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방은 데이터로 정리한 년도별 프로리그 동족전 비율이며 빨간 네모칸은 동일종족 맵 연속출전 금지 조항이 시행된 년도의 비율이다.
▶ 종족 별 의무출전규정 신설 통해 다양한 종족 육성
동족전 양산에 대한 제어장치로서 이번 시즌부터 최초로 종족 별 의무출전규정이 신설된다. 기존 프로리그 방식에서는 특정 맵에서 계속해서 동족전만 펼쳐지거나 전 경기 동족전이 난무하는 등의 문제로 인해 리그의 흥미를 반감시키고 경기의 재미를 떨어뜨려 왔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고 다양한 종족간의 대결을 보여주기 위해 이번 시즌부터는 매 경기마다 최소한 각 종족 별 선수를 1명 이상씩 출전시키는 것이 의무적으로 적용된다.
-Kespa의 08~09리그 보도 자료 중에서-
http://www.progamer.or.kr/news/notice_view.kea?m_code=news_30&PageNo=1&seq=298&where=&qu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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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연전 방식이 아닌, 세트득점 방식인 프로리그에서 9가지 종족간 조합중 3/9인 동족전을 이상적인 33% 정도의 비율로 떨어트릴려면 써봐서 검증된 '동일종족 맵 연속출전 금지'(이하 동종연출)보다 좋은 조항이 없다. 그리고 기사와 달리 경우의 수를 계산하면 종족 별 의무출전규정은 동족전 양산에 별 제약이 되지 못한다.
(링크 참조)
http://www.fomos.kr/gnuboard4/bbs/board.php?bo_table=mania&wr_id=15299
왜 협회는 과거에 동종연출 금지 조항을 폐지했을까?
이에 대한 협회의 대답은 "약팀에 대한 배려" 였었다. 그러나 의무출전규정도 약팀에 압박이 되는 조약이다. 즉, 동종연출 금지 조항이 폐지된건 약팀에 대한 배려와는 큰 연관이 없었다 생각해 볼 수 있다. 사실 당연한게 협회 구성의 주축인 구단 프런트들 입장에서는 어차피 대자대비 풀 리그로 인해 중간 탈락도 없고 2군 강등도 없어 약해도 기업광고 노출 효과는 보장된다. 잘하면 좋지만 하위권 그 자체가 절대적인 고려사항은 아니란 이야기다. 또다른 협회 구성원인 감독의 입장은 다르겠지만 말이다. 선도하는 일류기업의 이미지 각인을 위해 최상위권에 진입할 필요를 느끼는 구단은 저런 조항이 아니라 확실한 팀 지원으로 커버하고 커버해 왔다.
프로리그에서 동족전 비율이 과도하게 높은 근본원인은 맵 밸런스에 있는게 아니라 장기간 풀리그에서 팀이 안정적인 승률을 내기 위해 한 선수가 한맵(많으면 두맵)을 전담하게 하는 구조에 있다. 12개 구단이 다 같은 생각이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팀마다 맵 유불리 해석이 큰 폭으로 차이가 나는게 아니기에 동족전 비율이 자연스레 높아지는 것이다. 동종연출 금지조항이 파괴시키는건 과도하게 높은 동족전 비율이 아니라 선수의 맵 전담 구조다. 그래서 동족전이 준다. 맵 전담 구조에선 감독도 엔트리 짜고 선수 관리하고 굴리기 편하고 선수도 연습하기 편하다. 엔트리 예고제가 폐지되지 않는 이유도 비슷하다. 협회나 프로리그에서 채택하거나 버린 많은 제도 선택의 이면엔 종종 이런 성향, 프로리그만을 중심으로 한 조직관리 편의성이 있다.
동종연출 금지 조항이 특정 선수의 맵 전담 구조를 깨면서 만드는 효과가 더 있다. 선수가 프로리그에 올인하지 않아도 된다. 맵 전담 구조가 없다는 말은 감독의 선수 선발에 대한 절대적 영향력이 감소된다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선수가 개인리그에 좀더 시간을 할애 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밥그릇을 위해 프로리그 주 5일제 까지 강행하고 메이저리그에 출전하는 스타급 선수도 맵 연습 두세판 하게 만든 관계자들 입장에선 끔찍한 이야기다. 선수도 관계자들 입장에 딱히 반발할건 없다. 연봉을 주는건 팀이고 이젠 팀 소속이 아니면 프로게이머 자격을 유지할 수 조차 없으니까. 아무튼 감독말 잘 듣고 주어진 맵에서 샐러리맨처럼 주로 안전한 양산형 기본기와 빌드를 갈고 닦아 노동하면 연봉이 나온다. 선수의 개인리그에서의 활약이 중요한 팀도 있고 이 바닥 그 자체의 저변 확대와 질적 발전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관계자도 있을 것이나, 프로리그내 개개 주체들의 안정성과 밥그릇보다 중요하진 않다.
