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10시즌이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벌써 1라운드가 끝나고 2라운드가 진행중입니다. 이번시즌은 유난히 연승기록이 많고 개인다승경쟁도 치열하고 4위부터 10위까지 2승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등 예년과 달리 팽팽한 경쟁이 진행되고 있네요.
이번시즌 시작하고 나서 전적을 기록하고 관리하는 처지가 되면서 경기를 보는 시각이 약간 달라졌는데, 가장 유심히 보는 것이 종족전별 승률과 팀 내 기여도네요. 무슨 바람이 들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선수들의 기여도를 정리해봤는데, 관전의 재미를 위한 편의자료로 생각하고 봐주셨으면 합니다. 요즘 누가 팀 내 핵심선수인지 참고할 수 있겠군요.
(원래 이번주차 경기가 모두 끝나고 올려야 형평성이 맞겠지만 아래의 이영호선수 연승기록을 보고 분위기 탄 김에 올려봅니다;)
모든 선수들의 기여도를 정리하는 것은 팀 내 핵심선수들을 추려내려는 이 글의 취지와는 맞지 않기 때문에 팀 기여도가 20% 이상인 선수들만 역순으로 정리합니다(12월 14일 경기종료 기준. 기여도는 소수 둘째자리 버림, 동률 시 다승을 기준으로 다시 분류).
22위. 박준오 5승 7패, 기여도 20%
21위. 이영한 6승 2패, 기여도 20%
20위. 정명훈 6승 6패, 기여도 20.6%
19위. 진영화 7승 5패, 기여도 21.2%
18위. 오영종 4승 5패, 기여도 22.2%
17위. 신노열 7승 7패, 기여도 23.3%
16위. 우정호 9승 1패, 기여도 23.6%
15위. 구성훈 6승 4패, 기여도 24%
기여도가 20~25%인 선수들입니다. 이 선수들은 팀 내 중견라인으로 보통 엔트리에 3번중 2번은 들어가며 승리와 패배를 번갈아가면서 하는 선수들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팀 내 주력선수들 중 하나로 이 선수들이 1승을 거둬주면 팀 승리의 지대한 역할을 합니다. 출전횟수가 적은 이영한선수와 팀의 세트 승리가 너무 많아서 상대적으로 기여도가 낮은 우정호선수는 예외라고 할 수 있겠네요.
14위. 김구현 7승 4패, 기여도 25.9%
13위. 박성균 8승 4패, 기여도 26.6%
12위. 윤용태 8승 4패, 기여도 28.5%
11위. 김택용 9승 3패, 기여도 31.0%
10위. 신상문 7승 6패, 기여도 33.3%
9위. 김윤환 9승 5패, 기여도 33.3%
8위. 염보성 12승 3패, 기여도 33.3%
기여도가 25~33.3%인 선수들입니다. 여기서부터 팀의 실질적인 에이스들인데, '팀 승리 조건(3승)중의 1승을 담당한다'라는 생각에 33.3%를 기준으로 잘랐습니다. 이 선수들은 매 경기에 거의 필수적으로 출전하며 나갔다하면 1승을 가볍게 해주는 선수들입니다. 이 선수들이 패배하면 팀의 패배로 직결되는 정도까지는 아닙니다만, 그래도 그날 경기에서 분위기에 영향을 끼치는 정도가 큽니다.
여기까지 보셨으면 '자주 출전하는 선수들인데 이름이 보이지 않는다'는 선수들이 꽤 있으실 겁니다.
7위. 박상우 10승 4패, 기여도 34.4%
6위. 이영호 14승 2패, 기여도 36.8%
5위. 송병구 8승 4패, 기여도 38.0%
4위. 민찬기 7승 9패, 기여도 38.8%
3위. 김정우 13승 4패, 기여도 39.3%
2위. 이제동 11승 5패, 기여도 44%
1위. 김명운 13승 4패, 기여도 46.4%
기여도가 33.3%를 넘어가는 선수들입니다. 가히 가장이라고 칭해도 손색없을정도의 높은 기여도를 자랑합니다. 매 경기 필수적으로 출전에 에이스결정전시 무조건 출전하는 선수들입니다. 경기 출전마다 1승은 기본적으로 해주는 선수들이며 해당 팀의 팬들은 경기 관전시 '다른 선수들이 1승만 해주면 XXX가 2승으로 경기를 마무리해준다'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당연히 이 선수들이 패배하면 팀 패배의 가능성이 수직상승합니다. 의외로 최고의 가장이 이제동선수가 아닌 김명운선수네요.
위에서 정리한 데이터를 팀별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 팀이 요즘 왜 이런가'를 생각해 볼 수 있겠네요. 역시 현재 순위 역순으로 합니다(팀 내 기여도가 20%가 되지 않은 선수들 중 가장 기여도가 높은 선수를 별도기재합니다).
