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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8/12/08 23:51:44 |
Name |
HaSSaD |
File #1 |
강민.jpg (0 Byte), Download : 65 |
File #2 |
KTF.jpg (23.0 KB), Download : 35 |
Subject |
마이스타 카페를 돌아다니다가 한 글을 보고[그저 뜬금없는KTF응원글] |
필력이 있는 편도 아니고 글을 화려하게 쓸 줄 아는 사람도 아니지만
이 사진들을 보고 그냥 팬심으로 글을 써 봅니다...
그리고 제가 워낙 토스빠이다보니 KTF라는 팀을 철저하게 토스위주로 쓴 점도 미리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하지만 저 조용호선수도 참 많이 좋아했고 홍진호선수는 말할 것도 없고
불꽃 변길섭선수 삼만년의 정석 김정민해설... 모든 선수를 좋아합니다
제가 '스타크래프트 방송'을 처음 본 경기는
아마도 강민 선수의 할루시네이션 리콜이었을 겁니다
어떻게 처음 방송을 튼 날 바로 그 시간에 그 경기를 생방으로 볼 수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냥 유닛들이 멋있다는 이유만으로 프로토스를 선택했고
빌드? 먹는거야? 전략? 몰라!!! 하면서 그저 친구들에게 무난히 밟히던 저에게는
... 프로토스가 저렇게 이길수도 있구나
라는 걸 가르쳐준 한 경기였습니다.
아마 그 경기를 보고 나서 스타크래프트 빌드라는 걸 처음으로 찾아보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 때 어린 마음에 찾았던 게 아마... 하이퍼 프로토스, 혹은 본진 패스트 캐리어 뭐 이런 빌드였던 것 같습니다.
테란전에서 공발업질럿을 썼었더랬죠... 강력하다고 하길래요)
그러고도 한동안 팀이라는 것에는 관심이 없었고
그냥 가끔 TV를 켰을 때 스타가 나오면 보는 정도의 그런 관심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가끔 보던 스타리그에서 제 기억에 남는 딱 두 경기는
박용욱 vs 변은종 in 루나
박정석 vs 누군가 in 머큐리
루나의 경기는 사실 박용욱 선수의 이름만 기억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명경기로 뜨더군요
그리고 상대는 모르지만 박정석 선수가 6시에서 러커밭을 엄청난 스톰으로 뚫는 것에 경악을 금하지 못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얘기가 좀 옆으로 샜네요
이 3경기가 저의 마음에 '최고의 프로토스는 박정석 강민 박용욱이다'라는 인식을 심어주었고
하지만 저에게는 할루시네이션 리콜의 감동이 있었기에
'강민 선수를 잘 이긴다는' 박용욱 선수는 '자연스레' 싫어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팀단위 리그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좋아할 팀을 정하려고 했는데 '역시 쎈 팀이 좋겠지...?'
하는데 '게임계의 레알마드리드 KTF'라는 기사를 보고 KTF의 팬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저는 야구 LG팬도 이런 식으로 정했습니다... 처음 잠실구장에 갔는데 LG가 이기더군요)
그리고 그 곳에는
제 마음속 최강의 프로토스 강민이 있었습니다. 저에겐 강민 선수보단 좀 덜했지만 영웅 박정석 선수도 있었습니다.
그것으로 제가 팬을 할 이유는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들려오는 소식은 23연승...
티원에게 그랜드파이널에서 아쉽게 준우승...
(토스왕국 KTF를 꺾은 테란왕국 티원에 대한 뿌리깊은 반감의 근원지이기도 합니다 ^^)
그리고 저는 어느샌가 산골짝의 기숙학교로 고등학교를 갔고
컴퓨터가 안되고 TV도 없는 3년이라는 시간동안 자연스레 스타와 멀어졌습니다.
1학년 2학년 동안은 거의 스타리그를 못보다시피 했고
3학년이 되어서야 프로리그가 5일제로 바뀌었다는 소식과 함께 프로리그를 다시 찾기 시작했습니다(결과만...)
하지만....
2년의 시간이 지나고
언제나 최강일 것만 같았던 KTF는 어느샌가 그냥 중위권의 무난한 팀이 되어있었고
어느샌가 홍진호선수는 팀플로만 나오고 박정석 선수도 그렇고...
