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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5/12 18:40:21
Name 마스터충달
Subject [일반] <곡성> - 어찌 현혹되지 않을 수 있으랴
※ 이 글은 영화 <곡성>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맥거핀으로 수 놓은 기담(奇談)

 <곡성>을 이야기할 때 가장 치명적인 스포일러는 바로 장르다. 장르 자체가 곧 반전이자 맥거핀이다. 반대로 맥거핀이 곧 장르이자 정체성이기도 하다.

 영화의 시작은 미스터리 스릴러 혹은 농촌 수사물이다. 첫 사건 현장에서 카메라는 종구(곽도원)의 뒤를 쫓는다. 풀이 우거진 언덕을 내려가는 시선은 발밑이 보이지 않아 위태롭다. 불안한 롱테이크 끝에서 마침내 드러난 참상은 긴장의 끈을 더욱 조여온다. 나홍진의 긴장감은 여전했다. 하지만 <추격자>나 <황해>처럼 긴장감으로 관객을 질식시키려 들지 않는다. 대신에 웃음을 적절히 섞어 긴장의 완급을 조절한다. 겁 많고 어설픈 종구의 성격이 엉뚱한 웃음을 유발한다. 때로는 <살인의 추억>이 떠올랐고, 때로는 <거북이 달린다>가 떠올랐다. 호러가 가미된 점에서 <챠우>가 떠오르기도 했다. <곡성>이 코미디 영화라는 나홍진 감독의 발언은 농담이 아니었다.

 전반부에 수사물을 따르던 영화는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오컬트로 변주한다. 탐문을 통해 왜인(쿠니무라 준)의 집에 다가갈수록 기이한 일이 벌어진다. 마을 주민은 벼락을 맞고, 용의자는 발작에 몸이 뒤틀려 죽는다. 조금씩 비현실의 전조를 내비친다. 수사물은 왜인의 집을 몰래 방문하는 시퀀스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 이전까지 종구의 파트너가 동료 형사(성복, 손강국)였다면, 이후로는 부제(이삼, 김도윤)가 바통을 이어받는다. 장르 변주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소재가 있다. 바로 종구의 의상이다. 전환점 이전까지 종구는 주로 경찰복을 입었다. 이후에는 사복 차림이다.

 일광(황정민)이 등장하면서 <곡성>은 본격적으로 오컬트의 면모를 보여준다. 일광은 휘파람을 불며 종구의 집을 훑는다. 카메라는 사건 현장을 찾은 종구의 뒤를 쫓듯이, 마당을 살피는 일광의 뒤를 쫓는다. 일광의 휘파람은 주문이 되어 일상적 공간을 오컬트적 공간으로 변화시킨다. 귀신들린 딸의 행동은 엑소시즘 영화의 클리셰를 재현한다. 무당이 등장하고, 굿판이 벌어진다. 한국형 <엑소시스트>다. 장르는 변주할지언정 긴장감은 여전하다. 오히려 오컬트로 바뀌고 나서 긴장감이 강해졌다. 불가사의한 종교적 신비주의가 더해지면서 오컬트 장르 특유의 공포감도 형성한다. 클라이막스는 살굿이었다. 교차편집을 통해 왜인과 일광의 굿판이 살벌한 싸움처럼 펼쳐진다. 촬영, 편집, 연기의 삼박자가 조화를 이루며 뿜어내는 힘이 대단하다. 압도적인 장면이었다.

 오컬트의 정점을 찍은 영화는 다시 종잡을 수 없는 전개를 보여준다. 종구는 친구들을 모아 왜인 사냥에 나선다. (이때 깨알같이 등장하는 뼈다귀. <황해>의 패러디이자 어쩌면 나홍진의 시그니쳐) 왜인이 선인인지, 악인인지 분간할 수 없음에도, 종구는 진실보다 피를 갈구한다. 딸을 향한 부정과 공포가 뒤섞인 광기. 그 광기가 집단을 이뤄 폭력으로 치닫는다. 그런데 느닷없이 언데드가 등장한다. (영화의 내용상 '좀비'보다는 '언데드' 혹은 '레이즈 데드'라고 명명하는 것이 좋을 듯) 언데드와의 코믹 잔혹극을 마치자 추격신이 펼쳐진다. 하지만 종구 일행은 왜인을 놓지고 허망한 발걸음을 돌린다. 그러더니 별안간 왜인이 트럭 위로 추락한다. 왜인의 시체를 처리하고 돌아오자 건강을 되찾은 딸이 종구를 맞이한다. 이게 뭐지? 영화가 이렇게 끝나는 건가? 이것은 예측 불가능한 수준이 아니다. 황당함에 어안이 벙벙해질 정도다.

 그러나 이마저도 맥거핀이었다. 집단 광기도, 왜인의 죽음도, 행복한 결말도 속임수였다. 영화의 결말에서 <곡성>은 다시 오컬트로 돌아온다. 그런데 이번에는 <엑소시스트>가 아니라 <오멘>이었다. 무명(천우희)은 수호신이었고, 왜인은 악마였다. (벌레로 일광을 되돌린 것은 왜인인 듯하다. 벌레를 다루는 악마라면... 벨제붑?) 왜인의 섬뜩한 손톱과 시뻘건 눈동자는 이 영화의 장르를 명확하게 정의한다. <곡성>은 현실을 초월한 오컬트 판타지였다.

 <곡성>에 등장하는 리얼리즘은 모두 맥거핀이다. 악마라는 판타지가 등장하는 순간 피부병이나 살해 동기 같은 현실적 단서는 아무 상관 없어진다. 그럼에도 결말 직전에 다시 한 번 환각 버섯을 등장시킨다. 최후의 순간까지도 오컬트라는 정체를 리얼리즘 뒤에 감추려한다. 치밀하고 집요한 낚시질이었다. <곡성>의 포스터에는 "절대 현혹되지 마라."고 적혀있다. 이렇게 도발적인 문구였을 줄이야. 정작 관객을 현혹하는 것은 <곡성> 그 자체가 아닌가. 제대로 낚였다는 쾌감이 자르르 흐르는 영화였다.





