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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8/09 20:42:24
Name Zhard
Subject 비인기팀, 이제동원맨팀 그리고 화승
화승은 사실 인기팀이 아닙니다.
06년 이후 화승은 누구나 인정하는 강한팀, 항상 상위권을 오르락거리는 최강팀중 하나가 되었지만 사람들은 그런 화승을 강자로서 인정하기보다는 흥행에 저해가되는 비인기팀, 이제동 원맨팀 정도로 폄하하곤 했습니다.

티원이라는 팀은 누구나 인정하는 프로리그 최고의 인기팀입니다.
그리고 어느팀보다도 뛰어난 선수들이 수두룩한 양과질에서 현 프로리그 팀들중 탑이라고 부를수있는 팀입니다. 김택용, 고인규, 정명훈, 도재욱 그리고 그 선수들을 받쳐줄수있는 임요환, 최연성, 성학승등 과거의 스타들과 현 스타들이 수두룩한 팀입니다. 그리고 이런 팀을 뒤에서 받쳐주는 티원팬 물량도 상당하지요.




사실 화승팬은 이번 결승에 올라오면서 많은 설움과 아픔을 겪었습니다.

화승이 CJ를 이기고 올라오자
"T1 우승축하합니다" 라는 대놓고 티원우승을 축하하는 리플들이라던지
에이스결정전만 잘해서 이긴거지 제대로 이긴게 아니다 라는 폄하라던지
인기팀 CJ가 올라갔어야지 비인기팀 화승이 올라가니까 결승 흥행이 망했다라는 비아냥이라던지
심지어는

"화승의 우승은 e스포츠 발전을 위해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는 폭탄 발언을 대놓고 들어야 했습니다. 마치 화승이 올라온게 죄인양 죄인취급을 당해야 했습니다.



그러한 비아냥과 비꼼에는 화승은 비인기팀이고 이제동 하나만 잡으면 쉽게 이길수있는 이제동 원맨팀이라는 의미가 들어있었습니다. 티원이라는 팀은 정말로 강합니다. 에이스결정전에 나갈선수도 수두룩하고 많은 선수들의 실력도 고루 탄탄한 팀입니다. 하지만 화승에 대한 평은 그렇지 못합니다. 이제동 한명만을 제외하면 이제동만 이길수있다면 손주흥, 손찬웅, 구성훈등 그외의 선수들은 별것도 아냐 그냥 쉽게 이길수있는 상대들이야 라는 게 사람들의 생각이었습니다. 인기도 없고 실력도 없는 팀이 다판제 에결이라는 제도 하나로 올라왔다며 티원의 우승을 기정사실화했었습니다. 그리고 인기팀 CJ가 못올라오고 비인기팀, 이제동 원맨팀 화승이 올라온것에 대해 조소를 했었습니다.



사실 그러한 폄하는 1차전까지는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이제동은 정명훈에게 정말 말도안되는 역전패를 당하며 초반 기선을 잡았고 나머지선수들도 이제동의 패배에 넋이 나간듯 순식간에 4-0 패배를 당했습니다.

화승팬들은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제동 하나 빼면 전혀 강한 팀이 아니다"
"이제동 하나만 잡으면 쉽게 이길수있다"

어떻게 반박해볼 말이 없었습니다. 더더구나나 텅빈 관객석을 보며 비인기팀 화승이 올라와서 결승흥행망했다라는 비아냥이 더욱더 뇌리에 스쳤습니다. 가뜩이나 화승이 우승하면 리그 발전에 도움이 안된다 라는 말을 들어 화가나고 화승이 그 비아냥을 실력으로 되갚아주길 기대했지만 4-0으로 참패하니 더이상 뭐라고 할말이 없었습니다.



2차전

신예 김태균은 자신보다 커리어, 명성 모든면에서 앞선 김택용에게 분전했지만 결국 패배했고 화승의 에이스 이제동은 정말 예상치도 못하게 박재혁에게 지면서 화승은 0-2 정말 최악의 상황으로 돌아갔습니다.
광안리에서만 10연패, 그리고 에이스 이제동의 충격적인 저저전 패배...

