블 세계관에서라면 먼 옛날 셀레스티얼이 와칸다에 와서 모든 지식과 기술, 그리고 비브라늄을 주고, "니들끼리 잘해봐라."라며 홀연히 떠나버렸다는 설정 같은걸 넣으면 그만이긴 한데...;;
21/03/11 17:21
숨겨진 강한 왕국이라는 설정은 DC의 아틀란티스 (바닷속에 숨겨져 있음), 원더우먼의 파라다이스 섬 (마법으로 숨겨짐)에도 있습니다.
블랙팬서 보면서 하나 좋았던 점은 '만약 아프리카 문화 기준으로 발달했다면 저런 건축이나 의상이 있을거 같다' 싶은 디자인이었습니다. 그거 하난 좋더라고요.
21/03/11 16:25
굳이 현대사회의 자유민주주의를 예를 들지 않더라도 sf 작품들에서 기술적 진보와 물질적 풍요를 이룬 사회가 가질 만한 혹은 발전시켜왔을 만한 정치경제체제는 무엇인가에 대해 나름 개연성 있게 설명하는데, 와칸다는 연합 부족정 비스무레한 정치체제와 기술적 진보가 영 설득력 있게 보이진 않았습니다. 전 자유시장의 이퀼리브리엄이 독점 혹은 과점이라고 생각해서 개인의 경제적 자유가 항상 기업가 정신이나 혁신으로 이어지는가에 대해선 좀 신중한 입장입니다만, 그걸 제외하고도 와칸다의 정치체제가 좀 뒤틀려 있다는 점은 공감합니다.
와칸다가 군주정일때 상속권을 두고 갈등하는 고전적인 서사 전개의 뼈대를 사용하기 쉬워 작가진이 편의주의적으로 설정했을 수도 있고, 또 그냥 별생각 없이 아프리카? 부족사회? 연맹? 같은 의식의 흐름을 통해 뚝딱 만들어졌다고 해도 전 납득할것 같네요 흐흐.
21/03/11 17:01
기술이야 비브리움 근처에 외계인이 설계도 같은거 남겼다고 했으면 무난히 설명되었을텐데 아쉽죠. 그러면 해석 가능한 부분만 응용해서 이용했을테니 일부는 원시적이고 일부는 발달된 것도 이해갈텐데요.
정치사회구조는 과학기술을 천시하는 구조만 아니면 큰 연관없다 봅니다. 현실에서 정치사회구조가 하나 밖에 없어서 비교 가능한 것도 아니고요.
21/03/11 17:30
해당 영상을 만든 사람의 다른 영상을 보면 좀 신자유주의 냄새가 나는 사람이긴 해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와칸다의 정치체제가 좀 이상하다는 생각 하나만큼은 지울수가 없습니다.
21/03/11 16:27
어차피 뽕빨물이긴 한데 그 실존불가능성과 미개발성이 의미심장하긴 하죠. 정치 서사로 읽어내는 사회적 호응이 있었다는 것도 그렇구요. 블랙팬서의 환상과 뽕맛은 편협한 면이 있습니다.
21/03/11 16:37
와칸다 주민들이 인류가 아닌 뭔가라든가
비브라늄 운석에 Standard Template Construct같은게 있다거나 셀레스티얼이 기술주고 갔다거나 하면 말이 안되는건 아니긴 합니다. 그리고 뭐랄까 기술 진보는 무역에 의해서만 이뤄진다는 자유시장경제 지상주의적인 견해가 너무 강하긴 한데 실제 역사적 사례를 보면 무역이 촉진제 역할을 하긴 했어도 꼭 절대적이라고 하기도 힘들기도 하고요. 어쨌든 와칸다는 와칸다인들이 인류가 아닌 뭔가 초월적 존재가 아닌 이상 맨파워 풀이 너무 좁긴 합니다.
21/03/11 16:53
저는 그리고 애초에 왜 이게 흑인들에게 고평가를 받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트찰라 짱짱맨이고 와칸다 짱짱국가인 건 알겠는데 세부적으로 파고들어가보면 서양인이 가지고 있던 개발되지 않은 땅의 흑인 원주민에 대한 스테레오 타입이 많이 들어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고립주의도 그렇고, 왕이라고 되어있지만 중세유럽이나 하다못해 동아시아 국가들의 왕 정도도 아니고 원시시대의 부족장 캐삭빵에 가까운 권력 점유 방식이라든가, 기술이 발전할수록 화력투사는 결국 미친 과학력을 바탕으로 화력무기, 각종 핵무기를 "원거리"에서 투사하는게 맞는데도 불구하고 단병접전이 기본에 무전략 무전술이 기본인 전투장면이라든가... 그냥 흑인이 주역일 뿐이고 작품의 본질은 오히려 인종에 대한 스테레오 타입이 섞여있는 느낌이였습니다.
