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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8/12/11 18:30:07 |
Name |
하성훈 |
Subject |
하워드 서스톤의 세 가지 금기와 운영의 마술사... |
하워드 서스톤은 20세기 전반에 거쳐 뛰어난 활약을 보인 미국을 대표하는 마술사였다.
하워드 서스톤 그 자신이 정리한 원칙은 아니지만 후배 마술사들에 의해 지어진 마술사로서 가져야 할 세 가지 금기를
그의 이름을 따서 정의내린 일명 서스톤의 3원칙...
첫째 마술사는 속임수를 밝혀선 안 된다.
속임수를 밝힌 순간 그것은 더 이상 마술이 아니니까...
둘째 마술을 선보이기 전에 앞으로 일어날 현상에 대해 설명해선 안 된다.
의의성이 사라져 놀라움이 격감되니까...
그리고 셋째 같은 마술을 두 번 반복해선 안 된다.
딱 한 한 번만 하게 되면 그 마술은 강렬하게 각인되고 미화되어 최상의 기적으로서 관객들의 기억 속에 남게 되지만
두 번 계속하게 되면 관객들은 그 현상을 즐기기보다 속임수를 간파하는 데에 온갖 신경을 기울이게 돼
속임수를 간파당할 위험도가 커지니까...
명탐정코난 61권 괴도키드와 텔레포테이션 마술 편에 나온 괴도키드의 대사 중에 서스톤의 3원칙에 대한 설명입니다.
이 대사를 읽으면서 문뜩 떠올린 한 명의 프로게이머가 있어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박태민 내가 그를 알게 된 것은 그의 전성기시절이 아닌 2005년이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강민선수의 팬이었던
난 강민선수가 개인리그에 모습을 보이지 못해 프로리그를 통해서만 그의 플레이를 보아야 했는데
소위 이통사더비라 불리는 KTF매직엔스 대 SK텔레콤T1원의 2005 통합프로리그 전기리그 에이스결정전의 네오포르테경기도
당연스레 보게 되었다. 그때 강민선수의 상대선수는 내가 잘 알지 못했던 선수였던 박태민선수였다.
그 경기를 보셨던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누가 승자이고 누가 패자인줄 판단하기 참으로 힘든 명경기 중에 명경기였다.
물론 강민선수의 팬이었던 나는 마냥 기분이 좋았지만 상대선수였던 박태민선수의 플레이에도 경의를 표할수 밖에 없을 정도였다.
그 경기를 계기로 박태민선수에 대해 잘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에 대해 알아보니 우승자출신이 아닌가? 당시에 나는 엠비씨게임의 존재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그가 우승을 차지했던 당신은 골프왕배 MSL 결승전을 엠비씨게임 홈페이지에서 VOD로 보게 되었다.
천재와의 7전 4선승제 대결... 그걸 바라보던 나의 입에서 무심코 튀어나온 말들... 판타스틱, 미라클, 브라보......
이런 선수를 내가 그동안 모르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 밖에는 들지 않았다. 그의 플레이들은 하나하나 그 자체가 환상적이었고 기적적이었고 훌륭했었으니까...
흔히들 박태민선수를 부르는 또 하나의 이름들(좋은 별칭) 운영의 마술사 , 운신...
운신이라는 별칭도 너무나 좋아하지만 그래도 나는 운영의 마술사란 별칭을 더 마음에 들어하는 편이다.
박태민선수를 알게 되고 나서 그의 열렬팬은 아니지만 팬이 되었는데 계속해서 아쉬운 모습에 슬럼프에
운영의 마술사란 별칭이 무색할 정도의 경기력에... 아쉬었다. 팬으로서 좋아하는 선수의 부진한 모습에
겨우 아쉽다란 말 한마디로 그 모든 것들이 요약될 순 없겠지만 아쉽다란 말 밖에...
2008년도 이제는 다 가버렸다. 2008년에 박태민선수는 좋은 모습은 고사하고 얼굴도 많이 보이질 못했다.
개인리그에서도 프로리그에서도...
나는 우연찮게 만화를 통해 알아버린 서스톤의 3원칙에 대해 생각해보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운영의 마술사는 마술사로서 지켜야 할 세 가지 금기를 깨지 못하고 있는게 아닐까 하고... 특히 세 번째 금기를...
하지만 나는 이제는 절실한 그의 팬이 되어버린 지금은 원하고 있다. 그가 우승할 때의 환상적이고 기적적이며 훌륭한
마치 마술과도 같은 운영을 서스톤의 세 번째 금기를 어기고서라도 다시 보여주기를...
서스톤의 세 번재 원칙을 거꾸로 생각해보면 그 금기를 어기고도 간파당하지 않는다면 최고의 마술이란 뜻이 되기도 합니다.
운영의 마술사여... 서스톤의 3원칙을 뛰어넘은 최고의 마술을 보여다오.
Ps. 군인되고 나서 간만에 글쓰려니까 필력이 안 따라주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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