 이전에도 없었지만, 앞으로도 없을듯한...

 <곡성>은 독특한 방식으로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플롯을 짜임새 있게 엮지 않는다. 대신에 예측 불가능한 전개를 쉴 새 없이 몰아친다. 관객은 무엇이 튀어나올지 알 수 없어 긴장하게 된다. 오컬트적 면모가 이러한 성향을 더욱 강화시킨다. 벼락을 맞고, 발작에 몸이 뒤틀리고, 심지어 언데드까지 튀어나온다. 무슨 일이 벌어져 어떻게 죽임을 당할지 가늠할 수 없으니 관객은 평범한 개 한 마리에도 움찔움찔한다. 그러나 이로 인해 플롯의 유기성이 떨어진다. 전후 플롯 간 인과 관계가 명확하게 성립하지 않는다. 때로는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되지 않는 방식으로 플롯을 마무리하기도 한다. 대신에 부족한 유기성을 결말로 보완한다. 오컬트와 맥거핀이라는 정체성이 드러나고 나서야 플롯들이 스토리로 엮어진다. 플롯을 갖고 노는 신선한 방식이다. <펄프 픽션>처럼 순서를 뒤섞는 방식과는 다른 맛이다. 리얼리즘이라는 위장막은 이러한 방식을 더욱 그럴듯하게 만든다. 황당한 전개를 예측 불가능한 긴장감으로 끌어올린다. 장르 자체가 맥거핀이었기에 가능한 서스펜스다. 장르물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곡성>의 전개는 그야말로 최고다. <곡성>은 <살인의 추억>으로 시작해서, <엑소시스트>를 거쳐, <오멘>으로 끝난다. 이처럼 기막힌 오컬트 무비가 또 어딨겠는가? 나는 <곡성>처럼 흥미진진한 오컬트 무비는 외화에서도 본 적이 없다. 전대미문의 영화다.


▲<곡성> 전개 방식을 요약하자면 이 영상과 같다.
종잡을 수 없이 쏟아지는 플롯을 반전 한 방으로 정리하려 한다.

 그러나 맥거핀의 결론이 오컬트라는 점은 분명 약점이다. 황당함을 서스펜스로 위장했는데, 그것이 거짓으로 판별났고, 진실은 판타지였다. 판타지라는 결말에 황당함이 다시 고개를 내민다. 2시간 동안 "왜?"라는 질문을 던지며 관람했는데, 결말은 "왜?"라는 질문을 허락하지 않는다. 악마가 사람을 괴롭히는데 이유가 있을 리 없지 않은가. 게다가 초월적 존재가 모든 의문을 해결하지도 못한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일광의 존재다. 왜인과 한패라는 일광의 정체가 드러난 순간, 영화의 하이라이트였던 살굿의 존재가 모호해진다. 살굿은 그저 맥거핀으로 소모될 뿐이었다. 관객을 속이는 데 집착하다 보니 개연성의 아귀가 어긋난다. 원래 맥거핀이 허무한 장치이긴 하지만, 이를 인정한다고 답답함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낚였다는 황당함과 풀리지 않는 답답함에 불만을 표시할 관객이 많을 것이다. 오컬트라는 장르 자체에 대한 거부감도 문제다. <검은 사제들>을 보며 유치하고, 만화 같아서 별로였다는 사람이라면, <곡성>도 마찬가지일 확률이 높다. <곡성>은 기가 막힌 장르물이지만, 장르물의 저변을 넓히는 파급력은 얻지 못할 것 같다.





 불신 지옥

 <곡성> 최고의 장면으로 결말에서 종구(곽도원)와 무명(천우희)이 마주한 장면을 꼽고싶다. 종구는 무명의 말을 따라 가만히 있느냐, 일광의 말을 따라 집으로 돌아가느냐,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누구를 믿을 것인가? 악마의 실체가 밝혀지고 모든 것이 맥거핀이었음이 드러낸 순간, 아이러니하게도 영화는 믿음을 종용한다. 속절없이 울리는 닭 울음소리는 종구를 더욱 조급하게 만든다. 기실 아무것도 없는 썰렁한 장면이었다. 시골 골목길에 두 남녀만 덩그러니 놓여 있을 뿐이다. 그런데 긴장감이 장난 아니다. 아무것도 선택할 수 없는 종구의 심정이 고스란히 전해온다. 이런 식으로 바짝 조일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결국, 종구는 구원을 불신하고 집으로 돌아간다. 그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필연적인 비극이었다. 하지만 나였더라도 무명을 믿지 못했으리라. "가만있으라." 이 말을 그대로 믿고 가만있을 수 있을까? 재앙 앞에서 누구도 믿을 수 없는 현실은 악마의 형상보다도 섬뜩하다. 불신 지옥이라는 말이 있다. 굳이 지옥까지 찾아갈 필요가 있을까? 아무도 믿을 수 없는 현실이 곧 지옥인 셈이다.