사실 화승팬들도 이때는 더이상 화승을 응원하기도 믿지도 못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이제동이 졌는데 이제 어떻게 이기나, 잘해봤자 4-1 로 지겠지 라는 패배의식이 엄습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역시 화승은 이제동 원맨팀, 이제동 한명만 이기면 쉽게 이길수있는 팀 이라는 비아냥이 진짜로 느껴집니다.
더더군다나 CJ가 올라왔으면 이렇게 원사이드로 밀리지는 않았다, 차라리 CJ 가 올라왔어야 한다, CJ가 왜 저런팀에게 졌는가 라는 리플들을 보면서 마치 죄인이된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이제동원맨팀 라는 비아냥에 가장 마음아프고 괴로운 사람은 바로 이제동의 동료 선수들일 겁니다. 자신이 조금만 더 잘했다면 그래서 좀더 인기를 얻고 인정을 받았다면 화승은 이제동 원맨팀이라는 말도 듣지 않았을것이고 비인기팀이라는 말도 듣지 않았을것이다 라고... 생각했을겁니다.




하지만



그리고 우리가 비인기 선수들, 이제동빼면 것도 아닌 그 선수들이 누구도 예상못한 기적을 만들어냅니다.



손찬웅은 자신의 날빌이 고인규에게 들키며 망했다는 말을 듣지만 불굴의 의지로 리버대박을 성공시키며 고인규를 누르고 승리합니다.
손찬웅이 되살려준 불씨 박준오가 불리한 상황을 극복하며 정영철과의 저저전을 이기고 경기를 2:2 원점으로 돌립니다.

다시 정명훈이 구성훈을 이기며 티원쪽으로 기우는 상황

손주흥은 괴수 도재욱과의 혈전을 남겨둡니다. 여기서 지면 화승은 4-2로 지고 맙니다.


뭐 화승치곤 잘했네, 두판정도 따내면 화승치곤 선전한거야.... 그정도의 칭찬아닌 칭찬에 만족해할 손주흥이 아니었습니다.


비록 CJ와의 플레이오프에서 2번 다지고 최근 경기력도 좋지않았던 손주흥이지만 여기서 신이 지면 화승은 영원히 이제동만의 원맨팀으로 비아냥을 받을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적어도 지금까지 우리를 이끌어준 에이스 이제동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고 싶었습니다. 그런 의지가 마침내 기적을 만들어냅니다.


엄청난 물량을 쏟아붓던 도재욱을 손주흥은 굳건한 방어력으로 막아내며 마침내 도재욱의 GG를 받아내고 경기를 에이스결정전까지 끌고 갑니다. 손찬웅이 불씨를 살리고 박준오가 그 불길을 보듬어 손주흥이 마침내 그 불길을 이제동에게 건내줍니다. 누구도 예상못했던 이제동을 제외한 화승선수들의 기적이었습니다.



그동안 프로리그에서 항상 이제동에게 의지하고 이제동에게 기대된 화승의 선수들, 이제동이 있기에 우리는 이길수있다며 이제동에 대한 의지덕분에 프로리그에서 활약했던 그 선수들이 이제는 쓰러져가는 이제동을 일으켜 세워줍니다. 2패를 당하고 만신창이가 된 이제동이 이제 다른 화승 동료들에게 의지를 받고 부축을 받아 에이스결정전 자리에 섭니다.

그 어느 결승전보다 감격적인 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이제동에게 의지해야 뭐라도 할수있는 선수들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 이제동이 오히려 그 선수들에게 의지해 일어서는 모습을 보며 화승은 에이스가 무너진다고 쉽게 무너질팀이 아니다 라는걸 증명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에결에서 이제동은 또다시 패배하며 우승트로피는 티원의 손으로 갑니다.






사실 이제동원맨팀의 한계는 완전히 벗어던진게 아닐지도 모릅니다.
이제동이 에결에 나올걸 미리 알고있었기에 티원은 그에 맞는 맞춤전략과 맞춤빌드를 준비했었고 결국 에결에서 그대로 통하며 화승은 눈물을 삼켜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화승이 우승하면 리그 발전에 도움이 되지못한다 라는 비아냥도 되갚아 주지 못했습니다.
어쨌든 결과적으로 화승은 패배했고 티원이 우승자이니까요.