21/03/11 16:57
아프리카 현실은 개차반인데 와칸다는 아프리카에 숨은 백인보다 우월한 국가라는 설정이니 흑인들 입장에선 눈이 뒤집히겠죠
첨단 사회면서 시스템은 원시부족 그대로에 왕을 뽑는 시스템도 구닥다리 그대로인, 어떻게 보면 인종 차별적인 요소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거나 아프리카 뽕에 취해서 모른채 하는거 같습니다 전 블랙팬서 개봉 당시 영화를 보면서 백인이 동양을 바라볼 때의 왜곡된 시선같은 느낌을 많이 받아서 이거 흑인들 입장에선 상당히 불쾌할 수 있겠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현실은 정반대여서 좀 놀랬습니다
21/03/11 16:59
저도 이거 그냥 스킨만 "싸이버펑크"지 나오는 와칸다인, 와칸다국의 행동양식은 설정이랑 전혀 안 맞고, 서양국가가 아프리카를 식민지로 삼았던 시절의 스테레오 타입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데 대체 왜 흑인사회에서 호평을 받은건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21/03/11 17:02
뭐 그런 편견 따위 다 x까고 꼴리는 대로 싸지르는 게 뽕빨물의 참맛이긴 하죠. 그렇다고 편견적이지 않냐 하면 저도 그건 아니라고 보지만요. 음흉하긴 해요
21/03/11 17:11
말씀하신대로 요즘은 디즈니 등 서양 영화 제작사들이 은근히, 음흉하게 인종차별을 하는거 같습니다
대표적인게 진저 캐릭터에 흑인을 캐스팅하는 일이죠 금발 백인은 건드리지 않고 빨간머리 백인만 흑인으로 대체하는거 하루이틀이 아니니까요 토르의 헤임달처럼 잘 된 케이스도 간혹 존재하지만 인어공주 실사판 아리엘처럼 어울리지 않는데도 억지로 넣는걸 보면 PC라는 이름으로 인종차별을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21/03/11 17:17
Ginger를 아나그램하면 Nigger가 되죠.
어제 나온 뉴스를 보면 디즈니 신작 애니메이션도 동남아 문화를 이것저것 짬뽕해놔서 해당 국가들 반응이 떨떠름하다고 하는 것도 있고 사실 디즈니도 보면 이런 문화적 다양성을 표 팔아먹기 위한 셀링포인트 그 이상으로 보진 않는거 같습니다.
21/03/11 17:20
어...! 그렇네요 의심이 점점 견고해지고 있습니다
디즈니 영화들을 볼 때마다 뭔가 불쾌함이 은근히 많이 느껴지는게 괜한 생각이 아닐 가능성이 높겠네요
21/03/11 17:06
기존 장거리 투사 무기의 화력으로 못뚫는 베리어 + 충분한 기동성 + 근거리에서만 가능한 초고화력이 있다면 말이되죠. 프로토스 생각하시면 될 듯.
기술발전의 방향에 따라 전투 방식이 달라지는거지 현실에 맞춰 이건이래야만 해!는 아니라고 봅니다.
21/03/11 17:12
근데 스타는 각종 오버 테크놀로지적 요소로 단기접전이 왜 선택지가 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요소들을 많이 넣어놨죠.
마린보다 배는 크게 묘사된 광전사, 평범한 근접, 총탄은 튕겨버리는 쉴드라든가 거리를 순식간에 좁히는 리콜이라든가... 트찰라 본인은 몰라도 군대의 묘사는 저 중 어느 것도 못 보여줘서 아쉬웠습니다.
21/03/11 17:16
와칸다 전투를 보면 본인들의 장점이 뭔지도 모르는 국가로 보입니다
하나하나 따질려고 하면 끝이 없어서 디즈니가 일부러 이렇게 만든건가 싶었죠
21/03/11 17:24
와칸다는 아프리카인들을 위한 판타지가 아니라, 미국 흑인들을 위한 판타지다보니까 오히려 아프리카인들이 보기에도 참 당혹스러운 물건이 나왔다고 봅니다.