※ 황정민은 여전히 그대로의 연기를 보여줍니다. 색다른 연기 변신은 없어요. 그런데 지겹다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역시 배우 연기도 연출과 시나리오 나름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Written by 충달 http://headbomb.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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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5/12 19:14
수정 아이콘
이렇게나 장르적으로 완벽한 B급 오컬트 무비일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네요.
개봉 전부터 장난삼아 돌아다니던 '곡성에 귀신 나오나요?' 란 말이 이 영화의 아이덴티티였다고 생각합니다.
검은사제들을 보고 아 우리나라도 이제 이런정도는 만들수 있구나라고 생각했는데 나홍진은 그 이상 아니 한국형오컬트무비의 진정한 시작을 보여준것 같아요. 뭐 이후에도 이런 영화는 나올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영화 중반부를 넘어가며 이 영화가 정체성을 들어내는 순간부터 어렸을 때 오멘을 보며 느꼈던 공포심을 느꼈고 결말까지 이르는 과정을 보면서도 아 이렇게 끝나겠구나 싶긴 했지만 영화의 모든 부분이 놀라웠고 그냥 영화자체로 롤러코스터를 타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런 취향저격 B급오컬트무비를 만들어준 나홍진 감독에게 감사하며 부디 다음 영화를 빨리 볼 수 있게되었으면...
바밥밥바
16/05/12 19:15
수정 아이콘
영화내내 내가 뭐때문에 긴장하고있지에 대해 되묻다가 영화가 끝나더군요. 종잡을 수 없음 그런데 놓칠수도 없음 이 영화의 최고의 매력이 아닐까 합니다. 이유를 모르겠어요 그런데 관객이 완전히 꽉 잡혀집니다. 정말 미끼를 물어버렸나봐요. 이 영화 정말 강추입니다. 미국에서 만들었으면 아카데미 작품상감이었다고 하면 오버일까요.

그리고 이 영화의 백미중 하나는 아름다운 영상미가 아닐까 합니다. 시골의 촌스러움과 스산한 어두운 장면과 풀샷으로 잡힐때의 환상적인 풍경 모두가 그때그때 적절해서 너무좋았습니다. 영상만 즐겨도 한가득이었어요.
마스터충달
16/05/12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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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산 능선을 잡는 익스트림 롱샷이 압권이었죠. 다시 봐야 분명하게 알 것 같은 장면이 하나 있습니다. 이전까지 산 능선은 완만한 전형적인 한국 산의 모습이었는데, 악마의 실체가 등장하기 직전에는 삐죽삐죽한 능선을 보여주더라고요. 요런 것도 복선으로 넣었나 싶었습니다.
마스터충달
16/05/12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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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작품상은 힘들지도요. 아카데미가 장르영화에 박해서....
16/05/12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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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20세기폭스라는 유력 메이저 배급사가 나홍진을 선택했는지 이렇게 결과로 보여주네요
tannenbaum
16/05/12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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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렇게 사방팔방에서 뽐뿌가 들어오니 안보고 버티질 못하겠네요.
그래서 오늘 심야 최종회 예매했습니다.
데헷~~ 좀 많이 무서웠으면 혹은 막 피튀기고 자르고 썰고 했으면 좋겟습니다.
기대 만빵 중입니다.
마스터충달
16/05/12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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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래쉬 무비 정돈 아니에요 흐흐
켈로그김
16/05/12 19:52
수정 아이콘
(스포)
천우희랑 곽도원이 혈투를 벌이다가
천우희의 샤프슈터에 곽도원이 기브업을 하려던 찰나 로프를 잡고 풀려나 피플스 엘보우로 반격을 합니다.

차마 결말은 못 적겠네요.
tannenbaum
16/05/12 20:02
수정 아이콘
알고보니 그마을 사람들 전부 귀신들이었다~~ 뭐 이런건가요.크크크크크크.
마스터충달
16/05/12 20:28
수정 아이콘
이분 꼭 영화 보셔야겠네요 크크크
두부과자
16/05/12 19:44
수정 아이콘
예고편보고 " 천우희가 귀신인거같다, 곽도원 도와주는 척 하지만 사실 귀신임. 수고. 이런내용인거 같은데? " 같이보러간 친구한테 보기전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황정민이 다시돌아와서 천우희한테 쫓겨날때 친구가 절 보면서 " 오 너 개쩌는데? " 이러다가 10분뒤에 둘다 멍하고 봤네요.
저는 영화의 낚시질에 낚여서 기분이 좋았는데 이런거 싫어하는 사람도 많을것 같더군요. 그래서 관객이 많이 들것 같지는 않네요.
마스터충달
16/05/12 19:49
수정 아이콘
저도 딱 거기까지 예상했습니다. 그리고 저도 낚여서 좋았어요 크크
존 맥러플린
16/05/12 19:51
수정 아이콘
오컬트 배틀물같습니다
초월자에겐 선악도 없고 밑도 끝도 없으며 사람은 그저 놀아날 뿐이라는 점에서 코즈믹호러적인 느낌도 있구요. 저는 너무 실망했네요...
마스터충달
16/05/12 20:24
수정 아이콘
실망하신 점 충분히 공감합니다. 장르물은 호불호가 갈리니까요.
윤열이는요
16/05/12 19:58
수정 아이콘
"황당함을 서스펜스로 위장했는데, 그것이 거짓으로 판별났고, 진실은 판타지였다." 저도 이런 느낌이 들었네요
진실, 거짓, 개연성 이런게 의미가 없는 영화 같아요. 딸에게도 절절매는 아버지가 갑자기 무쌍을 찍고, 비리비리 한 부제가 신의 섭리를 찾는것 등 변화를 하는데 개연성이 없어요. 이건 영화가 아닌데 그것을 가장 잘 보여주기 위해 영화라는 기법을 사용했고, 이것은 영화인데 그럼 내가 본 그 황당한 이야기는 뭐냐 이런 느낌이네요. 어렵습니다
불같은 강속구
16/05/12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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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볼 때도 이 영화의 백미는 마지막 부분 곽도원이 망설이는 장면이네요.
의심과 믿음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인물(교차편집으로 나오는 악마와 신부사이의 대화도 마찬가지)의 치열한 내면 갈등을 극한 상황속에서 펼쳐놨죠.