그래도 후련합니다. 화승이 이제동이 무너지면 쉽게 무너지는 팀이 아니라는걸 나름 보여주었고 화승이 올라가면 참패할거라는 예상도 깨버렸습니다. 그리고 꽉 찬 광안리 경기장을 보며 화승이 오면 흥행이 망할거다라는 죄의식 아닌 죄의식도 많이 떨쳐버릴수 있었습니다.

적어도 화승은 이제동원맨팀이 아닌 이제동과 다른화승선수들의 팀이라는 걸 보여주었습니다. 다른선수들이 그저 이제동에게 의지하기만 하는 그런 원맨팀이 아니라 이제동도 다른선수들에게 의지하며 함께 하는 그런 팀이라는걸 보여주었습니다. B급이라고 비아냥을 받던 다른 선수들이 이제동을 위해 자신을 지금까지 이끌어준 이제동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기위해 분투했던 기적같은 드라마가 펼쳐졌습니다.

결국 너무나도 강하고 준비도 철저한 티원에 막혀 분루를 삼켰지만 화승이 보여준 여름밤의 멋진 드라마는 이 이스포츠가 영원할 동안 영원히 기억에 남아 회자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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信主SUNNY
09/08/09 20:59
수정 아이콘
전 이스트로 팬입니다. 그리고 제가 이스트로팬이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습니다.

8년전, 한빛소프트배 준결승에서 장진남선수가 기욤페트리 선수를 꺾고 결승에 진출하자 많은 비난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결승전 당일의 기사제목은 10000대300. 팬카페의 회원수였죠.

아주 뛰어난 경기력으로, 그 시점까지 최강이라는 이야기를 듣던 기욤페트리선수를 2:0으로 셧아웃시킨 선수가 들었던 평가입니다.

팬이라는 것은 경기력과 절대로 비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실력이 좋았던 때가 있다면, 그리고 그 실력이 떨어지게되면 어느순간 실력에 비해 인기가 많은 팀이 됩니다.

그러느니 실력이 인기보다 나은 쪽이 낫습니다. 이번기회에 화승이 분위기를 쇄신했으면 좋겠네요.
바나나맛우유
09/08/09 21:14
수정 아이콘
전 cj팬이고.. 다른 여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화승은 원맨팀이며..
이제동말고는 두려워할 선수는 한 선수도 없다는게 화승에 대한 평가였습니다.

cj가 4:2로 패한 플옵1차전에서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4:0으로 대승을 거둔 뒤 최종에결에서 이제동 선수에게 졌을때 화승이 원맨팀은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정말 원맨팀이었다면 플옵1차전도 cj가 승리하고 2차전 대승으로 cj가 결승에 진출했을텐데..
최종에결까지 가서 이제동 선수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준건 제가 그렇게 저평가했던 화승의 다른 선수들이었던 거죠..
결승 2차전에서도 화승은 자신들의 가장 강한 무기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줄 수 있었고 이것도 이제동 외의 선수들의 힘이었죠.

저에겐 이번 플옵과 결승은 결과상 둘다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습니다만, 화승이 이제동 원맨팀이 아님을 어느정도 느끼게 해준 경기였습니다.
09/08/09 21:17
수정 아이콘
본문 중간에 티원의 에이스 이제동이란 부분이 있네요. 수정하셔야 할 듯 싶습니다.
09/08/09 21:18
수정 아이콘
Isin님// 수정했습니다 지적 감사드립니다
Hanniabal
09/08/09 21:38
수정 아이콘
분명 2차전에서 화승이 보여준 모습은 칭찬받아 마땅합니다.
에이스 이제동이 2연패 했음에도 에이스 결정전까지 끌고 가는 손브라더스와 박준오 선수의 모습은 이 팀이 어제 에이스 붕괴와 함께 OME를 남발하던 그 팀이 맞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화승 선수들이 무너지지 않았던 이유도 결국 '한 번 더 이제동에게 기회를!' 이었습니다.
'폭군 소환'이 화승 선수들의 유일한 역할처럼 다루어졌습니다. 실제로 화승 선수들도 그런 심정으로 경기에 임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반면 T1은 '김택용 소환'만이 답이 아닙니다. 메두사에는 김택용이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에 비견될만한 정명훈과 고인규라는 강력한 이제동 저격 카드가 존재합니다. T1 테란들은 서로에게 끊임없이 시너지 효과를 내며, 정명훈과 고인규 뒤에는 최연성과 임요환이 버티고 있습니다. 엔트리에 존재하는 선수들은 물론 엔트리에 존재하지 않는 선수들까지도 서로 힘을 나눕니다.
반면 화승에서는 이제동 외에 나올 선수가 없습니다. T1의 선수들에 비하면 이제동의 싸움은 실로 외롭습니다..
그래서 T1은 더더욱 두려운 팀이고, 화승은 아직까지도 한계를 가진 팀입니다.