일단 미국 흑인들의 '국가없는 민족' 컴플렉스를 해결해야하니, '숨겨진 나라' 와칸다가 등장하고, 실제로 마블에 등장한 적 있는, 나이지리아 같은 나라들은 일부로 거세가 되었죠. 거긴 다시 신제국주의에 의해서 경제적 침탈을 받고 있고, 나이지리아 이전에 있던 소코토나 오요 같은 왕국들이 아랍인과 백인들에게 흑인 노예를 서로 팔면서 경쟁했던건 잊고 싶으니까요. 흑인의 순수함 중에서, 육체적인 순수함, 아프리카적인 (=비백인적이고 비서구적인) 요소를 보존하고 있어야하면서도, 또 뭔가는 있어야하니, 비브라늄을 가지고서도 미국 인디언식 몽둥이 (War club)을 휘두르는 면모를 가져야하고, 하지만 이걸로 인류 미래의 전반에 도움이 될 존재가 되어줘야하죠. 그래서 웃기게도 와칸다만큼 중요한 요소가 (우리 같은 비흑인 관객에게는 스쳐지나가는 요소이지만) 트찰라와 킬몽거가 자라난 장소로 등장하는 미국 오클랜드와 블랙팬서라는 이름이지요. 실제 역사에서 블랙팬서는 흑표당, 그러니까 오클랜드에 기반을 뒀던 흑인우월주의 무장단체의 이름이니까요. 사실 이 이야기는 꽤나 복잡합니다만... 요약하자면 킬몽거의 행보는 일부러 흑표당의 행보를 많이 패러디하고 있죠. 박물관에 가서 '우리의 물건을 돌려받으러왔다'라고 선언한다거나, 자원제국주의자 율리시스 클로를 심판하고, 힙합 음악을 깔면서 와칸다에 등장해 '무력으로 백인-서구세계를 굴종시켜서 복수하자'라고 선언하죠. 이런 맬컴 X적인 "Black Power! (미국에서 흑인의 존엄성을 지키는 방법은 실력행사 밖에 없다는 역사적인 슬로건)"에 대해서 실제로 흑표당과 맬컴 X가 그랬듯이 백인 공권력에게 사냥을 당하는 결말을 맞지 않으려면 트찰라에게는 배트맨이 배트케이브가 있고 고담시티가 있어서, 단순히 무력에 심취한 박쥐놈이 되지 않듯이, 와칸다의 동료들과 국민들이 있어야한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다시 흑표당이 등장해서 흑인만을 보호하고 흑인을 건드는자에 대해 무력으로 심판하는 검은표범이 되어야하니까요. 즉 와칸다를 배트맨에게 알프레드, 루시우스 폭스를 제공해주는 배트케이브로 본다면 공돌이 집단인게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제임스 고든 포지션은 에버렛 로스가 가져갔죠, 토큰 화이트) 오히려 아프리카인 입장에서는 현대사회에서도 아프리카의 민족국가가 주목할 가치가 있으며, 그 자체로 가치를 동등히 다른 유럽의 국가와 가진다는 아프리카중심주의(Afrocentrism)를 밀고 있는데, 놀랍게도 와칸다는 아프리카의 민족국가 (최근에 서구의 분할로 생긴 그 이상한 국경선의 국가들말입니다)의 이야기로부터 발을 빼고, 숨겨진 아프리카인들의 식민화된적 없는 국가, 그러면서도 아이러니하게도 미국 흑인들의 역사와는 깊게 연관된 국가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말도 안되지요. 하지만 이게 미국 흑인들에게 블랙 팬서가 고평가를 받은 이유일 것입니다.
21/03/11 17:36
프란츠 파농이 '검은 피부 하얀 가면'이라는 책에서 다루었던 주제이기도 하죠. 대부분의 정상적인 사람들은 거울이 있습니다. 한국인도 언제나 한국인 거울을 보면서 '내가 한국인처럼 지내고 있나?' 내지는 '아 뭐 꼭 남들처럼 살 필요가 있어?'라고 하면서 세수하고 화장을 고치지요.
하지만 미국 흑인에게는 흑인 거울이 없이 백인 거울이 있을 뿐입니다. 찾아갈 민족국가가 없지요 (아 이 나라에서 이 민족들은 주류로서 이렇게 살아~). '저런 놈들의 말을 들을 필요 없다'라는 결론에 도달한다는것은 결국 백인이 흑인을 어떻게 이해하는가를 온전히 이해했다는 것이니까요.