12위. 공군 ACE
4위. 민찬기 7승 9패, 기여도 38.8%
18위. 오영종 4승 5패, 기여도 22.2%
(홍진호 2승 5패 / 김성기 2승 6패, 기여도 11.1%)
이번시즌 공군 약진의 원인입니다. 민찬기선수의 활약과 더불어 오영종선수가 뒤를 받쳐줘 지난시즌과는 달리 셧아웃 패배가 적으며 에이스결정전도 많이 갑니다. 다만 팀 내 중간층이 제대로 성적을 내주지 못하고 있고, 연습량도 다른팀에 비해 적을 수 밖에 없어 최하위에 머물러 있네요.
11위. 삼성전자 KHAN
5위. 송병구 8승 4패, 기여도 38.0%
(허영무 3승 5패 / 이성은 3승 7패 / 차명환 3승 7패, 기여도 14.2%)
삼성이 11위로 곤두박질 친 주된 이유는 테란과 저그의 중심인 이성은선수와 차명환선수의 부진입니다. 허영무선수 역시 최근 연승을 쌓아가고 있긴 합니다만 시즌 초 5연패로 극심한 부진을 겪었던 터라 1라운드까지 삼성은 송병구선수가 혼자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오늘도 SKT전 승리에도 송병구선수가 2승을 한 것이 결정적이었을 정도로 송병구선수의 의존도가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허영무선수의 부활이 가시화되고 있어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다시 순위상승을 노려볼수도 있습니다.
10위. HITE Sparkyz
10위. 신상문 7승 6패, 기여도 33.3%
(문성진 4승 4패, 기여도 19.0%)
하이트 역시 삼성과 마찬가지로 신상문선수 혼자 팀을 이끌고 있긴 하지만, 사태가 삼성보다 심각합니다. 특히 저그 에이스인 박명수선수가 심각하게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다가 신상문선수의 승률이 좋은 것도 아니라 신상문선수만 승리하고 팀은 패배한다던가 아예 셧아웃을 당하는 등 패배하는 모습을 요즘 많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문성진선수가 신상문선수의 뒤를 받쳐주고 있긴 하지만 역시 5할승률로 확실할 때 제대로 이겨주지 못한다는 점이 큽니다.
9위. 화승 OZ
2위. 이제동 11승 5패, 기여도 44%
15위. 구성훈 6승 4패, 기여도 24%
22위. 박준오 5승 7패, 기여도 20%
(김경모 1승 2패 / 손주흥 1승 3패 / 김태균 1승 5패, 기여도 4%)
항상 '시즌 초 징크스'덕분에 시즌 시작 이후 얼마동안 주춤거렸던 이제동선수가 본연의 모습을 되찾으면서 '에결가면 무조건 승리'하는 무시무시한 포스를 뿜어내고 있습니다. 구성훈선수와 박준오선수의 기여도도 높아서 이제동선수와 함께 셋이서 팀을 이끌고 있는 것은 좋은데, 문제는 그게 다라는 점입니다. 위의 세 선수의 기여도 합이 88%로 백업카드의 성적이 매우 부진하며, 특히 프로토스라인의 승수는 김태균선수의 1승이 전부입니다. 위너스리그를 틈타 순위상승을 꾀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다른 선수들의 활약이 없으면 지난시즌 광안리의 재판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8위. 웅진 Stars
1위. 김명운 13승 4패, 기여도 46.4%
12위. 윤용태 8승 4패, 기여도 28.5%
(한상봉 4승 6패, 기여도 14.2%)
김명운선수와 윤용태선수가 21승을 합작하면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고, 한상봉선수의 백업도 나름 든든합니다만.... 웅진이 8위에 머물러 있는것은 순전히 테란라인 덕분입니다. 지금까지 오면서 테란라인의 승리가 정종현선수의 2승밖에 없어 웅진이 상위권으로 치고올라가는데 심각한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웅진의 인재풀이 넓지 못해서 김명운-윤용태-한상봉-정종현-김민철을 제외하고는 승수가 없습니다.
7위. STX Soul
9위. 김윤환 9승 5패, 기여도 33.3%
14위. 김구현 7승 4패, 기여도 25.9%
(진영수 3승 3패 / 김동건 3승 4패 / 조일장 3승 5패, 기여도 11.1%)
김윤환선수와 김구현선수가 든든하게 승수를 챙겨주면서 7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에이스결정전에 내보낼 수 있는 카드가 다른 팀과는 달리 2장이라 선수운용에 훨신 여유가 있는 상황이고, 그 뒤를 받쳐주는 진영수-김동건-조일장 라인이 간간히 승수를 챙겨주고 있어 앞서서 설명했던 팀들과는 달리 승수를 챙기기가 쉬운편입니다. 테란라인중 한명이 살아나서 종족별 에이스 체제가 갖춰지면 금세 상위권을 노릴 수도 있습니다.