영화 첫 시작에서 예수가 자신의 부활을 의심하는 제자들에게 한 말이 나온 것 같은데
그것과 마지막을 연결시켜보면 이 영화는 종교의 핵심이 되는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는 영화 같습니다.

절실한 믿음이 의심이 되는 순간, 한 사람의 정신세계를 지배하던 시스템이 가장 극적으로 허물어지는 영역이 바로 종교니까요.
의심과 믿음, 한없이 먼 대척점에 있는 두 단어의 간극은 결국 동전의 양면에 불과하다는걸 보여준 밀도높은 연출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한국영화 역대 최고장면중 하나로 꼽아도 손색이 없습니다.
마스터충달
16/05/12 20:13
수정 아이콘
오컬트와 종교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죠.
FastVulture
16/05/13 02:37
수정 아이콘
그리고 거기에 '닭이 세 번 운다'라는 유명한 베드로의 상징까지.....
불같은 강속구
16/05/13 02:54
수정 아이콘
아...댓글을 보고 찾아보니 베드로가 예수를 부인한 일이 있었네요.
성서나 크리스트교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몰랐습니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알고 봤다면 그 장면이 더 짜릿했을겁니다.
영화 시작 부분에 나오는 말도 예전에 그림 공부를 하다가 카라바죠의 '의심하는 토마'라는 그림을 통해 알았던 거였거든요.
AraTa_Justice
16/05/12 20:27
수정 아이콘
글 잘 읽었습니다!
완전 재밌었어요!

영화에 대해 전~혀 정보가 없이, 입소문만 무성한걸 느끼며 충동적으로 예매를 했는데,

결과는 +_+ !!
마스터충달
16/05/12 20:36
수정 아이콘
별점 준다면 4개 줄 영화였습니다. 정말 잘 만들고, 재밌었어요.
마이클조던
16/05/12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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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이거 범인이 누구다 이런 식으로 스포 날리는 글들이 많으니 조심하시길.....
ohmylove
16/05/12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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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크 그런 의미에서 네이버 댓글 절대 보면 안 됩니다.
風雲兒
16/05/12 20:36
수정 아이콘
'맥거핀이 곧 정체성이다' 이 영화를 가장 정확하게 설명하는 문장이지 싶네여.
이번에 완급조절을 하긴했지만 나홍진 특유의 긴장감을 끌고 가는 힘은 악마의 재능급이지 싶기도 하구요. 일본배우의 대사에서 자신의 소문에 대한 대답을 한 건가?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 영화가 얼마나 흥행하게 될지는 몰라도 나감독의 다음 작품을 볼 수 있을거 같아 영화팬으로서는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곽도원과 딸과의 섹슈얼 코드가 과도한 부정에 대한 답인지 아니면 맥거핀일까요?
마스터충달
16/05/12 20:37
수정 아이콘
그건 흔한 엑소시즘 영화의 클리셰로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ohmylove
16/05/12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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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반지의 제왕도 무서워하는 사람인데
이 영화 보면 안 되겠죠?ㅠㅠ
마스터충달
16/05/12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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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고 담을 키웁시다!!
16/05/12 21:04
수정 아이콘
충분히 공포스럽고 기괴하긴 한데...
딱히 무섭지는 않습니다?

이게 무서워지는 과정을 보여주는데에 초점이 맞춰진게 아니라서
결과적으로 징그러운 장면들이 나올 때아만 눈을 감아주시면 됩니다! 크크
릴리스
16/05/12 21:33
수정 아이콘
반지의 제왕이 왜 무섭나요.... 전 이 영화에서 가장 잔인한 장면이 나오는 신이 너무 코믹해서 웃으면서 봤습니다. 지금도 불꺼진 방안에 누워있는데 무섭지도 않구요.
비수꽂는 남자
16/05/12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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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처럼 이런 영화인지 모르고 실망했네요..
그리고 제가 어린 여자아이가 악지르고 빼애액대는걸 진짜 싫어하는데 아역이 연기를 너무 실감나게 해서 짜증이..ㅠㅠ
마스터충달
16/05/12 21:02
수정 아이콘
단비꺼야~~ 단비꺼~~~
16/05/12 21:01
수정 아이콘
본문엔 스포 포함이라 하셨는데..
리플엔 아직 영화 안 보신 분들이 많으신것 같아서 얘기하기가 조심스러운데...

영화를 평가하는데 있어서 스토리의 짜임새, 개연성을 가장 높게 치고 맥거핀을 그켬하는 입장에서
생각할 수록 화나네요 크크크
마스터충달
16/05/12 21:03
수정 아이콘
저는 영화의 근본은 희곡이 아니라 비디오아트라고 생각하는 편이라 내러티브의 완성도보다는 분위기에 방점을 찍는 이런 영화도 거리낌 없이 좋아하는 편이네요.
16/05/12 21:08
수정 아이콘
근데 분위기에만 초점을 맞추기에는
중간중간 나오는 개그코드가... 산통을 다 깹니다 ㅠㅠ
마스터충달
16/05/12 21:09
수정 아이콘
저는 그 개그코드가 너무 무리하지 않고 자연스러워서 좋았는데 흐흐 역시 여러 요소에서 호불호가 갈리네요.
16/05/12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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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영화를 B급 오컬트 무비라고 생각하면
최근 B급 코미디영화를 표방했던 챠우의 웃음포인트랑 유사한 부분도 있고
흐름상 '깬다' 싶게 어이없게 만드는게 이쪽 장르라서 흐흐
광기패닉붕괴
16/05/12 21:08
수정 아이콘
전 오히려 그 낚시질이 저열하게 밖에 안 보여서 높은 평가를 하기 어렵다군요. 굿씬은 정말 감독이 대놓고 장난질을 한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고 봅니다. 머리가 띵해지게 만들거나 감탄하데 만드는 반전도 아니었구요.