21/03/11 17:41
그 결론이 백인 말을 듣지 말자는 정도였으면 좋았겠죠. 백인 거울로 돌아가버리고 있으니까 문제란 거구요. 오리엔탈리즘의 현대판 수준이라고 봅니다.
21/03/11 17:53
으음... 제가 아래 덧글에 어쩌다보니 적었다시피, 흑인들도 한때 '백인을 치우고 흑인들만의 국가를 세우자'라는 시도를 안해본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제는 실패했고, 흑인의 민족국가가 존재하지 않는 이상, 이들의 자아성찰은 결국 백인을 통할 수 밖에 없지요.
생각해보니 말씀이 옳습니다. 겟아웃에서 백인이 그런거에 하악거리면 '기분나쁘고 끔찍하다'라고 하지만, 생각해보면 와칸다 역시 '육체적으로 강한 흑인'을 추구하고 있군요.
21/03/11 17:35
1. 말콤 X와 마틴루터킹의 서사가 돌연변이라는 소수자를 다룬 X맨에선 매그니토와 프로페서 X로, 그리고 흑인 이슈를 다룬 블랙팬서에서
킬몽거와 트찰라로 옮겨갔죠. 유혈 실력행사 vs 평화로운 공존 모색은 계속해서 다뤄질 주제인가 봅니다. 2. 블랙팬서가 미국내 흑인들이 '돈이 없는 가난한 아이들이 블랙팬서를 볼 수 있도록 모금해주자' 이런 운동까지 일어날 정도로 사회적 이슈를 몰고 온 것도 신기했습니다. 예전에 디씨 히어로갤러리에서 왜 미국 흑인들이 블랙팬서에 열광하는지 민족적 뿌리의식을 동양인 이민자와 비교한 글이 있었는데 그렇게도 이해할 수 있겠네요.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sphero&no=1550388&exception_mode=recommend&s_type=search_all&s_keyword=%ED%9D%91%EC%9D%B8&page=1)
21/03/11 17:49
1. 마틴루터킹의 '공존신화'역시도 계속해서 파열음이 들리고 있는 반면에, 말콤 X의 'Black Power'는 뭐... 미국인이라면 이런 말하면 총 맞을까봐 못하겠지만 (나주꿀님께서도 아시다시피) 아주 처참하게 실패했지요. Nation of Islam으로 대표되는, '그러면 이슬람에서 정체성을 찾자' 운동도 결국 이미 충분히 기독교화 되어있던 흑인들 (특히 이들은 마틴 루터 킹의 지지기반이기도 했으니) 사이의 이견 + 이슬람에 대한 이미지 악화 + 나이지리아 등 이슬람계 아프리카 이민자들과의 알력 싸움으로 인한 흐지부지...
흑표당으로 대표되는 마오주의적인 도심 게릴라 (= 무력집단으로 흑인 공동체를 묶는 해방구를 만들어 흑인자치 흑인갱생 흑인발전을 하자)의 경우에는 총기의 자유를 좋아하는 미국이라고는 상상도 안되는 공권력의 무력탄압 + 크랙 코카인을 필두로하는 이란-콘트라 스캔들 (남미 반공게릴라들을 지원해주는 대가로 CIA가 막대한 코카인을 받고 그게 미국 시장에 풀려버린 사건) 이후로 말콤 X를 잃고 표류하던 흑인 자경단은 전부 지금의 '마약 갱단'이 되어버렸지요. 그래서 퍼거슨 소요사태를 포함해서 '흑인 폭동'이 일어나도, 한때 도심이 함락당해도, 한때 경찰공권력이 무력화되어도, 이들은 유지하는데 이념적인 근본이 필요한 해방구는 커녕 단순한 '약탈'에 만족하고 있지요. 그래서 제가 보기에는 말콤 X의 서사는 이미 판정승이 난지 오래입니다. 아리라면 버키와 캡틴의 관계처럼, 킬몽거도 사이드킥이 되었을텐데 그냥 죽잖아요. 다만 BLM을 포함해서, 가끔 화가 났을때 원혼들을 달래주기 위해서 '아 우리도 그때 그 시절을 기억해~'라면서 조금 써먹는거라고 봅니다. 2. 저는 블랙팬서라는 (봉감독님 말마따나 크크) very local한 영화가, 또 지나치게 과소평가 당하고 있다고도 생각합니다. 한국인들에게 별로 직관적이지 못한 요소가 많은 영화이긴 합니다만, 동시에 오락영화치고는 꽤나 진지하게 의도한 미국 흑인 관객들에 대해 사전조사를 하고 연출도 공들여서 한 작품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한국인이 그걸 '공부해줄' 의무나 그런건 또 없습니다만, 너무 '아 이건 흑인들의 판타지지 가치 없는 영화임~'이라는 것도, 영화의 많은 걸 놓치게 해준다고 또 어설프게 양비론을 꺼내와봅니다~
21/03/11 17:31
좋은 영상 감사합니다. 확실히 와칸다는 실존하지요. 중동의 수많은 왕정국가들을 보면, 근대화되지 못한 체제에게 비싼 자원을 주면 어떻게 되는지는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카자르 왕조처럼 서구에게 모든 것을 주고 쓰러지거나, 지금의 사우디처럼 서구와 야합해서 뒤떨어진 체제를 영속시키는 것에 몰두하겠지요.