6위. SKTelecom T1
11위. 김택용 9승 3패, 기여도 31.0%
20위. 정명훈 6승 6패, 기여도 20.6%
(도재욱 5승 4패, 기여도 17.2%)
박재혁선수의 활약으로 1라운드 2위까지 치고올라갔던 기세는 간데없고 티원저그의 부활과 함께 연패를 거둠으로서 현재 6위로 내려앉았습니다. 역시 SKT에서 믿을 건 도택명트리오밖에 없습니다. 정명훈선수가 예전과는 달리 테란전에서 불안불한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팀의 불안요소이긴 하지만 도재욱선수가 최근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상위권 유지의 불씨는 살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남은것은 티원저그의 부활이군요(각성은 박재혁선수가 일으켰죠;).
5위. eSTRO
7위. 박상우 10승 4패, 기여도 34.4%
(신희승 5승 5패, 기여도 17.4%)
만년 하위권이었던 이스트로가 이번시즌 중위권에 있는 것은 박상우선수의 활약이 큽니다. 덕분에 '5할승률 에결스트로'의 오명을 벗어던지고 하위권에는 탈출하나 싶었지만, 신대근선수가 부진을 겪으면서 세트득실이 5할에 근접하고 있습니다. 신대근선수가 살아나거나 신희승선수가 실력을 좀 더 발휘해준다면 상위권도 꿈이 아닙니다.
4위. 위메이드 FOX
13위. 박성균 8승 4패, 기여도 26.6%
17위. 신노열 7승 7패, 기여도 23.3%
21위. 이영한 6승 2패, 기여도 20%
(전상욱 4승 2패, 기여도 13.3%)
위메이드의 강점은 모든 선수들이 고루 활약해준다는 점에 있습니다. 지난시즌 팀을 이끌었던 박성균선수는 제 역할을 해주고 있고, 저그라인의 에이스인 신노열선수 역시 연패 이후 다시 승수를 쌓아나가면서 팀 승리에 일조를 하고 있습니다. SKT에서 이적해온 전상욱선수의 부활과 더불어 이영한선수의 태풍이 몰아치면서 왠만한 팀들은 '이 엔트리.. 부실해보이지만 왠지 단단해'라면서 뚫지 못하는 모습도 종종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만, 승리한 선수들의 수가 웅진 다음으로 좁은데다가(6명) 확실한 포스를 보여주고 있는 선수가 없어 강력한 에이스 카드를 보유한 팀을 상대로는 무참히 패배하는 모습을 많이 보입니다. 확실히 강력한 에이스카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3위. CJ Entus
3위. 김정우 13승 4패, 기여도 39.3%
19위. 진영화 7승 5패, 기여도 21.2%
(조병세 5승 5패, 기여도 15.1%)
3세대 트로이카의 대약진으로 CJ가 3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특히 김정우선수의 활약이 독보적이며 조병세선수가 약간 주춤하긴 하지만 진영화선수도 역할을 다 해주고 있어 상위권에 랭크될 수 있는 힘이 되고 있습니다. 에이스들의 활약이 가장 고른 팀에 속하지만, 테란과 프로토스라인의 백업카드가 없다시피 한 상황이라 진영화와 조병세가 부진할경우 이를 대체할만한 카드 마련이 시급합니다.
2위. MBCgame HERO
8위. 염보성 12승 3패, 기여도 33.3%
(고석현 6승 4패 / 이재호 6승 6패, 기여도 16.6%)
하태기버프의 효과로 염보성이 완벽하게 살아나면서 MBCgame이 06시즌처럼 다시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습니다. 출전 비중은 비슷하지만 엄청난 승률로 인해 염보성이 팀 내 기여도의 1/3을 담당하며, 뒤를 받치고 있는 이재호와 고석현이 나머지 1/3을 담당해 지난시즌과는 달리 지더라도 쉽게 지지 않는 팀이 되었습니다. 종족별 밸련스도 좋아서 백업카드로 쓸 자원이 많습니다. 이 기세면 다시한번 우승을 노려볼 수도 있겠습니다.
1위. KT Rolster
6위. 이영호 14승 2패, 기여도 36.8%
16위. 우정호 9승 1패, 기여도 23.6%
(박찬수 7승 3패, 기여도 18.4%)
지난시즌 이영호 원맨팀이 맞나 의심스러울 정도로 팀이 완벽하게 변했습니다. 인재풀도 넓어서 엔트리에 출전한 모든 선수들이 승리를 거둔 유이한 팀입니다(다른 한팀은 이스트로). 이영호-우정호-박찬수로 이어지는 에이스라인으로 '뻔하지만 이길수는 없는'엔트리를 구사하고 있습니다. 세 선수의 기여도 합이 78.9%로 상당히 높은 편에 속하지만 배병우선수는 저그전 스나이핑용으로, 김대엽선수는 MSL의 3저그조를 뚫고 16강에 진출할 정도로 기량이 좋아진데다가 박지수선수도 오늘 승리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는 점에서 당분간 KT를 무너뜨릴 팀은 CJ외에는 없을 듯 합니다.
에.. 이것저것 쓰다보니 스크롤이 상당히 길어졌네요^^;
이 글을 보고 경기를 더 재미있게 보셨으면 좋겠고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펼쳐줘서 이번시즌을 화려하게 장식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