핵심으로 들어가보자, 왜 협회는 이미 '검증'된 동종연출 규정을 놔두고 흥미와 재미를 위해 동족전을 규제하겠다면서 실효치가 적은 의무출전제를 도입했을까? 약팀에 대한 배려는 설득력이 없다. 두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동종연출 금지조항을 도입하면 '누군가'가 손해를 보고 '굳이' 의무출전제를 도입하면 '누군가'가 이득을 본다고.
맵을 밸런스 있게 만들려 노력하고 어떤 제도를 도입해도 특유의 선수 맵 전담 구조를 파괴시키지 못하는 한, 프로리그의 사생아인 높은 동족전 비율은 쉬이 사그러들지 않는다. 그러나 협회가 일단 동족전 규제를 위해 의무출전제를 시행하겠다 선언하면, 분석을 바탕으로 냉소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나름의 판단으로 기대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나 결과를 내기까지 기다려야 한다. 맵 파악이 덜된 리그 초기엔 각 맵 유불리에 대한 팀간 판단 차이가 크다면 동족전 비율은 적을 수 있다. 논란은 줄어든다. 그러나 데이터가 쌓이는 후기엔 동족전이 늘어난다. 구체제 프로리그에서 일반적인 동족전 비율인 40~50%를 넘어서 50%~60%를 찍지 않는 한 이슈는 시들해질 것이고 공고히 남는건 의무출전제로 인한 다른 효과 뿐이다.
구 프로리그에선 종종 한종족이 득세를 하곤 했다. 과거엔 그게 주로 테란이었고 동족전도 테테전이 많이 나왔다. 07년도엔 잠깐 그 흐름이 프로토스로 넘어왔다. 의무출전이 조정해 주는건 이거다. 맵을 안타는 각 종족의 고른 출전과 그로인한 각 종족별 선수들의 밥그릇 안정화와 더 강력해진 맵 전담 시스템 그리고 감독의 권력강화. 이젠 테테 중심이 아니라 테테,프프, 저저의 삼박자다. 동족전 비율은 해결되고 좋고 안되도 좋다. 혹여나 비율이 줄면 그 얼마나 좋은가? 더해서 의무출전제는 동족전은 몰라도 팀간 엔트리 대결의 가짓수는 구체제보다 더 줄여 준다. 이 정도다. 매부도 좋고 누이도 좋다. 그러나 시청자는 좋지 않다.
정리해 보자, 검증된 방법이 없었다면 모를까. 흥미와 재미를 위해 동족전을 규제한다면서 협회는 실수를 한게 아니라 사기를 치고 있다. 검증된 동종연출 금지를 선택하지 않은건 동족전을 줄이지 못해서가 아니라 동종연출이 프로리그 철밥통 무사안일주의의 핵심인 맵 전담 구조를 망가뜨리기 때문이다. 별 효과 없을 의무출전을 선택한건 동족전을 줄일 수 있어서가 아니라 프로리그 철밥통 무사안일주의를 더 강화시켜 주기 때문이다.
이 선택엔 구단 프런트, 감독, 선수의 뻔뻔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다. 실체없는 유령같은 협회라는 말 한마디로 방패삼을 것이 아니다. 협회의 구성과 의사선택엔 그들과 그들의 이해가 개입되어 있다. 그들은 시청자의 재미와 흥미를 최우선 삼지 않는다.
협회 관계자와 리그 시청자의 이해는 일치하지 않는다.
시청자가 일착으로 원하는건 흥미와 재미와 진보다.
관계자가 일착으로 원하는건 밥그릇과 편의와 안정성이다.
관계자와 시청자의 우선순위는 다르다. 거기에 이 바닥의 비극이 있다.
그리고 이 바닥에서 프로리그가 선택되고 발전되어온 모습들은 비극의 구체화 였다.
[후기리그 잇따른 동족전, 논란 떠올라]
2006-09-04 오후 12:20:41
정재욱 기자 pocari@esforce.net
"당사자인 프로게이머들과 프로게임단 관계자들은 동족전에 대해 크게 걱정할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서로 출전시킬 종족에 대해 생각이 일치했을 뿐, 곧 타 종족전도 많이 펼쳐질 것이라고 밝혔다."
-06 후기 프로리그 동족전 비율은 47.1%로 마무리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