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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8/07/12 12:00:34 |
Name |
언뜻 유재석 |
Subject |
잊지는 말아주길... |
흔히들 주류에서 멀어진 사람들을 가리켜 아웃사이더라 말하죠. 주류의 입장에선 곧 도태되어질 힘이없는 그런 모습일겁니다.
당시의 P.O.S를 응원하던 우리가 그랬습니다. 잘생기고 실력좋은 게이머들이 많은 여러구단을 제쳐두고 선수층이 얇디 얇은...
명예나 돈이 아닌 악과 깡만 남은 그런 구단을 응원했습니다. 잘해서? 잘생겨서? 아닙니다. 우리는 그 헝그리 정신을 응원했습니다.
신림동 녹두 한켠에 그 외진곳의 "지단" 이라는 게임방이 그들의 숙소이자 연습실이자 스폰서였습니다. 푸른눈의 게이머들과
억지로 강해보이려 어울리지도 않는 색으로 염색한 채 앳된 얼굴이 가시지 않았던 여린녀석들이 있던 그곳 말입니다.
우리가 녀석들과 같이 할 수 있는건 초코케익이나 도넛츠가 아닌 순대와 떡뽁이를 사들고 다른..아주 잘 나가는 게이머들이 게임
하는걸 지켜보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저들의 팬들을 부러워하는 것보다 녀석들은 백배는 더 TV안의 게이머들에게 질투를
느꼈을 것이고 우리가 이정도 밖에 응원해주지 못해서 미안해 하는 것보다 만배는 더 우리를 저 자리에 있게 하지 못한 미안함이
있었을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승했던 그날 그렇게 한참을 울었나 봅니다. 서러움과 북받쳐 오르는 감동에 그날 그렇게 껴안고 방방 뛰었는지
모릅니다.
시간이 많이 흘렀습니다. 그 때 그 주역들은 그 때 처럼 한곳에 있지 않습니다. 돈이 넘쳐나는 이곳은 예전처럼 순수한 열정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모두 자기 이익을 챙기기 바쁘며 모든것의 최고는 돈이 되어버렸습니다. 어쩜 당연한 일이겠지만
갑자기 궁상맞게 옛날일을 떠올려 보니 참 서글프기도 합니다.
오늘 참으로 오랜만에 박성준 선수가 결승을 치루는 날입니다.
이제 굵은 목소리로 "박성준 화이팅!!!"을 외치던 헝그리 정신을 응원하던 그런 사람들은 많이 사라졌습니다.
역시 서글픈 현실이지만 다들 자기 살길이 급하고 나이를 먹었기 때문일겁니다.
오늘 연습때문에 바쁘니 이글을 볼 수 는 없겠죠?
하지만 잊지는 말아주길..
가슴속 뜨거운 마음으로 "박성준 화이팅!!"을 외치는 그때 그 아웃사이더들이 오늘을 얼마나 기다려 왔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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