저는 이슬람이라는 종교 자체에 어떤 내재한 구시대성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비극이 있었다면, 부족장들에게 석유가 쏟아진 것이겠지요. 이들에게 서구 민주주의는 세상의 종말 그 자체입니다. "왜 이 나라의 (꽤나 많은) 부는 공평하게 나뉘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낳게 만드니까요. 그래서 '너희 민중들의 삶이 힘든것은 왕족이 부를 독점했기 때문이 아니라 서구제국주의자들의 음모 때문이다'라면서 무식한 근본주의교육과 테러단체를 지원하는 것으로 서구화를 하지 않으며 미루고 있지요. 아마도 와칸다 역시 똑같은 결말을 맞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이런걸 보면, 석유는 북해 유전이나 미국 세일 가스처럼 고도화된 사회에서 나아중에나 채산성과 기술력이 남아돌때나 조금씩 캐는데 제일인거 같습니다. 자원이 중심이 된 나라 중에서 사회가 고도화되는데 성공한 나라가 있기는 한가요?
21/03/11 19:07
그렇다고 국부가 서구 민주주의에서 공평하게 나눠 지는가 하면 그건 대답하기 어려운 문제인것 같네요. 확실하게 말할수 있는 차이는 천연자원이던 사회가 창출하는 부가가치던 그 과실을 차지하는 집단이 순전히 상속과 혈연에 의한 것인가 혹은 사회적 지위, 인맥, 자격증 등의 복합적이고 단정짓기 어려운 썸싱에 의한 것인가가 있겠네요.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근대사회는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답이라고 하려 했던 아랍 민족주의와 사회주의가 몰락하고 각 종파의 이슬람 근본주의 주도세력인 사우드 왕가나 이란의 신정일치가 아직까지 살아남은걸 보면 좀 복잡한 생각이 듭니다. 자원의 저주의 반례라고 해야할진 모르겠지만. 1인당 gdp 말고, 우리가 흔히 선진국이라고 여기는 국가중 자원 수출이 경제의 핵심인 나라로 우선 떠오르는 나라라면 노르웨이랑 호주 정도가 있습니다. 저도 두 나라가 산업구조에 대해 많이 아는바는 없습니다만, 각각 북해의 원유와 호주대륙의 광물자원을 기반으로 경제가 굴러간다고 알고있습니다.
21/03/11 19:52
바트당을 죽인 것은 미국의 정말 큰 실수입니다. 세속독재가 다른 외세로부터 보호받지도 못한다는 사실은 이슬람극단주의자들에게는 너무나도 기쁜 소식이었지요. 어떻게보면 냉전 이후 사담 후세인이 잠시 정세 판단을 잘못한 것의 거대한 스노우볼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만...