조용호선수 김정민선수 ... 다 어디갔나요
배병우선수와 쌍영호선수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들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1년이 흐르고 홍진호 선수와 박정석 선수의 입대 소문이 들려오고
서지훈선수와의 경기에서의 발컨을 보면서도 나와줬다는 것에 그저 감동을 하던 저에게는
그 무엇보다도 충격적이었던
강민 선수의 해설 전환이 이뤄졌습니다.
한동안은
'그래 이제 좀 더 쎈 팀 찾아갈 수 있겠다' 이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새로운 토스왕국 삼성전자 칸도 있었고 무시무시한 르까프도 있었고...
KTF 토스는 맨날 지기만 하고 흥.
(이젠 온게임넷에 지는것도 보기 싫고...ㅠㅠ)
그래 이젠 그랜드파이널 우승할 수 있는 팀을 골라서 응원해보자!!!
라고 굳게 다짐했는데... 박재영선수가 32강을 통과하는 순간 그 결심은 다시 무너졌습니다
알고 있습니다
더 이상 KTF는 최강팀이 아니고 어쩌면 강팀도 아닐지도 모릅니다
티원 저그라인이 무너지고 KTF가 그래도 상위를 랭크할 땐 티원팬인 제 친구라도 갈굴 수 있었지만
7승 7패 동률을 이룬 지금 저는 역갈굼을 당하고 있습니다...
머큐리에서 한 화면을 가득 덮던 연탄구멍을 뚫어내고 노스탤지아에서 엄청난 마인 대박을 터뜨리던 프로토스도 없고
패럴라인즈에서 '이것이 프로토스예요'를 보여주고 데토네이션에서 시즈리버를 보여줬던 프로토스도 없습니다
이영호 원맨팀, 박찬수 들어왔으니까 투맨팀이라는 슬픈 비아냥과
운이라고 거품이라고 인정을 못 받는 프로토스와
방송울렁증이라고 놀림을 받는 프로토스와
어찌보면 물량밖에 못 뽑는 것 같이 보이던 프로토스와
곰티비 전까지는 사실 저도 알지 못했던 프로토스만이 남아있습니다
그런데
그래도 팬심은 돌아서질 않습니다
제 마음을 설레게 했던 당대 최강의 토스들은 이제 KTF엔 한명도 남아있지를 않은데
그 계보를 이은 프로토스들도 나의 KTF에는 한 명도 없는데
이 마음은 돌아서지를 않습니다.
운이야? 거품이야? 어쨌건 이긴건 이긴거잖아!!!
방송울렁증? 괜찮아 언젠간 실력으로 극복할거야!!!
물량밖에 못뽑아? 도재욱도 그랬어!! 그래도 박재영은 저그전 잘하그등?
그냥 듣도보도 못한 신예라고? 그런적 없는 게이머도 있나? 그래도 안기효 잡았거든?
먹텝 왜응원하냐고 놀리는 친구들에게
꼴쥐 왜응원하냐고 할때 그러던 것처럼
응원하면 언젠간 잘할거라고
그랜드파이널 준우승 무시하냐고
김영진이 불꽃으로 김준영 잡는거 못봤냐고(길자는 아직 살아있다고)
KTF 신예들 각성하는날 너희들 다 버로우라고 그렇게 우기고 있습니다.
우승전력이건 아니건 플레이오프도 못진출할 성적이건 아니건
그래도 제가 어느샌가 사랑하는 KTF입니다
강민 때문에 사랑하게 됐지만 그가 없어도 어느샌가 그 이름만으로도 사랑하게 된 KTF입니다
아직 7승 7패입니다
7승 8패 아닙니다
아직 5할승률 유지하고 있습니다
8위지만 꼴지는 아닙니다 엘지보단 나아요!!
7승하고 전패를 해도 응원할겁니다. 마음이 변하지 않는걸 어쩌겠습니까.. ㅠㅠ
하지만 시즌 끝나고,
작년의 미라클 스파키즈를 보며 이를 벅벅 갈던 한 팬이(덕분에 KTF 탈락...)
이번에는 미라클 KTF를 보면서 자랑스럽게 얘기하게 해주신다면
웃통벗고 수원 월드컵경기장을 돌진 못하더라도
남자주제에 낯을 좀 가려서 오프가서 샤우팅도 도저히 하지는 못하겠지만
그냥 나중에 혼자 있을 때 우와아아아아악!!! 정도는 꼭 하겠습니다...
사랑해요 KTF
부탁해요 KTF
P.S) 가볍게 써보려고 했는데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ㅠㅠ 두서도 없고...
이해해주세요 원래 팬심이 두서없이 분량없이 좋아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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