천우희와 일본인 설정도 희한했습니다. 할매를 찾는 수호신에서 하느님과 관련된 신적인 존재로, 곽도원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던 악마가 어느순간 인간을 두려워하는 존재로 바뀌는게 당혹스러웠습니다. 감독이 반전과 낚시질을 위해 움직이다보니 설정이 이상해진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거기다 좀비가 나오는 장면부터는 정말 헛웃음밖에 안 나왔구요. 좀비씬이 정말 필요했는지 감독이게 묻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영화가 분명 관객을 휘어잡는 힘은 있었지만 구멍이 이곳 저곳 많았고 심한 장난질이 영화를 도리어 망친게 아닌가 싶습니다.
마스터충달
16/05/12 21:12
수정 아이콘
저는 하느님까지 연결되는 것 같진 않습니다. 제가 교회도 성당도 다녀봤지만, 딱히 기독교 영화라고 보기엔 성경이 오컬트 무비의 필수요소라...

굿씬은 정말 심한 장난질 맞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게 민망해질 정도죠.

그래도 미스터리 스릴러의 리얼리즘을 위장막으로 두른 오컬트 영화라는 점은 신선하긴 했습니다. 어떤 장면이 혹은 영화 내적 요소가 반전이 아니라 영화의 장르와 컨셉이 반전이었죠. 솔직히 '왜인이 악마다.'라는 건 반전이라기 보다는 복선이 치밀하지도 않았으니까요. 선언 같은 거였죠.
광기패닉붕괴
16/05/12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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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처음엔 기독교와 연결을 시키지 않았습니다. 처음에 누가복음을 넣고 특히 마지막이 닭이 3번 울기 전까지란 말 때문에 베드로를 연결시키긴 했는데 그전까지 천우희의 행동에서 하느님과 연관되는게 없어서 긴가민가하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http://m.blog.naver.com/hunthink/220706843525 감독이 직접 베드로라 밝히니 저로선 당혹스럽더군요. 하느님과 관련된 혹은 하느님 같은 존재이면서 계속해서 악마에게 패배해왔다는것도 전지전능한 하느님을 생각했을 때 의아스럽고 닭이 울기전까지 말을 하기전의 천우희는 하느님과 연결시킬만한게 없다는데서 물음표를 느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천우희를 철저히 곡성 지방의 수호신으로 엮었으면 한국의 설화와 연결되면거 좋은 오컬트 영화가 되었을거라는 아쉬움도 들었구요.

마지막으로 아마 영화에 대한 느낌이 다른 이유로 전 오컬트 영화라는걸 알고 보러갔다는 점도 있는 것 같네요. 오컬트란걸 알고 있어서, 누가복음이 나오고 일본인이 계속해서 기이한 존재로 나오기에 리얼리즘은 전혀 느끼지 못했거든요. 그래서 평이 확 갈린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마스터충달
16/05/12 21:46
수정 아이콘
그냥 닭 세번의 모티프만 따온 것일 수도 있어요. 꼭 그 대답이 무명을 하느님으로 보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대답도 짧은 거 보면 별 생각 없었던 것 같기도 하고... 사실 닭 세번 우는 모티프는 한국 설화에도 많아서, 굳이 베드로로 봐야 하나 싶기도 해요.
광기패닉붕괴
16/05/12 21:58
수정 아이콘
네. 감독이 그런 의도라고 말하긴 했지만 저도 하느님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그 지방 수호신 비슷한 존재로 보는게 맞다고 봅니다. 하지만 위의 문제들과 기독교 관련 인물인 부제를 덫으로 삼는걸 보면서 감독이 반전과 낚시질 때문에 천우희 인물 설정이 좀 흔들린게 아닌가 싶습니다.
마스터충달
16/05/12 22:03
수정 아이콘
그런 세세한 구멍들이 참 많은 영화인 것 같아요.
16/05/12 21:14
수정 아이콘
구구절절 동의합니다. 그냥 감독이 너무 저열해요...
16/05/12 22:48
수정 아이콘
일단 악마(사실 마지막에 신부가 악마라고 불러서 그렇지 악마보다는 요괴가 더 맞다고 생각합니다 토속적이고 복합적인 오컬트물로 보면...)는
정신적으로 침투해서 사람을 조종하는 건 가능하나 물리적인 힘에는 약하게 설정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이 물리적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도 그렇고 천우희가 밀어 떨어트린 것도 그렇고요.
이 악마가 정신을 지배하는 방법은 첫번째로는 카메라로 인간을 찍는 방법이 하나인것 같고(마지막에 신부가 동굴로 찾아갔을때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니 목에 종기가 피어나더군요) 하나는 정신을 지배할 인간의 물건을 가지고 염을 보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어찌됐든 인간 자체의 물리력에는 약한게 설정인 것 같고...
좀비라고 지칭하신 부분은 좀비라기 보단 오컬트물에서 나오는 언데드라고 보는게 맞고 극 후반까지도 그 버섯의 부작용으로 충분히 인간도 저럴 수 있겠다 싶은 장치로 활용됐다고 봅니다. 맥거핀이자 오컬트물의 클리셰인...

사실 이렇게 저렇게 설명하지만 B급 오컬트물 매니아로써 영화에 전반적인 흐름에 동의하고 궁금한 점도 없지만
이게 절대적으로 취향을 타고 호불호가 갈릴 부분이라 광기패닉붕괴님의 의견에도 동의합니다.
광기패닉붕괴
16/05/12 23:46
수정 아이콘
악마라고 이야기 하긴 했는데 전 악마이기도 하고 요괴이기도 하고 어쨌든 악한 어떤 신적인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기독교 시각에서 보면 악마고 한국 설화적인 시각으로 보면 악한 귀신이거나 요괴니까요. 감독의 해설집을 봐도 그런 의도인 것 같구요. 그리고 물리적인 힘에 약하게 설정되어 있다는데는 동의합니다.

