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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8/03/15 19:52:57 |
Name |
TaCuro |
Subject |
그 사람 잠들다. |
& 따지도 않은 캔맥주는 아직도 차갑기만 하고 입안이 얼얼하도록 씹어대던 육포는 아직 다 먹지도 않았지만
게임은 끝나버렸고, 그는 잠들어 버렸다.
카트리나에서 그의 캐리어는 언제나 폭풍처럼 전장을 누볐고 수 많은 테란들을 두렵게 만들었다.
그는 마지막 자리까지 생존했고 이번에은 가장 높은 곳에 서리라 확신했다.
수많은 테란들이 그를 두려움에 올려다 봤고, 수 많은 선수들을 그의 발 아래 굴복시키고 자신감에 찬 그의 표정은
그들을 내려다 보며 생각했다.
"이제 최종보스는 나야"
자신만만한 그는 의기양양하게 마지막까지 걸어갔지만 자신을 막아서는 소년에게 놀랄 수 밖게 없었다.
익숙한 얼굴, 익숙한 표정의 그 작은 소년을 바라보며 그는 생각했다.
'이번엔 실수하지 않겠어. 그건 단지 실수였을 뿐이라고... 나는 극복했고 이번엔 너에게 발목을 잡히지 않겠어.. 두고 보라고..'
그의 웃음은 살짝 잦아들었지만 그래도 그는 자신감에 넘쳤다.
그는 자신의 라이벌들을 결국 모두 넘어섰고 실상 그도 피하고 싶었던 사람들은 더이상 그의 곁에 없었다.
이것은 그에게 천제일우의 기회였다.
.
.
그래..
그래..
어쩌면 나는 가장 강한 사람은 아닐지 몰라.
나는 훼손되고 결국 나락까지 떨어지는 것이
결국 나의 운명이라고 해도..
.
"이제 최종보스는 나야"
최소한 이번만은..
이번엔 내가 최종보스야.
내가 비록 너에게 졌지만
그건 그때 뿐이야.
내가 나중에 결국 너에게 지더라도.
이번엔..
이번엔 지지 않겠어..
"이번에는 최종보스가 나야"
그는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은 이 기회를, 두 주먹에 움켜진 이 기회를 잃고 싶지 않다는 듯
살짝 광기어린 눈빛으로 표정으로 가만히 멈춰서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는 갑자기 한 손을 펴서 바라보는 그 곳으로 손을 뻗어본다.
그의 손 끝에 왠지 잡으면 잡을 수 있을 것만 같은 그 곳에는 반짝이는 그것이 있다.
항상 가지고 싶었다. 한발만.. 한발만 더 나가면, 손만 뻗으면 잡을 수 있을것 같은, 그것은 원래 내 것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벌써 몇번째인가..
그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 ' 이번에는.. 이번에는..'
.
.
.
.
.
.
.
그의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그의 마음은 끝도 없는 무저갱처럼 무너져 버렸고
그의 주변에 수많은 사람들이 그를 비웃는다.
무어라 변명도 할 수가 없다.
모르겠다.
정말 모르겠다.
그는 정말 아무런 이유를 몰랐다.
그의 눈에, 그의 마음에 흐르는 눈물을 다만 멈출 수가 없었다.
그의 떨리는 손이 멈추기만을 그는 기다렸다.
그는 지쳤고 이제 모든 것이 끝나기만을
그의 시간이 잠시만 멈춰주기만을 바랄 뿐이였다.
.
.
.
그의 강함이 무너지진 않았다.
하지만 그의 존재가 무너졌다.
그의 강함은 시험받지도 못한채
그는 붕괴해 버렸다.
그 사람 결국 잠들었다.
다시 일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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