Zhard님의 지적은 정확합니다. 2차전의 화승은 분명 놀라운 힘을 보여주었지만, 이제동 원맨팀의 한계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화승 선수들은 '이제동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주는 역할'에 만족해서는 안됩니다. 화승의 정명훈, 화승의 고인규가 나와야합니다. 화승의 임요환, 화승의 최연성이 나와야합니다. 에이스에 대한 신뢰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에이스의 짐을 덜어주고, 에이스와 많은 부분을 주고 받아야 합니다. 그때야 화승은 더 이상 이제동 원맨팀이 아닐 수 있을 겁니다.
TheInferno [FAS]
09/08/09 22:05
수정 아이콘
화승은 팀 리빌딩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죠
오영종선수가 석연찮은 이유로 전력이탈하고 박지수선수가 예상치 못한 이적을 감행하면서 3톱중 2톱이 붕괴되었죠
이 체제가 붕괴되지 않았다면 3톱중 2톱을 돌려가며 출전시킴으로서
남는 두 자리를 이용해 여유있게 다른 선수들을 성장시킬 수 있었을 겁니다
다행히 3라운드에서는 구성훈선수가 예상보다 훨씬 빨리 활약해주면서 이제동선수의 부담을 덜어주었습니다만
위너스 결승 마지막 패배의 여파로 급격히 무너졌구요
그 상황에서 타팀이 턱밑까지 쫓아오고 있었으니 이제동선수에게 무리라는걸 알아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을 겁니다.

또한 이제동선수에겐 위너스리그 이후의 휴식기도 없었죠
3월 28일 위너스 결승 - 4월4일 바투스타리그 결승 - 4월 11일 프로리그 4라운드 시작
이 전례도 있고 하니 WCG 예선, 스타리그, MSL, stx 마스터즈 넷 중 하나나 둘 정도는 포기하는게 현명하다고 봅니다
이제동선수가 뭐 이번시즌 끝으로 은퇴할것도 아니고 계속 게이머 해야 되니까 말이죠

다음 프로리그까지의 휴식기를 이용해 팀을 개선시키는 작업을 가장 먼저 진행해야 할 겁니다
과거 오영종선수가 스타리그를 우승한 후 팀이 어떻게 성장했는지 되새겨보고 그때의 느낌을 살리는게 좋겠죠
일단 손찬웅(5라운드 6승4패) 손주흥(결승에서 도재욱선수 상대로 멋진 승리) 선수가 꽤 잘 성장하고 있구요
박준오 김태균 이 두 선수도 성장세가 좋습니다
구성훈선수도 이제 회복해야겠죠
이 선수들이 잘 성장해서 다음 시즌엔 이제동선수의 부담이 좀 덜어졌으면 하네요
마바라
09/08/09 22:19
수정 아이콘
어제도 패배.. 오늘도 패배..
그러나 2차전 에결에서.. 결승전 2연패중인 이제동을 또 내보낼 수 밖에 없었고..
만약 이제동이 이겨서 진에결까지 갔다면.. 역시 또 이제동을 내보낼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정명훈 같은 서브에이스가 존재하던지..
아니면 최연성 같은 이제동을 보조해 줄 코치가 절실해 보입니다.

글구보니 오영종, 박지수가 있었다면.. 결승전 어떻게 될지 몰랐겠네요..
장세척
09/08/10 09:42
수정 아이콘
아무래도 CJ가 올라왔으면 결승전이 더욱 재밌었을것 같습니다. 화승경기가 재미없다는 소리는 아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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