다만 곽도원이 곡갱이로 위협하고 개를 죽이는 장면에서 일본인은 너무 태연했습니다. 영화 초중반에 일본인에게서 인간적인 느낌은 전혀 느낄 수 없었죠. 그런데 곽도원 패거리가 쫒는 장면에선 일본인이 두려움을 느낍니다. 특히 절벽에서 떨어지고 나서는 흐느끼며 울죠.

이게 저로선 매치가 안 됩니다. 앞에서 저랬던 인물이 왜 뒤로가서는 인간적인 느낌을 주는건가 싶은거죠. 그리고 맨 마지막에 가서는 교활한 악마 그 자체가 되구요. 그래서 저에게는 이 장면, 장면들이 당혹스러움의 연속이었습니다.
16/05/13 00:39
수정 아이콘
네 그게 하나하나 분석적으로 보면 구멍이 많은게 이영화의 약점이자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그 왜놈이 그랬던게 영화가 줄곧 얘기하는 현혹되지말라는 장치로서 작용을 해버려서...
장르자체가 원래 이런거로 이해해버리면 편한데 그게 어렵긴 하죠. 애초에 이 영화자체가 한국영화에서 워낙 볼 수 없던 지점이라...
광기패닉붕괴
16/05/13 01:34
수정 아이콘
"장르자체가 원래 이런거로 이해해버리면 편한데 그게 어렵긴 하죠."라 말씀하시니

제가 오컬트 영화를 많이 보지 않아서 좀 그렇긴하지만(제대로 본게 1970년대?에 나온 엑소시스트 뿐입니다.) 이게 이 장르 영화의 특성상 일어나는 문제인지 감독의 역량부족(?), 실책(?)인지 헷갈리네요. 개인적으로는 후자에 무게를 두게 되지만요.
마스터충달
16/05/13 02:40
수정 아이콘
사실 최근 오컬트 영화, 특히 엑소시즘이나 오멘류 영화들이 얼마나 참혹한 상황인지 생각해보면 <곡성>은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 내놔도 굉장한 수준의 오컬트 무비가 될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B급 호러를 좋아하는데 국내에서 인기 없는 장르다 보니 엔간히 흥행하지 않으면 아예 수입을 안 합니다. 결국 토렌트로 받아보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 한 2~3년 전부터 호러 영화 퀄리티가 급격히 떨어졌어요. 특히 컨저링이 흥행하면서 더 심해졌습니다. 요즘 나오는 무명의 B급 호러물은 영화라기 보다는 <서프라이즈>나 <토요미스테리> 수준이에요;;; 하지만 이럴 수밖에 없는게 장르 자체가 가진 한계가 명확하거든요. 개연성을 망치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귀신, 악마)가 반드시 존재해야 하니까요;; <곡성>에서 이런 장르적 특성을 고려해도 노답인 부분은 일광과 살굿 장면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광기패닉붕괴
16/05/13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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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근에 본 오컬트 영화가 파라노말 액티비티 1, 검은 사제들(오컬트인지 잘 모르겠지만), 오멘 리메이크작인데 곡성이 단점들이 눈에 보이긴 하나 괜찮은 수준이라는데는 동의합니다.

다만 전 이 영화가 가진 단점들은 장르적 한계로 인해 생긴게 아니라 감독이 영화에 낚시질을 넣으면서 파생된 문제라 봤는데 충달님도 그렇게 말씀하시니 더 생각을 해봐야겠네요.
짱짱걸제시카
16/05/13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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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이 절벽에서 떨어지고나서 흐느끼는 장면이랑 황해에서 하정우가 도망치다 총맞고 우는모습이랑 매우 흡사하죠.

혹시 감독님이 그장면을 엄청 아껴서 다시 써먹은게 아닐까요? 황해는 흥행이 별로였으니 더 많은사람들에게 보여주고싶은 욕심에?

감독님들이 자신의 망한작품에서 나름 좋았다고 생각한 장면이나 대사를 차기작에서 써먹는 경우가 종종 있었던거 같은데..
광기패닉붕괴
16/05/13 01:37
수정 아이콘
황해는 보지 않아서 이에 대해선 답변을 못 드리겠네요.
이쥴레이
16/05/13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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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pgr21.net/?b=8&n=65115&c=25498847
전 이게 그 상황에서 가장 정답 같은 해석으로 느껴지더라고요
광기패닉붕괴
16/05/13 14:42
수정 아이콘
- 악마(염소)에게 혼을 바치다가 무명의 공격으로 실패함.
- 무명이 하도 쎄게 때려서 죽기 직전까지 아픔

