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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9/08/29 14:15:48 |
Name |
Love.of.Tears. |
Subject |
[L.O.T.의 쉬어가기] 게이머, 그리고 팬으로서 느끼는 아쉬움 |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뵙습니다. 결국은 잡담이지만 여러분과 생각을 공유하고 싶은 맘에 글을 남깁니다. 어렸을 적부터 게임은 이런 인식이 있었죠. 게임은 철 없는 이들이나 하는 것 그런데 나이 들어서도 게임을 하면 혀를 찰 노릇이라는 생각.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 e-Sports 라는 신조어와 더불어 그런 문화가 생겼다는 것에 대해 대단히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앞으로 e-Sports가 더 큰 스포츠로 거듭나길 기원합니다.) 이러한 의미를 놓고 보기만 한다면 지금의 FA 논란 등은 어쩌면 '행복한 비명' 일지도 모르죠. 자칫하면 이 판이 생기는 것마저 보기 힘들었을 테니까요.
하지만 아직까지도 사람들의 인식을 들여다 보면 마냥 샴페인을 터트릴 수는 없는 일 같습니다. 한 아마추어 게이머가 나이가 적고 많고를 떠나 프로게이머를 놓고 진로를 고민할 때 흔쾌히 자식의 뜻을 존중해주시는 부모님은 없습니다. 그것은 부모의 입장에선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임요환이라는 걸출한 롤모델이 있긴 하나 내 자식 역시 임요환처럼 될 수 없으니, 프로게이머는 불특정 소수 사람들만 하는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반대를 합니다.
또한 경기장을 찾아 어떤 선수를 호명하며 파이팅을 외치는 사람들을 보고 주변 지인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낼 때도 있습니다. (물론 안 그런 친구들도) 그리고 경기장에 관람하러 간 여러분이 카메라를 보고 도리어 피합니다. 질문 하나 드립니다. 자신이 좋아서 경기장에 와서 관람하는 본인의 모습이 모니터에 비춰질 때 부끄러우십니까?
저는 내일 임요환 선수의 스물 아홉번째 생일을 축하해주러 갑니다. 주위에 같이 갈 지인이 마땅 찮아 지하철로 갑니다. 그런데 가족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넌 스물 일곱이나 먹고 임요환 그 연예인(?) 생일이나 쫓아 다니냐구요. 순간 임요환이란 사람이 연예인에 준하는 사람이 되었나 싶어 웃었습니다. 전 철이 없나 봅니다. 근데 좋아하는 것에는 평생이고 철 없는 놈이 되고 싶습니다.
게이머, 그리고 팬으로서 느끼는 아쉬움은 이게 끝이 아닙니다. 그런데 그것은 그들의 잘못은 아닐 겁니다. 이렇게 즐거운 일을 우리만 누리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e-Sports가 진정으로 스포츠로 거듭나는 첫 걸음은 큰 규모, 규칙 확립이 먼저가 아닌 우리가 즐기는 이 문화만의 재미를 올바르게 전달하고 인식시키는 일이 우선일 것입니다.
철 없는 놈은 잘 다녀오겠습니다. :)
Written by Love.of.T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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