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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02/14 02:02:11
Name 홈런볼
Subject 출사표
08년 시작하며 와이고수란 사이트를 처음 알고 나의 스타 인생은 큰 전기를 맞는 듯 했다.

난 항상 친구들에게 큰소리를 쳤다. 99년부터 스타를 봐 온 나로선 어느 스타리그의 해설자가 된다해도(물론 그럴리도 없지만) 잘해낼 자신이 있노라고.....

스타 실력이야 뭐 완전 초하수이지만 99년부터 거의 모든 경기를 빼놓지 않고 봐온 나로선(군대도 장교로 갔다와 스타를 매주 볼 수 있는 최적의 환경 -_-;;;) 경기를 읽는 눈만큼은 누구보다도 뒤지지 않을거란 나름 속좁은 깡다구에 의한 마음의 발로였으리라.

그러고 알게 된 와이고수,
승자, 패자를 알아맞추는 형식에 나는 환영했다.
이건 나를 위한 제도가 아닌가? 진정한 스타의 흐름을 읽는 재야의 고수인 나야말로 모든 와이고수의 미네랄을 쓸어담을 수 있을것만 같은 환상이라 해야할까? 암튼 그렇게 나름의 깊은(?) 분석을 하며 하루하루의 배팅에 신중의 신중을 기하며 해왔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될 듯 될 듯한 배팅의 연속에서 난 절망했다. 실제의 승패를 맞추는 선견지명이란 말처럼, 그리고 자신감만큼 쉬운 일은 아니었다. 배팅에서 지고 미네랄이 떨어지다보니 굽신대며 미네랄을 구걸하고 원조해줬던 많은 고마운 분들(도와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헤헤~~)에게 고마워하며 이제 곧 다시 일어서리란 자신감도 슬슬 희미해져 갈 무렵......

이제동과 이영호의 MSL, OSL 8강전이 내일부터 시작된다.

이제동.
그는 누구인가?
스타리그 우승을 달성하며 제 2의 저그본좌를 꿈꾸는 욱일승천의 기세, 그 자체인 최고의 저그유저이다.

난 테란을 주종으로 사용하며 저그를 사랑(?)하는 유저이지만 게임을 하면 할수록 느끼는 저그의 한계는 뼈저렸다. 한마디로 손이 너무 많이 가는 종족이라 다른 종족을 상대할 때(특히 테란) 나는 좌절하고 좌절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저그라는 종족을 믿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항상 이제동이라는 저그를 믿지 않았다. 물론 그 상대에게는 굉장한 꿀배가 작용했기 때문인 이유도 있겠지만 그 기본바탕에는 저그종족에 대한 불신(실수를 용납할 수 없는 현실, 컨트롤의 어려움)이 가장 컸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내가 베팅실적이 -20000원에 가까워오고 랭킹도 20000위 외곽에서 빌빌하는 이유도 다 이제동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재미라고 해봐야 도재욱에게밖에 보지 못했기 때문에...... 이제동의 반대편에 걸며 피를 봐야했던 승부가 얼마나 많았으며 쏟아부은 미네랄은 얼마였던가? 아~~~ ㅜ.ㅜ

이제 난 나의 믿음에 대한 출사표를 던지려 한다. 저그는 테란에 약하다는 내 맹목적인 마지막 믿음......

그러기에 이영호라는 테란은 그 믿음에 도박을 걸만한 걸출한 테란유저라 생각한다. 더구나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MSL, OSL 양대리그의 8강에서 8연전이라는 피할 수 없는 충돌을 하게되었다.

내 짧은 소견이지만 내일과 모레(물론 그 다음주에도 OSL은 하겠지만)의 8강전은 2008년의 스타판도를 점쳐볼 수 있는 스타계의 적벽대전(?)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 대전에서 피를 흘린 자는 다시 회복할 수 없을거란(적어도 상대에게만큼은) 느낌마저도 든다.

이영호란 테란유저의 팬은 아니지만 내 일천한 와이고수의 생명을 걸고 난 과감히 이영호에게 올인을 한다. 저그에 상대한 테란의 믿음을 마지막으로 갖고 간다. 염보성이 무너진 마당에서 내가 생각하는 마지막 남은 테란의 최후의 보스라 해야할까?

제갈량이 북벌을 하며 촉에게 올린 출사표를 떠올리며 내일과 모레의 비장한 일전을 앞두고 나도 테란에게 출사표를 던져본다.

내일의 출사표가 무위로 돌아간다면 99년부터의 스타유저였다는 쓸 데 없는(물론 혼자만의 생각이겠지만) 우쭐함은 모두 버리고 초심으로 돌아가려 한다. 그리고 배팅랭킹 100위권 진입이라는 허황된 꿈도 모두 접어야만 하겠지......

그만큼 내일의 충돌(?)을 기다리고 있자니 오늘 잠이 오질 않는다.

과연 테란 대 저그전, 그리고 이제동이라는 저그유저는 파죽지세로 스타리그의 춘추전국 시대를 평정할 수 있을 것인가? 그 갈림길에는 이영호가 서있다.