여기까지는 저도 동의하는데 그 이후는 공감이 안 가네요. 여기서부터 차에 치이기 전까지가 악마가 유일하게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는 지점인데 영화의 다른 부분에서의 악마는 인간의 모습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거더든요. 전 너무 상충된다고 생각합니다.
16/05/12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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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끝나고 계속 복기하기도 하고 여러 리뷰도 보면서 생각해봤는데요. 그런 생각이 사실 무슨 의미가 있나 싶습니다.
그저 두시간 반의 상영시간동안 하나도 질리지 않고 계속 집중하고 긴장하면서 보게 해준 영화를 만들어준 감독에 박수를 보내며 감사할 따름입니다.
고어한 것은 싫어하지만 이 영화는 고어하다기보다 오컬트적이고 기괴한 수준이어서 보기가 크게 불편하지도 않았구요.
하여튼 재미있었습니다. 적어도 올해 현재까지 본 영화중에선 가장 집중하며 본 영화였습니다.
동네꼬마
16/05/13 00:20
수정 아이콘
이 말씀이 맞는 것 같습니다.
평론이고 뭐고 잘 모르겠고,
일단 이런 특이한 영화가 그 긴 러닝타임을 온전히 빠져들어서 볼 수 있게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고맙고 신기할 따름..
16/05/12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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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참 여기저기서 살펴보니 제 취향은 아닌거 같은데 어떻길래 이렇게 의견들이 갈리는지 궁금하긴 하고 복잡하네요 크크
16/05/12 22:53
수정 아이콘
스포있는 글에 들어오셨으니 얘기를 해드리자면
이 영화를 나홍진의 스릴러라고 홍보하고 그로인해 기대를 갖고 보게되면 불호일 가능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장르 자체가 맥거핀이자 반전요소인데다가 결말도 그냥 장르적으로 마무리돼서 나올때 ??? 하시는 분들이 대다수라서
의견이 갈릴 수 밖에 없습니다 크크
언뜻 유재석
16/05/12 23:10
수정 아이콘
나홍진이니까 이런영화를 투자 받고 만들 수 있었다 생각합니다.

역으로 말하면 우리나라에서 이런 장르물이 이런 퀄리티로 다시 나오기 힘들겁니다.

개인적으로 나홍진의 연출력과 힘은 인정합니다. 뒤의 부정적인 문장을 붙여야 하는데 아직까지 정확한 표현을 찾지 못했습니다.

좋은 영화라 할 순 없지만 고마운 영화이긴 합니다. (다시는 이런 퀄리티를 보지 못할것 같아서요)
마스터충달
16/05/12 23:27
수정 아이콘
전대미문의 영화였지만,
전무후무한 영화가 되버릴지도...
지니쏠
16/05/12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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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스포도 당하지 않고 철썩같이 스릴러 영화인줄 알고 개봉일이 관람한 스스로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네요. 영화를 볼때 가장 중요시 여기는게 개연성이라고 늘 생각해왔는데, 개연성이 결정적으로 깨지는 순간에 영화도 끝나버리니, 개연성의 부재가 주는 불쾌함 없이 어떠한 '장난' 을 즐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멀홀랜드 드라이브 같은 영화도 좀 떠오르고.
스덕선생
16/05/12 23:25
수정 아이콘
영화평론은 전혀 모릅니다만, 본 사람으로서 평가해보자면 그냥 재미없었습니다.
소감은 선물 받아서 포장지 열심히 뜯다보니까 그것 자체가 선물이었는데?

감독 자체가 저와는 맞지 않는 것 같네요. 앞으로는 이 사람이 무슨 평점을 받든 피해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스터충달
16/05/12 23:26
수정 아이콘
평론 모르신다면서 선물 비유 좋은데요 크크크
16/05/13 12:36
수정 아이콘
크크 공감합니다!!! 이게 선물인데 몰랐어? 이런 기분!!!!
핸드레이크
16/05/12 23:28
수정 아이콘
다른걸 다 떠나서 영화내내 몰입감이 굉장하더라구요..
특히 곽도원씨 딸로 나오는 효진이 연기가 성인연기자들보다 좋아서 깜짝 놀랐습니다..대성할듯..
쿠니무라 준 도 대사는 별로 없었지만 눈빛이 좋았고..
마스터충달
16/05/12 23:48
수정 아이콘
유기성 있는 전개는 아닌데 워낙 확확 몰아치니깐 정신차릴 틈이 없더라고요.
불대가리
16/05/12 23:33
수정 아이콘
황정민의 의아한 작품선택들에 실망하셨던 분들이라면 이번에는 믿고 보셔도 됩니다.
이 영화에서 황정민은 대체 불가능한 연기를 보여줍니다.
마스터충달
16/05/12 23:36
수정 아이콘
연기톤이 바뀐것도 아니고, 연기에 대한 자세도 그대로인 것 같은데 전혀 지루하지 않았어요.
불대가리
16/05/12 23:50
수정 아이콘
어휴 이정도 내공을 가진 배우한테 지루하니 연기변신하라는 말이 가당키나 한가요
이제 돈도 어느정도 버셨을테니 계속해서 좋은 각본, 좋은 연출자 선택하시길 바랄 뿐이죠 뭐

리뷰 아주 잘 읽었고
아아아아주 오랫만에 한국영화만의 힘이 느껴지는 상업영화를 만나서 기분이 좋네요
관지림
16/05/13 00:07
수정 아이콘
긴시간동안 지루하지않고 배우들 연기도 모두 탑이었고
좋았는데 결말이 뭔가 싶네요..
감독이 뭘 말하고 보여줄려고 하는지는 뭐 대충은 알겠는데
제 소감은... 그래서? 뭐 어쩌라고 ..이네요..
내가왜좋아?
16/05/13 00:17
수정 아이콘
영화보고 방금전까지 버거킹에서 도데체 이 영화는 무슨얘기를 하고 있는건가
곽도원은 누구말을 믿은거고 뜬금없는 좀비, 악마, 악마는 또 왜 인간을 두려워하고, 천우희는 또 뭐고??
이러면서 2시간은 떠든 것 같은데 모든게 낚시였군요.
조금 있다 전화가 올텐데 이 친구에게 어떤 얘기를 해줄까요 크크?
개연성은 없었지만 살굿판은 정말 최고였습니다.
짱짱걸제시카
16/05/13 01:08
수정 아이콘
황해도 평은 좋았지만 난잡한 플롯은 단점으로 지적되었죠. 곡성에도 여전히 그 단점이 남아있을뿐인데,장르 특성상 악마가 나오고 종교적인 이야기가 섞이니 사람들이 괜시리 그난잡함을 심오하게 봐라바주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역시 뭐든지 있는척 하고 봐야..
마스터충달
16/05/13 01:24
수정 아이콘
장르물인데 심오하게 바라보면 안 되죠. 나홍진은 항상 장르 감독이었지, 작가주의 감독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심오한 걸 찾아내려고 하는 건 숨은그림찾기 같은거죠.
연휘가람
16/05/13 01:18
수정 아이콘
저는 낚시고 뭐고 이런 식으로 두시간 반 넘게 채울 거면 오히려 뒷 부분 짤라내고 짧게 끝내는게 더 좋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천우희가 맡았던 역은 마지막 반전(개인적으로 반전 같지도 않은) 만을 위한 역인데 없었어도 극을 끌어가기에 충분했죠.
물론 그녀의 역할이 있었기에 마지막 곽도원의 갈등 씬이 고조 될 수는 있었지만은...
그래도 그 역할을 없애버리고 일본 놈 죽이고 효진이가 나아졌다 라는 식에서 끝맺음을 맺었어도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쯤에서 끝나겠거니 했는데 또 다른 에피로 이어지고 이어지고 하는게 너무 많았어요. 두세시간 남짓한 영화에...