말씀하신 것처럼, 그렇다고 서구 민주주의는 뭐 유토피아인가? 라는 질문은 지금도 유효하다고 생각은 합니다. 2000년대 초 우리나라가 한참 반미를 할때, 중동의 체제들이 반미를 하면서도 스스로의 순수성을 지키는 일종의 대안체제처럼 인식되었던 시기도 있었지요. 연이른 피랍과 잔혹행위로 결국 그런 온정주의는 끝이났습니다만, 결국 남은 체제가 양대 테러지원국들이라니 참 슬프긴 합니다. 예멘 내전만봐도 진짜 두 세력은 더러운 정권 그 자체죠. 어쩌면 정말 중동 그 자체에 특별하게 '끔찍하게 안 풀리는 이유'가 내재하는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노르웨이의 경우에는 북해 유전이 복지국가화 이후에 등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호주의 경우에는 말씀하신 것을 보니 흥미가 좀 생기네요. 그러고보니 영국인들의 범죄식민지 수준이었던 곳이 큰 문제없이 정치가 안정화되었고, 그렇다고 고도화된 산업을 가진것도 아닌게 과정이 흥미로워집니다. 어쩌면 와칸다의 성공 시나리오가 호주에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왠지 백호주의랑 연관이 있을것 같다는 제 선입견이 있긴 합니다만...
21/03/11 20:17
걸프전이야 후세인이 선을 제대로 넘었으니 그렇다 치고. 이라크전 리비아내전 우크라이나 사태를 하나 하나 지나면서 서구와 러시아가 제 3세계에 대한 신용도를 너무 깍아먹은게 아닌가 합니다. 아 추가하자면 이란 핵 협정도 비슷하려나요.
제제나 군사적 위험을 면하기 위해 협상을 통해 요구조건을 수용해도, 미국이나 러시아 정권의 변덕 한방으로 그냥 나가리 되버린 선례들이 쌓여, 역설적으로 경제 제재와 군사적 개입의 영향력이 줄어들었단 생각도 듭니다. 미국과 러시아의 군사적 역량이 줄어든 것도 아니고 미국 주도의 경제와 금융 제재의 타격은 더 커졌겠지만, 저걸 레버리지 삼아 두 나라가 의도한 바를 타국에 강요할수 있는 영향력은 잘 모르겠습니다...6
21/03/11 18:11
비브라늄이라는 한없이 가치가 높은 자원을 가지고 있는게 와칸다의 최대 강점인데,
세계에는 최빈국으로 알려져 있죠. 즉 비브라늄이 부와 기술로 연결되기 위한 필수조건인 외부 유통 및 판매가 대대적으로 이루어지기 어려웠을 테죠. 무엇보다 와칸다의 압도적인 소프트웨어적 기술력은 사실 비브라늄이라는 소재의 강점과는 별 상관이 없다시피한 것들이라, 도저히 설명이 되지 않죠. 그나마 이런걸 설명하려면 진보된 기술을 이미 가지고 있는 외계인에게 비브라늄을 팔고 기술을 얻어왔다 라는 쪽이 현실성 있었겠으나... 제가 진보된 기술을 가진 외계인이면 귀중한 자원을 가진 원시 부족을 다 해치우고 자원을 그냥 뺏을 것 같아요.
21/03/11 18:16
지금 내 주머니안에 10캐럿 짜리 다이아가 짤랑짤랑 소리가 날 정도로 있다고 해도, 그걸 못 팔고 가지고 있는 상태론 가치가 없죠.
그래서 몰래 팔려고 암시장에 찾아가면 뒤통수를 가격당하고 모조리 털리겠지요 크크크
21/03/11 18:47
환단고기는 그냥 소설이라 개무시로 종결되는데 와탕카는 미국 환단고기라면서도 참 의견들이 많군요.
점점 미국화가 급격히 진행되어 가는 단면 같습니다.
21/03/11 19:47
비단 관련된 작품이 없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빼고도, 환단고기가 재미있는 요소로 활용될 요소는 정감록이나 산해경만도 못하지요. 작품이 재미없어서 사람들이 입에 올리지 않는것을 타국의 패권주의라고 하는것은 사리에 벗어난 일이 아니겠습니까? 어쩌면 그 소설이 지나치게 스스로 신성화해서 소설로 사람들 사이에서 입에 오르내리기를 거부한 대가일지도 모르죠.
21/03/11 21:46
와칸다가 말이 안 되는 설정인 건 맞는데 뭐는 그렇게 말이 되는 설정인가 싶어서 딱히…. 도리어 와칸다가 유독 이상하게 느껴지는 게 와칸다의 가치를 알려주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21/03/12 01:47
와칸다는 그냥 머릿수를 담당하기 위해 나온 설정 아닌가요? 크크
맨날 적들은 우주선째 그득그득 채워서 지구 쳐들어오니까 비주얼이 나오려면 이쪽도 그득그득해야하니 아! 작은 국가단위로 쌘거 하나 만들자! 해서 나온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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