나는 그 불꽃튀기는 내일과 모레의 일전을 조용히 기다릴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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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토스
08/02/14 02:06
수정 아이콘
이제동 vs 이영호의 연전은 08년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척도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과연 08년이 이제동천하가 오느냐? 아니면 이제동 이영호 송병구 김택용 등등의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하느냐?
크라잉넛
08/02/14 02:24
수정 아이콘
좋은글 잘봤습니다.
글을 읽는사람도 재미있게 적어주셨네요.

저도 예전부터 스타즐겨봐왔고, 배팅도 종종합니다.
어느정도 잘맞추는편이고.. 저는 맵과 ,그선수의 인맥 (연습상대), 그리고 그선수의 최근전적과 흐름 여러가지를 고려해서
무슨 현금도 아닌데 심오한 분석을거쳐서 미네랄배팅을합니다..^^;

처음에 리그일정표가 나오면 프린터를 해둬서 분석을할정도니깐요.
해보니까 재밌더군요.
맞추는재미도있고..

저는 참고로 내일 이제동선수의 3:0에 걸었습니다.
오랜만에 배팅하기 어려운 대진이 나왔네요.
그러나, 왜 3:0인고하면 물론 제 개인적인 분석내용입니다만
일단은 연습상대에 있어서 지금도 이윤열,박성균,한동욱 등 위메이드 테란들이 이제동 선수를 도와주고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영호 선수의 연습상대는 마재윤선수일것같고 그외에 찬수명수..형제랑은 친분이 있는지 잘 모르겠네요.
이영호선수의 연습상대가 이제동선수의 연습상대보다 기량에서 차이가 난다기보다는 저는 최근 이제동선수의 실력을
뽐낼수있는 저그가 지금현재는 없다고봅니다.
마재윤선수의 옛날 포스가 아닌이상..

그리고 맵순서를 고려해보니 테란이 가장 할만하다고 생각한 조디악이 4경기더라구요.
1경기 카트리나를 잡는다면, 2경기 블루스톰은 자연스레 따라오고 2:0에서 이영호선수의 심리를 고려해봤을때나 이제동선수의
기세를 봤을때 3:0승부가 나올수도 있다고 생각되네요.

스코어를 맞추기 힘든게.. 1경기 카트리나를 만약에 이영호 선수가 이겨버리면 몽땅 바뀌어버리는것이기때문에..
저도 배팅은 3:0으로 그냥 재미삼아서 했지만 즐겨보렵니다.
최고의 테란대 저그가 나오길 바랍니다.

테란유저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영호선수가 이기길 바랍니다.
하지만 배팅은 배팅이므로......
ミルク
08/02/14 03:47
수정 아이콘
사실 04년-05년에도 배팅이 있기는 했었죠.
비타넷 스타 토토...
그때는 거기서 꽤 열내면서 했었는데 요즘은 감흥이 없네요.
스타 자체에 좀 싫증이 난건지, 경기만 가끔 보는 수준.
관련 커뮤니티에는 꾸준히 들어오지만요/
돌아와요! 영웅
08/02/14 03:49
수정 아이콘
이번 8연전은 08스타에 흐름을 점칠만한 중요한 경기라고 저 역시 생각합니다
이제동과 다전제에서 해볼만한 선수는 염보성,이영호,김택용 정도라고 생각했습니다. 염보성이란 한장의 카드는 16강에서 무너졌습니다.
8강에서 두번째 카드 이영호가 나섭니다. 개인적으로 염선생님보다 조금 더 믿을만한 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이영호선수도 무너지고 개인적으로 최후의 카드라고 생각하는 김택용선수마저 4강에서 이제동선수에게 무너진다면
2008년은 2004년의 최연성에 견줄만한 독재의 시대가 될 같네요
HalfDead
08/02/14 08:24
수정 아이콘
08년은 이제동을 이겨라로 시작하는군요.
이제동 선수 팬들이 내 주는 숙제를 차근차근 풀어 왔고 본좌로의 고지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플토전이 부족하다, 하면 결승에서 플토를 꺾고 우승하고,
무슨소리냐 저그전 최강자 김택용을 이겨야한다 그러면 또 김택용을 꺽고, 16강으로 직행하고,
저그전은 알 수 없는 것이다. 박찬수를 꺽어야한다!! 그러면 어김없이 압도적인 포스로 꺽어버리고
이제는 8강 테란진영 유력한 본좌 후보 이영호 선수 차례군요.
한 번 이겼다하면 보통은 10연승인 이제동 선수가 이길것 같고, 그러길 바라지만,
이영호 선수도 최근 만만찮은 기세를 뽐내는지라, 알 수 없네요.
정말 기대되는 경기입니다.
08/02/14 09:27
수정 아이콘
카트리나 6전전승 중에 테란전2승, 이제동선수가 염보성전을 앞두고도 프로리그 땜에 연습을 못했지만 카트리나 테란전은 항상 연습해왔기 떄문에 자신있다. 라고 했었죠.
2경기는 블루스톰...
3경기는 로키2...
1경기 잡으면 3:0 나오겠더라고요.... 배팅은 배팅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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