결말과 마찬가지로 인트로도 쓸 때 없이 너무 길다고 느껴졌습니다.

살인 사건 -> 의심 -> 내 딸 발병 -> 흐콰 -> 결말
의 순이었다면 지루하지 않게 봤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느끼기엔 이 영화는 흐콰!까지가 인트로였어요. 그 후로 승전결이 더있다는 얘기죠.
근데 흐콰까지가 영화의 반이었어요..

그후로는 뭔 얘기 하냐 이놈... 이라는 생각 밖에는 안들더군요.
켈로그김
16/05/13 13:53
수정 아이콘
정말 장르로 낚을 줄은 몰랐었습니다 크크;;
16/05/13 14:55
수정 아이콘
출연진 부터 낚시죠
다들 황정민이 주연이고 곽도원씨가 조연인줄 알았었고 홍보영상이나 포스터도 황정민씨가 주연인것처럼 했죠
감독이 작정하고 낚을려고 만든것 같습니다
마스터충달
16/05/13 17:02
수정 아이콘
낚시가 정체성이자 장르인 영화죠
캐터필러
16/05/13 15:54
수정 아이콘
용두사미 .

별 1개.


기안 패션왕의 늑대변신 이 떠오른 졸작.
공허진
16/05/13 19:06
수정 아이콘
개 쓰레기영화 였습니다
스토리 전개가 완전 구리네요
현실을 반영하는 점이 전혀 없고 시골이라는 점 한가지로 스토리 오류를 다 뭉갭니다
언론에서 하도 난리를 치길래 봤는데 낚였습니다
마스터충달
16/05/13 19:14
수정 아이콘
이렇게 분노하시는 분이 반드시 있을거라 생각했습니다.
공허진
16/05/13 20:35
수정 아이콘
영화자체야 요즘 한국영화가 막장이라 평범한 졸작인데 언론에서 작정하고 대작으로 만드는게 더 열 받네요
마스터충달
16/05/13 20:38
수정 아이콘
저처럼 수작으로 평가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언론의 호평이 포장질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공허진
16/05/13 21:17
수정 아이콘
역할을 다한 안내역은 벼락맞고 퇴장
산에서 만나고 기절 했다면서 집 위치도 암

중요한 천우희는 3번 나오는데 정작 거짓말로 헷갈리게 함
황정민은 장독대 깨서 신뢰를 얻는데 딱 보자마자 전형적인 약장수

후배경찰은 피해자들 사진을 대량으로 발견하고는 실내화만 챙겨나오면서 나옴
(긴급체포 해야지)

악마가 살 맞다 곽도원 돌발행동으로 사는것 처럼 연출했지만 트럭 시체에 주술거는 모습 대놓고 보여줌

사제후보가 낮에 여럿이 가도 못 당했는데 한밤중 찾아가는 깡이 생김 거기다 아무 단서없이 산속에 숨겨진 토굴을 찾아냄

온갖 오류를 시골이니 가능하다 한가지로 눙치는게 수작이라고요?

전설의 고향이 더 낫습니다
마스터충달
16/05/13 21:20
수정 아이콘
왜 수작으로 보는가는 본문에 다 적어놨습니다.
그 낚시질에 공허진님은 화가 나셨고, 저는 낚였다는 데서 쾌감을 느낀 것이죠.
"키야~ 영화가 나를 이렇게 낚네~"하고 말이죠.
공감이 가시진 않으시겠지만, 저는 그랬습니다.
공허진
16/05/13 21:52
수정 아이콘
스포 안보고 봤지만 영화 내용에 낚이지는 않았습니다
황정민이 장독대 깨자마자 약장수인게 티가 확났으니까요

영화보다 평점에 낚인게 더 열 받는겁니다

자칭 전문가라는 내가 낚였으니 나만 당할 수 없지 라는 마인드에 열 받는거지요
마스터충달
16/05/13 22:05
수정 아이콘
저는 전문가들 평점에 충분히 동의 하네요. 저도 5점 만점에 4점인걸요.
공허진
16/05/13 22:14
수정 아이콘
제가 점수를 메기면 - 입니다
남에게 추천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토렌트로 다운 받아 본다고 해도 전기가 아깝다고 말리겠습니다
역시택신
16/05/13 21:46
수정 아이콘
작성자님같이 스토리의 개연성 중시하시고 복선이 따다닥 맞아들어가는 것을 영화 보는 쾌감으로 여기시는 분이라면.. 이 영화는 보다가 화면에 팝콘 집어던질 영화 맞습니다.
저는 그냥 2시간 30분 귀신의 집 체험하는 식으로 보고 나오니 나쁘지 않았습니다. 156분동안 화장실도 못가게 붙잡아두는 연출력도 높이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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